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 제53회 행정고시(토목직) 합격.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동 대학 석사 졸업
Ⅰ. 시작하며
안녕하십니까. 올해 행정고시 기술직(토목직)에 최종 합격한 이경호입니다. 2005년도에 합격한 선배(한휘진)가 쓴 합격수기를 보고 저도 합격하면 수기를 써보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주어져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97학번으로 대학원 석사과정(수공학 전공)을 마치고 05년도부터 공부를 시작하여 4년 동안 수험생활을 했습니다. 제 자신이 논리적인 사람이 못 되어 체계적으로 설명을 드리지 못하는 점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구체적인 공부 방법이나 ‘어떤 책을 보라’는 식의 이야기보다는 공부를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이나 경험을 통해 느끼고 깨달은 점 위주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Ⅱ. 4년간을 돌아보며
학교 선후배의 도움으로 어렵게 스터디를 구해 시작했던 초시생때의 공부는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학부공부를 게을리 했던 저는 단순한 역학문제의 처짐도 구하지 못하는 실력이었고, 매번 스터디를 준비할 때마다 독서실에서 자주 한숨을 쉬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포스트-잇도 많이 받았습니다. 하루 종일 스터디를 한 후에는 헛구역질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결국 기초 부족과 학습량 부족으로 2차 시험을 본 후 바로 떨어질 것을 알았고 시험 보고 한 달도 안 되어서 바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때 봤던 책들(크랜달 고체역학, 매트릭스 구조해석, E-GIS, 이송 토질역학)이 다음해에 실력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2차 응시생들이 이 시기에는 공부를 거의 하지 않는데 이때만큼 여유로운 마음으로 긴 호흡을 갖고 기초를 다지기 좋은 시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재시 때에는 새로 구성된 스터디원들과의 불화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실력 있는 사람과 공부하면서 도움을 받기 위해 스터디를 모았지만 결국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라는 것을 느꼈고, 마음에 맞는 사람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 좀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스터디를 조직했더라면 공부하는 과정도 즐거웠을 테고 결과도 좋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삼시 때에는 ‘갈 곳 없는 사람들’이라는 모토 아래 제가 아는 사람들 위주로 스터디를 구성했습니다. 맘 편히 공부하자는 생각이었고, 초시생이 많아 실력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는데 스터디원들은 성실성과 탄탄한 실력,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결국 08년 2명, 09년에는 3명이 2차에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면접 탈락의 고배를 마신 후 4시(09년)때에는 이때 모인 스터디원들의 도움을 받아 최종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Ⅲ. PSAT
연도 취득점수 합격선
06년도 77.50 71.25
07년도 75.83 61.66
08년도 65.83 60.00
09년도 75.00 63.33
저는 자료해석 영역이나 상황판단의 퀴즈문제를 좋아하는 편이었고, 언어영역이나 상황판단의 법문제 등은 눈에도 잘 안 들어오고 읽는 속도도 빠른 편이 못되었습니다. 07년도에는 자료해석을 92.5점을 받았는데 이때는 문제 전체를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이 고득점의 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08년도에는 자료해석이 65점으로 크게 하락했는데 이때는 전년도의 경험을 생각하여 무리하게 시험에 임한 것이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2차에 기대를 갖고 있다가 낙방 후 12월부터 08년도 시험을 준비했는데 충분한 워밍업 없이 바로 40문제를 풀었던 것이 전체적인 리듬을 안 좋게 하였습니다. 주변 사람에게서 자극을 받는 것은 좋지만 그로 인해 자신의 페이스를 놓치고 오버하게 되었던 것이 결국 안 좋은 결과를 낳았습니다. 마라톤에서도 자신의 페이스가 중요하듯이 공부도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PSAT는 스터디를 통해서 준비했으며 점수가 안정적으로 나와서 주로 신경을 쓴 것은 컨디션관리와 시험의 감을 유지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아침잠이 많은 저는 아침에 출석체크모임을 하였고, 10km 마라톤연습과 헬스장을 이용하여 체력을 다졌습니다. 과목별로 10분씩 시간이 늘어날 경우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한 체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학원 모의고사나 입법고시를 실제 시험이라고 생각하고 임했습니다. 시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키울 수 있고 성적을 잘 받아 자신감도 함께 얻을 수 있었습니다.
Ⅳ. 2차 시험
연도 응용역학 측량학 구조역학 토질역학 평균 합격선 비고
06년도 62.66 65.00 25.00 46.00 56.76 74.38 -
07년도 62.33 78.00 42.00 76.66 74.00 76.00 17~18등
08년도 95.66 75.66 47.33 75.66 84.09 80.95 5등
09년도 98.66 86.33 33.00 73.00 83.14 77.80 4등
1. 응용역학/구조역학
토목직은 역학을 잘하지 못하면 합격하기 어려운 시험이라는 데 동의하실 것입니다. 저는 고시를 시작할 때 부정정구조물의 처짐도 구하지 못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그만큼 암담한 상황이었고, 역학에 대한 부담감은 09년도 시험 때까지도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배성호 동영상 강의를 듣고 매트릭스 변위법 위주로 문제를 풀었으며 나중에는 주로 최소일과 매트릭스 변위법, 부정정 트러스의 경우는 가상일을 사용하였습니다.
