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예정되어 있었던 개인적인 약속이 2시 반에서 3시로 옮겨지면서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려는 나의 의지는 조금씩 무너져 버렸다.
엄청나게 수다스러운 사람들과의 미팅을 뒤로 하고 부랴 부랴 우리 연습실로 향했으나, 결국 나는 모임이 거의 끝난 시점에 도착을
했고, 나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후기는 뒷풀이부터 이어질 수 밖에 없음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가만히 앉아서 이번 신입 오리엔테이션 후기를 적으려고 하니, 이런 생각이 든다. 솔직히 끼의 역사는 그간 많은 선배들이 그 명백을
유지시켜줬기 때문에 이곳까지 왔으나, 18기가 없었다면 오늘의 끼도 없다고 말을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이건 내가 18기라서
그런것이 아니다. 사실이 그러하다)
18기를 무언가에 비교하자면 콜라라고 말하고 싶다. 톡 쏘는 강한 맛이 있지만 대중에게 그 맛의 개성으로 인기 있는 콜라. 18기는
각자 튀는 개성이 있었지만, 그래도 흩어지지 않는 다른 선배 기수들이 가진 끈끈함과 의리가 있었다. 그 뒤를 이어 19기가 들어왔다.
19기는 그 콜라속에 넣는 얼음들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그 차가움을 더 하고 (솔직히 19기 첫인상은 차가움 그 자체였다)
그리고 콜라의 맛을 조금 희석하긴 했지만, 그 시원함에 콜라 먹을 맛이 나게끔 해주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던것 같다. 20기와
뒷풀이를 하고 난 나는 20기는 얼음이 든 콜라 위에 얹혀 놓은 레몬 조각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얼음이 든 시원한 콜라에 살짝
얹혀진 상큼함과 신선함. 우리의 20기는 그랬다. 이제부터 나를 뒷풀이 전문 칼럼리스트라고 불러주길 바래 ^^
자 그럼 이제 시작해 보실까나?
정기모임을 뒤로 하고 우리는 용출이 예약해 놓았던 '동네북'이라는 주점에서 뒷풀이를 하기로 했다. 모두들 일사분란하게 뒷풀이
장소로 이동했고, 이행록 선배가 말했던 조용한 분위기의 주점이라는 곳이 결국 끼의 수다스러움으로 잠시 도깨비 시장이 되었던 그
불쌍한 술집!
술상을 이리 옮겨 봐도 저리 옮겨 봐도..그 많은 인원(약 20명 이상)이 다 같이 앉을 수는 없는 법~ 결국 몇몇은 일행에서
비켜서 앉았지만, 많은 회원들이 철새처럼 이동을 자주 했기 때문에 얼굴을 익히기엔 좋은 시간이었다.
처음 도착하자 마자 나는 주인장 아줌씨에게 산사춘 2병이요~ 라고 주문을 했다. 거기에 딴지를 거는 19기 아저씨 부대들! 왜
회장만 산사춘을 마시냐~ 이건 명백한 월권행위다... 라고 주절주절..특히 가장 많이 컴플레인을 한 사람이 누군지 나는 안다.
19기중에서 젤루 못생긴 바틈. 난 그때 속으로 생각했다. 으휴~ 이 봉황의 맘을 느그 뱁새들이 알란가~ 아줌마가 가져온 산사춘
두병은 신입으로 들어온 20기들에게 한잔씩 나눠 주었다. 그것은 20기에 대한 회장사랑(?) 이라고 말할 수 있겠으나, 앞으로
내려질 많은 채찍질에 앞선 당근이라고 말해두고 싶다.
안주를 이것 저것 시키고..나는 끼의 정회원 앨범을 만들기 위해 한사람씩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아직 나의 카메라에 익숙치 않은
회원들은 얼굴을 찡그리거나 몸을 돌렸으나, 아마 조만간 이 사진들이 어떻게 편집이 되어서 게시판에 게제되는지를 알게 된다면,
그 다음부터는 서로 찍어달라고 몸싸움을 할 것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
윤연출이 입이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알탕이 오자.. 울 테이블에 앉아 있던 수연, 혜령, 샌달 등은 알 건지기 낚시를 시작했다.
그러나 건져진 알들은 소량. 나는 수연, 혜령 알들을 한 접시에 모아서 서빙하는 언니를 불렀다. 이것이 우리 알탕에서 나온 알의
전부인데.. 이거밖에 안나오는거 맞아요? 서빙하는 언니 할 말을 잃은듯 했다. 하지만, 원래 그렇다니 쩝 할말은 없고... 그러나
수연이 알 하나 먹어보더니..우와~ 진짜 부드럽다... 혜령도 한마디...진짜 맛있어... 그래서 나도 먹어보았다. 맛이 있긴
하더라.
