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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프롤로그
2013.1.3. 목
구렁이 담 넘어가듯 2013년이 왔고, 고양이 담 넘듯 신림동에 오늘 왔다. 큰 준비 없이 와서 고생길이 막막하다. 솔직히 이제 진짜 목표의식이 없어졌다. 그래서 행정고시에 도전하고자 여기 와 있지만 잘한 선택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힘내서 공부해야지. 부모님이 내 뒤를 지켜보고 있으니깐 말이다. 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13년 뱀의 해, 모든 것이 그렇듯이 순리대로 흘러가길 바란다. 근데 벌써부터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다 내가 모자란 탓일 거야. 나를 좀 더 강하게 단련시켜야지! 이게 군생활보다 힘들까?
Ⅱ.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제가 행정고시를 제대로 시작하면서 쓴 일기로 먼저 인사드립니다. 모든 분들이 2013년의 저와 마찬가지로 막막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그리고 이 길이 맞는 건지 고민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글은 이제 공부를 시작하는 여러분께서 제가 했던 여러 가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공유해서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합격하실 수 있도록 도움이 되기 위해 쓴 글입니다.
말씀드리기 부끄럽지만, 저는 고등학교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여러번의 방법수정을 거쳤습니다. 제가 공유하는 이 공부 방법이 正答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定答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1. PSAT에 관한 이야기
(1) PSAT 일반론
PSAT은 1차이기 때문에 1과목이 90점 이상 나와야 합니다. 2014년, 2015년, 2016년 PSAT에 합격할 때 저는 언어논리가 90점 이상 나왔고 자료해석과 상황판단이 70점 이상이 나와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분들이 언어논리에서 90점 이상의 점수를 받고 나머지 과목에서 합격선을 방어하는 형태로 합격하게 됩니다. 다만 본인이 자료해석이나 상황판단에 강점이 있다면 그 과목들에서 90점 이상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왜 90점인가 하니 현재의 합격선이 80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한 과목이 90점 이상이 나올 경우에는 나머지 두 과목이 75점 이상만 나오면 합격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 역시도 2016년 입법고시 1차 때에는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이 각각 80점대, 80점대, 70점대로 합격한 바 있기는 합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이기는 합니다만 PSAT에 대해서 각 개인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의 한계가 분명히 있습니다. 물론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분들은 난이도에 상관없이 합격선에서 3~4문제를 더 받을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굳이 PSAT에 대해 노력하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 개인적인 의견은 PSAT에 대한 자신의 능력을 시험 당일날 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 전부터 계속해서 PSAT을 공부하면서 감을 올려야 하며, 자신이 가진 재능을 최고조로 활용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PSAT은 돈오점수라고 생각합니다.
(2) 학원 수강 여부 문제
2013년 초시 때에는 한림법학원에서 이주섭 선생님, 석치수 선생님, 박준범 선생님 기본강의를 들으면서 PSAT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습니다. 지면상으로나마 세 분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이제 처음 PSAT을 접하는 분들에게 기본강의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가진 PSAT 재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PSAT에 대한 접근법을 익혀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PSAT 수업을 들을 필요가 없다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초시생인 경우에는 들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기본강의를 듣고 난 다음 1차 시험에 응시한 후 본인의 강점과 약점이 드러났다면 굳이 기본강의를 들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기본강의와 별개로 모의고사 강의 역시 듣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1년에 한번 나오는 기출문제와 1년에 적개는 10회부터 많게는 20회까지 나오는 모의고사간의 질 차이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의고사 강의를 추천하는 이유는 학원 모의고사가 기존의 기출문제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기출문제에 대한 본인의 이해도를 확인할 수 있고 그 변형에 대한 자신의 적응력 내지 실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학원 수강 여부는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에 달려있지만, 저에게 물어보신다면 저는 기본강의와 모의고사 강의는 듣는 편이 좋다고 봅니다.
(3) PSAT 공부기간
저는 PSAT 시험이 예정된 날부터 약 3개월 전부터 PSAT을 준비하였습니다. 처음 1개월간은 06년부터 기출문제를 구해서 푼 뒤에 해설을 다는 형식으로 PSAT에 전념할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 이후 1개월간은 기출문제를 다시 품과 동시에 학원 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마지막 1개월은 최종 정리기간으로 그동안 푼 기출문제들 중에서 2번 이상 틀렸던 문제를 중점적으로 반복 학습하였습니다.