시험장에서 역학시험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문제를 잘 읽자’입니다. 07년도에 응용역학 2번 문제의 EI값을 잘못 읽고 대입하여 틀린 뼈아픈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림만 보고 덤비면 안 됩니다. 역학문제가 길 경우, 저는 국어시험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만큼 문제를 잘 읽고 문제가 무엇을 원하고 어디까지 원하는가를 확실히 해두고 문제를 풀어야만 틀리지 않습니다.
둘째, ‘자신을 믿자’입니다. 2시간 동안 문제를 다 풀고 검토까지 완벽히 할 수 있다면 좋지만 시간이 여의치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자신을 믿고 확신하는 문제는 넘어가고 위화감이 드는 답부터 검토해 보아야 합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발휘되는 자심감과 결단력이 시험의 결과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추가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시험장에서는 평소 습관대로 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번해의 응용역학은 작년과 달리 답이 모두 맞더라도 과정에서 변별력을 많이 주었습니다. 역학문제는 답을 맞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문제를 푸는 과정이 매끄러워야 감점을 당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09년 1번 영향선 문제의 경우 저는 Muller-Breslau원리를 이용하여 간단히 영향선을 구하고, 이동하중을 4곳에 놓았을 때를 하나하나 비교하여 최대전단력 위치를 구했습니다. 시험 후 정정구조물에서 Muller-Breslau원리를 사용하는 것이 감점을 당할 것을 우려하였으나 감점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제가 영향선 문제가 나올 때를 대비하여 영향선의 정의와 Muller-Breslau원리의 의미 등을 어떻게 쓸지 미리 준비하였기 때문에 논리의 비약이나 건너뛴 과정 없이 답안을 작성했고, 이것이 채점자분들께 어필한 듯합니다. 또한 최대전단력 위치를 구하는 부분도 어떠한 사고의 과정을 거쳐서 정답에 이르렀다는 것을 하나하나 적었던 것이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교재로는 재료역학은 Timo 재료 4판을 주로 풀었고, Crandall 책과 Hibbler 정역학, 정환진 재료역학 등을 참고했습니다. 구조역학은 양창현 책, Matrix 구조해석, 배성호 sub, 정환진 GS, 한휘진 기술사 책, 카시말리 구조역학 등을 봤습니다. 그 외에도 Chopra 구조동역학, Logan 유한요소법도 공부했습니다. 한 가지 기본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풀어보고 다른 책들은 문제를 취사선택에서 풀어보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역학은 사람마다 푸는 방법이 다양하고 TI계산기의 사용법도 많이 다릅니다. 스터디를 통해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것이 바로 역학이었습니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고 있는 분들의 다양한 시각을 알 수 있었고, 기상천외한 문제들, 짧은 시간 안에 실수 없이 계산기를 사용하는 방법도 알 수 있었습니다.
2. 측량학
측량은 제가 제일 좋아하고 자신 있는 과목입니다. 초시 때부터 생각보다 점수를 잘 받았던 것이 자신감의 원인이 되었고, 수험기간 내내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측량을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고 그러다보니 싫어하는 분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는 측량의 방대한 분량과 복잡하고 이해가 어려운 수식들 때문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이번 시험에서도 묘유선 정의와 유도가 나와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는 묘유선 정의도 제대로 쓰지 못했고, 식유도도 X, Y 좌표만 하고 Z 좌표는 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제가 아는 묘유선에 관한 성질을 적었고, Z 좌표 유도도 지구가 지구타원체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항이 들어간다고 언급했습니다. 결과를 보면 묘유선에서 부분 점수를 많이 받고, 다른 문제에서 거의 감점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측량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이한 내용, 복잡한 수식을 모두 알면 더욱 좋겠지만 기본적인 정의를 제대로 알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이번에 토질, 측량 모두 8쪽 정도의 답안을 작성했습니다. 10쪽을 시간 안에 작성할 체력이 없었으며, 그만큼 많이 알지도 못했습니다. 따라서 한 문장을 쓰더라도 단어 하나하나에 필요한 말을 적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문제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답안지 10쪽을 다 쓰면 좋겠지만 문제에서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끼워 넣어 10쪽을 채울 경우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합니다.
