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저는 2024학년도 전라남도 교육청에 합격한 배한영입니다. 임용시험은 정해진 답이 없어 당장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하는지 막막하고 힘든 시험입니다. 그럴 때 제가 답을 찾았던 건 학원 선생님들의 조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합격자분들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합격 수기였습니다. 이에 도움받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저도 합격 수기를 쓰게 됐습니다. 말했듯이 이 길에는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중간중간에 임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는 다양한 의문점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주로 제 경험을 풀어드리고자 하니, 필요한 부분만 취사선택해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변형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간단히 저를 소개하자면, 우선 저는 이번이 3수였습니다. 역사교육과를 졸업하는 해에 응시한 초수 시험은 1차 탈락이었습니다. 재수 때는 인강 들으며 사립 1차 합격(2차 응시 포기), 3수 때는 학원 직강을 들으며 최종 합격했습니다. 제대로 각 잡고 공부를 해본 건 거의 3수 때나 마찬가지라 해당 시기의 이야기가 주가 될 것이라 n수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 제가 워낙 무계획적이고 게으른 성격이라, 비슷한 성격을 지니신 분들께도 공감과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외에 2차를 처음 준비해보시는 분들이 막막할 것을 생각해 해당 부분 또한 길게 작성하였으니, 적절히 필요한 부분들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우선 제 점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II. 이전의 경험들
(1) 초수와 재수(2022~2023학년도)
초수경험은 크게 나눌 것이 없지만, 이 시기했던 공부 중 이후 도움이 됐던 것이 있다면 바로 교육학 개념 공부와 인출스터디 입니다. 권지수 선생님 강의를 1~4월 수강한 후, 지인과 함께 6월부터 2달-1달 반-1달-2주 이런 식으로 기간을 줄여가며 암기 인출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모든 교육학 과목을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 번 암기하다 보면 나중에는 사소해 넘기는 부분까지 세세한 암기가 가능해 이후의 부담을 크게 줄여줍니다. 실제로 저는 재수나 삼수 때는 교육학 공부를 하반기에 시작, 인강은 9~11월 모의고사만 수강해도 17점은 평균으로 맞았습니다. 물론 교육학 평균 고득점 점수는 18~20점대이지만, 어려웠던 이번 교육학 시험에서 나름 고득점을 맞을 수 있었던 것도 제가 처음 교육학 공부를 시작했을 때 기초개념을 탄탄히 잡아두어서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초수 경험에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교육학은 반드시 임용 첫 시작 때 확실히 개념부터 잡고 간다는 생각으로 준비하면 좋다는 점입니다.
재수때는 집에서 스터디카페를 다니며 공부를 했습니다. 5월에 집안 이사를 앞두고 독서실 총무 알바를 하면서 공부했으며, 이사 후에는 옆 동네의 스터디카페를 다니면서 공부했습니다. 이사라는 큰 행사가 있어 5월 앞뒤 시기로 집중을 크게 못 했습니다. 혹시 이런 가족 행사를 앞두고 계신다면 그 시기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시기를 미루는 걸 추천합니다.
재수 때 가장 아쉬웠던 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로는 개론서를 충분히 탐독하지 않은 점, 두 번째로는 역교론 공부가 미흡했던 점, 세 번째로는 부끄럽지만 인강 조차 다 듣지 않았던 점입니다. 이렇게 한 번 시험에서 고배를 마시셨다면 그 뒤에 반드시 패인을 찾고 인정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해 공부 계획을 세울 때 훨씬 도움이 됩니다. 저는 저 스스로가 익숙한 환경에 놓이면 공부를 게을리하는 성향임을 깨닫고 바로 서울로 올라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부모님의 금전적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으며, 서울에 올라오게 되면서 2023년 8월까지 알바를 하기도 했으나, 그럼에도 직강을 듣고 바로 복습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싶어 공부 환경부터 바꾸기로 했습니다. 또 개론서를 여러 번 꼼꼼히 탐독하기도 하였으며, 역교론 공부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식으로 공부 습관을 수정했습니다.
시험에서 몇 점 차이로 떨어지면 아쉬운 감정부터 앞서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내가 그때 그 부분을 조금 더 공부했더라면’, ‘그 한 문제만 맞았더라면 붙었을까?’ 등과 같은 생각이 다시 공부하는 도중 계속 떠오를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시간에 한 글자라도 더 보는 것이 미래의 나를 위한 일임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본인의 약점과 패인을 스스로 분석해 보완하여 작년보다 나은 결과를 위해 힘내시길 바랍니다.
III. 1차 준비 과정
1) 일상 스케줄 – n수생, 알바병행
아래의 표는 강의가 있는 수~토요일의 스케줄입니다. 직강을 처음 다니고 놀랐던 점은 5시 반에 등원하시는 분이 정말 많았다는 점입니다. 아침형 인간이신 분들은 일찍 일어나 아침 공부를 하면 좋겠지만, 저는 지극히 저녁형 인간이라 이런 분들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습니다. 그래서 ‘나도 새로운 각오로 다시 시작하는 입장이니까 6시 기상을 해보자’ 마음을 먹고 일주일 정도 노력해봤으나, 결국 원상태로 돌아오거나 아침 공부를 하더라도 집중력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전 그냥 원래 제 패턴대로 살되, 공부 시간은 최소한 7시간 정도 확보하자는 마음으로 다음과 같은 스케줄로 일상을 보냈습니다.
주말 이틀은 오후 6시간짜리 알바를 했습니다. 시험이 길어져 알바나 일을 병행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이럴 때는 본인이 하는 일의 강도에 따라 적당한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이 길게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pc방 알바라 일이 정말 고됐기에 일요일부터 월요일은 휴식 시간을 가졌고 화요일부터 다시 공부하면서 제 나름 컨디션을 조절해나갔습니다.
물론 각자 입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 기초가 잡힌 n수생 분들이라면, 혹은 일을 병행하고 계신다면 초반에 공부 시간을 늘리는 것에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중요한 점은 반드시 그날 복습은 그날 끝내고, 목표로 하는 최소한의 공부 시간은 꼭 지켜야한다는 것입니다. 상반기 동안 이를 꾸준히 지켜나간다면 충분히 후반기에 더 스퍼트 낼 수 있습닌다. 후반기는 위와 같은 스케줄을 월~토요일 동일하게 살았습니다. 구체적인 시기별 공부에 대해서는 다음 파트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2) 시기별 공부
2~3월 공부를 시작하기 되는 2월 중순, 내용끝장반 근현대파트 직강을 수강하는 것으로 공부를 재시작했습니다. 작년 시험 복기를 해보니 전근대 파트 오답이 적었으며, 원래 전근대 공부를 더 좋아해 비교적 많은 시간을 투자해왔던지라 전근대 강의는 건너뛰어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1월 초반까지 2차 준비를 했었기에 잠시 쉬어가는 시간도 필요했고요. 이렇게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n수생 분들은 기본이론 강의를 들을까 고민이 되기 마련입니다. 이제 기본이론 강의가 통사가 아닌 전근대ㆍ근현대 파트로 나눠지니, 본인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만 수강하거나 따로 교과서 읽기를 추천합니다.
단, 이 시기의 공부는 반드시 구체적이고 꼼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자기가 밀고 있는 부분만 공부하는 경향이 강해지며, 이 시기에 모호한 개념을 확실히 잡아놓지 않으면 후반기에 가서 암기하기에 벅차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1~3월에는 평소에 눈여겨보지 않거나 나올 것 같지 않은 부분까지 꼼꼼히 공부해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출제되더라도 답할 수 있도록 넓게 공부해야합니다.
이번 B형 2번 문제 답인 ‘이신론’의 개념 또한 이 시기에 확실히 공부하고 넘어갔습니다. 이 부분이 사상 파트 이기도 하고, 자연법사상 및 과학혁명의 기계론적 우주관까지 이어지는 복잡한 내용이라 모호하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교재의 ‘알아두기’ 파트까지 2~3월에 꼼꼼하게 공부해뒀기에 후반기에 가서 이 부분을 보지 않았지만, 충분히 사료를 읽고 추론해 답을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강의 듣는 중에는 교재에 바로 필기를 하기보다는 패드로 교재 스캔을 뜨고 스캔본에 먼저 필기를 했습니다. 빠른 필기를 우선으로 하여 강의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또 이후에 다시 교재에 옮겨 적으며 복습하면 수업 내용을 놓치지 않고 꼼꼼한 복습이 가능하기 때문이었습니다. 1년 동안 오래 써야 하는 교재에 필요한 부분만 체계적으로 필기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다양한 방식입니다.