우리의 이뿐 신입 지은은 어느새 모임의 실권자를 알아보고는 윤 연출 앞에서 선배님~ 저 포오샤 할래요~ 저한테 포오샤 주세요~
라고 애교 설득 작전에 돌입! 그래서 내가 지은에게 그랬다. 얘야! 어디 영어로 아무말이나 한번 해볼래? 나는 단지 걔의 성량과
영어발음에 대해서 알고픈 맘이었는데..돌연 지은이 말한 그 영어 한마디 " 알러뷰..." - 난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
다들 올해의 공연에 기대는 큰 것 같았다. 바틈은 트랜스 베니스의 상인을 하자고 난리다. 꼭 변태같은 생각만 한다니까~ 그러나
그 변태같은 생각에 동조하는 우리의 차미화 언니!
난 조직이 싫어~ 왜 조직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거야? 난 조직이 싫고.. 단지 나 혼자 하고 싶으면 하고 말고 싶으면 말아~
차미화 언니가 술 마시면서 한 말이다. 그런데 이 언니..."조직"의 발음이 마치 "조지"처럼
들리니 이게 웬 말인가? 난 조직이란 발음을 그렇게 특이하게 하는 언니는 첨 본다니까~
미화언니와 선욱이가 나란이 앉았다. 뭐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선욱이의 5:5 가름마는 이미 다 정평이 나 있는 셈. 글구
언뜻 보니 둘이 머리켤이 같은 종류 인것 같았다. 부시시, 윤기없음. 자세히 보니 이목구미도 약간 비슷하고... 거기다가 선욱이도
미화언니도 얼굴이 하얀편. 하지만 술이 들어가면 붉은 사과가 되는 증상까지.... 혹시 남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
앞에 앉아 있던 우리들은 키득 키득 많이 웃었다.
술 마시는 동안, 얼마나 시끄럽게 떠들었던지...(사실 우린 그게 소리치는게 아니라 대화하는거였지만) 그 주점이 생긴 이래로
이렇게 떠들썩 해던적이 있었는지 물어보고 싶다. 몇몇 손님들은 이런 아연한 분위기에 싫은 내색도 하는것 같던데..언제 우리가
남을 배려한 적이 있었던지..ㅋㅋㅋ 결국 우린 늘 하던대로 우리 방식대로 웃고, 떠들고, 그리고 마시고... 늘 하는것처럼 밥공기는
꼭 시켜서 요기를 했다.
항상 수줍게 웃으면서 말수가 적은 지연이, 그리고 막내동생 같은 이미지의 선규, 그리고 작은 아씨들에 나오는 조 같은 이미지의
진영이, 특히 수옥이가 새내기 담당자여서 그런지 수옥이하고 새내기들은 궁합이 잘 맞는것 같았다. 역쉬 내가 사람보는 눈이 있어서
적절한 인재에게 적절한 임무를 부여한것 같아 정말 뿌듯했다.
늘어나는 계산서의 금액을 보면서 아줌마와 딜을 하고..그리고 계산서를 지불한뒤, 우리는 홍대 락까페로 가기로 결정! 그런데 누가
락까페 가자고 제안한겨?
많은 인원들이 빠져나갈것을 예상했는데..결국 차 3대와 버스 한대(자가용을 못탄 떨거지들)로 나뉘어서 홍대 정문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잠시 작별을 하였다.
진영이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가고..바틈은 그런 진영을 배웅해주었다. 흥~ 19기나 18기한테 그렇게 해줬음 지금쯤 사랑 많이
받았을텐데~ 며칠이나 그런 신사 흉내 낼지.. 두고봐야지~
상용, 재명, 병수의 차로 사람들을 배분하고 그 차에 타지 못한 사람들은 버스를 타고 홍대 정문으로 출발하였다. 홍대 정문앞
근처에 주차했던 병수는 몸집에 어울리지 않은 소심함때문에 결국 주차했던 장소에서 벗어나 다른 안전한 주차 장소를 찾아 주택가로
들어섰고, 재명은 수연의 비밀 주차 장소에 무사히 차를 주차하였다.
락까페에 운집한 우리는 가격을 네고해 본 결과, 15,000원/인당 이란 금액이 넘 비싸서 선발대는 여기 저기 다른 락까페를
기웃거렸다. 우선 음악이 넘 어려우면 안되고(왜냐면 우린 신세대보다는 구세대가 많은 집단이기 때문) 가격이 넘 비싸도 안되고..노친네들을
위해서 의자도 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었다.
