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독창적인 글을 쓰고 싶다면, 독창적이려고 애쓰지 마라”
형식의 경계에서 다양한 시도를 보여준 작가
미국 최고 산문 스타일리스트 리디아 데이비스의 글쓰기 수업
리디아 데이비스는 독특한 글쓰기 방식을 통해 “자신이 발명한 문학 형식의 대가” “미국 최고의 산문 스타일리스트”라는 평가를 받는 작가다. 국내에 출간된 그의 작품집 『불안의 변이』를 보면 시라고 해야 할지, 에세이라고 해야 할지, 단편소설이라고 해야 할지 경계 구분이 모호한 글들이 많다. 그는 자신의 글들을 그냥 ‘이야기’로 불러주길 바라는데, 이 ‘이야기’는 한두 줄 길이의 초단편소설, 질문은 지워진 채 답변만 있는 인터뷰, 항의 편지, 연구 보고서 등 전통적인 단편소설의 형식을 비껴가는, 더 짧고 기이한 형식들을 두루 포함한다. 이런 그의 글쓰기 특징을 두고 소설가 앨리 스미스는 “데이비스는 단 두 줄이나 두 문단 길이의 이야기로도 생각하는 우주 전체를 전달할 수 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 책 『형식과 영향력』은 독창적이고 대담한 형식, 정밀하게 구축한 문장으로 “기존의 범주에 넣기 불가능한” 작품을 선보였고, 마침내 그것으로 자기만의 고유한 범주를 만들어낸 리디아 데이비스의 글쓰기 역사를 보여주는 문학적 자서전이자, 쓰는 사람들에게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의도로 자기 경험을 투명하게 들려주는 강의록이다. 그는 자신이 매혹되어온 다양한 형식의 글쓰기가 어떤 배경과 영향 아래 형성되었는지 그 과정을 숨김없이 들려준다. 무엇보다 대상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유지하고, 그것을 “쓰려는 충동”을 잃지 않으려는 작가의 집요하리만치 순수한 열정이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을 것이다. 오늘날 가장 예리하고 방대한 글을 쓰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그의 풍요로운 문학적 사유와 아낌없는 조언을 듣는 것은 매우 유용한 경험이 될 것이다.
저자 소개
리디아 데이비스
소설가이자 번역가. 독특한 형식의 글쓰기를 시도하며 자신만의 문학적 반경을 넓혀온 작가다. 국내에 출간된 작품집 《불안의 변이》를 보면, 시라고 해야 할지, 에세이라고 해야 할지, 단편소설이라고 해야 할지 경계 구분이 모호한 글들이 많다. 그는 자신의 글들을 그냥 ‘이야기’로 불러주길 바라는데, 이 ‘이야기’는 일반적인 단편소설의 형식을 비껴가는 더 짧고, 더 기이한 형식들을 두루 포함한다. 《분석하다Break It Down》 《거의 없는 기억Almost No Memory》 《새뮤얼 존슨은 분개한다Samuel Johnson Is Indignant》 《불안의 변이들Varieties of Disturbance》 《못해와 안 할 거야Can’t and Won’t》 《이야기의 끝The End of the Story》 《우리의 이방인들Our Strangers》 등의 소설을 썼고, 글쓰기와 독서, 번역, 언어에 대한 생각을 담은 두 권의 에세이집을 발표했다.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수차례 올랐고, 2013년 맨부커 국제상을, 2020년 펜/말라무드 상을 수상했다. 프랑스어 번역가로서 플로베르, 프루스트, 블랑쇼 등의 작품을 영어로 옮겼다. 1947년 미국 노샘프턴에서 태어났다.
목차
옮긴이의 말 5
똑같은 말을 철저히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는가 15
아주 짧은 이야기 한 편에 대하여 53
날것의 재료는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59
근원, 고쳐 쓰기, 순서 그리고 결말 107
한 문장 고쳐 쓰기 147
발견한 재료, 문장 구조, 간결함
그리고 어색한 산문의 아름다움 161
단상, 파편화된 혹은 완성되지 않은 201
좋은 글쓰기 습관을 위한 30가지 조언 233
책 속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어떤 형식들은, 심지어 동요 같은 형식들도 듣거나 읽는 우리의 내면에 새겨진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가 나중에 하는 작업들이 미리 만들어져 있던 바로 그 거푸집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p.36, 「똑같은 말을 철저히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는가」 중에서
작업을 하거나 하려고 애쓸 때면 언제나 노트를 곁에 두는데, 그 노트는 머릿속에 뜬금없이 떠오르는 생각이나 표현을 저장해두는 곳이 된다. 그 시절, 나는 일종의 불안 때문에 노트에 무언가를 많이 적었다. 설령 한 편의 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더라도 나는 적어도 노트에 무언가를 적어 넣을 수는 있었다. 적어도 노트에 내가 글을 쓰려고 애쓰면서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기록할 수는 있었다.
--- p.80, 「날것의 재료는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중에서
나는 가장 잘 쓰인 글들을 면밀하게 의식적으로 분석하면 의식 수준에서뿐만 아니라 잠재의식이나 무의식 수준에서도 글을 잘 쓰기 위한 유용한 방식을 배울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마치 훌륭한 패턴들이 우리의 뇌에 새겨지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런 분석을 하면서 인내심을 갖기는 해야 한다.
--- p.125, 「근원, 고쳐 쓰기, 순서 그리고 결말」 중에서
나는 글을 쓸 때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이치에 맞는지, 효율적인지, 도덕적인지, 기타 등등을 묻지 않고 그저 본능을 따라간다. 내가 그 일을 하는 것은 그것을 좋아하거나 하고 싶어서인데, 아무튼 글쓰기에 있어 모든 것이 시작되어야 하는 지점이 있다면 바로 여기다.