이번 시험 B형 5번의 답안인 ‘비총제의 특징’ 또한 2~3월에 영정법과 비총제 파트를 꼼꼼히 공부했으며 그 때의 스캔본에 필기와 체크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필기한 내용을 교재에 다시 옮겨 적은 뒤, 간단한 복습을 마치고 바로 해당 파트의 개론서를 읽었습니다. 한국사는 주로 <시민의 한국사>, 동양사는 <한국인을 위한 중국사>, 서양사는 <서양사개론>, 마지막으로 역교론은 암기가 우선이기에 파란책을 발췌독하고 교재 내용을 외웠습니다. 개론서를 읽으면서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라던지, 혹은 추가하고 싶은 날개나 개념 설명은 교재에 추가로 필기했습니다. 복습을 마치는 단계에서는 선생님들께서 나눠주시는 프린트 뒤의 형성평가나 한자 암기 등을 풀며 마쳤습니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이 각오와 달리 하루 만에 끝나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면 다음 날 아침에 이어서 하거나, 강의가 없는 월~화요일에 복습을 이어갔습니다. 목요일에 한국사 복습을 다 하지 못해서 금요일 낮까지 붙잡고 있으면 복습이 밀리게 되기에, 최대한 각 과목 강의를 들은 날에는 우선적으로 해당 과목을 복습한 뒤에 남는 기간에 복습을 마쳤습니다.
이 기간은 따로 암기 스터디를 진행하기보다는 본인 스스로가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외워도 어차피 4~6월에 가면 다 잊게 되고, 또 7~8월 문제풀이반에 가면 많이 틀립니다. 그렇기에 알고 있는 개념은 재확인하고, 모르는 부분이나 개인적으로 파트 공부의 깊이를 더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따로 스터디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1~3월에는 암기보다 역사적 사건이나 개념 및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는데 중점을 두시길 바랍니다. 이해만 갖춰지면 기출 분석을 하는 4~6월 공부가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4~6월은 기출분석반 수강을 하며 본격적으로 기출 분석을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는 참고해야 하는 개론서 서적의 양도 늘어나고, 공부해야 하는 양도 훨씬 늘어납니다. 수많은 기출문제에 대해서 경향 분석과 선지 분석, 출제 예상 주제 선정 등 할 일이 많아지기에 벅찰 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옛날 문제는 제외하고 출제되지 않는 주제와 이미 출제된 주제의 앞뒤 흐름을 차근차근 분석해나가면 됩니다.
기출분석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강의를 들으며 이전과 마찬가지로 스캔본에 필기를 합니다. 교재에 옮겨 적으면서 간단 복습 후, 선생님들께서 언급하신 키워드는 노랑색 형광펜으로, 또 특별히 외워야 하는 서적명ㆍ인물명ㆍ직책명은 암기펜을 활용하여 글자를 지웁니다. 그리고 아직 기출 답으로 쓰이지 않는 선지들은 파란색 형광펜으로 밑줄을 긋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필기를 마친 후, 지문과 사료의 출처가 된 개론서나 해당 설명과 비슷한 흐름으로 설명하는 개론서를 발췌독합니다. (이 부분은 기출 강의의 프린트를 참고하면 시간 단축에 용이합니다.) 특별한 내용이 아니라 일반적인 개론서에도 나와 있는 내용이라면 1~3월에 읽었던 기본 개론서를 다시 읽습니다. 단, 답이 되었던 부분은 체크하고 그 앞뒤 문단을 중점적으로 읽습니다. 다 읽었다면 밑줄그었던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이나 내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건의 흐름들을 필기합니다.
예를 들어 ①번의 (다)지문 카를스바드 법령을 분석하고, 추가적으로 독일의 통일 흐름에 대해 빈회의 이후 제정된 헌법과 관세동맹, 프랑크푸르트 회의 부분 흐름을 쭉 기록해 두었다면 이번 시험 B형 8번 같은 문제는 쉽게 풀이가 가능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기출 분석은 시험 출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으니, 꼭 출제된 부분의 앞뒤 흐름을 분석하고, 미출제된 선지까지 꼼꼼히 암기해 두면 좋습니다.
기출 분석과 개론서 탐독이 다 끝났다면, 마지막으로 기출강의 프린트 마지막 부분에 있는 형성평가 풀이로 복습을 마무리합니다. 이 과정은 아무리 줄인대도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래도 1~3월 공부에서 흐름과 개념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이루어졌다면 어렵지 않게 따라가실 수 있을 겁니다.
추가적으로 저는 이때도 따로 스터디를 하지 않았는데요. 이때는 간단한 내용 암기 스터디라도 진행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실제로 전 개인적으로 깊이있는 분석을 했다고 생각했으나, 7~8월에 가면 분석했던 기출 내용이 잘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만약 스터디를 진행하신다면 기출 분석은 각자 하되, 분석해온 내용이나 수업에서 강조했던 부분만 따로 1시간 정도 암기하는 짝스터디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7~8월입니다. 문제풀이반에 들어가면서 저도 조금 조급해지는 시기였습니다. 분명 이 정도 공부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꽤 많은 문제를 맞출 것이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한국사나 동양사는 보통 한 문제당 4점의 문제 풀이가 가능한데, 저는 자신 있는 파트가 아니면 2개 정도 맞추는 수준이었습니다. 서양사나 역교론도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공부를 오래 했어도 분명 저 같은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이는 절대 공부가 부족한 것이 아닌, 오랜만에 문제를 풀다 보니 어떤 답을 써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아 발생하는 현상일 것입니다. 때문에 사료에서 어떤 부분을 토대로 답을 작성해야 하는지, 혹여 내가 지금까지 해당 주제에서 놓쳤던 부분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암기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면 됩니다. 이 시기에는 정말 당연한 것도 내가 모르고 넘어갔다 싶은 부분들이 자주 발견됩니다. 이제는 정말 확실한 암기를 시작할 때이니 복습하실 때는 교과서를 읽고 틀린 답안을 암기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이 시기에 알바를 관둬서 시간적 여유가 생겼기에 생활 패턴에도 변화를 줬습니다. 조금 더 일찍 와서 먼저 그 날 프린트 문제를 스스로 풀어봤습니다. 아침에 프린트 스캔 후 그 위에 문제를 풀어보고 강의를 들으며 정답을 타이핑 한 뒤, 이 답을 외운 상태로 다시 프린트에 문제를 풀며 직접 답을 썼습니다. 이렇게 정답을 완벽히 암기한 뒤에는 교과서를 읽으면서 내가 놓치는 부분이 없나 확인하고, 개론서에서는 문제 답이 되었던 부분에 체크를 하며 다시 읽었습니다.
추가로 짝스터디를 구했는데 다행히 카페에서 좋은 선생님 한 분을 만났고, 각자의 복습이 끝나면 오후 8시에 각 문제의 정답ㆍ수업에서 강조했던 부분들을 물어보고 답하는 암기ㆍ복습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7~8월에 중요한 것은 이제 암기입니다. 1월부터 6월까지 개념과 큰 흐름을 이해하고 기출 분석까지 마무리했다면, 이제는 암기를 시작할 타이밍입니다. 이때 기본적인 것들이 외워지지 않는다면 9~11월 모의고사 풀이반에 가서 매우 초조해집니다. 그렇기에 문제를 틀리는 것에 스트레스 받을 것이 아니라, 틀리더라도 최소한 이 문제들이 올해 임용에 나온다면 그땐 맞춘다는 생각으로 오답들까지 완벽하게 암기해나가시면 됩니다.
9~11월은 모의고사를 푸는 기간입니다. 원서를 쓰면서 어디를 써야 할지 고민도 되고, 갑자기 주변에서 2차 스터디원을 구하기 시작하며, 11월이 다가오면 모의고사 문제 오답 하나에 심경이 복잡해지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많은 분이 정말 힘들어하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래도 전 제 유일한 장점인 긍정적인 성격으로 이 시기를 버텨냈습니다. 모의고사를 푸는 기간에는 딱 이 두 가지 생각만 하시면 됩니다. ‘틀렸다면 지금 외우고 시험장에 가서 쓰면 된다!’, ‘우울해할 시간에 한 글자라도 더 외우자!’입니다.
모의고사를 풀다 보면 내가 아는 건데도 틀리거나, 아예 처음 보는 사료나 답들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황해하거나 우울해한다면 늪에 빠지게 됩니다. 실제 시험장 가서도 당황해서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점수에 연연해하기보다, 내가 뭘 모르는지 확인 후 암기 및 보완만 해나가면 됩니다. 이것만으로도 반 이상은 가는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제 모의고사 점수와 실제 이번 임용시험 전공 점수를 비교해 둔 표입니다.
학원에서 채점 후 분석을 해주던 1회나 4회의 채점 모의고사 때, 저는 제 응시 지역에서 그다지 상위권에 속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70점대를 맞으시는 분들이 꽤 많아서 이런 분들을 보면서 저도 우울해질 때도 있었고, 모의고사를 풀고 나니 진이 빠져 하루 공부를 빨리 마치고 싶은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마음가짐으로 이제는 더이상 두 번의 기회는 없다, 시험장에서는 꼭 맞추자는 생각으로 약점을 보완해 나갔습니다.
이런 우울한 시기에 또 도움이 되었던 건 모의고사 분석 4인 스터디였습니다. 모의고사를 푸는 금요일과 토요일에 진행하였는데, 금요일에는 우선 해설 강의를 듣고 개인별로 약 1시간~1시간 반가량 문제별 눈여겨 볼만한 주제를 간단히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7시경에 모여 4인이 돌아가며 준비해온 주제를 공유문서로 공유한 뒤, 자신의 오답에 대한 의문점과 정답을 맞히게 된 단서 등을 공유하면서 문제를 어떻게 하면 맞출 수 있는지, 내가 놓친 개론서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해 나갔습니다.