PSAT을 준비하는 총 3개월 동안 저는 기출문제를 약 6회 정도 풀었습니다. 6회를 푸는 동안 따로 종이를 마련하여서 틀린 문제를 체크하였고, 그렇게 하면서 자주 틀리는 문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출문제를 반복하여서 풀면 답이 기억나지 않느냐고 반문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풀어보시면 틀렸던 문제는 또 틀리고, 심지어 잘못 체크한 오답도 동일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푸는 방법을 추천드리며, 이러한 방법은 많은 합격자들이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다만 PSAT을 혼자 풀다보면 힘이 빠질 수 있고, 또 나태함으로 인해 자기 자신과 약속한 분량을 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스터디를 통해서 이를 해결하였습니다. 매일 밤 PSAT 문제풀이 스터디를 하면서 적어도 저녁까지는 독서실에 저를 앉아 있도록 하였고, 스터디원들과 PSAT을 풀면서 저 자신을 보다 강인하게 단련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4) 과목별 이야기
1) 언어논리
여기계신 대부분의 분들이 수능공부를 하면서 독해력을 단련해오셨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언어논리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하십니다. 다만 논리파트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이러한 어려움을 학원에서 매년 하는 논리특강을 통해 해결하였습니다. 또 ‘리더를 위한 논리훈련’이라는 책을 읽고 문제를 풀면서 논리에 대한 이해도와 적응력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실전에서 논리문제를 곧바로 풀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자주 듣게 되시겠지만 PSAT은 선택과 집중이 매우 크게 작용하는 부분입니다. 2014~2016년 동안 실전에서 저는 논리문제는 처음부터 풀지 않고 다른 문제들을 풀고 난 다음에 푸는 방식을 취하였습니다. 이 역시 많은 분들이 취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2) 자료해석
자료해석을 처음 접하게 되면 수많은 표와 그래프 그리고 막대한 수에 좌절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자료해석이 역설적으로 점수를 올리기에 가장 쉬운 과목이기도 합니다. 저는 석치수 선생님 수업을 들으면서 자료해석 점수를 60점대에서 70점 후반~80점 중반까지 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료해석에 대한 제 조언은 석치수 선생님 수업과 책을 열심히 따라가면서 기출문제를 풀라는 것입니다. 특히 자료해석에서는 반복학습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출문제를 여러번 푸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3) 상황판단
상황판단은 어렵습니다. 특히 저에게 매우 어려웠습니다. 법학과를 나와서 법조문 문제는 잘 풀었지만 퀴즈 문제는 정말로 저에게 어려웠습니다. 그렇다고 퀴즈 문제를 모두 풀지 않기에는 그 수가 너무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2013년부터 저는 퀴즈 문제를 정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였습니다.
첫 번째는 학원수업 수강이었습니다. 박준범 선생님 기본강의를 들으면서 그동안의 퀴즈 기출문제 풀이 방법을 익혔습니다. 이미 나온 문제를 풀 수 있어야 앞으로 나올 문제도 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판단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기본강의나 박준범 선생님 책을 통해서 문제 풀이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시중에 나온 퀴즈 관련 책을 푸는 방법입니다. ‘멘사 논리 퍼즐’이라는 책을 2015년에 사서 풀었습니다. 이 책에는 과거에 나왔던 기출문제와 동일한 문제가 있기도 합니다. 또한 앞으로 나올 법한 문제들이 있기도 합니다. 만약 퀴즈가 계속해서 발목을 잡는다면 시중에 나와 있는 퀴즈 책을 사서 풀고 그 풀이 방법을 익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정말로 퀴즈에 약했기 때문에 ‘멘사 논리 퍼즐’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을 위한 퀴즈책을 구해서 풀기까지 했습니다. 그러한 절실함 때문인지 몰라도 그 이후에는 퀴즈 문제를 보아도 무조건 두려워하지만은 않게 되었습니다. 부끄러움에 굴복하지 마시고 여러분도 여러분이 약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방법을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모두 해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 결과는 후에 합격이라는 선물로 돌아오리라 장담합니다.
(4) 시험 당일 이야기
PSAT은 응시할 때마다 그 부담감이 커집니다. 아무것도 모를 때 응시하는 PSAT은 가벼운 마음으로 응하게 되지만 공부가 진행되면 될수록 그리고 공부연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PSAT이 주는 압박감은 배가 됩니다. 그 압박감과 싸워 이겨내야 우리가 바라는 합격을 만날 수 있습니다.
PSAT에 응시할 때 스톱워치를 가지고 가게 됩니다. 저는 스톱워치를 시험 치기 전 약 1~2분 정도 전에 눌렀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스톱워치를 빨리 눌렀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시간을 보지만 시험에 몰입할수록 제가 시계를 먼저 눌렀다는 사실을 잊게 됩니다. 그래서 시간을 볼 때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알게 되어서 보다 시험에 집중하고 빠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습니다.
또한 저는 시험 시작되기 전부터 풍선껌을 씹으면서 긴장감을 달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각자에게 긴장감 해소방법이 있다면 시험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2. 2차 시험에 대한 이야기
2014.4.29. 화요일
사무관이 됩시다. 사무관이 됩시다. 사무관이 됩시다. 사무관이 됩시다.
합격문자가 왔다. 단순한 1차 합격문자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기분은 조금 좋았다. 조금 허무하기도 했다. 더 열심히 달리자. 저녁에 잠깐 어디 다녀왔다. 그냥 시간 잘 보낸 것 같다.
2014.10.14. 화요일
떨어졌다. 그래도 사무관이 되고 싶다. 알고는 있었다. 경제학을 제대로 하지 못했으니깐. 그렇지만 조금은 기대했다. 그 기대가 여지없이 빗나갔다.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구나. 힘내자!