교재로는 조규전 측량정보공학과 공간정보공학, 신 GPS의 기초, 이희연 GIS, E-GIS 등을 보았고, 측량협회지와 측량협회?국토지리정보원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얻었습니다. 또한 측량기술사 시험은 5회 정도 응시했습니다. 측량은 기술사 시험과 유사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기술사 시험을 보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비슷한 문제가 출제되기도 하고 시험장에서 한 번 써본 것이 실제 고시에 나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시를 시작하시는 많은 분들이 동영상 강의나 기술사 수업을 듣습니다. 저도 시중에 나온 동영상 강의와 유희승 선배의 실제 강의, 측량 기술사 강의를 모두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한 강의가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다기보다는 초시 때는 찍어주는 문제 위주로 공부하기 위해서 재시 때는 하나라도 더 알 수 있을까 싶어서 들었습니다.
3. 토질역학
여태껏 시험에서 토질역학 점수가 잘 나온 편은 아니었지만, 계산문제나 유도문제 등을 틀린 것을 감안한다면 쓰는 부분에서는 점수를 그럭저럭 받은 것 같습니다. 이번 시험에서도 토질 1번 a, b 선택문제를 틀린 것 치고는 선방하였습니다.
측량도 마찬가지이지만 토질도 쓰는 문제는 목차를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문제에서 조목조목 써야할 것을 알려주는 경우도 있지만 문제 속에 숨어있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부마찰력에 대해 설명하라’ 라는 문제는 실제로는 연약한 점토지반, 부마찰력 정의, 중립점, 문제점, 해결방안 등을 써야하는 문제였습니다. 또한 4번 문제인 사질토, 점성토의 비배수 전단강도 문제는 써야할 내용이 너무 많아 20점으로 줄이기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이런 문제를 보았을 때 머릿속에 작성할 답안의 틀이 그려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다양한 문제를 접해보고 생각을 해본 후 많이 써봐야 합니다. 또한 정리한 sub노트를 외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시험장에서 어떻게 답안을 작성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고 저도 정답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측량, 토질 고득점자들을 살펴보면 자신의 sub를 80%이상 그대로 쓰려고 한다는 사람도 있고, 외우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쓴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sub를 그대로 외운다는 사람의 풍부한 내용의 sub노트가 바로 고득점의 원인이며, 생각나는 대로 쓴다는 사람이 얼마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중요한 내용을 강조하면서 답안을 작성하는가가 바로 고득점의 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교재로는 김상규, 이인모 책을 주로 보았고, sub노트를 정리한 후로는 sub노트에 새로운 내용을 첨가하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제가 이번에 백영식 책을 제대로 봤다면 5~6점은 더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내용도 풍부하고 출제 당시 생소했던 기출문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토질 기술사 시험도 3회 정도 보았습니다. 기술사 시험에서 실무관련 문제가 나오면 별로 쓸 내용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측량과 마찬가지로 시험장에서 한 번 써보는 것과 채점을 해준다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끝으로 2차 시험을 오랫동안 보시면서도 합격선을 넘지 못하는 분들께 3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시험장에서 대범함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저도 이번 구조시험을 앞두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시험장에서도 저 자신을 믿지 못하여 다른 방법으로 검토하여 나온 2가지 답 중 고민하다 두 문제를 틀리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실수를 줄일 수 있는 것이 곧 대범한 마음가짐과 앞서서 언급한 자신감입니다. 둘째, 환경을 바꾸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랜 수험기간동안 지친 심신을 이끌고 똑같은 수험생활을 반복한다는 것은 더욱 힘이 들 것입니다. 주변에 보면 대학원을 가거나 취직을 하거나 공부 장소를 바꾼 후에 합격한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셋째,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입니다. 저도 4년을 공부했음에도 측량 묘유선, 토질 1번, 구조 2, 3번등을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고시공부는 2~3년이 합격하기 가장 좋은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2~3년 이상 공부했음에도 시험에 모르는 문제가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공부를 게을리 했다는 것입니다. 실력을 키우기 위해 더욱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Ⅴ. 면접
1. 면접 불합격
저는 08년도에 15명 중 5등이라는 높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면접불합격 통지를 받았습니다. 제가 왜 떨어졌을까를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마치 예상과는 너무 다르게 채점된 2차 답안지처럼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그리 뛰어난 장점도 치명적인 단점도 없는 고만고만한 면접자였던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면 저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몰랐던 것입니다.
면접에서 떨어지고 나니 면접 불합격자를 보는 주변의 시선도 부담이 되었습니다. 첫째로는 실력이 좋으니 이번에도 2차 합격은 당연하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 둘째로는 뭐가 부족해서 면접에 떨어졌을까 라고 하며 살피는 시선. 저는 첫 번째가 더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러면서도 2차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습니다. 자만한 것이지요. 1년 내내 눈을 감고 귀를 닫고 공부했습니다. 제가 자만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시험장에 들어가서 문제를 받았을 때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은 상황이었고 셋째 날 구조시험을 망치고 나서 토질을 볼 때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이번에 안 되도 내년에 또 볼 거다. 그럴 바에야 토질시험부터 최선을 다해서 이번에 붙어버리자.’
