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_인문*문학이론*문학비평 ■360쪽 ■신국판
■발행일_2021년 5월 18일 ■값_17,000원
■ISBN 979-11-89213-18-3 (93800)
16명의 평론가, 작가, 시인들이 박범신 문학을 이야기한다.
세상에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있다. 작가 박범신이 그렇다. 지난 50년 동안 그는 매년 한 편 이상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책으로 펴냈다. 눈물 나는 이야기, 황당한 이야기, 아픈 이야기, 은밀한 이야기……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결코 가볍거나 경박하지 않으며, 그가 우리가 지나온 시대의 서사를 눈앞에 펼쳐놓은 것처럼 선연하다. 그의 “이야기 길은 땅바닥에 몸을 붙이고 뱀처럼 기어 만든 진짜 이야기”(소설 『유리』 중에서)이기 때문이다.
그는 매번 작가로서의 현재를 부정하고 갱신하며 새로운 이야기의 길을 만들어 왔다. 그러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정갈하고 때로는 감각적이며 화려한 문체”와 “촘촘하고 단단한 서사”(송준호-문예창작과 교수)로 새로운 이야기를 개척해 왔다.
“천부적인 이야기꾼인 작가 박범신이 50년 동안 온몸으로 묵묵히 기어”(구수경_문학평론가) 만들어온 이야기 길을 16명의 문학 연구자와 후배 문인들이 심층 분석하여 박범신 서사의 지형도를 그려냈다.
류보선, 박철화, 김미현 등의 문학평론가와 백가흠, 정유정, 임승훈 등의 후배 문인들이 작품론과 작가론을 통해 박범신의 작품세계를 탐험한다.
지 은 이
■구수경 (전 건양대학교 교수, 문학평론가) ■권 온 (문학평론가)
■김경화 (충북대학교 유럽문화연구소 연구원) ■김미현 (이화여대교수, 문학평론가)
■남진우 (시인, 문학평론가) ■류보선 (군산대학교 교수, 문학평론가)
■박철화 (문학평론가) ■송준호 (우석대학교 교수)
■이평전 (서원대학교 교수) ■정은경 (중앙대학교 교수, 문학평론가)
■허병식 (문학평론가) ■백가흠 (소설가, 계명대학교 교수)
■윤은경 (시인, 문학박사) ■이재훈 (건양대학교 교수, 시인)
■정유정 (소설가) ■임승훈 (소설가)
■ 박아르마 (건양대학교 교수, 박범신 문학콘텐츠연구소 소장) 엮음
차 례
-책머리에
제1부- 박범신 소설 연구
▪이상적인 공동체를 탐색하는 맨발의 서사—장편소설 『유리』를 중심으로_구수경
▪2000년 이후 박범신 문학의 현재성—장편소설 『주름』을 중심으로_권온
▪노년과 청춘의 은교(隱交)—박범신의 『은교』에 이르는 사다리_김경화
▪문학 그 높고도 깊은_김미현
▪성찰적 자아와 회귀의 서사,—『흰소가 끄는 수레』의 한 읽기_남진우
▪‘출세하지 못한 촌놈들’의 분노와 죄의식—박범신 초기소설의 특이성_류보선
▪낭만적 자아의 현실적 서사_박철화
▪청년 작가의 문학적 자궁 혹은 상상력의 원천—초기 중편소설 『시진읍』을 중심으로_송준호
▪박범신 소설에 나타난 유토피아적 욕망과 실천의 의미 연구_이평전
▪낭만주의의 한 맥락 — 박범신 문학론_정은경
▪지도의 길 — 박범신의 『고산자』에 대하여_허병식
제2부- 작가가 읽은 박범신
▪그, 삶이 소설이 되는_백가흠
▪박범신의 『은교』에 나타난 예술가 의식과 에로티즘_윤은경
▪청년 작가 박범신 문학의 현재성_이재훈
▪당신이 요즘 소설을 읽어도 읽어도 갈증을 느낀다면_임승훈
▪『은교』, 낯설면서 낯익은 욕망의 세계_정유정
책 속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이가 없어 귓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세상 속으로 전하기 위해, 천부적인 이야기꾼으로서 뱀처럼 이야기의 길을 묵묵히 기어가는 그의 뒷모습이 그려진다. -구수경/문학평론가
그의 낭만적 자아가 빚어내는 서사의 혁명성은 무엇보다 언어의 젊음에 있다. 그에게는 올라야 하고, 가 닿아야 하며, 마침내 하나로 합일되어야 하는 부재하는 충만(充滿)의 꿈이 있다. -박철화/문학평론가
이 작가는 ‘왜 쓸 수 없는가’라는 문제조차 소설이 되고, ‘왜 계속 쓰고 있는가’가 삶의 이유가 되는 천형(天刑)의 작가이다. -김미현/문학평론가
작가를 천형으로 여기며 그 자리를 올곧게 걸어가는 고투가 여기저기 핏자국처럼 맺혀 있다. -이재훈/시인
문체는 군더더기 없이 정갈하다. 때로는 감각적이고 화려하다. 서사 구성은 촘촘하고 단단하다. 부조리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원초적 욕망을 세밀화처럼 그려낸다. 인간의 쓸쓸한 내면을 천착하는 가운데 본연의 순수를 갈망한다. -송준호/교수
『은교』는 완벽한 서사구조를 가진, 창작자에게는 교본과도 같은 작품이다. -정유정/소설가
선생은 적막하고, 깜깜하고, 고독한 또 다른 산길을 걷고 있었다. 동행도 없고, 동반도 없고, 앞서는 이도 없는 길을. -백가흠/소설가
박범신은 문학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문학순정주의’라 부른다. 그것을 증명하듯 데뷔 후 40여 년간 매년 한 편 이상의 소설을 출간하면서 작가로서의 본분을 올곧게 지켜가고 있다. 그는 독자가 읽어주는 소설을 써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작가로서 끊임없이 자기변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득적으로 감지하고 있는 작가다. 그래서 그의 작품 세계는 특정한 사조와 유형에 가두기가 어렵다. -구수경/문학평론가
