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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이야기 스크랩 076_한국의 美 | 장승_조상들의 해학의 미
우보만리 추천 0 조회 70 13.02.18 10:1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100806 위대한 문화유산 .

076_한국의 美 | 장승_조상들의 해학의 미

우리가 그린 우리의 모습

 

장승은 우리 조상들의 미의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민속물 중 하나입니다.

 

 

우리 민속물 가운데 장승은 여전히 적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장승은 이전에는 마을 어귀에서 마을을 보호하는 수호신 역할을 했는데 지금은 기념품 가게에서 많이 팔리는 민속물이 되었습니다. 또 전국 곳곳에는 장승 공원이라고 해서 장승을 전시하고 있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가 장승을 아직도 그리워하는 것은 그 모습이 우리 민중의 모습과 닮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장승의 독특한 얼굴

장승은 어떻게 보면 익살스럽고, 또 어떻게 보면 괴기스럽고 근엄해서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합니다. 남쪽 지방의 장승은 툭 불거진 퉁방울 눈과 주먹코가 인상적이며, 또 지금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어떤 때는 송곳니나 앞니가 삐져나와 있는 것도 있습니다. 이 모습이야말로 방금 언급한 장승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모습에서 우리는 바로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니 이게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장승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습니다. 고대에 있었던 성기 숭배 사상이나 솟대, 선돌(입석, 立石)에서 나왔다는 등의 설이 있는데 확실한 것은 잘 모릅니다. 다만 신석기나 청동기 시대부터 있어온 원시신앙적 조형물로 보는 게 통설입니다. 그리고 장승의 형태는 선사 시대부터 한국인들이 갖고 있던 여러 가지 수호신의 이미지가 복합적으로 혼합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 장승의 얼굴에서 보이는 이미지들은 우리의 토속적인 탈이나 도깨비 혹은 불교에 있는 상들의 얼굴에서 따온 것이라는 겁니다.

 

 

과장된 코와 송곳니가 인상적인 장승.

 

 

옛이야기, 판소리 등 우리의 풍속 속에 자주 등장하는 장승

장승은 지역마다 이름이 좀 다릅니다.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그것을 다 볼 수는 없고 몇 가지만 살펴 보자면, 벅수, 돌미륵, 당산 할아버지(할머니), 돌하르방 등이 있습니다. 이 이름들을 보면 대부분 토속적이지만 미륵처럼 불교적인 것도 있습니다. 옛날이야기에도 장승이 곧잘 등장합니다. 정조가 화성(지금의 수원)으로 가는 능행길을 지켰다는 장승백이의 장승이 아마 제일 유명할 겁니다. 지금도 노량진에 가면 장승백이라는 지명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팔도장승의 우두머리가 세워져 있었는데 이 장승은 옛 판소리 중에 하나였던 가루지기타령(혹은 변강쇠타령)에 나옵니다. 옹녀의 단짝이었던 변강쇠가 지리산에 땔감을 하러 갔다가 힘드니까 장승을 패가지고 와 불태워 버리고 맙니다. 이 소식을 들은 노량진 장승백이 장승이 팔도 장승들을 죄다 불러다 변강쇠를 벌해 몹쓸 병으로 죽게 합니다. 이처럼 장승은 우리의 풍속 속에서 서민들과 아주 가깝게 지냈습니다.

 

 

불교적 색채가 드러나는 돌미륵.

 

 

장승의 역할과 기능

그럼 왜 이런 장승을 세운 것일까요? 가장 흔한 목적은 마을이나 지역간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러한 예로서 지금 남아 있는 것은 남원 실상사에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찰의 경계를 표시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좀 사납습니다. 이런 장승 말고 이정표 역할을 하는 장승도 있었습니다. 이 같은 장승에는 어느 지역까지 얼마나 먼지를 밝혀 놓습니다. 이에 비해 우리가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장승은 마을 어귀에 있는 장승입니다. 이 장승이 하는 역할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마을을 수호하는 것입니다. 지금 들으면 치졸한 생각이라 하겠지만 최근까지도 장승이 마을을 보호한다는 믿음은 확고한 민간신앙이었습니다. 십수 년 전에 어떤 시골 마을 분들이 도난 당한 장승을 찾아달라고 서울에 온 적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신문 기사화 되었는데 그분들은 만일 장승을 찾지 못하면 마을에 나쁜 일이 생기니 꼭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었죠.

