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茶 한잔 - 유창섭 ※ 숨가쁘게 달려 온 지난 일일랑 이제 귀 접어두고 차 한잔 하세나 찻잔을 내려 놓으니 모과 한 개 데굴데굴 굴러 와 모과는 서리를 맞아야 맛이 있다 하니 山이 제 먼저 알고 찻잔에 들어앉아 茶 한잔 부으라 하네 눈 어둡고, 귀 아득한 세월 앞에 두고 함께 온, 茶香에 젖은 벗이여 모과처럼 친구도, 함께 서리맞은 친구가 제일이라 하니 이 차 한잔에 짐 벗어 저 山에 주고 홀홀 마음만 짊어지고 가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