문서 양식이나 다른 부분은 스터디원 선생님들의 품이 든 부분이라, 제가 직접 한 부분만 가져왔습니다. 이렇게 각자 공유한 주제나 키워드를 바탕으로 토요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각자 개인 공부를 시작합니다. 해당 부분 개론서를 다시 읽거나, 정답을 외우거나, 내용과 흐름 및 개념을 재정리하거나, 살짝 변형도 해봅니다. 추가 필기를 할 때도 보면서 옮겨 쓰는 것이 아닌, 외운 것을 풀어쓴다는 생각으로 정리합니다. 이렇게 모의고사의 모든 문제와 관련된 공부를 마친 뒤에는 토요일 오후 7시에 다시 모여 서로 공부해온 내용을 암기했는지 질문을 던지며 확인합니다.
이 방식은 모의고사를 푼 직후에 바로 스터디를 준비하고, 또 토요일에 23개의 문제와 그 이상을 완벽하게 공부해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큰 방식이긴 합니다. 그러나 장점이 많은 스터디입니다. 일단 무엇보다 모의고사 활용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 모의고사 복습이 늘어지지 않는 점, 마지막으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낙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스터디를 진행하다 보니 고만고만한 성적을 받던 제가 크게 낙담하는 날도 있었고, 또 항상 고득점을 맞던 선생님이 유독 그날의 시험을 망쳐 우울해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서로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이끌어주며 스터디를 진행하다 보니 멘탈 관리도 되고 실력도 크게 상승했습니다. 실제로 저는 이 시기에 제가 가장 완성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9~11월에는 저처럼 서로 합이 맞는(각자 좋아하는 과목이 다르다거나, 성격이 유쾌하거나) 선생님들과 스터디를 진행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부족했던 저를 잘 이끌어준, 정말 큰 도움이 됐던 스터디라 같이 스터디를 했떤 쌤들께는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11월에는 마지막으로 제가 정말 자신 없는 부분을 암기하고, 전체적으로 다시 쭉 나올만한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서로 점검하는 짝스터디를 7~8월 스터디쌤과 재진행했습니다. 저는 주로 역교론 녹색책을 암기했고 상대 선생님은 주로 동양사를 암기하셨습니다. 공통으로 암기하려고 했던 부분은 근현대 <한국사> 교과서입니다. 11월 둘째 주부터는 거의 하루 3번씩 암기 스터디를 돌렸고, 쉴 틈 없이 개론서와 교과서, 교재 내용의 전체를 다 암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엔 결국 각자 꽂히는 부분으로 질문이 많이 몰립니다. 너무 초조해하지는 마시되, 예전에 보지 않았던 부분이라도 다시 재확인하시면서 최종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3) 과목별 공부
이 부분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가장 많이 담긴 부분입니다. 때문에,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1) 역교론
사실 역교론은 제가 가장 자신 없는 과목이었기에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만큼 따라가기에 바빴습니다. 결국 역교론은 암기와 적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녹색 책과 파란 책은 발췌독을 하되, <선생님을 위한 역사교육론> 교재를 중점으로 공통되는 키워드 중심으로 암기했습니다. <역사교육 첫걸음> 책은 4~6월에 집중적으로 읽은 뒤, 7~8월과 9~11월 모의고사 문제 풀이로 계속 중요 부분만 확인 후 암기했습니다.
아무래도 요즘 역교론의 문항이 기입형 혹은 사례적용으로 나오는 추세라 그 감을 잡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출문제에 이런 문제들이 충분히 많으니, 사례 문제라 하더라도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문제의 의도를 생각하며 키워드 중심으로 답안을 작성하면 될 것입니다.
(2) 한국사
한국사는 시대별 전략을 다르게 세우셔야 합니다.
삼국시대는각국 여러 국왕의 업적이 중요합니다. 특히 주로 대외 팽창이 있거나 다른 국가와 충돌이 있는 지점이 시험에 자주 출제되기 때문에 해당 시기의 국왕들 중심으로 공부하시면 됩니다. 또 역사2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 또한 기본적으로 알고 가야 합니다. 초반부터 중요한 국왕들의 업적 중심으로 외우고 이후에 차근차근 다른 국왕들까지 암기 영역을 넓혀가신다면, 9~11월에는 큰 혼동 없이 삼국시대를 마스터하실 수 있을 겁니다. 문화나 사회사적인 부분의 깊은 공부는 추천하지 않습니다만, 혹시 답사를 많이 다녀보지 않아 유물이나 유적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1~3월에라도 간단히 한능검 수준까진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작년 2024년도 A형 4번의 정답인 ‘㉡사택’과 같은 경우는 해당 유물에 대한 이해가 기반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려시대의 문제는 주로 사료 문제나 큰 주제별로 출제가 됩니다. 사료 문제는 주요 서적의 서문을 한자 사료로 자주 접하시고 키워드가 되는 단어를 한자로 외우고 있으면 좋습니다. 또 고려의 후삼국 통일/성종의 중앙 제도정비/거란ㆍ여진ㆍ몽골 대외관계/문벌사회의 동요/원간섭기 관제변화/공민왕의 개혁정치 등 주제별로 중요한 부분을 공부하시되, 기출 되지 않거나 기출 된 파트의 앞뒤 부분을 교재 중심으로 공부하시면 좋습니다. 고려는 문화 파트에 있어서 불교사는 오랫동안 기출 되지 않는 스님들 정도만 알아두시면 되고 역사서 같은 서적 공부를 더 하시는 게 좋습니다.
조선시대는 사회사적인 부분에서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시민의 한국사> 책을 읽으면서 이해되지 않는 사회제도를 다시 점검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정치사가 매우 복잡하지만, 자주 기출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정치사는 탁남ㆍ청남 등 구체적인 당파 이름까지 암기하는 것을 지양해야 합니다. 대신 큰 흐름으로 시기별 주요 정치세력이 누구인지, 그 정치세력의 사상적 기반이 되는 학문과 책, 그들의 주요 정책 방향은 어땠는지를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외관계는 사실 호란까지 출제된 터라 양난 앞뒤로 정책의 변화나 학문의 변화를 살펴보시는 게 전쟁의 구체적인 과정을 공부하는 것보다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근현대시기에 들어오게 되면 교과서의 중요성이 커집니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는 1월부터 달고 살아야하는 필수 교재입니다. 1~3월, 4~6월, 7~8월, 9~11월 시기별로 볼 교과서 출판사를 선정해 꾸준히 반복해서 보시길 바랍니다. 교과서마다 내용 차이가 존재하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모두 다릅니다. 비상 교과서는 정책이나 단체명이 굉장히 자세하며, 동아 교과서는 경제사가 자세합니다. 지학사나 금성은 첫 시작으로 읽기 좋습니다. 이렇게 각 교과서의 특징을 고려해서 시기별로 반복해서 읽으시면 근현대 공부는 따로 개론서를 읽지 않더라도 충분하실 겁니다. 특히 이번 시험에 6월 민주항쟁까지 출제가 되었으니, 현대사는 전두환 정부시기까지 공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3) 서양사
서양사는 재밌지만 사실 꽤 어려운 과목입니다. 양이 너무 많아 근대 파트에 들어갈 때쯤 지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개론서를 읽으면서 큰 흐름부터 먼저 파악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서양사의 기본 개념이 안 잡혀 있다면 교과서를 추천하지만, 그것보다 저는 ebs 수능 강의를 듣거나 <서양사개론>을 읽으시는 걸 추천합니다. 또 <선생님을 위한 서양사> 교재에 있는 부록인 연표를 참고하여서 흐름대로 개론을 한두 번 쭉 읽다 보면 얼추 흐름이 잡힙니다.
다음은 이제 암기의 시간입니다. 서적명, 인물명, 전쟁 조약문까지 꼼꼼히 암기하되, 기출을 보면서 암기할 부분을 최대한으로 줄여가야 합니다. 아직 미출제 된 선지가 많은 부분이 또 서양사이기 때문에 기출까지 옆에 끼고 문단별로 나누며 미출제 된 부분이 어디인지, 출제된 부분의 앞뒤 문단은 어디인지 파악하며 개론을 읽어야 합니다.
사료 부분은 <사료로 읽는 서양사>를 발췌독하길 추천합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은 많이 보지 못해서 9~11월에야 가서 모의고사 문제 관련 발췌독을 했는데, 기출분석때나 7~8월에 미리 한 번 읽어보았다면 이후에 큰 도움이 되었겠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혼자 읽기 어렵다면 간단한 스터디를 해도 좋습니다.
서양 현대사는 제가 특히 취약한 부분이어서 공부할 때 많이 중점을 뒀습니다. 전 <서양사강좌>와 선위서 교재를 참고하여 기입형을 대비하는 느낌으로 키워드 중심 암기를 했습니다. 또 9~11월에는 모의고사에 나온 문제 관련하여 <사료로 읽는 서양사>를 발췌독했습니다. 이번 시험에 서양현대사가 출제되지 않았으니, 이 부분이 약하다 하면 올해 깊게 공부하시길 추천합니다.
