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하고 나하고 기타를 치면
시집간 딸의 어릴 때 모습이 보인다.
손잡고 걷던 서천 둑방길
봄이 오는 이맘때 쯤
인사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던 고사리 딸 아이
벌써 아이 둘을 낳고 셋째를 산더미처럼
배에 안고 팽긴같이 다닌다.
어렵고 힘들어도 큰 축복이다
이 봄 그 추운 겨울 지나 봄을 잉태하듯
인간의 씨앗도 그렇게 힘들게
세상을 살아 갈 예쁜 꽃들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이 되게
그리고 노랫말 같이 줄도 매어 놓자
기다려지는 봄만큼이나 생명의 꿈틀거림
땅 위를 저벅거리며
우리 옆에 오고 있는 것 같다
먼 산을 바라보며 기타줄을 조율한다.
그 날의 그 노래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