2015.8.2. 일요일
입시 떨어졌다. 참 한심하다. 이제 부모님의 기대도 떨어져간다. 가족 볼 면목이 없구나.
2016.6.27. 월요일
사무관이 됩시다. 사무관이 됩시다. 여기까지 왔다. 물러설 곳이 없다. 해내야 한다. 집중하자.
나는 할 수 있다. 그래! 해낼 수 있다. 할 수 있다.
2016.7.28. 목요일
입시 떨어졌다. 큰 기대는 안 했지만 실망이다. 내가 멍청한건가? 답답하다. 떨어지는 것만 반복하다보니 합격이 뭔지 잊게 된다. 한국사와 토익 다시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된다. 행시는 잘 될지... 힘내자!
(1) 2차 시험 일반론
2차 시험의 경우 2과목이 70점 이상 나와야 합니다. 저는 경제학과 정치학이 70점 넘어서 평균을 끌어올렸습니다.
행시의 꽃은 2차 시험이라고들 합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을 울고 웃게 만듭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짧은 그동안의 제 일기이지만 설렘과 기대, 실망, 좌절감 그리고 희망이 모두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제가 느꼈던 감정을 앞으로 느끼실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적는 이 합격수기가 모든 분이 합격의 기쁨을 누리는데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2) 경제학
부끄럽지만 저는 고등학교때 수능 수학에서 3등급인가 4등급를 받았습니다. 말 그대로 ‘수포자’였습니다. 거기다가 대학 때 경제학 관련 과목을 전혀 수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저를 경제학과목에서 다른 친구들에게 설명도 할 수 있는 사람, 경제학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신 황종휴 선생님께 지면으로 감사 인사드립니다.
경제학에 어려움을 느끼는 많은 일반행정 지원자분들은 문제를 식으로 변환하는 과정을 힘들어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 경제학을 접했던 2013년 초가 그랬고, 처음 2차 시험장에 들어갔던 2014년이 그랬습니다. 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객관식 경제학 문제를 사서 풀었습니다.
객관식 경제학과 행정고시 경제학은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객관식 경제학 문제(7급 경제학)를 푼 이유는 그렇게 함으로써 글을 식으로 바꾸는데 익숙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다만 경제학 기본서와 수업을 충실히 따라간 뒤에 복습용도로 문제를 풀었지, 문제풀이가 주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이준구 교수님 미시경제학과 서승환 교수님 미시경제학을 수험기간동안 적어도 6번은 정독하였고, 정운찬 교수님 거시경제학은 6번, 박대근 교수님 거시경제학을 2번 정독하였습니다. 또 황종휴 선생님 3순환만 3번 들었습니다.
이렇게 경제학에 대한 지식이 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 풀이에 어려움을 느끼신다면, 황종휴 선생님 연습책을 계속해서 풀기보다는 조금 방법을 바꾸어서 객관식 경제학을 푸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경제학과 관련해서 또 드리고 싶은 말씀은 2차 합격자들이 대부분 경제학 고득점으로 합격한다는 점입니다. 올해도 합격자들 대부분이 80점 이상 고득점을 하였습니다. 2차 시험 컷을 60점으로 볼 때, 경제학에서 80점 이상이 나온다면 한 과목이 70점을 넘고 다른 과목이 50점대 초반이 나오면 합격할 수 있고, 경제학이 90점 이상이 나온다면 다른 과목이 50점대가 나와도 합격할 수가 있습니다. 또한 좋은 성적으로 합격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경제학이 고득점이 나와야 합니다. 저는 경제학이 생각만큼 잘 나오지 않아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만약 다시 시험을 친다면 보다 더 경제학에 시간 투자를 많이 할 것입니다.
일반행정에 응시하는 많은 분들이 경제학을 어려워하고 때로는 방어만 하고 다른 과목에서 점수를 올려서 합격하고자 전략을 세우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경제학을 전혀 어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수학을 잘 못했던 저 역시 입법고시에서 경제학 고득점을 한 적 있으며, 합격한 행정고시에서도 경제학이 제 평균을 끌어올렸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도 할 수 있습니다. 절대 경제학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해보시기 바랍니다. 경제학이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만, 끝까지 따라가다 보면 경제학이 결국 이 글을 읽는 분들을 합격시킬 것이라 확신합니다.
(3) 행정법
저는 법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그래서 남들은 저에게 행정법이 가장 쉬운 과목이라고 흔히들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법학과 나왔다는 생각에 행정법 공부를 안일하게 해서인지 2014년에 행정법 점수가 낮게 나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여러 선생님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최종합격하면서 제가 행정법에 대해 느낀 점은 하나만 하면 된다는 점입니다. 5급공채 각 과목은 모두 방대합니다. 행정법이라고 해서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행정법을 공부하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 학설과 판례 그리고 각론에 있는 세세한 내용까지 모두 머릿속에 넣고 가고자 합니다.