(4)동양사
사실 제가 가장 자신있는 과목이 동양사였지만, 이번 시험을 보자마자 그 자신감을 잃었습니다. 모의고사 내내 점수의 대부분을 책임져 주었던 과목이 동양사여서 1차 시험 후에 상심이 더욱 컸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런 난해한 문제들을 풀고 꽤 많은 점수를 얻게 됐던 건 역시 개론서의 힘이 컸던 것 같습니다.
<한국인을 위한 중국사>는 수차례 반복하여 읽었고 후반기에 가면 서개론을 암기하듯이 모든 문장과 키워드를 뜯어 읽었습니다. 한위중은 문단별로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이 무한한 책입니다. 특히 근현대를 읽으실 때는 배경, 특징, 이유를 문장 단위로 뜯어 읽는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여 읽으야합니다.
<동양사개론> 또한 저는 추천합니다. 사실 이번 B형 9번 강통이 작성한 ‘사융론’ 같은 경우도 예전 대학 시절에 동개론에서 읽었던 기억으로 쓴 답입니다. 한위중과 동개는 서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 다릅니다. 전근대사의 흐름과 사회문화사, 근현대의 구체적인 사실은 한위중을 통해 여러 번 읽으시되, 고중세사의 정치나 사회제도 파트는 꼭 동개를 발췌독 하시길 바랍니다.
동양사의 사료는 한국사보다 비교적 쉬운 사료가 나옵니다. 가장 쉽게 힌트를 찾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서적명과 인물명입니다. 각 시대의 주요 인물과 서적명을 암기하시고, 사료에서 먼저 그 부분을 찾으시길 바랍니다.(언급하지 않아도 국가나 민족명 암기는 필수입니다) 저는 이런 방식으로 이번 사료 문제를 풀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1차 복기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4) 멘탈관리와 휴식
임용은 1여년 걸리는 준비기간이 긴 시험이고, 중간중간 보상이 주어지지 않기에 수험생 입장에서 멘탈이 흔들리는 일이 많은 시험입니다. 저는 그래서 항상 뭐든지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많이 늘어지는 4~5월에는 그냥 복습이라도 하자는 마인드로 꾸준함을 잃지 않으려고 했고, 7~8월 문제풀이를 시작하며 조금 긴장되는 시기에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스퍼트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9~11월에는 ‘상심해있을 시간이 없다. 틀린 문제는 시험장에 가서 맞추면 된다.’ 는 생각을 하면서, 오답에 매몰되지 않고 스트레스를 줄이려고 했습니다.
또 공부가 하기 싫으면 하루 정도는 쿨하게 쉬었습니다. 노들섬에 산책을 가거나, 서울에 올라오는 친구들과 주말에 약속을 나가거나, 야구를 좋아해서 잠실이나 고척에 직관도 여러 번 다녔습니다. 이렇게 하루 이틀 휴식을 취한 뒤에는 자책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런 휴식 또한 저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준비하시는 과정이 많이 힘들겠지만, 너무 하루 이틀 아프고 쉬는 것에 대해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서 걱정하는 습관도 고치면 정말 좋고요. 이런 경우에 생각이 깊어지면 의식적으로 생각의 초점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 됩니다.
추가적으로 저의 개인적인 휴식 방법은 바로 사극 드라마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전 어릴 적부터 사극을 정말 좋아해서 이 길을 걷게 된 케이스인데, 공부하다가 지치면 그냥 공부하던 시대의 한국사극ㆍ중국시대극ㆍ서구권시대극을 시청했습니다. 그러면 놀더라도 조금 죄책감이 덜하고, 실제로 도움도 됩니다. 부끄럽지만 실제로 드라마를 봐서 맞춘 문제도 있습니다. 2023학년도 임용시험 동양사 문제 중에, 과거시험의 명칭을 묻는 문제가 나왔습니다. 제가 평소에 눈여겨보지 않은 부분이라 헷갈렸는데, 제가 즐겨보던 드라마의 여자주인공 오빠가 마침 과거시험을 준비하던 인물이라 해당 시험 명칭이 드라마에 자주 등장해서 기억해 냈습니다. 이렇게 하나라도 건질 수 있는 휴식을 취하면 죄책감이 조금이라도 덜해집니다. 게다가 드라마를 시청하다 보면 해당 시대에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의 흐름이나 전투지, 주요 도시의 지리적 위치까지 파악할 수 있어서 추천하는 휴식 방법입니다. (물론 너무 빠져서 주객전도가 되면 안 되겠지요.)
IV. 1차 복기 및 접근 방법
사실 전 1차 복기를 바로 하지 못했습니다. 시험을 너무 망친 줄 알고 쳐다도 보기 싫었기 때문인데, 그래도 몇몇 문제의 답을 떠올려서 복기해보고 문제를 어떻게 접근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문제는 정말 당황했던 문제인데, 추측 상 3점을 챙긴 문제였습니다. 많은 분이 틀리셨기에 제가 남들보다 앞설 수 있던 문항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의외로 답은 난해하지 않았습니다.
우선 ㄱ은 보자마자 공행을 떠올렸지만 이미 공행이 지문에 나와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대부터 설치되어 쭉 이어졌던 시박사와 청대의 해관을 비교하다가, 시박사는 너무 예전의 기관이라 생각해 해관을 정답으로 썼습니다. (사실 해관은 어떻게 맞힌지는 모르겠으나 시기로 추정했던 것 같습니다.)
ㄴ과 ㄹ의 차이를 묻는 문제는 지문의 뉘앙스를 통해서 추측했습니다. 건륭 초의 양행이라면 우리가 흔히 아는 특권을 지닌 공행을 뜻하는 것이기에, 해당 특징을 고려하여 설립 주체와 목적을 적었습니다. 적고 보니 그럼 난징조약을 체결한 이후의 양행은 반대되는 서양ㆍ외국상인들의 양행이겠거니 추측하여 반대로 답을 적었습니다. 해당 지문 아래 ㄹ의 양행 명칭이 영어로 주석이 달렸기에 이에 영향을 받기도 했고요. ㄷ은 도저히 생각이 안 나서 오답을 적었지만, 그래도 전혀 처음 보는 지문이나 키워드더라도 당황하지 않았던 점이 득점으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이처럼 지문 속에 담긴 ‘건륭’ 등의 키워드를 통해 시기를 추측하고, 주어진 두 지문 간의 뉘앙스나 시기를 비교하여 차이점을 서술해 나간다면 정답에 가까운 유사답안이라도 작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도 동양사 문제 복기입니다. 복기 답안을 보면 삼장제의 내용 설명에서 과연 점수를 얻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맞혔기에 사료를 풀어낸 방식을 중점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가)첫줄의 문명태후가 누군지 한 번에 와닿지 않았으나, 빈칸 뒤에 있는 조세와 관련된 한자들을 통해 조세제도와 관련된 이야기임을 추측했습니다. 또한 호구를 뜻하는 글자도 보였고요. 당-리-린을 통해 인보제도 중에 하나인 삼장제임을 확정 짓고 보니 문명태후가 어린 효문제를 섭정했던 풍태후를 지칭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나)는 보자마자 ‘무후’ 즉, 측천무후에 관련된 사료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ㄴ의 장손무기가 어색한 인명일 수도 있지만, 여칙을 썼다던 장손황후가 당태종의 황후였고 그 씨족인 장손씨 재상이 측천무후와 대립했던 점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측천무후가 당고종의 황후가 되기 위해 기존의 황후였던 왕황후를 폐위시켰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ㄷ의 답을 작성했습니다. 측천무후는 신진세력을 등용하면서 관롱집단과 대립했으니 분명 관롱집단이라 할 수 있는 장손무기와도 대립했을 것이라는 개론서의 지식 덕분이었습니다. 이는 ㄹ의 답까지 이어졌습니다. 사실 저는 ㄹ의 문장을 완벽하게 해석하지는 못했지만, 그 앞에 ‘무후즉위’ 라는 말이 있었기에 무후가 힘을 얻고 장손무기, 즉 관롱집단을 몰아내는 숙청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여 평소 제가 외우고 있던 측천무후 등장의 의의와 연관지어 답안을 작성했습니다.
이렇게 사료 문제는 모든 문장을 해석하기보다 인물의 명칭이나 제도 명칭을 통해 시대를 추측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만약 위 문제처럼 첫 번째 사료가 북위시대임을 확신했다면, 다음 이어지는 사료는 그 이후 시대나 국가와 관련된 사료임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ㄹ처럼 문장 해석이 되지 않더라도 인물의 등장 배경, 실시한 정책, 인물 등장의 의의나 정치적 결과를 외우고 있다면, 답안 작성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으실 겁니다.
