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정의를 포용하지만 정의는 사랑을 포용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사랑이 없는 정의는 진리가 아닙니다. 진리는 사랑입니다.”
충북 음성 ‘꽃동네’의 오웅진 신부. 아직도 상당수 사람이 정부 지원금과 시민의 기부금을 횡령한 ‘문제 신부’로 알고 있습니다. 오 신부는 한 광산회사의 개발을 막으려다가 송사에 휩싸였고 업무상 횡령,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8년 송사 끝에 무죄로 판결이 났지만 오 신부도, 꽃동네도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언론들이 송사를 대서특필하다가, 진작 대법원의 무죄 확정 판결이 나오자 단신으로 처리했을 때 오 신부의 심정 충분히 예상할 수 있겠지요? 방송국 간부 출신의 한 자원봉사자가 “광산회사를 무고죄로 고발하면 언론에 보도되고 명예를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다”고 건의하자 “신부가 어떻게 사람을 고발할 수 있느냐”며 ‘사랑과 정의’에 대해서 위와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제가 언론사에 입사한지 20년이 지나면서 얻은 결론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자도 정의감뿐 아니라 사랑이 푼푼해야 훌륭한 기사를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언론뿐 아닙니다. 모든 분야에서 사랑은 사막에서 탐스러운 과실이 열리게 만들 것으로 믿습니다.
마침 1976년 오늘은 오웅진 신부가 ‘꽃동네’를 설립한 날입니다. 오 신부는 사제 서품을 받고 첫 임지의 성당마당에서 우연히 절룩거리며 지나는 거지를 보고 무심코 따라나섭니다. 동냥을 마친 거지가 산모퉁이의 가마니 천막 속으로 들어가자 오 신부는 호기심에서 가마니를 열어봅니다. 그리고 큰 충격을 받습니다.
그곳은 바로 지상의 천국이었습니다. 노인이 자기보다 거동이 불편한 거지 18명에게 힘들게 동냥해 온 음식을 먹이고 있었습니다. 그 노인이 바로 ‘품바’ 최귀동 옹입니다. 그는 일제징용을 다녀와서 폐렴에 걸려 폐인생활을 하다가 자신보다 더 궁핍한 거지들을 위해 수 십 년 동냥을 다닌 '성인'이었습니다.
오 신부는 곧바로 시멘트 벽돌로 ‘사랑의 집’을 지어 이들 걸인들을 수용했습니다. 오 신부가 최 할아버지의 뜻을 물려받아 꽃동네를 출범시킨 셈이지요. 사랑이 사랑을 부른 것이라고나 할까요?
오늘은 오 신부가 말한 ‘정의와 사랑’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사랑은 참 묘한 힘을 가졌습니다. 사랑에 대해서 생각하기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그 따뜻함은 나누면 더욱 더 따뜻해집니다. 가능하다면 어떤 식으로든 사랑을 베풀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사랑의 날에!
첫댓글 아무도없네요 아무도글을달라줄사람들이없는듯 무심하게다녀갑니다
가슴 뭉클하네요 거지 할아버지도 오 신부님도 훌륭하고 고귀한분들이시군요
그런데 누가 그렇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 했는지 곱게 못살것 입니다
오신부님은 그래도 그분을 축복을 빌어줬겠지요
아하~ 내용이 그런것이었군여~
무죄선고가 내린것도 몰랐고...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이들의 말에 귀귀울이지 말아야 겠어요
자칫 함께 죄를 지을수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