안병화의 시사 한자성어 <48> 敎學相長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성장하다
- 가르칠 교(攵-7)배울 학(子-13)서로 상(目-4)긴 장(長-0)
학원이나 학급에 급훈으로 많이 등장하는 명언 성어다. 가르치는 일이나 배우는 일(敎學)이나 서로에게 도움을 주어 자라게 한다(相長)는 이 말은 敎와 學을 일로 삼는 학교의 스승이나 제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항상 해당한다.
자기 분야에 아무리 정통한 사람이라 해도 막상 남을 가르치려 할 때는 자신이 미처 알지 못하는 부분을 깨닫게 되고 부족한 부분을 더 연구하여 제자에게 내놓는다. 그러니 가르치는 것이 두 번 배우는 것이라고 하는 말까지 나왔다.
중국 五經(오경)의 하나인 '禮記(예기)'에 이러한 내용이 나온다. 유명한 글귀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되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를 모른다(玉不琢 不成器 人不學 不知道/ 옥불탁 불성기 인불학 부지도, 琢은 다듬을 탁)'는 구절 뒤로 이어진다.
좋은 안주가 있더라도 먹어보지 않고서는 맛을 모르며 지극한 도가 있더라도 배우지 않으면 그 좋은 점을 모른다고 하고 '부족함을 안 연후에 스스로 반성할 수 있고 막힘을 안 연후에 스스로 힘쓸 수 있으니 그것이 바로 가르침과 배움이 서로 학업을 증진하게 시키는 것(知不足然後能自反 知困然後能自强 故曰敎學相長/ 지부족연후능자반 지곤연후능자강 고왈교학상장)'이라고 했다.
새 학기를 맞아 대학과 초·중·고에선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이나 각오가 남다를 것이다. 새내기 교사는 배운 지식을 현실에 적용해 가르치면서 자기의 부족함을 알고 연마해 나가면 그 늘어난 지식이 제자에 전달되고 자신도 계속 성장하는 것이다. 뒤따라 배우는 사람은 무궁무진하게 뻗어 나갈 후학이기에 언젠가 스승을 능가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므로 後生可畏(후생가외)라는 말도 했다.
학문에만 한하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직장을 잡은 신입 사원에게 교육할 때도 자기의 업무를 이미 습득한 선배는 더 연구하여 가르쳐야 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것과 같이 자만하지 않고 학문을 다듬어야 한다고 일깨운다.
비슷한 뜻으로 '가르치는 것은 배움의 반'이라는 뜻의 敎學半(교학반)이나 啐啄同時(줄탁동시, 啐은 지껄일 줄), 斅學相長(효학상장, 斅는 가르칠 효)이라는 말도 있다. 언론인·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