이번에 특히 어려웠다고 느껴지는 동양사 문항을 위주로 복기해봤습니다. 추가로 융적의 차이를 구분하는 문제였던 B형의 9번 문제도 주어진 사료 속에서 힌트를 찾아서 답해서 모범답안과 크게 차이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동개론을 읽고 ㄱ의 사융론 내용을 알고 있었기에, 흉노의 특성과 이후 침투왕조인 5호나 북위의 특성을 비교할 수 있었으나, 이를 모르더라도 사료 (다)에서 ‘그들을 장성 이남에 들어와 살도록 하였다’ 등 충분히 침투 왕조의 특성을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처음 보는 문제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주어진 지문과 사료 속에서 답을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1차 시험 이야기를 마치면서 해드리고 싶은 말은, 저도 처음 시험지를 풀면서 너무 많이 당황했습니다. A형 4번 문제를 풀면서 사료가 너무 쉽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나와 어이없이 웃으면서 정답을 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또 다음 장을 넘기니 이상한 표가 크게 자리하고 있더군요. 정말 당황했지만 ‘내가 평소 했던 공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을 것이다’ 생각하며 차분히 문제를 접근하다 보니 어려웠던 문제도 많이 맞출 수 있었습니다.
1차 시험은 본인이 지난 시간을 알차게 보냈다면 어렵더라도 충분히 좋은 점수를 낼 수 있는 시험입니다. 너무 당황하지 마시고, 모든 문제를 차분히 접근하시길 바랍니다. (검토도 꼭!)
V. 2차 준비 과정
1) 2차 점수
올해 합격한 제2차 성적입니다. 면접은 만점을 맞았으며, 실연 부분에서도 약간의 감점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해 제 경험을 좀 더 구체적으로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2차 준비는 1차보다 더 다양한 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극히 저의 성향과 습관을 고려해서 선택한 방식이기에, 참고만 하시고 각자의 성향에 맞는 방향으로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2) 이전의 시행착오 (초수~재수)
저는 2차 준비를 재수 때, 동기들과 스터디로 처음 해봤습니다. 실연 경험이 적었던 터라, 12월 한 달 해보는 것으론 부족했고 사립 위탁 합격 후, 준비하는 과정에 있었어도 1월 내내 큰 발전은 없었습니다. 그저 비슷한 수준의 수업을 진행하거나, 무엇이 맞고 틀린 지도 모른 채 준비했었습니다.
3) 2차를 준비하며 갖게 되는 의문점들
- 12월의 마음가짐
앞에서 말했듯이 저는 1차 시험에서 이렇게 높은 점수를 받을지 몰랐습니다. 시험 본 뒤로 너무 우울해서 복기도 못 하고, 해설 강의도 못 들은 채 집에서 땅굴만 팠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12월은 정말 힘든 달입니다. 1차 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을 채 누리기도 전에, 떨어질지 붙을지도 모르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달려야 하는 막막한 기간입니다. 하지만 뭐가 됐든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것이 남들보다 한 발ᄍᆞᆨ이라도 앞서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12월은 2차에 있어서 너무나도 중요한 한 달입니다. 12월과 1월, 보통 스터디를 두 번 각각 다르게 진행 하실텐데요. 이 두 스터디 진행에 있어 실력상승의 정도를 비교하자면 압도적으로 12월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스터디원의 구성 차이 때문이 아닙니다. 1월은 이미 시기적으로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없는 기간입니다. 그러나 12월은 전공지식이 가장 많을 때이며, 열정이 넘치고, 1월보다 마음의 여유가 있는 기간입니다. 나만의 수업이 없다면 새롭게 만들어갈 수 있으며, 만약 1주일 동안 해왔던 방식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아예 바꿔서 새롭게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1월에는 절대 하지 못하는 일이죠. 다른 사람들의 스킬이 좋다면 모두 흡수하고,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쳐 나만의 수업과 면접을 만들어가야 1월에 모든걸 완성 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12월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만약 ‘미래의 나를 믿지 못하겠다.’ 하시는 분들은 미리 10월에 스터디 구성을 추천 드립니다. 저 같은 경우는 서울에서 스터디를 진행하느라 스터디룸 예약을 10월부터 해놓지 않으면 자리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너무 이르지 않냐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경우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터디 구성원들을 비교적 다양한 풀에서, 안정적으로 구할 수 있다.
▪스터디 구성원들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다.
▪12월에 훨씬 여유 있게 시작할 수 있다.
▪1차 끝나고 방황하지 않을 수 있다.
저는 미리 짜놓은 스터디가 아니라면 2차를 제대로 준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말했듯이 1차 직후 너무 우울했던 상황이라 제대로 끼지도 못했겠죠. 하지만 제가 이미 주도적으로 스터디 조직을 했던 차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스터디에 나가 공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이건 제 경우고 10월이 공부만으로 너무 힘들거나, 지방에서 2차 스터디를 할 예정이신 분들은 굳이 이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2차가 해이해질까 걱정이신 분들은 이런 방법도 추천을 드립니다.
- 2차 스터디는 어디서 누구와 해야 할까?
지방에 사시는 분들은 수도권 수험생분들보다 고민이 많으실 겁니다. 저처럼 지방에 남아서 하기엔 조금 불안하고, 서울에 남아서 하기엔 부담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1차 시험 전에 이 고민을 안고 있다가 김쌤과 상담을 통해 서울에 남아 12월을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유는 한 가지였습니다. 비교적 합격자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학원에서 스터디를 진행하는 것이, 제 수업의 퀄리티를 훨씬 올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스터디원은 저처럼 지방에서 올라온 지인 한 분, 1차 모의고사 스터디원 한 분, 추가적으로 김구카페에서 모집글을 올려 새로 구한 초면인 분까지 총 4명이었습니다. 저 빼고는 거의 서로 처음보는 분들로만 구성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래서 더 열심히 하는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친숙할 경우에는 1~2주 하다보면 끝나고 놀러 가기도 하고, 하루이틀 빠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스터디는 서로 모르는 분위기여서 더 긴장되기도 했고, 서로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열심히 달릴 수 있었습니다.
혹시 저처럼 카페에서 스터디원을 구하는 글을 올리실 때에는 (1)지도안을 쓰는/안 쓰는 지역인지, (2)평가원/자체 출제 지역인지, 두 가지를 고려하셔서 글을 올리시면 됩니다. 그럼 해당하시는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십니다. 카페 모집글은 굳이 서울에서 스터디를 준비하지 않더라도, 지역스터디 글을 올릴 때에도 충분히 도움이 됩니다. 제 동기도 광주에서 2차 스터디를 조직하다가 사람이 부족해 카페에서 구인글을 올려, 초면인 분들끼리 모여 4인 스터디를 꾸렸습니다.
여기까지 읽다보면 ‘그래서 어디서 하라는거야?’ 라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저는 본인의 성향과 약점을 고려해서 결정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앞에서 반복했듯이, 친숙한 환경에서는 한없이 나태해지는 성격이기에 이 방식이 맞았던 것 같습니다. 혹시 새로운 사람들과 꾸려가는 것이 스트레스고 너무 긴장되어 오히려 효율을 망친다, 싶으신 분들은 친숙한 환경을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시험이 처음이거나, 내 수업이 부족한 방향이 무엇인지 해답을 찾고 싶은 분들은 서울 2차반 수강을 겸한 서울지역 스터디를 권장드립니다. 저는 실제로 수업 발문의 방향에 대해서 완전히 초점을 잘못 잡고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타 스터디 선생님들의 김쌤 구쌤 피드백을 통해 많이 잡아갔습니다. 또 유창성이나 문장간 연결성, 수업의 자연스러움은 기간제를 오래 하셨던 스터디원 선생님을 보며 많이 배웠습니다. 이렇게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분석하여 장소를 결정하고 스터디원을 구성하신다면, 충분히 2차 스터디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실 수 있을 겁니다.
- 2차 스터디 스케줄은 어떻게 짜야할까? 진행 방식은? 교재는?
아래는 제 12월 스케줄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12월은 가장 열심히 준비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매일 실연과 면접을 병행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평일 4~5일은 필수적으로 스터디를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가원 지역은 특히 면접의 난이도가 높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답변들도 비슷해져서 실연보다 준비시간이 적어도 됩니다. 하지만 실연은 다릅니다. 매일 한다면 실연은 총 14번(혹은 하루에 2번씩 28번)의 수업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 기간 동안 시행착오를 겪고, 김쌤과 구쌤께서 하시는 타 스터디원 피드백도 자주 보러 다니신다면(혹 지방에서 하시는 분들은 외부인원 초청 피드백), 이전보다 훨씬 더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업실연 스터디의 구체적인 진행 방식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우선 4개의 주제를 각자 공부해옵니다. 이때 교과서 위주로 공부를 하고, 해당 주제의 문제지를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12월에는 문제지를 미리 보고와도 좋지만, 1월에는 보지 않는 것이 더 좋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모여 아래와 같이 진행합니다.
피드백 시간은 10분이 적당합니다. 처음엔 피드백이 많지만 갈수록 비슷해져서 10분도 충분합니다. 그렇지만 총 스터디 시간은 넉넉히 잡는 게 좋습니다. 한 주제를 돌리는데 위와 같이 총 30분이 나오더라도, 30X4=120분에 맞춰 총 2시간을 잡는 것보다 여유 있게 3시간으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 스터디처럼 다른 주제로 스터디를 진행하더라도, 다 집중해서 듣다 보니 중간에 긴 휴식타임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때문에 스케줄은 빡빡하게 잡되, 총 시간은 여유롭게 잡고 스터디룸 예약도 넉넉히 잡아 유도리있게 스터디를 운영해나가면 됩니다.
