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여신 주택담보대출 비중, 시장은행 감소하고 지방은행 증가
-KB금융 가장 높고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금융지주 순위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규제로 인해 시중은행권이 올해 들어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을 줄여온 반면, 지방은행권은 오히려 주담대 비중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이달 가계부채 대책 발표에 주담대에 대한 위험가중치 상향 조정 관련 내용이 포함될 경우, 그간 주담대를 늘려온 지방은행은 자본건전성에 일부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총 여신규모 대비 주담대 비중은 KB금융이 39.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서 우리은행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가 32.3%, 28.7%, 26.1%의 순이다.
당시 지방은행의 전체 여신에서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내외에 불과했다. DG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가 16.5%, 19.4%의 주담대 비중을 기록했으며, JB금융지주와 광주은행의 주담대 비중은 20.4%, 21.5%로 나타났다. 전체 여신 가운데 주담대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KB금융과 비교해서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은 역전됐다.
올해 기준 총 여신대비 주담대 비중은 광주은행이 40%를 기록하며 전체 은행권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JB금융도 37%까지 확대됐다.
2015년 대비 주담대 잔액의 증감률을 살펴보면 광주은행은 2년 새 156.6%가 증가했고, JB금융은 138% 이상 급증했다. 반면, KB금융과 신한지주는 증가세가 각각 14.2%, 13.1%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가계빚이 1300조원을 돌파하면서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전방위적으로 조여 온 결과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여신심사가이드라인 적용 등 가계부채 규제를 본격적으로 시작, 제1금융권인 시중은행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주담대 비중 축소에 대해 가장 강력한 압박을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줄어드는 시중은행의 주담대 승인분이 지방은행으로 넘어가는 일종의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주담대 볼륨이 워낙 크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시중은행의 주담대 비중 확대를 막는 게 급선무였다”면서 “주담대 관리계획을 제출할 때도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지방은행이 그 틈을 적극적으로 영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달 중 발표되는 가계부채 대책에 주담대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상향조정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다. 이렇게 되면 지방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져 자본건전성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담대가 담보가 있어 안전한 대출로 취급되고 있지만, 은행으로서는 위험가중치가 상향 조정되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지방은행은 시중은행보다 평균 BIS비율이 2∼5%p 낮은 만큼 주담대 관리에 특히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샛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