각 선생님들마다 대학원시절에 배웠던 교수님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다른 학설을 취하고 계시며 다양한 접근방법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 중 어느 하나만을 수험생이 취하면 될 일이지, 자신이 듣고 있는 선생님이 아닌 다른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접근법 그리고 강조 내용을 꼭 익히고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2차 시험이 끝나고 점수가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는 어떤 선생님 강의가 크게 도움이 됐고, 어떤 선생님 강의는 문제 출제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다는 등의 평가를 하게 됩니다. 저는 이러한 평가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구 수업을 듣던 간에 열심히 했고 또 리걸 마인드를 갖춘 사람은 좋은 점수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행정법에 대해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본인에게 맞는 선생님을 찾고, 그 선생님을 믿고 끝까지 따라갔으면 좋겠다는 점입니다.
덧붙여서 행정법은 기본서를 충실히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가적으로 답안작성을 꾸준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2순환 시기에는 적어도 3일에 한번은 100점 답안을 작성하도록 노력했고, 3순환 기간에는 학원 모의고사를 포함해서 적어도 200점(10장 분량)은 썼습니다.
(4) 행정학
행정학 역시 제가 대학기간에 접해보지 못했던 과목입니다. 그러한 행정학이 고득점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박경효 교수님과 이동호 선생님께 지면으로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박경효 교수님 수업으로 행정학의 기초를 쌓았고, 이동호 선생님 수업 들으면서 답안 작성과 관련된 구체적인 스킬과 세부적인 내용을 더할 수 있었습니다. 행정학의 Microfoundation 박경효 교수님, 행정학의 Animal spirit 이동호 선생님 감사합니다!
처음 행정학을 공부하면 많은 분들이 왜 당연한 소리를 이렇게까지 배워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때로는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2차 시험을 치고 나면 행정학이 절대 쉬운 과목이 아니고 때로는 수험생에게 좌절감을 주는 과목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저는 입시에서 40점을 넘지 못해 과락을 경험할 정도로 행정학을 어렵게 느낀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 제가 행정학을 보다 재미있게 느끼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2015년 후반기에 ‘재미있는 행정학’을 읽으면서 행정학 각 분야가 매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히 박경효 교수님 2순환 수업을 들으면서 신공공관리에 기반한 각종 행정제도들이 장·단점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 행정학을 바라보는 시각이 전과 많이 달리지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행정학 책에 나온 각종 제도와 개혁들이 서로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보다 고민하게 되었고, 총론의 내용이 인사, 조직, 재무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와 관련된 사례가 무엇이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제 깨달음이 있기 위해서 저는 재미있는 행정학과 한국 행정학을 정말로 많이 읽었습니다. 즉, 제가 똑똑해서 그런 깨달음을 얻은 게 아니라 제가 반복해서 행정학을 공부하다보니 그 노력의 결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행정학을 공부할 때 행정학을 지루한 학문으로만 생각하지 마시고 조금만 더 내용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행정학은 깨달음 외에 답안지를 작성하는 방법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016년 3순환 기간에 이동호 선생님께 답안지를 매일 보여드리면서 제가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가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합격자 채점도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보다 더 전문가이신 선생님께 답안을 자주 보여드리다보니 제 행정학 실력이 발전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2차 시험 응시자들이 행정학에서 40점대 후반~50점대 초반의 점수를 받습니다. 그 점수를 받고도 합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행정학에서 60점 이상의 점수를 얻는다면 보다 좋은 점수로 합격할 수 있습니다. 또 경제학에서 실수를 해도 만회할 수 있습니다. 행정고시에서 행정학의 중요성은 바로 거기에 있다고 봅니다.
(5) 정치학
행정학이 최종 합격점수와 경제학에서의 실수를 만회하는데 의미가 있다면, 정치학은 2차 시험 응시자의 점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대부분이 경제학과 정치학에서 70점 이상의 점수를 받고 합격합니다. 게다가 최근 추세 상 정치학에서 고득점 하기가 굉장히 수월해졌습니다.
저는 2013년부터 합격한 올해까지 계속해서 정원준 선생님 수업을 들었습니다. 제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주시고 정치학 고득점이 나올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정원준 선생님, 지면으로 감사인사 드립니다.
일반행정에 도전하는 분들은 독해력이 뛰어나신 분들이 대부분이고 또 어렸을 때부터 다독을 하신 분들이기에 정치와 관련된 상식이 많다고 느낍니다. 다만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은 현실 정치 또는 엄밀한 정치학 부분의 상식이 아니라 대학 교양 수준의 상식 또는 사회학이나 기타 정치학 관련 분야의 상식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정치학은 현실 정치와 유리될 수는 없지만, 현실 정치와는 다른 학문적 성격을 분명히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단순히 자신이 아는 지식으로 정치학을 대할 때, 정치학은 무지에 냉정한 평가를 내립니다.