동일 주제를 다같이 하는가or다른 주제를 각자 하는가 고민도 되실텐데요. 각자 응시지역에 따라 나누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도안 작성 지역은 세세한 포인트까지 고려해야하니 동일 주제를 한 뒤, 실연 주제에 대해 심도 깊은 피드백을 나누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물론 어떤 주제가 나올지 몰라 불안해 대부분 다른 주제로 실연을 합니다.) 하지만 비지도안 지역은 반드시 다른 주제로 하셔야합니다. 지도안 작성 지역보다 비교적 스터디시간에 여유가 있기에, 응시생들도 더 다양한 주제를 보고 올 것입니다. 어떤 주제가 나오더라도 당황하지 않도록 다른 주제를 최대한 많이 보도록 후자를 추천드립니다.
12월에 제가 활용한 교재는 <선생님을 위한 수업실연> 이었습니다. 매일 기출문제와 예상 문제를 주제별로 4개씩 준비해온 뒤 실연했습니다. 기출문제 5개년을 첫날에, 책에 있는 예상 문제는 2번씩 총 11일간 반복하고, 남은 이틀간은 저희끼리 나올만한 주제를 선정하여 문제지를 간단하게 만들어봤습니다. 문제지를 매번 만드는 것은 추천하지 않고, 이렇게 실연에 익숙해지는 막바지에 새로운 주제로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예상문제를 두 번 보는 것보다 한 번만 돌리고 다른 주제들을 다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1월에 했습니다. 1월 스터디를 시작해보니 기간제를 하느라 12월에 바쁘셨던 선생님들이 차마 교재를 보지 못해 다시 한 번 반복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다른 교재들보다 훨씬 조건과 활동자료 부분에 있어서 완성도 있는 교재였기 때문에 잘 활용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2차 문제로 나온 일본 현대사 관련 내용은 제가 2차 스터디를 준비해보며 제대로 실연해본 적 없는 주제였습니다. 그러나 해당 교재의 ‘자본주의 국가의 경제 성장과 정치발전’ 주제를 공부하며 2차대전 전후 일본의 상황을 대략적으로나마 공부하지 않았다면 해내지 못했을 겁니다. 대부분 해당 교재를 보실 테니 공부하시면서 주제 부분만 공부하지 마시고, 꼭 앞뒤 내용과 흐름까지 같이 공부를 하신다면 다른 선생님들보다 더 앞서실 수 있을 겁니다.
면접 스터디 같은 경우, 평가원 지역이었기에 해당 지역 준비하시는 분들이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면접을 보면서 느낀 점은 ‘면접 답변은 논리적이기만 하면 된다’입니다. 제가 응시한 전남 지역의 면접 변별력이 떨어지는 탓도 있지만, 분명 답변의 핀트가 어긋났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에서 전혀 감점이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50점 만점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면접레시피> 같은 교재를 활용하면서 뒤에 답지를 많이 보기도 하는데, 분명 답지 중에 여러분들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의 답변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답변을 너무 외우기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답변을 말하되 충분히 논리적이기만 한다면 감점은 없을 거라 생각됩니다.
면접 스터디의 스케줄은 위와 동일했습니다. 실연 스터디원들과 점심을 먹고 일주일에 2~3일정도 면접을 준비했고, 초반에는 준비를 했었지만 후반 갈수록 수업에 더 집중하느라 면접 준비를 많이 못했습니다. 이 부분이 아쉬워서 1월에 들어와서는 전라남도 교육청 시책을 보면서 공부했습니다. 시책 공부는 다른 지역만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여, 몇 가지 주제들을 선정해 실시하고 있는 프로그램 명칭만이라도 간단히 외우려고 했습니다. ‘AI활용수업’, ‘다문화수업’, ‘기초역량증진’, ‘학교폭력예방교육’, ‘교권회복’ 등 최근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들과 관련하여 시행하고 있는 교육청의 프로그램이 있을 것입니다. 이는 굳이 가짓수를 채우는 메인 답변이 아닌, 답변에 대한 부가적인 예시를 들 때 슬쩍 껴서 활용하면 좋습니다. 실제로 이번 면접 질문 중 2번 문제인 ‘테크놀로지 활용을 위한 노력 방안’ 을 말씀드릴 때 역량강화 연수에 참여하겠다며 ‘전라남도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에듀테크 역량 강화 연수에 참여하겠다’ 는 답변을 덧붙였습니다. 생각보다 명칭이 간단합니다. 면접 답변이 갈수록 식상하다 하시는 분들은 이런 식으로 살을 붙여갈 때 시책을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월의 마음가짐
합격 발표가 난 뒤로 정신이 없습니다. 주변에서 축하받느라 정신없는 기간이기도 하고, 점수 때문에 심란하거나 불안할 시기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바로 스터디를 새로 조직해야 합니다. 저는 12월 스터디를 합격 발표 전날인 27일까지 진행하다가 광주 본가로 내려와 연말을 보냈습니다. 합격 발표가 난 그 주 일요일, 즉 23년 마지막 날에 1월 스터디원들과 모여서 한 달 스케줄을 짰습니다. 스터디원들은 1차 합격자인 과 동기 선배들이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사립과 공립으로 나뉘기도 하는데 섞여도 상관은 없다 생각합니다. 요즘 워낙 위탁인 곳도 많고, 수업도 다양한 주제를 많이 다뤄야한 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면접은 조금 다릅니다. 사립 쌤들께서는 공립 쌤들과 같이 진행을 하되, 본인 지원 학교에 관련된 정보들을 더 많이 외워두셔야 합니다.)
1월은 이제 완성해나가는 시기입니다. 보통 1일부터 약 25일간의 시간이 있을텐데요. 12월에 설정한 나의 수업을 다져나가는 시간입니다. 이때는 특히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터디원이 바뀌고 새로운 수업을 접하면서 ‘아 이 부분만 고쳐볼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잘 안 되더라고요. 그저 본인의 강점을 갈고 닦고, 최대한 많은 주제를 보도록 노력하세요. 내가 만약 확산적 발문을 통한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이 좋다, 싶으면 그 부분을 강력히 밀고 나가야 합니다. 불안감도 증폭되는 시기이기에 다양한 주제를 보시는 것도 중요하고요. 혹시 스터디에서 다루지 않은 주제들이 있다 하시면 꼭 추가로 공부하세요. 저는 그러지 못해서 많이 당황했습니다. 눈 앞에 고지가 보여 많이 힘든 시기이겠지만 불안해 할 시간이 없습니다. 한 글자라도 더 보는 것이 불안감을 줄이는 방법이니 그냥 계속 공부만 하세요.
- 1월 스터디 교재는, 스터디 진행 방식은?
저는 1월 첫주를 12월에 사용한 <선생님을 위한 수업 실연> 교재를 쓰다가 나머지 기간 동안은 서울고시각에서 나온 <전공역사 2차 수업실연 실전문제집>인 비밀노트 교재를 사용했습니다. 해당 교재의 장점은 모든 주제를 다룰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1월에 다소 불안했던 점이 수업해본 주제가 적다는 점이었는데, 해당 교재는 3사의 거의 모든 주제를 다루고 있기에 불안감 해소에 딱이었습니다. 단점이 있다면 문제나 조건의 퀄리티가 훨씬 떨어집니다. 때문에 해당 교재 활용하실 때는 내가 스스로 추가 조건을 2~3개씩 달아서 구상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 인도사 같은 부분이나, 최근 7~8년 이내로 기출된 부분은 배제하고 준비했습니다. 물론 바로 직전이나 직후 부분은 공부했습니다.
이번에는 매일 실연 주제2개(4인기준 총 8개), 면접문제 1개(4인기준 총 4개)를 준비한 뒤에 랜덤으로 뽑아서 했습니다. 이제 1월 정도 되면 다소 형식적인 피드백이 나올 시기입니다. 피드백은 최대한 내용상의 오류, 해보면 좋을 발문들 위주로만 하시고 구체적인 수업 태도는 지적 안 하셔도 됩니다.(어차피 안 고쳐지는 시기이니 너무 치명적인 실수만 아니라면 본인 스타일대로 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피드백 시간을 최대한 짧게 가져가 하루 수업 2번은 하려했고, 면접 또한 실제 2차 시험장에서 하는 것처럼 하며 영상을 찍었습니다. 물론 이러다가 너무 지치고 개인공부할 시간이 부족해서 남은 2주간은 수업 1번으로 줄였으나 어차피 저는 스터디 공부나 개인공부나 비슷하다는 생각이 있어서 2번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기간 스터디를 진행하실 때는 최대한 잡담은 줄이고 밥 먹는 시간에만 하세요. 그게 불안감을 더 줄이는 방법입니다.
-자기 피드백, 외부 피드백 활용 방법은?
