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전용의 역설
‘지하철 전용칸’부활…‘분리 = 보호’억지논리 남녀모두 불편만 가중…생활속 여성전용은 상업적 마케팅 뿐
‘여성 전용(專用)’이 범람하고 있다.
서울시가 이달 30일부터 지하철 ‘여성 전용칸’을 부활하기로 한 데 이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역시 여성 전용 택시 도입을 새정부의 주요 정책으로 내놓았다. 상업적인 목적으로 도입된 여성 전용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주차장, 신용카드, 헬스클럽, 쇼핑몰, 심지어 대출 상품까지 여성 전용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성업 중이다. 이에 따른 논란도 한창이다. 여성 전용이 실효성은 뒷전으로 한 채 정치인의 홍보도구로 ‘전용(轉用)’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하철 여성 전용칸 이번엔 잘 될까
이번에 도입되는 서울시 지하철의 여성 전용칸은 6.7호선 일부 열차의 1, 8번칸 또는 2, 7번칸이다. 출근시간대를 포함해 종일 운영된다. 시범 운영이 끝나는 2월 말부터는 순차적으로 전 구간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여성 전용의 기본 바탕은 ‘분리’를 통한 약자의 보호, 즉 보호할 대상을 위험의 근원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뜨려 놓는 방식이다.
이 같은 분리정책은 적잖은 문제점을 갖는다. 애초부터 성별에 따른 완벽한 분리가 불가능한 데다 남성의 여성칸 탑승을 금지할 법적 근거가 없으면 과거처럼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92년에도 지하철 성범죄를 줄이기 위해 여성 전용칸을 운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하철 이용객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여성을 전체 열차 중 두 칸에 수용한다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었고, 출퇴근 시간이면 남녀 승객이 엉키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결국 여성칸에 탑승하는 남성이 하나둘 늘기 시작했고 정책은 유명무실해졌다.
분리정책의 또다른 문제점은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 대하지 않고 지나치게 성적인 대상으로 여기는 사고방식이다. 이는 역으로 모든 남성을 잠재적인 성범죄 가해자로 간주하는 것이라 볼 수도 있다.
2000년부터 지하철 여성칸을 운영해오고 있는 일본에서는 일반칸에 탑승한 남성이 성범죄자로 몰리지 않기 위해 과잉행동을 나타내는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를 테면, 일부러 손에 책이나 신문을 들거나 손잡이를 잡아 ‘성추행 의도 없음’을 보여주려고 애쓰는 일을 상당수의 무고한(?) 남성이 습관처럼 행하고 있다.
▶‘전용’이 ‘공용’보다 좋을까
전문가들은 여성 전용 정책의 함정이 ‘분리=보호’라는 잘못된 의식과 전시행정에 있다고 지적한다. 공공장소에서 남녀의 물리적 접촉을 줄이면 결과적으로 성범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회 구성원 간에 자연스러운 조화를 깨뜨리는 것이며 장기적으로 성범죄 문제를 개선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권희정 문화연대 이프 사무국장은 “성범죄의 원인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배제하고 쉽게 현상적인 부분만 해결하려는 것 같다”며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사회 구성원이며 성범죄 대상이 아니다”는 의식을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김현영 성균관대 여성학 강사는 “지하철 여성칸은 실제 이용시 승객의 동선이나 공간 이용에 따른 불편함을 분석하지 않고 무작정 만들기부터 하겠다는 데 문제가 있다”며 “약자를 격리하는 식의 정책이 아니라 전반적인 치안을 강화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전용이라는 것이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이용되면서 여성이 필요치 않은 여성 전용에 끌려다니는 상황도 지적된다. 백화점 여성 주차장의 경우 여성 전용의 성공사례로 꼽히지만 실질적으로는 백화점 이용 고객의 80%가 여성인 만큼 여성이 절대적인 약자의 위치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여성 전용이 홍보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 전용 신용카드나 대출상품의 경우에는 더 심하다. 여성을 배려하는 듯 광고하지만 실제적인 혜택보다는 소비에 대한 사은성 대가를 통해 기업의 이윤을 추구하는 게 대부분이다.