2. 극복
저는 면접 불합격 후 열흘 후에 다시 1차 공부부터 시작했습니다. 공부는 한다고 했지만 생활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스터디 전날 2~3시간 자고 스터디에 임했으며 끊었던 게임도 다시 하고, 밤에는 잠을 자기가 싫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도 별 볼일 없는 하루가 기다린다고 생각하니 일찍 잠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2차 성적이 안 좋아서 떨어진 것도 아니어서 이번에는 ‘수석 하라’는 주변의 얘기도 자극이 잘 되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스터디원들과 모여서 밥을 먹고 꾸준히 공부했던 것이 막판 한 달간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곁에서 도와주셨습니다. 먼저 1년 동안 저의 온갖 짜증을 받아준 스터디원들(가득이형, 상훈이형, 영훈, 덕기, 예림)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스터디원들이 없었으면 아마 오늘의 제가 있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또한 저와 같은 경험을 하고 나서도 오뚝이처럼 일어난 경환이, 철윤이, 승인이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친구들의 경험과 조언은 저의 앞을 밝혀주는 등불과 같이 저의 시행착오를 줄여주었습니다. 가족, 친구, 기도해주신 많은 분들도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주변 사람들과 만나면 종교를 막론하고 저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실력과 운도 중요하지만 결국 마지막은 정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극복은 최종합격을 할 때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면접 불합격자에게 어떠한 말도 위로가 되지 않는 것처럼.
3. 면접 준비
면접불합격한 해와 면접합격한 해, 뭐가 달라서 합격한 걸까 생각해보면 크게 3가지입니다. 첫째는 작년처럼 면접에 불합격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꼭 합격해야한다는 절박함입니다. 준비를 하면서 다른 사람의 발표를 들어볼 때 이 사람은 목소리도 좋고 용모단정하고 똑똑한데 뭔가 부족해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절박함이었습니다. 절박함이 없다면 어떤 멋진 말도 기발한 아이디어도 빛이 나질 않습니다.
둘째는 면접관과 면접조원들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면접에 떨어지고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내년엔 ‘수석해라’와 ‘면접은 복불복’이란 말이었습니다. 이것은 ‘시험은 운이다’는 말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신의 조에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하느냐, 면접관이 자신을 좋아하느냐 하는 부분은 운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되는 부분입니다. 이것은 기도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셋째는 제 자신이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를 알았다는 점과 면접에 임하는 자세를 알았다는 점입니다. 면접평정표에는 5가지 요소가 있으며 저는 아직도 평가항목을 외우고 있습니다. 면접관은 평정표의 항목을 평가하기 위해서 질문을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떤 요소를 평가하려는 질문인지를 깨닫고 자신의 장점이 드러나도록 대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자신이 하는 주장에 대한 심정적인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해서 하는 말과 마음에서 나오는 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희 조는 헤드헌터의 압박이 매우 심했으며 국장님은 냉소적인 자세로 저를 당황시켰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확신이 없다면 절대로 면접관들을 설득시킬 수 없습니다.
면접 준비는 9월말부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는 면접이 뭔지를 잘 몰라서 뜬구름 잡듯이 준비했다면 이번에는 면접 스터디원 중에 면접 경험자가 저를 포함하여 2명이었기 때문에 준비의 방향은 제대로 잡고 시작했습니다. 스터디를 하는 것 이외에 저는 혼자서 봉사활동도 하고 이런저런 행사도 많이 참가해보았습니다. 2차 합격자 발표 후에는 학원도 다녔습니다.
Ⅵ. 마치며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인자하신 어머니, 철없는 형을 돌보느라 고생한 동호, 건강한 삶의 태도와 냉철한 지성을 알려주신 아버지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면접을 준비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제 글이 저와 비슷한 경험을 했던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특히 면접에서 고배를 마시고 괴로워하는 분들과 오랜 수험기간으로 인해 매너리즘에 빠지신 분들, 늦은 나이에 시작하여 힘들어하시는 분들을 생각하며 이 수기를 작성했습니다.
만 4년간의 수험기간을 되돌아보니 결과가 좋게 나온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이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첫댓글 축하합니다. 노력이 묻어나는 감동적인 수기네요.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리며 감사합니다. 정말 자극이 되는 수기네요.. 고생 많이 하셨고 앞으로 건승하세요~^^b
정말 힘들었겠군요...축하해용^^
정말 축하드립니다^^
축하해요~~전 같이 학원다녔던 농업직^^ 들어가서도 서로 인사하고 어려운 일 있으면 도와요..^^
감사합니다. ^^ 정호씨도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