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부지런한 관광객인지라 이른 아침 호텔을 나와 Onyu Pass로 향했다.
Onyu Pass는 여행 동선 상의 풍광 좋은 드라이코스 중 한 곳...
이곳을 경유하여 교토로 가면 된다.
8시 좀 넘어서 Onyu Pass 입구쯤에서 ...사고가 났다.
렌트할 때 풀 커버 보험을 들었고
탈부착 가능한 블랙박스가 있어 가져가 랜트 차량에 설치하고 다녔다.
그래도 걱정이 앞섰다.
사고의 순간은 어디든 같겠지만 순간이었다.
아마도 ...
상대 차량이 좌회전? 직진? 을 하려다 우회전하는 내 차의 조수석 앞바퀴를 들이 받았다.
그래도 사고의 상황을 볼 때 100:0은 아닐듯하고...
경중을 따져 봐야 하겠지만..
내가 먼저 우회전해서 진행했고 상대는 아마도 급히? 좌회전을 하려던 것인듯...ㅎㅎ
하여 내 조수석 앞을 추돌하고 밀려서 건너 차선으로 차가 밀려 있는 상황....
일본은 좌회전 우회전 모두 비보호 회전이라 보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누가 먼저 진입했는가도 중요할 듯한데...
여기는 적지인지라..ㅎㅎ
언성을 높일 일도 아니고 말도 안 통하니 그럴 필요도 전혀 없고... 할 수도 없고...
지나가는 사람이 일본어로 말하지만 현장을 수습해 주려는 듯 도와주었다.
여하튼 차량을 렌트할 때 준 메뉴얼 대로 사고 상대방에게 부탁하여..ㅎㅎ
경찰에 신고하고 렌터카 회사에도 연락을 했다.
얼마 있어 119? 구급대가 먼저 오고 그후 경찰들이 와서 현장 표시를 하고 사진을 찍고 수습했다.
구급차 견인차 출동은 우리나라가 짱인듯..
경찰들은 사진을 몇 장 찍고
기름이 새진 않은 듯한데 방수포까지 꺼내 바닥에 깐다.
그리곤 차를 밀어 길가로 이동시키고 나니 교통사고를 조사하는 경찰이 왔다.
조사하는 경찰은 사고 경위보단 합법 차량인지 운전 자격 등을 우선시하는 듯했다.
자격 있는 자가 적격의 차를 운전을 했느냐를 중점적으로 확인하는 듯...
구급차는 부상자가 없어서인지 잠시 후 그냥 갔고...
경찰에게 최대한 조리있게 번역기를 써서 설명하었는데 그닥 귀 기울여 듣는 것 같지 않았다.
사고 과실의 경중이나 벌금 같은 것을 물었더니
렌터카 회사에서 알아서 할 것이고 차량은 견인차에게 잘 인계하면 된다...
나는 경찰 리포트가 필요하다 했더니..
경찰 왈.. 필요하지 않다....
남은 여행이나 잘하라...
끝...
그리곤 먼저 도착한 경찰들은 별말 없이 자리를 떴다.
조사 경찰은 여권, 국제 면허증, 랜트 서류만을 보고 별말 없다.
뭐... 안 물어보냐? 했음에도 자기네가 궁금한 것은 물어볼 것이다.
헌데 질문이 없다. 뭔 상황인지....
랜트카 회사와 통화 시에도 다행히 한국어를 할줄 아는 사람이 사고처리반 사람과 통역을 해서 사고 경위나 조사를 했다
사고 경위를 묻기보단 렌트한 차가 맞는지 여부 즉 차량 색깔, 차 번호, 차량의 종류, 렌트한 사무실이 어디인지 만을 물었고...
사고 현장이 어디인지만 물었다.
아마도 관할을 알려는 듯...
나는 혹시나 해서 나에게 대시 카메라(블랙박스) 영상이 있다.
그러니 이를 참고하는 게 좋지 않냐 물었더니 건성으로 알았다 하는 분위기였다.
영상이 필요하면 요구하겠다....
나는 대차를 요구했더니...
사고 발생 시부터 랜트 계약이 종료된다.
하여 대차는 차를 빌린 사무실(대리점)과 얘기해야 한다.
본사 차원에선 개입이 없냐 했더니 모든 계약과 처리는 차를 빌린 곳에서 한다.
원칙은 대차는 없고 다시 랜트 계약을 진행해야 한다가 골자...
이정도의 통화가 렌터카 회사와의 통화 내용이 전부이고 끝....
한참 지나 견인차가 왔다.
견인차 기사는 사고와 상관없는 곳의 스크래치 등을 꼼꼼히 물었다.
이것은 랜트 당시부터 있던 것이다 설명을 하니 사진보단 종이에 표시를 한다.
이런 면은 참으로 의외의 일이다.
사고 지점 옆에 기차역에서 추위와 비를 피했다.
상대방도 같이 있다가 자기는 가봐야 한다며 스미마생??하고 떠났다.
생각보다 쉽게 정리가 되니 또한 나중에 뭔 일이 있을까 싶어 걱정도 됐다.
여행 마지막 날 렌터카 회사를 찾아 사고 처리가 어찌 됐으며 사고 당시의 영상도 있다고 다시 알렸다.
그리고 나는 뭘 해야 하느냐 했더니...
사고 처리는 자기네가 알아서 하고 고객님은 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사고 시점부터 오늘까지 운행하지 못한 부분 만큼은 랜트비에서 반환해야 하지 않느냐 했더니..
회사의 정책은 사고 나면 그 시점으로 계약이 해지되고 대차나 운전하지 못한 기간 동안의 환급은 없단다.
나의 과실이 아닌데?
한편으론 업무 손실금이나 벌금 등 요구하지 않은 게 다행이다 싶다.
렌터카 사무실에 올 때까지 이번 여행 수업료를 얼마나 내야 하나 내심 불편했었다.
이러 저러하니 얼마를 내라 하면 꼼짝없이 내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차가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니 여행의 질이 현저히 떨어졌고,
또 우리나라 ktx를 한 번도 타보질 못했는데 일본의 신칸센을 타 봤다.
교토에서 시모노세키까지 2시간 정도 타는데 1인당 15만원 정도 든 것 같다.
비싸다....ㅋ
여하튼....
견인차에 사고 차량을 인계하니 11시가 넘었다.
그 기차역에서 기차를 타고 교토로 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고 다친 사람이 없는 것이 감사할 따름....
다음엔 좀 더 조심하여 자차로 멋진 일본 여행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