우선 자기 피드백입니다. 두 달 동안 스터디를 진행하시면서 본인 모습을 찍은 영상을 수십 개는 갖게 되실 겁니다. 영상을 보는 것이 정말 수치스럽지만 그래도 보셔야합니다. 물론 전 다 볼 필요까지는 없다는 쪽입니다. 실제로 제가 개인공부 시간이 부족해서 그랬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잘한 날과 못한 날은 꼭 보고 자기 피드백 시간을 갖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잘한 날에는 어떤 부분이 좋았고 칭찬 받을만 했는지 참고하면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고요, 못한 날에는 나의 안 좋은 습관, 목소리 속도와 톤, 별로였던 질문, 내용 설명 추가 사항 등 다양한 부분들을 스스로 성찰해 볼 수 있습니다. 평범했던 날까지 보고싶다 하시면 보시면서 내용 설명 흐름을 추가하거나 되짚고, 활동 부분 순회지도나 피드백 등에 대해 다양한 학생들의 답변과 피드백을 생각해보면 좋습니다.
외부 피드백도 정말 많이 받으실텐데요. 같은 말을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1차는 2차보다 더 다양한 길이 있습니다. 선생님들마다 수업 스타일이 다 다르시고, 각자의 강점이 다 다릅니다. 때문에 외부 피드백을 들으시되, 정말 좋다고 생각되는 점만 흡수하시고 별로인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이 필요성을 느낄 때만 수용해서 수정해나가시길 바랍니다. 예를 들어 성격이 소심하신데 갑자기 연기처럼 수업을 하거나, 학생들과 상호작용을 과하게 늘리라는 피드백을 받아봤자 시험장에 가면 막상 긴장해서 잘 안 됩니다. 실제로 같이 스터디 했던 선배 중에 한 분은 왼손잡이셨는데, 왼손으로 필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등을 조금 보이게 돼서 열심히 습관을 고쳐 오른손 필기를 준비해갔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험장에 가자마자 긴장해서 바로 왼손으로 필기를 시작해버려서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고 합니다. 이번에 스터디할때는 그냥 왼손 필기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계속 드리는 말씀이 사소한 걸 신경 쓰기보다 자신의 강점을 크게 살리라는 것입니다. 시험장에 가면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더 자연스럽게 나오며, 자신감 넘쳐 보이기에 좋기 때문입니다.
대신 현직에 계신 선생님들의 피드백을 들을 때는 다음 부분들을 꼭 여쭤보길 바랍니다. 2차 시험장의 분위기, 시험장에서 했던 실수와 어떻게 대처했는지, 2차가 끝나고 나니 아쉬웠던 점, 본인이 왜 붙었다고 생각하는지(강점)와 같은 부분들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시험장 현장에서는 미처 생각지 못한 다양한 상황들이 펼쳐질 수 있기에 해당 부분들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추가적으로 현장 관련 이야기를 들어도 좋을 것같아요. 동기부여도 되고, 현장 상황을 고려하게 된다면 더 자연스러운 수업이 가능해집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피드백도 꽤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김쌤과 구쌤이 해주셨던 타 스터디원 피드백에서 발문과 학생 답변에 대한 피드백, 활동 부분에 대한 도움을 크게 얻었습니다.
발문같은 경우는 보통 확산적 발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는데,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예외 상황을 만들어가면 좋다는 피드백을 들었습니다. 그를 반영해본다면 제가 생각해낸 확산적 발문의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임시정부를 구성할 때 왜 그 소재지를 상해로 했을까? 라는 질문은 학생들의 답변이 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확산적이기보다는 수렴적 질문이기도 하고요. 우선 상해라는 지역은 왜 독립운동하기에 좋았을까? 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 뒤, 그럼 내가 만약 그 시대 임정 일원이었다면 임정 소재지를 어디로 했을까?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게 됐다면 어땠을까? 등의 질문을 통해 다양한 답변을 들으면 훨씬 수업이 풍부해집니다. 이를 통해 다시 상해의 장점으로 돌아와 그 시대 독립운동가들의 결정을 되짚어 보아도 좋습니다. 시간이 20분밖에 안 되니 이런 질문을 많이 하지 않으려고 하셔도 됩니다. 한 두 개면 충분해요.
학생 답변에 대한 피드백ㆍ강화는 저도 조금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올해처럼 조건이 간단하게 나오면 이 부분이 다양할수록 시간 채우기도 좋고 현장감 있는 수업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 답변에 대해 ‘굿~’ ‘좋아요.’ 와 같은 강화는 안 하느니만 못합니다. 사료를 잘 분석한 친구를 두고 ‘잘 추론해냈네요.’ 도 많이 식상하다는 김쌤의 피드백을 들었습니다. 대신 ‘역사가처럼 사료를 탐구했네요.’ ‘탐정처럼 단서를 찾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네요.’ 등의 강화 멘트를 수업 시작ㆍ중간ㆍ끝부분, 수렴확산질문ㆍ사료분석ㆍ활동참여ㆍ예상질문 등 상황을 설정하여 준비해놓으면 어떤 조건이 나와도 활용하기 좋습니다. 예시로 수업 말미에 질문을 던지는 학생에게는 ‘수업을 끝까지 집중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라던가, 학생에게서 예상되는 질문을 제시하라는 조건을 활용할 때 ‘00이처럼 호기심 가득한 친구들 덕분에 역사 수업이 더 풍부해지는 것 같아요.’ 등이 있습니다.
활동부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강의식 수업을 구성하기 전, 활동 자료를 먼저 보면 강의식 수업 구성에 깊이와 수업 연결성이 배가 됩니다. 예를 들어 이번 기출처럼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나누는 활동이 제시됐다면, 강의식 수업 도중에 해당 사료를 다룰 때 학생들에게 이것이 과연 그 당시 동아시아 3국의 국민이라면 반겼겠는가 등의 질문을 던져 활동과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스터디원들이 하는 피드백도 같이 듣다 보니 헤맸던 부분이나 우리 스터디에서 미처 놓치고 있던 부분들도 확인하면서 점점 더 제 수업을 완성 시킬 수 있었으니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수업실연, 면접 팁
앞부분과 내용이 조금 겹칠 수도 있겠지만 빠진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수업의 강점이라 한다면 자주 들었던 피드백이 강의식 설명 부분의 흐름이 자연스럽다는 말이었습니다. 저는 1차 공부를 할 때도 사건 간의 인과관계나 배경 부분을 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아마 이런 부분이 내용 설명에 있어서 내러티브식 수업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말 딱딱하고 어렵거나 설명해야할 것이 너무 많은 근현대사 부분은 특히 이런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수업이 좋습니다. 중간중간 시대적인, 확산적인 발문을 던지기도 좋고요. 핵심 인물 중심으로 사건을 쭉 설명해나가도 좋습니다. (419-이승만)
확산적 발문에 대해서는 바로 위에서 많은 말을 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사료 분석도 잘한다는 피드백을 들었는데요. 사료 분석에서는 우선 출처 확인입니다. 출처가 작년 기출처럼 어렵고 낯설 수도 있지만 또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유명 사료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사료는 누가 어떠한 목적에서 작성했을까요? 라는 질문을 가볍게 던져도 좋고요. 학생들이 추론하기 어렵다면 미리 제시해서 간단한 사료의 작성 연대부터 설명해가면 좋습니다. 사료는 특히 질문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파트라 준비를 철저히 하셔야 합니다. 또 출처를 확인했다면 구체적인 내용을 분석에 들어가야 합니다. 조약문 같은 경우는 각 조약문의 의도나 목적을 물어봐도 좋고요, 일기나 문학 자료 혹은 당시 시대상을 표현한 사료 같은 경우는 키워드 찾기부터 이에 대한 추가적인 질문을 통해 사료의 핵심 주장을 좁혀나가면 좋습니다. 키워드 형광펜 같은 걸 많이들 활용하십니다. 마지막으로 확산적 발문입니다. 해당 시대의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 사료를 읽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등의 질문을 통해 해당 사료와 비교하거나 반대되는 관점을 제시하면 좋습니다. 이렇게 세 단계를 걸쳐 사료를 분석한다면 충분히 좋은 역사 수업이라는 인상을 남기실 수 있을 겁니다.
사료 외에 저의 강점이라면 바로 판서입니다. 저는 판서도 체계적이고 깔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요. 대부분 배경, 특징, 결과, 한계를 판서하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아예 구상할 때부터 딱 구상을 해놓고 들어가면 판서할 때 당황하지도 않으며 내용 설명에 큰 도움이 됩니다. 글씨체는 못 알아볼 정도만 아니면, 특히 전라도 지방은 크게 상관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활동 중 학생들의 답변이 다양하다는 피드백을 들었습니다. 이는 창의적인 부분이라 단기간에 늘기 어렵겠지만, 저는 활동은 제가 강의식에서 미쳐 뽐내지 못했던 저의 내용 지식을 더 보여주는 시간이라 생각해서 최대한 많은 답변을, 다양하게 제시하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혁명을 알리는 sns활동이라면 단순히 그 당시 미국인의 입장에서 작성되어도 괜찮지만, 그들을 도와주는 외국인의 입장에서 홍보를 해도 됩니다. 이를 통해 미국 혁명을 둘러싼 주변국들의 정세를 다시 한 번 설명해도 좋습니다. 또 역사 동아리에 있는 현대 학생으로서 미국 혁명을 알리는 캠페인을 한다는 가정으로 추가적인 답변을 생각해도 좋습니다. 이러면 학생들의 삶과 연관된 답변이 가능합니다. 활동 예상 질문이나 순회지도도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쉽습니다. 해시태그 몇 개 해야 하나요, 그림을 꼭 잘 그려야하나요, 사진 그냥 인터넷 다운 받아도 되냐요, 제시된 사료에 한자 뜻을 모르겠어요 등 그들이 할 법한 예상 질문들도 많이 생각해본다면 활동 시간이 더욱 풍부해질 것입니다.
