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제작 경력 126년' 4형제가 빚는 魂의 소리 | ||||||||||||||||||||||||||||||||||||
영동난계국악기 제작촌 현악기 공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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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혁 기자 nshsmile@lycos.co.k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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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 노승혁기자
충북 영동군 심천면 고당리 금강변에 자리잡은 난계국악기제작촌. 전통 한옥 양식의 건물에 들어서니 간편한 작업복 차림의 대여섯명의 직원들과 생활한복을 입고 개량가야금 몸체의 머리장식 부분을 사포로 정성스럽게 문지르며 조준석(47)대표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조대표는 여러 악기들의 제작 공정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직접 제작작업을 보여 주었다. 개량 가야금 제작 공정은 땀이 흠뻑 배는 '노동'이다. 가야금 크기에 맞춰 길이 135㎝의 두툼한 오동나무를 대패질로 깔끔하게 다듬고 앞판과 뒤판을 붙여 공명통(울림통)을 만든다. 화덕에 인두를 달궈 나뭇결의 고유색깔을 낸 후, 사포질과 도장작업을 거쳐 명주실을 꼬아 현을 매고 조율작업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해주었다. 모든 악기가 그렇듯 0.1㎜의 오차에도 음질이 현격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0.1㎜ 오차도 허용치않는 개량가야금 제작 국악기제작촌 현악기공방 조 대표는 "마음을 비우고 편안하게 작업해야 제대로 된 명품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난계국악기제작촌은 지난 2002년부터 방학을 이용해 국악기 제작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전통 문화를 지키려는 국악 꿈나무들에게 우리 악기의 우수성을 몸소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국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자는 취지다. 중국산에 밀려 위기에 처한 전통 국악기 시장을 우리 손으로 지켜내자는 '자존심'도 한몫을 했다. 현재까지 100여명의 국악전공 학생들이 '자신만의 악기'를 품에 안고 돌아갔다. 이곳에선 국악을 전공하는 학생들 외에 일반인들도 가야금·아쟁·대금 등 악기 제작 체험을 할 수 있다. 내방객들에게 재료와 제작기술은 물론 숙박도 제공한다. 물론 조대표의 주머니에서 지급된다. 가야금의 경우 주말을 이용해 2~3일씩 작업을 하면 대략 한 달 이내에 만들어 갈 수 있다. 조 대표는 "재정적 어려움이 많지만 우리 것을 지키려는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국악기 제작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당국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전통 악기를 지켜내는 일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고의 전통국악기 제작 명가를 꿈꾸며 한편 조대표는 지난 1977년 국악기 제작에 입문 이후 전남 광주에서 남도국악사를 운영하다 2001년 난계국악기제작촌에 입주하면서 국악 대중화를 위해 전국의 초중고에 국악기를 무상 기증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국악기 제작경력 30년,그의 맏형인 조대석씨(56,서울 민속국악사)는 42년,둘째형인 경석씨 (53,경기도 용인 장수국악사)도 25년, 셋째 형인 문석씨(50,청주시 청주국악사)도 29년으로 이들 조씨 4형제의 국악기 제작 경력을 모두 합하면 126년이다. 이들 형제들이 모여 국악기 제작에 관한 정보를 나눌때 경력을 모두 합치면 126년,전통의 명가로 인정될때까지 국악기 하나 하나 모두가 살아 숨쉬는 자연의 생명체로서 음악혼이 그대로 살아 나는 최고의 악기장 가족으로 거듭나고 있다.
# 영동 난계국악기제작촌은 2001년 9월 문을 열었다. 충북 영동군이 우리나라 3대 악성(樂聖)으로 불리는 이 지역 출신 난계 박연(朴堧·1378~1458) 선생의 예술혼을 기리고 영동을 국악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현악기공방과 타악기공방을 개설한 것. 국악기 제작 전문가들을 사업자로 영입해 가야금·거문고·아쟁·대금·단소·장구·북 등 70여 종의 국악기와 공예품을 만든다. 가야금·거문고·장구·아쟁 등 다양한 개량악기도 선보이고 있다. 국악기 제작 과정을 견학하려는 수학여행단과 일반 관광객이 연간 3만명을 넘을 정도로 전국적 명소가 됐다. 인근에 국악기체험전수관·난계국악박물관·난계사당 등이 자리잡고 있어 국악에 대한 종합적인 체험학습이 가능하다. 경부고속도로 옥천IC로 진입해 영동 방향 20㎞ 지점에 위치해 있다. (043)742-7288 출처/ 중부매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