 

 

민간신앙을 반영한 장승 문화

흔히 마을 어귀에 세우는 장승은 ‘천하대장군’이다 ‘지하여장군’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데 반드시 남녀 쌍으로 마주보게 세웁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남자 상은 관모를 쓰고 있는 것에 비해 여자 상은 그런 게 없습니다. 이런 장승은 주로 마을 어귀에 있는 솟대 옆에 세우는데 이곳에는 보통 마을을 지키는 신목이 있었습니다. 이런 곳을 서낭당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마을굿을 할 때가 되면 여기에 금줄을 치고 깨끗한 황토를 깝니다. 그리고 여기서 먼저 제사를 지내고 마을굿을 시작하게 되지요. 장승제를 할 때에도 이곳은 신앙의 대상이 됩니다. 돌로 만든 장승이야 바꿀 필요 없지만 나무로 만든 것은 오래되면 부패하기 때문에 몇 년에 한 번씩은 갈아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하는 게 장승제입니다. 이때 장승을 한 번에 다 교체하는 것은 아닙니다. 새 것을 세우면서 아주 오래된 것은 치우고 아직 괜찮은 것은 그대로 놓아둡니다. 그래서 서낭당을 보면 장승이 여러 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무로 된 장승.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이라고 씌어져있다. <출처: Wikipedia>

 

 

지역에 따른 얼굴 특징

장승의 재료를 보면 보통 나무와 돌로 되어 있는데 이 둘 사이에 재미있는 점이 발견되지 않나요? 우선 지역적으로 다르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나무로 된 장승은 경기나 충청 지방에 주로 분포된 반면 돌장승은 호남, 영남, 제주 지방에 많이 있다고 합니다. 이것을 북방형과 남방형의 얼굴로 푼 학자가 있어 주목됩니다. 얼굴 연구에 관한 한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조용진 교수에 따르면 나무 장승은 북방형 얼굴인 반면 돌장승은 남방형 얼굴이라고 합니다. 이 얼굴들의 특징을 아주 간단하게 보면, 북방형은 얼굴이 길고 눈이 찢어져 있으며 코가 길기 때문에 옆으로 퍼져 있지 않습니다. 반면 남방형은 얼굴이나 눈이 둥글둥글하고 코는 약간 옆으로 퍼져 있습니다. 한국에는 북방형 얼굴이 많은데 남방형 얼굴은 동남아인들의 얼굴을 생각하면 됩니다. 이렇게 보면 북방형 얼굴은 나무 장승을 닮았고 남방형의 그것은 돌장승과 닮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문화가 북방 문화와 남방 문화가 섞여 형성됐다는 것은 여러 모로 밝혀진 바 있습니다. 어떤 의사가 한국인들의 DNA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들에게는 남방계 염색체가 20~30% 정도 있다고 하니 더욱 그러하다 하겠습니다. 한반도 남쪽으로 갈수록 남방 문화의 영향이 많이 보이는데 그것은 지리적으로 남쪽과 가까운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제주도의 돌장승은 딱 맞는 예입니다. 고고학의 권위자인 김병모 교수에 따르면 제주도의 돌하루방과 비슷하게 생긴 돌장승들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도 발견된다고 하니 그렇다는 것입니다. 특히 가슴에 두 손을 놓은 모습은 양자가 꼭 닮았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얼굴도 동남아인을 닮았으니 영락없는 남쪽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미의식이 담겨있는 장승

지금 남아 있는 대부분의 장승, 특히 돌장승은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것이고 당시의 한국인들이 지니고 있던 미의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특히 원형이 훼손되지 않은 돌장승에서 우리는 그런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유분방하기 그지없고 해학이 넘치는 모습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싶은 분은 인사동 입구나 민속박물관 뜰에 가면 됩니다. 인사동 것은 나주에 있는 불회사 장승을 모방해 만든 것인데 놓인 위치가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 장승은 남녀가 서로 마주보고 있어야 하는데 여기 것은 그냥 나란히 붙여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민속박물관 뜰에는 여러 지방의 장승들이 전시되어 있어 장승의 미학을 알기에 딱 좋습니다. 박물관도 무료이니 한번 둘러보면 아주 좋은 답사가 될 겁니다.

 

 

나주 불회사에 위치한 돌장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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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그림  최준식 _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교수

서강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템플대학에서 종교학을 전공하였다. 한국문화와 인간의식 발달에 관심이 많으며 대표저서로는 [한국인에게 문화는 있는가], [한국의 종교, 문화로 읽는다] 등이 있다.

 

 

 

 

100806 위대한 문화유산

076_한국의 美 | 장승_조상들의 해학의 미

우리가 그린 우리의 모습

옮김_seorabeol_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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