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올림픽 개막식때 김소희님이 이 대목을 불러서 참관했던 전 세계인을 숙연하게 했다는데 저는 기억이 없습니다. 다음은 뱃노래로 들어보는 범피중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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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피중류 대목은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지기에 앞서 소상팔경(瀟湘八景)을 유람하는 대목입니다. 이 대목을 소상팔경이라고도 합니다.
소상팔경은 중국의 호남성 동정호 남쪽의 여덟 명승지로 춘향이 옥중에 갇혀 꿈속에서도 유람한 곳이고,훙부에게 박씨 물어다 준제비노정기에도, 토끼에게 간 빌러 간 별주부도 이곳을 지나왔습니다.
이 대목은 진양조로 부릅니다. 진양조는 일각이 6박자로 되어 있고 각 박자가 3분박으로 되어 있어 18박으로 박자가 늦어 매우 서정적인 감흥이 있습니다.
조선왕조 말기에 권삼득이라는 가객이 맹렬이라는 기생에 푹 빠졌었는데 이 기생이 권삼득을 배반하자 이 것을 서러워하여 부른 노래가 진양조의 시작이라는 설도 있고, 병 중이라 천천히 부를 수 밖에 없어서 진양조가 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병이라면 틀림없이 상사병이었을 것입니다. ㅎㅎㅎ
진양은 진주의 옛이름인데, 이 이름이 붙게 된 연유는 맹렬이 사건이 권삼득 가객이 진주에 머물 때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입니다. 진주는 권번이 가장 최근까지 명맥을 유지해온 곳입니다.
이 대목은 황해도 앞바다 인당수와는 관계도 없는 중국의 호남성 동정호 남쪽의 여덟 명승지 소상팔경(瀟湘八景)과 먹물이 잔뜩 들은 과거 준비하던 선비나 알아들을만한 구절들이 범벅이 되어 있습니다.
각설하고, 자! 그럼 심청이 뒤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사설은 다음과 같습니다. 소리 다 들으신 연후에 해설을 따로 보시지요.
이백의 등금릉봉황대는 최호의 황학루와 유사한 점들이 있다. 같은 칠언율시이기도 하고, 봉도 학처럼 날아간 다음에는 오지 않는다는 테마와 사람을 시름겹게 하는 안개의 테마도 빌어 왔다. 마지막 구(句)에서는 사인수(使人愁) 세 글자마저 차자해 왔으나 안개의 역할은 사뭇 다르다. 전문가의 손길은 다르다.
진회수(秦淮水) : 중국 강소성 표수현에서 서북쪽으로 강령성을 지나 양자강으로 흘러드는 운하인데, 진(陳)나라 때에 만들어졌다. 강가의 풍경이 아름다워 술집이 많다고 한다.
격강(隔江)의 상녀(商女)들은 : 강을 사이에 두고, 곧 강가에서 술을 파는 여자들은.
망국한(亡國恨) : 중국 남북조 시대에 진(陳)나라의 임금인 후주가 "후정화"라는 가락을 만들어 밤낮없이 부르며 술을 마시고 놀기만 일삼다가 나라를 망하게 했던 한스러운 일.
후정화(後庭花) : 후주가 만든 가락의 이름. 그는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에는 늘 잔치를 베풀고, 여러 귀인과 학사들에게 시를 지어 읊게 한 뒤에, 가장 잘 지어진 것에 곡조를 붙였는데, 그 가운데서 옥수(玉樹)와 후정화가 가장 잘 되어, 거기에 곡을 붙여 궁녀들로 하여금 부르게 하였다. 옥수후정화라고도 했는데, 뒤에 옥수와 후정화의 두 곡으로 나뉘었다.
진회수를 ~ 푸르렀구나 : 이 부분은 당나라의 시인인 두목의 박진회(泊秦淮)라는 시를 그대로 따온 것이다.
두목(杜牧)의 박진회(泊秦淮) 원문
煙籠寒水月籠沙 연롱한수월롱사 차가운 강에 안개는 짙고 달빛은 모래밭에 빛나는구나.
夜泊秦淮近酒家 야박진회근주가 밤에 진회에서 묵으려 배를 대는데 강가 주막집에서는
商女不知亡國恨 상녀부지망국한 술 파는 여자들은 나라가 망한 한스러움도 모르고,
隔江猶唱後庭花 격강유창후정화 강 저쪽 술집에서 후정화 노래를 부르는구나.
악양루(岳陽樓) 높은 집은, 호상 상하천광(上下天光)이 각색(各色)으로만 푸르렀다. 산협(山峽)의 잔나비는, 자식 찾는 슬픈 소리, 천객소인(遷客騷人)이, 몇 명이나 뿌렸던가. 팔경(八景)을 다 본 후에
악양루(岳陽樓) : 중국의 호남성 악양현 동정호에 있는 누대인데,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호상(湖上) : 호수 위에. 여기서 호수는 동정호를 가리킨다.
상하천광(上下天光)이 각색(各色) : 범중엄(范仲淹)의 악양루기(岳陽樓記)의 구절 상하천광일벽만경(上下天光一碧萬頃) 하늘과 호수의 하늘빛이 한데 어우러져 푸르도다 에서 따온 말. 각색(各色)은 일벽만경(一碧萬頃)을 빗대어 한 말.
푸르렀구나 : 무성하구나.
산협(山峽) : 산협→삼협(三峽)의 와음. 사천(四川)호북(湖北) 두 성(省)의 경계에 있는 양자강(揚子江:長江) 중류의 세 협곡(峽谷). 곧 구당협(瞿塘峽)무협(巫峽)서릉협(西陵峽). 예로부터 유명한 경승지(景勝地). 현재 큰 댐을 건설하는 공사가 진행 중에 있음.
삼협의 잔나비 : 진(晉:東晉, 317∼420)나라의 환온(桓溫)이 촉(蜀)을 정벌하기 삼협을 통과할 때 있었던 일로 새끼를 빼앗긴 어미원숭이의 창자가 끊어져 죽었다는 단장(斷腸)의 고사.
단장(斷腸)의 고사 보러가기.
천객(遷客) : 지방으로 좌천되거나 귀양 간 사람.
소인(騷人) : 중국(中國) 초(楚)나라의 굴원(屈原)이 지은 이소부(離騷賦)에서 유래(由來)한 말로, 시인(詩人)과 문사(文士)를 일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