결국 펑키 뮤직을 트는 락까페로 정한 우리.. 20명이란 대집단으로 3만원 할인해주는 행운도 얻었다. 들어가니, 꼬진 양주지만
그래도 양주 세병을 서비스로 주더라. 그리고 안주도 심심치 않게 나왔고... 그게 다 공짜였으니, 뭐 그런대로 괜찮았던 것 같다.
들어섰을때는 밴드가 라이브로 공연중이었다. 바틈은 그 와중에도 젤루 먼저 무대 앞으로 나가 혼자서 열심히 어깨를 들썩이면서 장단에
맞춰 몸을 흐느적거렸다. 그에 이어 지은이도 나가고... 용출이도 나가고... 남아 있는 우리들은 열심히 안주 집어 먹으면서...
이바구를 했다.
그러다가 밴드가 사라지고... 앗싸~ 이렇게 귀에 익은 음악이? 70년대 디스코 음악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90년대 초 댄스음악까지...
바로 이거지... 하우스 댄스 리듬에는 몸을 갖다 붙이고 싶어도 그 음악이 우리를 거부하더니, 이 음악들은 ...바로 우리의
삶 자체가 아니던가?
결국 우리 모두는 무대를 장악해 버렸고, 너무 흥이 난 나머지 병수는 덤블링까지... 수연이는 열심히 신이 춤을 추어대었고,
건스는 날나리 춤으로 우리의 탄성을 자아냈다. 결국 바닥에 드러누워 스트립댄스까지 추는 바틈... 거기에 정신 잃은 우리의 용출이의
탈춤. 아! 안 본 사람은 아마 엄청 후회했을것이다. 그렇게까지 현란했던 댄스는 끼 역사상 없었으니~
후끈 달아 오른 몸을 간간히 바깥의 찬 공기에 식히면서...그렇게 우리의 밤은 깊어만 갔고.. 늦게 까지 있지 못할 회원들은
하나 둘씩 빠져 나가고.. 결국 12시를 넘기고 우리도 나갈 채비를 했다. 뒤늦게 들은 말이지만, 이제서야 몸이 풀리는데 왜
이렇게 빨리 떠나냐고 난 나중에 구박 받았다. 국수를 외치면서 3차를 울부짖던 바틈의 최후를 난 알지 못한다. 과연 그 팀이
국수를 먹으러 갔는지 안 갔는지....
선욱, 지은, 나는 재명의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재명이 지은의 집까지 바래다 주기로 결정한 순간, 선욱은 다시 차를 돌려서
홍대가서 놀자고 난리를 피웠다. 재명도 아쉬운지 다시 돌아가자고 그랬지만, 내일을 위해 몸을 아껴야지~ 대책없는 양반들아! 내가
먼저 내리고 그 담은 나도 모르겠다.
후기들이 간간히 올라오는걸 보니 모두들 즐거운 밤을 보낸 것 같다. 20기가 들어오니 정말 끼의 분위기가 한층 새로와 진것 같아
좋다. 이뿐 새내기들이 많이 들어왔으니...올 한해도 열심히 놀아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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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정말 아쉽네요~현란한 댄스를 봤어야 했는데..사진~이라도 볼수없을까요??
와~우~ 끼 칼람리스트 "로빈" 짱~~~~~`
맨밑의 사진 세장 빼고는 photo by 정선욱.
선규야..내가 사진을 ftp에 올리는 사이에 이 글을 읽었구나~ 나중에 시간 날때 올린 사진 자세히 봐아~
음~ 언제읽어도 잼있다니까 로빈의 후기는~^^ 근데 내춤이 별루였나? 나의 춤사진이 없네.. 나두 꽤 몸부림 쳤던거 같은데~ ㅎㅎ
우헤헤~~~ 진짜 잼있땅~~~ 케케케~~ 다들 멋지네용~~~
ㅋㅋㅋ 잘봤어여~~이상한건 삭제 부탁혀~~
경임언니 이사진들 선욱오빠가 찍었으니까 아마 불만이 있나봐...ㅋㅋㅋ...가서 한대 때려줘!!
이을용허준호이은결...
난 로빈의 글이 싫어...왜..아무튼 음해성 발언에 살빠지니깐...이건 딴지 거는것이 아니라... 뚱딴지 같은 이야기임...
넘 우껴서 주글뻔했음 ㅡㅡㅋ 근데 rape이란 단어는 좀 그렇네.
로빈선배님은 글도 잘 쓰세여~와~ 사진 재미있게 잘봤어요~^^ 멋져요~굿~굿~
응..담엔 선규야..같이 가자~
재밌었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