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를 발로 때려? 무학산(회원)
기자의 막가파 우리말 사용 여기까지 왔다 오늘 중앙일보에《"시술이 이게 뭐야"…간호조무사 때리고 난동 핀 아나운서》라는 기사가 있다 내용 중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A씨는 지난해 6월 24일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받은 반영구 아이라인 문신 시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간호조무사를 양손으로 밀치고 다리를 발로 때려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발로 때리다니? 때리는 것은 팔이 하는 일이고 발은 차는 게 자기 일이다. 아무리 언어 질서가 무너진 사회이기로서니 기자가 발과 손의 역할을 구별하지 않고, 때리는 것과 차는 것을 구별하지 않은 채 글을 써서 독자에게 보이다니. 내 기분이 이상해진다 기자가 한심해 보이기도 하고, 내가 막 대해진 느낌이기도 하다 억울한 것 같기도 한데 서글퍼지기도 한다 이를 단순 실수로 볼 수도 있겠지만 전체 문장을 참고하여 판단하자면 실수가 아닌 듯하다 기사 전체에서 언어 나열이 자연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러분께서도 한 번 읽어 보십시오. 기자보다 못한 내가 감히 기자의 문장을 평가하면 이 또한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그만 그친다 /////////////////////////////////////////////////////////// 어쩌자고 대기자가 우리말을 함부로 하시나요 무학산 조금 전에 동아일보를 읽다가 성이 났다 동아일보에《[이기홍 칼럼] 尹, 오만한 언사로는 정권 소임 못 이룬다》는 칼럼이 있고, 이는 동아일보가 “대기자”라 부르는 이기홍 기자의 글인데 칼럼에 '이기홍 대기자'라 쓰여있다 무학산은 가능하면 신문에 실린 기명칼럼을 놓치지 않고 읽는다 읽다가 심사가 사나워지면 그 지점에서 더 읽지 않고 내버리는데 저 칼럼도 몇줄 읽다가 말았다 오늘 저 칼럼에 이런 대목이 있다《이런 상황에서 출범한 윤 정권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높은 난도의 소명을 어깨에 이고 있다.경제회복, 안보강화 같은 일반적 목표만 잘하면 됐던 다른 보수 정권과는 다르다》 “어깨에 이고 있다”고 했다 어깨에 이다니? 어깨에는 '메다' 하고 머리에는 '이다'고 해야 되는 게 아닌가? 내 생각은 이러한데 ‘대기자’가 저렇게 썼으니 내가 우길 자신이 없어진다 그래서 국어사전을 찾아봤다 역시 머리에는 ‘이다’를 써야 하고. 어깨에는 ‘메다’를 써야 하는 것으로 나온다 확인을 하고 나니 슬그머니 성이 났다 큰 신문의 대기자가 ‘이다’와 ‘메다’의 쓰임새를 구별치 않고 쓴 것은, 독자를 우습게 대접한 것이거나 아니면 우리말쯤이야 아무렇게 써도 된다는 마음에서가 아닐까. 이도저도 아니다면 조심성이 없는 것일 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