--- p.152, 「한 문장 고쳐 쓰기」 중에서
이제는 이야기들이 자신들을 써달라고 재촉한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나 자신을 채찍질하는 방법을 쓰기는 했다.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으면 자리에 앉아 떠오를 때까지 계속 생각했고, 얼마나 불편하고 강요받는 기분이 들든 간에, 그리고 그 이야기가 내게 전적으로 만족스럽지는 않을지라도, 그것을 썼다.
--- p.153, 「한 문장 고쳐 쓰기」 중에서
어떤 글이든, 그 글의 청중이나 독자가 되는 사람들은 결국에는 특수하고 한정된 사람들이다. 모든 사람에게 호소하거나 심지어는 해명까지 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 p.198, 「발견한 재료, 문장 구조, 간결함 그리고 어색한 산문의 아름다움」 중에서
하나의 작품이 조정이 덜 되어 있을수록, 독자는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어떤 의미에서는 더욱 개인적으로, 더욱 사적으로, 더욱 면밀하게 관여하고 있다고 느낀다. 그리고 독자가 작품의 창조에 더 많이 참여하거나 참여한다고 느낄수록 그곳에서 작품의 관대함이 그리고 겸허함이 생겨난다.
--- p.231, 「단상, 파편화된 혹은 완성되지 않은」 중에서
독창적인 작가가 되고 싶다면 자신을 갈고닦고,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만들고, 공감 능력과 다른 인간 존재들에 대한 이해력을 키우고, 그런 다음 글을 쓸 때는 당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말하라.
--- p.256, 「좋은 글쓰기를 위한 30가지 조언」 중에서
언어와 글쓰기에 관해 겸허한 마음을 유지하라.
--- p.285, 「좋은 글쓰기를 위한 30가지 조언」 중에서
출판사 서평
“독창적인 작가가 되고 싶다면 자신을 갈고닦고,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만들고, 공감 능력과 다른 인간 존재들에 대한 이해력을 키우고, 그런 다음 글을 쓸 때는 당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말하라.”
―‘좋은 글쓰기를 위한 30가지 조언’에서, 256쪽
다채로운 형식 시도와 본보기 탐구를 통해 진화하는 글쓰기
좋은 글쓰기를 위한 대가의 아낌없는 조언
리디아 데이비스는 자신이 기존의 형식을 떠나 계속 다른 형식들을 시도했던 건 전통적인 글쓰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글쓰기가 재밌다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역시나 자기보다 앞서 이런 고민을 한 작가들로부터 힌트를 얻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에게 맞는 글쓰기를 찾아가는 여정에 있어 구체적으로 어떤 작가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는지 낱낱이 밝히며 해당 글을 발췌해 구체적으로 논한다. 그는 사뮈엘 베케트, 프란츠 카프카, 러셀 에드슨, 그레이스 페일리, 토마스 베른하르트 등 언어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 독창적인 세계를 만들어낸 작가들의 글을 면멸하게 들여다보고, 그 영향으로 인해 자신이 어떤 글을 써낼 수 있었는지 소탈하고 진솔하게 설명해준다. 발견한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 한 편의 이야기를 완성하는지, 한 문장을 끈질지게 고쳐 쓰는 과정에서 발견하게 되는 창작의 진실은 무엇인지, 문장 구조와 순서 그리고 결말에 대한 생각 등을 생생한 예시와 다양한 레퍼런스로 전한다.
“나는 글을 쓸 때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이치에 맞는지, 효율적인지, 도덕적인지, 기타 등등을 묻지 않고 그저 본능을 따라간다. 내가 그 일을 하는 것은 그것을 좋아하거나 하고 싶어서인데, 아무튼 글쓰기에 있어 모든 것이 시작되어야 하는 지점이 있다면 바로 여기다. (…) 글쓰기는 공개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개인적인 행위로 남아 있다.”
―‘한 문장 고쳐 쓰기’에서, 152쪽
우리는 이 책에서 리디아 데이비스가 소설가로서 흥미와 호기심을 느껴왔던 대상들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그는 그야말로 자신의 글쓰기에 있어 모든 걸 투명하게 공개한다. 창작의 과정과 비밀을 세세하게 공개하는 작가의 대담함과 집요함에 경탄할 수밖에 없는데, 글을 쓰려는 사람들에겐 이미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한 대가의 글쓰기가 궁금하기 그지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이 책은 그런 독자들에게 맞춤한 특별 수업이 될 것이다. 형식과 영향력에 대한 강의 외에도 자신의 관심사인 “짧은 글” 즉, “단상”에 대한 다채로운 사유와 해석을 들을 수 있다. 또한 창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든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좋은 글쓰기 습관을 위한 30가지 조언”은 문학의 대가가 남긴 위대한 유산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글쓰기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이 값진 조언 하나하나를 잘 소화하여 체화한다면, “자기만의 범주를 만드는 글쓰기”에 점차 가까워지리라 생각한다.
장르를 불문하고 창의적인 작가라면 이 전설적인 대가로부터 배움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리디아 데이비스는 문학계의 베르메르다. 매일의 삶을 꾸준히 관찰하고 연대기로 만들되 독특하면서도 삐딱한 각도에서 그렇게 한다. 여기 실린 글들은 분명한 언어 사용, 그리고 바라보기와 인식하기라는 복잡한 작업을 높이 사는 글들이다. 데이비스는 몸을 움직여 세계를 바라보는 행위에서 순수한 기쁨을 느끼며, 자신과 함께 바라보자고 우리를 초대한다.
―《뉴욕 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