정치학은 매우 양이 방대합니다. 정치사상사는 고대 그리스 시대 소크라테스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국제정치는 국립외교원에서 독립과목으로 취급할 만큼 다루는 내용이 많습니다. 많은 분들이 쉽게 생각하는 비교정치도 행정고시 수준에 걸맞게 공부할 경우에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다른 친구들처럼 단순 암기식 공부를 하기보다는 정원준 선생님이 말씀하신대로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습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저는 정치학을 위해 ‘서양 고대·중대 정치사상사’, ‘서양 근대 정치사상사’,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한국 권력구조의 이해’, ‘현대 정치과정의 동학’, ‘국제정세의 이해’, ‘왈츠 이후’, ‘국제관계론강의’, ‘민주주의의 모델들’을 읽었고, 주말이나 잠시 공부를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전체주의의 기원’, ‘혁명의 시대’ 등과 같은 정치학과 관련된 책들을 읽었습니다.
우리는 학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험을 하는 것이기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그 말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동감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차 시험 출제와 채점은 교수님이 합니다. 그 분들은 모두 학문을 하시는 분들입니다. 제가 그분들의 학문을 절대 따라갈 수는 없지만, 적어도 따라가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약서보다는 단행본과 논문을 계속해서 읽었고, 그분들이 사용하는 용어와 문체를 익히고자 열과 성을 다했습니다.
신문만 읽고 요약본만 읽고도 분명히 고득점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실을 저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는 그렇게 해서는 고득점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저 나름대로의 방법을 정해 정치학을 공부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정치학은 TV나 신문에서 정치평론가들이 이야기하는 정치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정치학을 크게 어려워하지 않는다면 다행이겠지만,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다든가 스스로 정치학을 잘 모른다고 느끼신다면 단행본을 꺼내서 탐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6) 정책학
제가 선택과목으로 정책학을 택하게 된 데에는 큰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저 많은 친구들이 정책학을 하니깐 따라 갔을 뿐입니다. 다만 지금 제가 다시 초시때로 돌아가서 선택과목을 정할 수 있다면, 그래도 정책학을 택할 것 같습니다. 정책학은 행정학과 매우 연관성이 높고, 최근 행정학에서 정책학과 관련된 문제가 자주 출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듯이 저 역시 선택과목을 많이 공부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동호 선생님 정책학을 각 순환마다 들으면서 해당 시기에 열심히 ‘정책학원론’을 읽고 답안지를 썼을 뿐입니다.
게다가 선택과목 자체가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번만 정리해두면 두고두고 쉽게 공부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정책학원론’을 축약한 저만의 서브노트를 만들어서 계속해서 읽었습니다. 총 50페이지 내외의 정책학 서브노트가 만들어졌는데 이를 시험장에 갈 때 까지 계속해서 읽었습니다.
어떤 선택과목을 선택하시더라도 공부하는 방법은 저와 비슷하리라 예상됩니다. 선택과목을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고 초시때 정리를 잘 해두면 나중에까지 쓸 수 있다는 마음으로 초반에만 바짝 공부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7) 더하고 싶은 이야기
1) 서브노트
계속 말씀드리지만 2차 시험 과목들은 그 양이 방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만의 정리 노트를 만들어서 시험장에 가져갈 수 있는 양을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경제학, 정치학을 뺀 나머지 과목의 서브노트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서브노트라는 것이 거창한건 아닙니다. 제 서브노트는 각 과목의 교과서를 축약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만 다른 분들은 축약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사례나 자신이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대비책까지 포함시키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2) 스터디
저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계속 스터디를 하는 멤버가 있었습니다. 그 멤버들과 계속해서 스터디를 해왔습니다. 다른 스터디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새로운 멤버를 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은 같이 해왔던 친구들과 공부하는 것이 편해서 기존 멤버들과 함께 해왔습니다. 사실 저는 운이 좋은 편입니다. 신림동에서 스터디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이 많으며, 스터디 자체가 깨지고 뭉쳐지고 하는 편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좋은 친구들을 스터디원으로 할 수 있어서 다행히 스터디 때문에 힘든 적은 없었습니다. 지면이지만 저와 3년을 고생한 스터디원들에게 모두 감사인사 드립니다.
스터디가 필수냐고 물으신다면 제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스터디를 하는 이유는 혼자 공부할 때 올 수 있는 무기력증 등을 이기는데 스터디만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외로운 신림동 생활속에서 스터디원들과 나누는 짧은 대화가 제 수험 생활에 큰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수능 공부와는 다르게 고시 공부에서는 스터디가 어느정도 장려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춰 스터디 참여여부를 결정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글씨체
저는 글씨체가 정말로 안 좋습니다. 제 글씨를 본 모든 선생님들이 글씨체를 고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글씨체를 고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2차 시험장에 가니 그동안 연습한 글씨체는 사용하지 않고 제 원래의 글씨체가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격했습니다. 그러니 글씨체에 대해 너무 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글씨가 작거나, 아예 알아볼 수 없는 정도라면 교정이 필요합니다. 저는 글씨 자체가 삐뚤삐뚤해서 초등학생과 같은 글씨체였기에 선생님들이 별로 안 좋다고 하셨지만, 아예 알아볼 수 없거나, 작은 글씨체는 점수와 무관하게 채점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보다 더 안 좋은 글씨체로 합격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예 알아보기 힘든 글씨체로 합격한 사람은 적어도 제 주위에는 없습니다.
