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한달 살아보기 Project
詩讚 민경희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온 세월
고희를 앞 둔 나이에 조직 생활의 모든 것을 정리하고 딸내미의 도움을 받아
전라북도 고창의 복분자로 유명한 한 마을 이장님의 초대(?)를 받아 한달 살아보기를 체험하게 되었다
복잡한 도심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
마을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한 집을 무상으로 대여받아 시작한 한달 살아보기
이른 아침 여명과 함께 시작되는 시골 생활의 첫 날!
텃밭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멀리 앞산을 넘어 솟아오르는 붉은 햇살을 받으며 새롭게 맞이하는
하루의 시작을 조심스럽게 열어보며 이제까지 살아왔던 안양에서 고창까지의 여정을 되돌아본다.
흔한 말로 백수가 되고보니 남는 것이 시간이라
시원하게 잘 뚫린 고속도로를 달려 서해대교를 지나 송악나들목을 빠져나와 서해안에서 일출 명소로 잘 알려진
왜목마을을 찾아 들어가본다.
왜목마을은 실치로 유명한 장고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고 몇 번인가 찾아가 보았던 곳이기에 네비도 없이 쉽게 칮아
들어갔지만 이곳 역시 옛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을만큼 많이 변하여있었다.
옛 추억에 젖어 왜목마을 백사장을 잠시 거닐다 다시 차를 돌려 가능하면 해안도로를 찾아 내려가던 중 부석사 생각이 나
부석사를 찾아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비록 절에 식재하여 놓은 것이지만 야생화를 찾아 보았지만 이상기온과 엘리뇨 현상으로
너무나도 일찍 찾아온 여름 날씨 때문인지 꽃들을 볼 수 없어 대충 사찰 한 바퀴 돌아보고 보령 해저터널로 가기 위하여 안면도로
길을 잡아 달려나갔다.
안면도에 들어서 안면이 있는 지인(?)의 집에 잠시 들려보았더니 식재하여 놓은 자란들이 탐스럽게 개화하여 먼 길 달려온
나그네를 반겨 맞아주어 잠시 눈맞춤을 하고는 차 하 잔 나누며 담소를 하다 갈 길이 너무 멀어 자리를 털고 아쉬운 정을 나누며
길을 재촉하였다.
나의 자랑스러운 조국 대한민국의 토목공사는 세계 일류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만큼 대한민국의 도로는 사통팔달 잘 뚫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육지와 섬을 잇고 해저 터널을 뚫어 많은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야생화를 찾아 그동안 하늘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늘 고개 숙여 땅만 쳐다보고 살아온 나날들
이번 여행을 통하여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나의 조국의 변화된 모습들을 직접 목도하면서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더 한층 가지게되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르겠다.
가는 길에 잠시 으름난초 자생지를 둘러보았지만 역시 이상기온으로 말미암아 지난 해에 비하여 촉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모습에 잠시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다. . .
길을 재촉하여 이제는 육지가 되어버린 안면도에서 보령으로 가는 길을 단축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원산안면대교를 지나 보령해저터널로들어가기 전
안면도 영목항 전망대에 잠시 들려 아름답게 변모하여가는 대한민국 영토를 바라보며 고창 한달살이에 부푼 희망을 안고
오랜 시간 머물며 바쁘게 살아왔던 지난 날을 회상하며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