면접 팁은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비슷합니다. 최대한 논리적으로 뻔뻔하게 ‘내가 이 분야 전문가다!’는 마음가짐으로 말씀하시면 됩니다. 정해진 답은 없고 조금 핀트가 어긋난 답변이라도 이유를 잘 덧붙인다면 그럴싸해질 겁니다. 대신 지문에서 의도하는 바를 놓치시면 안 됩니다. 구상지를 받자마자 다음과 같이 하시면 됩니다. 예를 든다면 보통 1번에 학생들의 문제상황을 다루는 문제가 나옵니다. 이때 학생들이 어떤 부분에서 문제를 겪고 있는지 그 해당 부분에만 밑줄을 긋고 옆에 문제상황을 짧게 한 구절로 적고 발생 원인 길게 적습니다. 해결 방안은 제시문 아래 빈칸에 학생 이름에 작대기를 그어 적으면 보기 좋습니다. 면접실에 들어가서 문제 상황 구절을 먼저 두괄식으로 언급-> 밑줄 그은 제시문을 언급하기-> 발생 원인-> 해결 방안 제시한다면 논리적으로 들릴 것입니다.
-실제 시험장 분위기와 문제상황 대처
실제 시험장은 정말 긴장됩니다. 그리고 다녀오면 진이 다 빠지고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끝까지 힘 내셔야 합니다. 저는 본가인 광주에서 2차 시험장인 목포가 1시간 거리라 부모님 차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이틀 동안 눈이 너무 많이 왔습니다. 8시반 부터 입실인데 거의 5시 반에 나갔던 것 같아요. 그래도 겨우 8시에 도착했습니다. 기상 상황이 어쩔지 모르니 적어도 첫날인 실연 날에는 미리 전날에 숙소 구하고 근처에서 숙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면접 날은 그나마 긴장이 풀려서 괜찮은데, 실연 날은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눈이 오면 고속도로도 밀리니 꼭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시험장에 들어가면 모두 조용히 앉아 공부중입니다. 복도에도 감독관 선생님, 교실 내부에도 감독관 선생님이 계십니다. 혹시 화장실에 가고싶거나, 궁금한 점이 있다 하면 언제든지 여쭤보세요. 저는 실제로 구상실에 수험표와 신분증을 두고 나와서 어쩌야하나 싶었는데, 구상실 감독관님께 말씀드려서 전달 받았습니다. 둘째날에는 실연하러 가는데 대기실에 텀블러를 두고왔더라고요(...) 이 또한 복도 감독관 선생님께 말씀드려 제 실연장 앞에 가져다 두기로 하셨습니다. 긴장돼서 그런지 실수가 많았는데요, 당황하지 마시고 주변 분들께 부탁드리면 되니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구상실에서 처음 실연 구상지를 받았을 때는 낭떠러지에 몰린 기분이었습니다. 한 번도 수업해보지 않은 동아시아사 2차대전 전후처리 과정이 나오니 너무 멘붕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것이라고는 일본이 주권을 잃었다가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으로 다시 회복했다는 것, 그 외에 그 당시 한국과 중국 상황은(이 부분은 공부를 깊게 해서 구체적인 내용을 알았습니다) 마찬가지로 공산화될 뻔했거나 공산화했다는 것뿐이었습니다. 특히 (가)사료는 평화현법 이었는데 제가 일본사를 거의 공부하지 않아서 해당 사료를 분석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정확히 주권 회복 전인지 후인지도 제정 시기를 모르겠더라고요. 하지만 침착하게 자료 제시 순서로 추론을 했습니다. 평화 헌법이 자료(가)로 먼저 제시가 됐고,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문이 자료(다)였기에, 그럼 평화헌법이 그 전인 주권 침탈 시기의 사료이겠거니 하고 밀고 나갔습니다. 내용에서도 해당 부분이 충분히 담겨있어서 추론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감점은 1조 분석을 주권재민이 아닌 입헌군주제의 형식적 유지라 해서 당했거나 일본국이라는 명칭을 굳이 언급하지 않았던 점에서 된 것같습니다. 또 GHQ 명칭이 아닌 한국사와 같은 미군정의 명칭을 사용해 판서했던 점에서도 감점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런 부족한 부분은 제가 원래 잘하던 확산적 발문이라던지, 사료의 출처와 의도 분석을 밀고 나가며 보완했습니다. ‘평화헌법에 대한 일본국민들의 감정은 어떠했을까?’라는 질문에 ‘부당하다’, ‘전쟁책임자이기에 받아들였다’는 등 학생들의 상반되는 답변을 유도했습니다. 또 ‘평화’라는 헌법의 명칭에 초점을 맞춰서 국제사회의 전쟁 재발 방지에 대한 노력이 담긴 것임을 언급했습니다. 이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해당 조약을 이끌었던 미국의 의도를 당시 정세 상황과 연관 짓는 질문을 던졌으며, 이를 바라보는 중국인과 한국인의 반응에 대해 확산적 발문을 던졌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료의 의도와 상반되는 답변을 이끌어냈으며 활동과 연계지어 수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모르는 주제가 나오더라도 뻔뻔하게 아는 척을 하자, 그리고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확실하게 보여주자는 마음가짐만 있다면 충분히 좋은 점수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면접에서 당황했던 점은 바로 요구 답변 가짓수가 지나치게 적고, 각 문항 끝에 생각도 못한 ‘2분 내외로 답하시오’라는 조건 두 가지 때문이었습니다. 가짓수가 적으면 답변 시간도 훨씬 줄게 되는데 1번 문제 답변을 마치고 나니 1분 30초가량밖에 지나있지 않았습니다. 이에 2번에 들어 갈 때는 말의 속도를 늦추고 제시문을 여러번 언급하려 했습니다. 2분 내외 답변하라는 조건은 어차피 ‘내외’니까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3번까지 답변을 하고 즉답형에 들어가기 전 남은 시간은 약 5분대였습니다. 즉답형을 확인해보니 또 질문도 두 개뿐이고 요구 답변 가짓수도 총 3가지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유를 가지고 제시문을 분석하고 차분하게 각 답변에 대한 이유까지 생각한 뒤에 답변을 했습니다. 시간을 최대한 다 쓰려고 노력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구상형까지 답변을 마친 뒤에도 2분 40초 가량이 남았음에도 감점이 없었습니다. 면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제시문의 의도 파악과 답변의 논리성입니다. 만약 시간이 많이 남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그때그때 말의 속도나 답변 방식을 바꿔나가면 됩니다. 또 앞에서 말씀드린 시책 활용방안처럼 시책을 다 외우기보단 대표적이고 외우기 쉬운 예시 몇 개만 외워가시면 좋습니다.
- 아쉬웠던 점과 추천드리는 점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더 많은 주제를 직접 실연해보고 연습하지 못한 게 아쉬웠습니다. 특히 지도안을 쓰지 않는 지역이라면 다른 응시생들도 다양한 주제를 공부할 시간이 충분했을 겁니다. 여기서 밀리지 않도록 모든 주제를 집에서라도 혼자 수업해보는걸 추천 드립니다. 또 1월에는 오랜기간 달려온 터라 심적으로 많이 지치는 기간입니다. 차라리 12월에 스터디 일정을 하루 수업 2번으로 짰다면 1월에 덜 피곤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시험장에서 아쉬웠던 점은 이번 실연의 마지막 조건인 정리 부분을 완벽하게 하지 못한 점입니다. 제시된 자료 내용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해서 구상한 글씨를 흘려서 하나의 문장으로 필기하지 못했더니, 막상 실연실에 들어가서 많이 버벅댔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정리 부분 들어갈 때 시간이 2분 아래로 떨어지고 있어서 많이 긴장되기도 했고요. 그래도 어떻게든 시간 안에 끝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시간이 넘어가면 큰 감점을 주는 교육청도 있다고 들었으니 마지막 부분은 수업의 완성도보다 시간을 지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되, 구상 시에 확실히 수업의 끝마무리 부분까지 구상하고 실연실 들어가시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VI. 마무리
두서없이 쓴 글이지만 읽으시는 분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먼 길 이끌어주신 김태규 선생님과 구영모 선생님, 힘든 시기 잘 견뎌낼 수 있도록 이끌어준 스터디원들, 시험공부 하도록 지원해주신 부모님, 같이 지내는 동안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동생까지 고마운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이분들이 없었더라면 합격생인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주변 사람들의 도움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며 시험 준비 잘해나가시길 바랍니다.
혹시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글 밑에 댓글 남겨주세요. 여력이 닿는 대로 답변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안녕하세요~ 수기 작성한 배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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