손승영 동덕여대 교수는 “정부의 여성 전용 정책은 꾸준히 운영되지 않는 반면, 판촉 등 상업적인 의도로 도입된 여성 전용은 상대적으로 일관성 있게 운영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 경우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성 문제에 대한 고민이 결여돼 있어 여성 전용으로서의 의미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핑크택시’의 미래는 핑크빛일까
지하철에 여성 전용칸이 있다면 택시에는 여성 전용 ‘핑크택시(pink taxi)’가 있다. 해외에 핑크 택시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06년께부터. 국내 여성단체에서도 2~3년 전부터 핑크택시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들은 핑크택시와 지하철 여성 전용칸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핑크택시는 여성 승객이 상황에 따라 여성 운전자가 모는 콜택시를 부를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지하철 여성칸과 같은 강제 분리정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불특정 다수의 남성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간주하는 등 기존의 여성 전용이 갖는 맹점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남녀 공용의 교통수단이 줄어듦에 따라 탑승 대기시간이 늘어나는 등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남성도 있고, 핑크택시가 상업적으로 변질된 경우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핑크택시’를 운행 중인 국가가 지하철 여성 전용칸과 마찬가지로 동아시아 일부 지역과 중남미, 중앙아시아 등지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유교 힌두교 이슬람교 등 전통적으로 남존여비가 강한 문화권에서 여성 차별을 단지 ‘여성 분리’로서 극복하려는 것은 처음부터 한계를 지닌다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 지의 칼럼니스트 브라이언 휘태커는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의 핑크택시에 대해 “지극히 보수적인 중앙아시아의 사회적 딜레마를 보여주는 예”라고 꼬집었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은 장애인, 성적소수자 등 약자에 대한 배려가 뿌리 깊은 북유럽에서 기원한 ‘노멀라이제이션(Normalization)’ 사상이다. 이 사상은 사회적 약자를 분리하는 사회가 아니라 함께 어울려 대등하게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진정한 해답이라고 말한다.
김소민 기자(som@hera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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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기자분 여자분으로 알고 있는데... 흠...
첫댓글 지하철에서 성희롱이 안 일어나고 택시때문에 성범죄 안 일어나면 이런게 왜 필요하겠냐.......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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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왜 생겨났나 인식할 필요가 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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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인 사람 눈에는 그저 유별나게만 보일 뿐이지뭐....
글쓴이가 여자인거랑 여성주의랑은 전혀 상관 없다긔. 자기 지향점이 문제죠. 그리고 글 읽어보면 충분히 일리 있는 말이긴 하네요. 법규와 치안 강화, 사회 분위기 반전 남녀 성에 대한 정상적인 교육 등에 노력을 좀 더 들여야 할 것을, 그냥 덜렁 지하철 칸 만들어놓고 이런게 미봉책인건 사실이니.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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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야, 아직 우리나라에선 노말리제이션사상이 불가능해. 왜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국같은 선진국에서 행하는 흑인과 여성에 대해 평등한 인식을 갖기 위해서 일부러 사람들 생각이 바뀔 때까지 임시로 과잉보상식으로 해주는 걸 역차별이라 하는 나라거든. 근데 저게 뭐였드라...
전 그래도 좀 (다는 아니지만) 수긍 가는데요...
난여성전용칸 그냥 별로썩 ....,
저도 수긍 가는데요? 여성 전용이 한 편으로는 여성 분리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기자가 언급한 것처럼 여성을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여성 분리 정책을 시행하는 나라들의 여권이 어떤지 한 번 생각해보세요. 전 지하철 여성 전용칸 반대합니다. CCTV 설치해서 성추행범들 확실히 잡아서 철창에 처 넣든가. 가해자를 처벌하고 범죄를 예방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지, 여자들만 따로 몰아 넣는다고 근본적인 해결이 되나?
222222222여성전용이라는 단어자체가 장기적으로 보면 역차별을 도출할 가능성있는 단어라고 생각함...
