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놀이
어린이는 놀이로 인생을 연습하고 어른은 노름으로 인생을 산다. 화투는 1900년대 초 일본이 한국을 강점할 때 가지고 온 것이다. 일본은 1800년대 포루투칼의 카르타(Carta: 놀이딱지)를 달별로 변형시켜 하나후다(花杜)라 했다. 정월 솔, 2월 매조, 3월 사쿠라, 4월 흑싸리, 5월 난초, 6월 목단, 7월 홍싸리, 8월 공달, 9월 국화, 10월 단풍, 11월 오동, 12월 비이다. 사쿠라가 일본 국화요, 광 다섯 개가 일본 국기이다. 비광은 사무라이 복장이다. 일본인들은 놀이를 통해서도 자기 나라의 꽃·기(旗)·혼을 자랑한다. 한국인의 혼을 빼앗는 야수같은 노리개 솜씨를 보였다. 우리의 협동적·상무적·창의적 놀이를 퇴폐적 노름으로 바꾸어 놓았다. 화투는 도박이다. 인간 완성의 길(道)을 박대하면 망한다.
그래서 화투장에 담긴 뜻을 깨우쳐야 한다. 화투는 12 간지, 12 경락과 상통하고, 매월 4장은 원형이정·생로병사·춘하추동 등을 의미한다. 1월은 솔(송학)이다. 한국은 9000여 년전 한인, 5800여 년전 한웅배달, 4338년전 단군조선이었다. 아아, 신라의 통일 이래 겨레의 운세는 360도 돌아섰지만 정신만은 잃지 않았다. 2월은 매조다. 매조는 청나라인데, 청조가 한국에 날아들었다. 3월은 벚꽃이다. 일본은 화려함이 지나 곧 떨어진다. 4월은 흑싸리로 등나무 꽃이다. 청일전쟁 때문에 나뭇잎은 검은 사리가 되고, 놀던 새도 뒤집혀 떨어진다. 正道가 아니면 뒤집힌 새처럼 떨어진다. 일본은 1909년 청일전쟁 후 압록강과 두만강을 국경으로 협정했는데, 1965년 무효화했다. 5월은 난초다. 물속에만 있으면 썩고, 천지인 삼신 원리로 참답게 노력하라. 새롭게 태어난다. 6월은 목단이다. 세상은 화려하지만 향기가 없다. 나비가 날아드니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7월 멧돼지이다. 인생의 참의미를 깨닫고 멧돼지처럼 용맹정진하면 기쁨의 열매를 얻으리라. 8월은 한가위이다. 보름달처럼 깨달음의 성통이다. 9월은 국화다. 깨달았다고 자만에 빠지면 꽃술이 물에 떨어지듯이 목숨이 일각에 달렸다. 10월 단풍이다. 사슴은 신령스러운 천사다. 가을은 심판의 때가 되었다. 피해의식, 이기심, 자만심, 분별심에 빠지면 겨울에 길잃은 어린 사슴처럼 된다.
11월은 똥이다. 똥속에 봉황이 있다. 혼비백산! 인간이 죽으면 혼은 하늘로 올라가 천화한다. 그 혼(봉황)이 똥속으로 빠지면…. 똥(三毒) 속의 봉황(완성되지 못한 영혼)은 하늘 높이 날아서 대자유를 누리고 싶은데…. 인간의 영화는 덧없다. 날아라. 옹골찬 똥구멍에 힘주고 날아라. 12월 비다. 신선이다. 완성이다. 비린내 나는 제비 꼬리는 피해의식, 이기심, 자만심이다. 우산으로 막아라. 강은 통곡의 부딪힘이다. 이 강을 건너면 깨달음의 금두꺼비를 얻으리라. 시커먼 제비가 너를 덮치려 한다. 수승화강했을 때 극복할 수 있다. 때를 알라. 자신을 사랑하라. 그런 깨달음의 강을 건너게나.
뭣땜시 일본의 꽃딱지가 꽃전쟁(花鬪)으로 바뀌었을까? 지금 우리에게는 천시가 열려있다. 중국의 <25史>에도 '신선의 나라'로 칭송했고, 많은 성현들도 21세기 인류의 정신 지도국이라 했다. 화투는 신선 나라 부활이다. 88올림픽과 2002월드컵을 보게나. 홍익인간! 그 정신으로 남을 이롭게 하라. 길, 활, 애비휠휠…. 고도리는(高道理) 높은 수준의 도리를 깨우쳐야 참 맛이다. 고도리는 배짱과 배팅 중심의 포커와는 다르다. "못 먹어도 고" "죽었다" "피박" "똥 먹었다" 등 엽기적이고 품격 낮은 말로 원초적 정감이 상승된다. 말의 해방과 변화무쌍한 판을 통해 자질구레한 앙금을 풀어버리는 무속적 해학이다. 도박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