글씨체를 고치기 위해 많은 분들이 서점에서 책을 사서 연습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책을 가지고 연습했습니다. 물론 제 글씨체 교정에 큰 도움이 되었는지는 의문이지만, 글씨체 교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신 다면 한번쯤 연습하셔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3. 면접에 대한 이야기
2016.10.4. 수요일
살다보니 이런 날이 오는구나. 붙었다. 붙었다. 2차 붙었다. 대박. 정말로 대박.
생각도 못했다. 내 실수로 떨어진 줄 알았다가 다시 보니 붙었다.
xx, yy는 안됐다. 아쉽다. 하... 횟집에서의 문자. 잊지 못할 것 같다.
2016.10.19 수요일
독서실 자리를 뺐다. 많은 추억이 담긴 독서실이라 그런지 만감이 교차하였다. 첨 독서실에 들어갈 때 매우 불안했지만 지금 나는 어느정도 성과를 냈다. 앞으로도 그 마음을 잊지 말자.
면접스터디도 끝났다. 다들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
고생이 많았다. 이제 대못을 박고 오자. 힘내자. 마지막이다.
1) 면접에 대한 이야기
저도 면접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지만 면접이 끝나고 나니 그 말이 다시 생각났습니다.
‘치기 전까지는 엄청나게 걱정되지만, 치고 그동안 준비한 것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시험’
면접을 제대로 준비하려면 한도 끝도 없이 준비할 수 있지만, 준비하지 않고 가려면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면접이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꽤나 골치 아프게 만듭니다. 그러나 2차 시험을 합격했다면 사실 면접에 대해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면접은 ‘우수’, ‘보통’, ‘미흡’으로 평가가 나뉘는데, 무조건 탈락인 ‘미흡’을 받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올해도 일반행정에서 미흡이 1~2명 정도 나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나머지 대부분은 ‘보통’을 받게 됩니다. 보통을 받은 사람들끼리는 2차 성적을 비교해서 탈락여부를 결정합니다. 그러므로 면접에서 탈락한 분들의 압도적 다수는 2차 성적이 낮았기 때문입니다.
2) 면접 준비에 대한 이야기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고 또 여러분이 면접을 준비할 때 주변의 합격생들이 저와 비슷하게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저 역시 그랬고, 주변의 합격생들도 그랬듯이 주변의 당부는 전혀 공감이 되지 않습니다. 마지막 관문에서 실수하여 떨어질 가능성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면접학원과 스터디를 통해서 면접에 대비하였습니다. 사실 면접을 끝내고 나니 스터디만으로도 충분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만 저는 스터디를 구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면접학원에 등록하였고, 스터디 역시 면접학원에서 이어준 스터디였습니다.
면접은 크게 집단토론(이하 GD), 개인별 발표(PT), 개별 인성면접으로 이루어집니다. 각 부분에 대한 지식은 사실 하루면 다 익힐 수 있습니다. 크게 어려운 부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면접 준비는 그 내용을 가다듬고 보다 전문적이고 정부기관에 맞도록 바꾸는데 치중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면접과 관련된 이야기는 제가 면접시험에 응했던 이야기로 구성해보고자 합니다.
3) 집단토론
많은 면접 준비자들이 집단토론은 일종의 연극이라고 합니다. 저도 동감합니다. 3차 면접을 준비해보지 않은 분들은 집단토론이라고 하면 참여자가의 열띤 공방이 오고가는 모습을 상상하실 겁니다.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 조에 6명 정도로 편성되며 그 조에서 보통 2차 성적이 가장 낮은 1명이 떨어지게 됩니다. 다만 자신의 2차 성적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누가 떨어질지 알지 못합니다. 이러한 정보제약 하에서 면접참가자들은 최대한 위험을 회피하는 행위를 하게 됩니다. 즉 지나치게 튀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지나치게 자신을 숨기지도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러한 노력을 면접 조원 모두가 공유하고 있기에 토론은 반대편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조심스럽게 밝히는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이른바 조인트 스터디라는 스터디간의 교류를 많이 한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면접 조원들을 면접 당일날 처음 보게 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면접 스터디가 비슷한 내용을 가지고 비슷한 연습을 하기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도 토론의 합이 맞습니다. 제가 실제로 경험했기 때문에 확신해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반의 찬반논쟁속에서 본인이 튀어서도 안 되지만, 튈 이유도 사실 없습니다. 모두에게 고른 발언 기회가 가야한다는게 암묵적인 룰이기 때문입니다.
찬반논쟁 이후에는 보통 합의도출과 대안마련에 나서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자신이 가진 창의성이나 경험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대안마련은 대부분 브레인스토밍 형식으로 자신이 준비한 대안을 제시하게 되는데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면 다른 면접자들에 비해 자신이 돋보이게 됩니다. 그러므로 집단토론에서 본인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초반보다는 후반부 대안마련에 보다 신경 쓰는 것이 좋다고 보입니다.