2000년 이후 박범신은 『촐라체』와 『고산자』 등을 통해 ‘인간 의지’와 같은 관념적 주제를 넘어 『은교』에서 사랑의 문제를 본격적인 사유의 장에 올려놓는다. 『은교』에서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기폭제가 된 이적요의 유서에 적힌 “아, 나는 한은교를 사랑했다.”라는 진술은 작가의 사랑 실천에 대한 유토피아적 욕망을 보여준다. 그것은 축소된 개인에서 폭발하는 대중으로의 전환 시점에서 온전한 주체로서의 개인을 지켜내기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 -이평전/교수
박범신은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래, 매해 장편 1권 이상을 출간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보여 왔으며, “끊임없는 ‘자기변혁’을 통해 지속적으로 작품 세계의 변화를 추구”해 온 작가다. 이런 왕성한 활동의 결과 ‘베스트셀러 작가’, ‘대중적인 인기 작가’라는 세평을 얻었지만, 이후, 그는 3년여의 절필을 거치면서 작가로서의 고뇌와 자기성찰의 진정성 있는 복원을 치열하게 천착했다. -윤은경/시인
박범신의 『흰소가 끄는 수레』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큰 울림을 주는 작품이었다. 그는 마치 청년 시인들에게서나 느낄 수 있는 문학적 광기를 내재하고 있었다. 자전적 연작이라는 형식을 띄고 있지만 그 내용은 한 작가의 개별적 세계라기보다는 보편적 세계로 확장되는 영역을 구축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절필의 고통을 딛고 쓴 작품이며, 문학의 본질과 정면으로 응시한 처절한 문장들이 내게 각인되었다. 박범신에게 왜 ‘청년 작가’라는 레테르가 그림자처럼 따라붙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재훈/시인
작가는 소설의 서두에 독자를 홀릴 강력한 미끼를 걸어둡니다. 흔히들 ‘훅(Hook)’이라고 하죠. 이적요는 프롤로그에서 훅의 정석을 보여줍니다. 일흔 살 노시인인 그는 자신이 죽었다고 말합니다. 이어 열일곱 살 처녀, ‘은교를 사랑했다’고 선언합니다. 제자인 서지우를 죽였다고 고백합니다. ‘관능적이다’라는 독백으로 마무리합니다. 솜털이 바짝 서는 기분이 되면서, 뒷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왜? 어떻게? 그래서? 독자는 답을 찾기 위해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정유정/작가
출판사 서평
『문학 그 높고 깊은』은 작가 ‘박범신의 작품에 대한 평론과 논문을 엮어 만든 작가 연구서이다. 생존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평가는 유보적일 수밖에 없지만 1973년 등단 이후 50년 가까이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작가의 문학적 성과를 정리하여 학술 연구서로 출간하는 일은 한국문학 연구에도 바람직하며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다. 박범신이 길고 치열한 작품 활동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작품 연대기를 보유한 작가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따라서 그의 문학적 여정을 살피는 것은 우리 현대문학의 큰 지형 속에 한 좌표를 발견하는 일과도 상통한다
박범신의 문학적 연대기를 정리한다면 ‘문제 작가 시기’, ‘인기 작가 시기’, ‘절필과 작품 활동 재개기’, ‘갈망기’로 나눌 수 있고, 2011년 고향 논산으로 낙향한 이후인 ‘논산 시기’를 덧붙일 수 있다.
한국 문단의 원로로서 소설가로서 작가 박범신의 문학적 성과에 대한 평가는 평론가는 물론 독자 사이에서도 완전히 일치된 견해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인기 작가 시기’에 나온 작품은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음에도 이른바 대중성과 문학성 사이에서 논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박범신 작가는 절필과 자기 부정의 고뇌와 자기 변신의 과정을 거쳐 치열한 문학적 성찰의 과정을 거쳐 온 작가이다. 그에 대해 주목해야 해는 까닭은 그가 늘 작품을 쓰고 있고 2000년 이후 최근에 나온 소설에 이르기까지 세월이 흐르면서 문장은 더 단단해지고 사유는 더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한국문학은 물론 서구에서도 이른 나이에 대작을 내놓고 그것을 능가하는 작품을 쓰지 못하거나 일찌감치 작품 활동을 중단하고 과거의 명성에 기대어 살고 있는 작가를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그런 의미에서도 박범신 작가가 이룬 문학적 성과와 꾸준한 작품 활동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본다.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작품 활동을 해 왔고 수많은 비평과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는 만큼 현재의 시점에서 작가 박범신의 작품을 정리하거나 재조명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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