3 성추행범을 제대로 잡아서 처벌할 생각을 해야지 여자칸을 따로 만든다는건 장기적인 해결책이 아닌듯해요. 지하철이용하는 여자들이 다 여자칸에 들어갈수있는것도 아니니
진짜로 분리하고 싶으면 목욕탕 남탕/여탕 분리 하듯이 10량짜리 전차 똑같이 반으로 나눠서 '여성전용' '남성전용' 써붙이든가. 여성전용 아닌 차량은 타지 말라는 거 같아서 더 차별 같이 느껴짐. 미국에서도 '흑인 전용' 좌석 있었던 거 모르는 분들이 많은 거 같은데, 흑인 전용 좌석 없애려고 주민들이 1년동안 승차 거부해서 결국 버스에서는 누구나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게 됐죠. 그게 불과 50여년 전 일이에요. '분리'는 차별의 또 다른 이름임. 남아공 흑/백 분리 정책 (apartheid)도 그렇고. 어떻게 우리 나라는 거꾸로 가는지...
4 이게 해결책은 아닌거 같은데 성추행범 한테 진짜 몇년씩 팍팍 때려야지
555555555555555555 이건 아닌듯
생각해보니 그건 그렇네요. 왜 우리가 피해야하는지... 그 놈들 잡아서 강하게 처벌하면 이런일도 없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게하네요~
동감합니다..그러다 조선시대로 돌아가겠네요? 남녀칠세부동석이고 여자는 보호되어야 하니 집안 깊숙이 감춰두고 사회활동을 막는다 ;에효.뭔가 근본적 대책은 없고 근시안적인 수습이군요
격하게 동감합니다
이렇게라도 해야하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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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약자석 늘리니깐 그래 행복하냐?
제목 꼬라지가 참... 짜증나는구나
제가 쓴 것 아니라긔... 본래 기사의 제목이라긔...ㅡ.ㅡ;;;
성추행 처벌강화나 의식개혁운동 등이 더 낫다는 생각...그냥 서로 떨어뜨려놓으면 문제해결되었으니 닥치고 조용히 해야하는건가요? 남녀공용칸에 있다가 성추행 당할경우에 '여성칸 있는데 왜 여기서 당하냐'는 식의 얘기 안나올까요?
변태새끼들을 사회에서 분리하란말이야!!!!!!!!!!!!!!!!!!!!!!!!!!!!!!!!!!!!!!!!!!!!!!!!!!!!!!!!!!!!!!!!!!!!!!!!!!!
이딴 거 만들 지 말고 성추행 법을 강화시켜요 좀. 머리가 그렇게 안 돌아가 응?
22222222222222 성추행법 반대하는 남자들도 이해안감......지는 사귀는 여자 없나?? 결혼할 여자 없나??? 여자 형제 없나????? 지가 성추행&성폭력 할려그러나???? 왜 반대하냐그....
22222222222222 성추행법 반대하는 남자들도 이해안감......지는 사귀는 여자 없나?? 결혼할 여자 없나??? 여자 형제 없나????? 지가 성추행&성폭력 할려그러나???? 왜 반대하냐그....
333333333333333333 맞아 이건 완전 성추행 성폭행같은게 싫으면 알아서 피하라 이거잖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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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66666666666666666법을 강화해야지..저게 뭐요...곤장(태형)을 부활시켰으면 좋겠소...그럼 인권단체에서 난리나겠지...
핑크택시 참 괜찮다..
여성전용칸 절대 반대. 그런거 생기면 성추행 해놓고 '그럼 여성전용칸 타지 성추행당하고싶어서 다른칸 탔냐' 라고 지껄일게 뻔함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22 여성전용칸 완전 좋았긔~ 특히 밤에 !! 몇명 남자분들 모르고 들어오시면 죄송합니다 하고 옆에칸으로 건너가고
저 이집트에서 지하철 여성 전용칸만 타고 다녔거든요. 진짜 좋았어요. 남자들 시선보다 여자들 시선이 더 편하고..ㅋㅋ
여성전용칸 좋을거같은데.. 속옷끈 추스린다던가 스타킹 좀 올린다던가 화장 고친다던가 하는거 남자들 보는 앞에선 솔직히 민망하잖아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2 전 여성전용칸 반대하지만 첫 문장에 동의합니다.
나는 이런것보다는 노인전용칸 만들었음 좋겠긔. 맨날 자리갖고 싸우고 눈치보며 자리에 앉느니. 흠. 나만 이런생각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