4) PT
PT는 인사혁신처에서 나누어주는 자료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하여 면접관님들 앞에서 발표하는 과목입니다. 보고서는 정부 보고서 양식을 기초로 작성되는데, 이는 스터디과정에서 충분히 연습하기에 대부분 실전에서 잘 하십니다. 다만 발표는 개인차가 큰 편입니다.
저는 올해 클라우드 펀딩 활성화 방안을 발표주제로 받게 되었습니다. 스터디를 할 때와 달리 자료가 3p로 매우 적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내용을 제 생각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물론 2차 과목 내용을 충분히 활용하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사실 보고서 작성 자체는 크게 어려운 부분이 없습니다. 진짜 어려운 부분은 발표와 면접자간의 상호 질의응답 그리고 면접관님들의 질의응답입니다.
PT는 보통 3명이 동시에 들어가게 됩니다. 누군가가 8분 내외로 발표를 하게 되면 나머지 2명이 그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됩니다. 3~4번의 질문을 거치고 나면 면접관님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집니다. 저는 운이 좋게 면접관님들이 면접자 3명에게 모두 공통된 질문을 던져서 면접관님들의 날카로운 질문은 피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너무 긴장한 나머지 횡설수설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PT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감 있게 발표하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 PT를 접했을 때는 스터디원들 앞에서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만의 긴장해소 방법을 익혔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면접에 대해 걱정이 많으시겠지만, 하다보면 누구나 다 능력이 발전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고 대비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PT도 같은 조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발표내용에 대한 질문 시 너무 날카로운 질문이나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면접자들끼리는 동맹상태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그와 같은 질문을 던질 경우에는 그 이후부터 면접 자체가 아전투구로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5) 개별인성면접
GD와 PT에 대해 길게 설명했지만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개별면접이라고 봅니다. GD와 PT때 면접관분들이 사실 제대로 듣고 있는지 조차 의문인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물론 저를 담당하신 면접관님들은 그러시지 않았지만, 어떤 경우에는 피곤함이나 지루함 때문에 고개를 숙이고 계시거나, 낙서를 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개별면접에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3차 면접을 준비하면서 스터디 조원들간에 개별면접 시뮬레이션을 할 기회가 생깁니다. 그때 면접자는 정말 긴장되지만 면접관의 입장이 되어 보면 정말로 면접이 재미있습니다. 면접자의 말이 조금만 이상할 경우 그 부분을 파고드는 재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2016년 개별면접에서는 시사와 관련된 질문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면접장에서 작성한 사전기술서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제가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첫째 날 면접에서는 상급자를 설득한 경험을 묻는 문항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고, 둘째 날 면접에서는 상급자의 제안 무시와 그로 인해 하급자의 불만이 가중된 사항에 대한 질문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면접 자체가 압박면접과 비슷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제가 무슨 대답을 하더라도 거기에 꼬리를 무는 추가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그러한 질문들에 대해 저는 정말로 원론적이면서 제가 현직에 들어가서 할 수 있는 대답을 하였습니다. 상급자 설득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상급자가 계속 무시하면 어떻게 하겠느냐’, ‘계속 제안을 해도 상급자가 듣지도 않고 오히려 타박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는 추가질문이 있었습니다. 그 때마다 저는 창의성을 발휘하기보다는 ‘저 스스로 더 노력하면서 보다 상급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제안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라는 식의 대답을 이어갔습니다. 정말 답답한 상황의 연속이지만 저는 계속 그렇게 대답을 했고 오히려 그게 더 좋게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은 법령 안에서 행동해야 합니다.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한다고 법령을 무시하는 대답을 하기보다는 어찌보면 답답할 정도로 우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편이 더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둘째 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상급자가 계속해서 듣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 ‘하급자들이 저를 상급자의 하수인으로 취급하며 무시하면 어떻게 하겠느냐’ 와 같은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그 때도 저는 ‘저 자신을 낮추며 상급자와 하급자간의 소통을 이어가면서 조직 내 분쟁이 커지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역시 답답한 대답이지만 또 그 외는 방안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압박면접을 하면서 계속된 추가질문이 이어질 경우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내심의 의사가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면접에서 그와 같은 압박면접이 시행된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해봅니다. 저는 평소에 저 자신을 낮추고 제가 더 노력한다는 자세를 가졌기 때문에 극단적인 추가질문이 나와도 그와 같은 대답을 하였습니다. 내년, 내후년 면접이 어떤 방식으로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압박면접이 시작된다면 답답한 모습을 보인 사람도 붙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5. 따로 드리고 싶은 이야기
1) 돈 문제
공부는 제가 하지만 고통은 저와 가족이 분담합니다. 그래서 합격은 제가 했지만 부모님이 더 기쁘신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2013년부터 2016년 초까지 쓴 가계부를 통계로 말씀드리면 학원 수업을 들은 달은 보통 70만원(때때로 100만원 넘어가는 때도 있었습니다만 그건 여러 과목을 동시에 구매했기 때문입니다.), 학원 수업을 듣지 않은 달은 50만원 정도 썼습니다. 여기에는 방값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고시식당 월식이 대략 25만원 내외입니다. 가끔 다른 식당에 들릴 때도 있으니 추가비용이 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을 만나 먹기도 하니 또 추가비용이 붙겠죠. 독서실은 보통 14만원 내외입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대충 월 50만원이 나옵니다. 방값을 포함하면 100만원은 우습게 나갑니다.
월 100만원이면 1년에 1200만원입니다. 학원비를 포함하면 1년에 2000만원은 들어간다고 봐야합니다. 그래서 석치수 선생님이 가끔 떨어지면 징역1년에 벌금 2000만원이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하시기도 합니다.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공부를 함에 있어서 돈은 빠질 수 없는 문제입니다. 집안이 넉넉한 사정이라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부분에서 줄여야 합니다. 월 50만원 이상은 무조건 나간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2)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
공부를 하는 기간이 오래 지속되다 보면 사람이 말 그대로 쪼잔해집니다. 첫 해에는 주변 사람들의 기대가 크기 때문에 본인이 행정고시에 임한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나, 해가 지나갈수록 자부심은 없어지고 부끄러움이 커지게 됩니다. 다른 친구들이 결혼하고 하나둘씩 취업에 성공하면 기약 없는 공부에 빠져 있는 저 자신이 실망스럽고, 같이 공부하던 친구가 합격할 경우에는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한 없이 무너져 내립니다.
그럴 때 일수록 자기 자신을 다잡아야 합니다. 저는 공부하는 내내 소심해지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실제로 제가 소심했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저 스스로 노력했습니다. 조그마한 일에도 화가 나는 내 자신이지만 겉으로 내색하지 않으려 했고 최대한 분을 속으로 삭이려 했습니다.
일부러 즐거운 일을 만들려고 스터디원들 사이에서도 분위기를 주도했고, 가끔 미친사람처럼 웃어본 적도 많습니다. 그리고 제가 쓰는 일기장에 제가 무슨 공부를 하는지 그리고 제가 무엇이 되기 위해 이 고생을 하는지를 썼습니다.
공부가 안 될 때는 광화문 정부청사를 가끔 다녀왔습니다. 지금은 들어갈 수 없지만 언젠가는 들어간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래도 공부가 안 될 때는 그냥 쉬었습니다. 만화책을 보거나 맛있는 것을 먹거나 친구들과 게임을 하는 시간을 가지거나 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전화 드려 부모님 목소리를 들으면서 흐트러진 제 마음을 다시 정비하였습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저와 같은 상황이 누군가에게 어느 순간 갑자기 찾아올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그 시간을 이겨냈습니다.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방법을 찾아내서 빨리 최대한 공부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6. 마지막 이야기
지나고 보니 수험생 생활이 군 생활보다는 힘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활동의 제한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너무 자유롭다 보니 방종에 빠진 경우도 때때로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합격하고 나니 그 방종조차 추억으로 기억됩니다. 제가 합격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만약 합격하지 않았더라면 그러한 방종들이 아마 제 평생의 후회로 남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공부 하다보면 누구나 힘든 시기가 오고 또 외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어깨를 두드리는 바람이 날 부르는 친구의 손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한창 힘든 시기였던 2차 시험 직전에는 누군가가 술 먹자고 심야에 불러도 나갈 수 있을 정도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과 고독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실제로 불렀다고 해도 고민 끝에 나가지 않았을 겁니다. 물론 고민 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이 더 좋은 것이긴 합니다.
제가 처음 공부하던 해, 예비순환에서 봤던 사람의 1/3 정도가 1순환 시기에 없어졌습니다. 학교 고시반에 들어갔는지, 공부를 접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해 1차 시험이 끝난 후에 예비순환에서 봤던 사람의 절반 이상이 3순환 수업에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안 보인 분들의 대부분이 1차 시험에서 떨어졌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2차 시험이 끝난 뒤에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붙은 사람은 소수고 나머지는 신림동을 떠나거나 공부 자체를 그만두었습니다. 그만큼 합격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한번 안 됐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꾸준히 매달리시길 부탁드립니다. 모두들 이 시험에 붙을 생각으로 들어오셨지 않습니까? 학원에서는 1년 반 만에 충분히 합격할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1년 반만에 합격한 사람을 제가 실제로 보기는 봤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2년 이상 공부합니다. 4년차에 처음 들어간 면접 시험장에서 2013년 예비순환때 봤던 몇몇 얼굴들을 보니 저는 제가 그렇게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때에 붙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니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겨내시고 원하시는 것을 쟁취하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다보면 곧 좋은 날이 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리고 가장 힘든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면 곧 합격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올해 체력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 공부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을 정도였습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꼭 끝까지 합격을 향해 달려가시길 기원합니다.
7. 에필로그
2016.11.15. 화요일
사무관이 됐다. 사무관이 됐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나는 고생했고 이제 그 결실을 맺었다. 다행이다. 11월 9일 문자가 온 순간 소리 질렀다. 부모님께서 정말로 좋아하셨다. 여기저기서 축하의 메시지도 왔다. 이제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자.
자부심은 가지되 자만하며 살지 않기를!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도 제가 느낀 그 기쁨을 누릴 수 있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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