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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병(Schizophrenia)
만 18세의 김 군은 초등학교때부터 공부를 무척 잘하는 편이었다고 합니다. 성격은 내성적인 편이고 말 수가 적었는데 고집이 무척 세어서 가족들은 답답한 느낌을 받곤 한다고 합니다. 친한 친구들은 거의 없었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편이었다고 합니다. 김 군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더욱 조용해지고 말이 거의 없이 지냈다고 합니다. 김 군의 부모님은 김 군이 사춘기를 겪는 것 같아 특별히 이상하게 생각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우수한 성적으로 중학교를 졸업한 후 고등학교에 입학한 김 군은 어느 날 등교길 버스에서 보았던 여학생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합니다. 하루종일 그 여자친구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으며 꿈도 여러번 꾸었고 잠을 잘 못자는 날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김군의 성적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고 김군은 그 여학생에 대한 생각을 빨리 정리해야 할 것 같아 마음이 더욱 급해졌다고 합니다. 어느 날 아침, 결국 김 군은 그 여학생이 등교하는 길에 따라가서 자신과 사귀자고 얘기했는데 그 여학생은 쌀쌀맞게 거절했다고 합니다. 김 군은 너무 창피해 얼른 뒤돌아서 와버렸는데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여학생들이 자신을 보고 비웃는 느낌이 들었다고 합니다. 이후 김군은 길을 걸으면 길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는 듯해서 자꾸만 돌아보게 되었으며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 같아 신경이 예민해졌고 며칠이 지나도록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고 합니다. 어느날 방에 혼자 있던 김 군은 누군가가 자신을 욕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화가 난 김 군은 창밖을 봤지만 길에는 아무도 없었으며 이렇게 자신을 욕하는 소리가 하루에도 수십차례 들렸다고 합니다. 김군은 그 여학생이 재벌가의 손녀라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이 그 여학생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으려는 그 집의 사람들이 자신을 욕하고 괴롭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김군은 그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할 것이 두려워져 밖에 나가지 못했으며 결국 학교도 가지 못하고 하루종일 방안에만 있었다고 합니다. 음식에 그들이 탄 독약이 있을 지 몰라 밥을 먹지 않았으며 시간이 가면서부터는 부모님도 믿기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정신분열병은 비교적 이른 나이에 발병하여 인간의 인지, 지각, 정동, 의지, 행동, 사회활동 등의 다양한 정신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입니다. 인구의 1%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증상뿐만 아니라 경과, 치료반응, 예후도 매우 다양하여 아직까지도 이 병이 한가지 병인지 아니면 여러 가지 병이 비슷한 증상으로 보여지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병은 진단 및 치료가 쉽지 않고 재발도 많습니다. 그러나 일찍 발견해서 적절한 치료를 지속하는 경우엔 회복이 가능한 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신분열병의 진단은 역사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어 왔는데 현재는 대개의 경우 미국의 진단분류 4판 (DSM-IV)을 이용하여 진단합니다. 그러나 이 병의 진단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임상의사의 판단이 중요합니다.
1) 아래의 특정한 증상중 두가지 이상이 최소한 1개월 이상 지속되야 한다.
① 망상
② 환각
③ 언어의 지리멸렬
④ 심하게 와해된 행동이나 긴장증적 행동
⑤ '음성' (陰性)증상 (피상적 정감, 언어의 결핍, 의욕상실 등)
2) 사회직업 기능의 심각한 장해가 있다.
3) 증상이 6개월간 지속된다.
4) 분열정동장애나 기분장애,물질(약,알콜 등)복용장애 및 내과질환 등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정신분열병의 원인을 한마디로 말하면, 아직 모릅니다. 오래 전부터 그리고 지금 현재도 이 병의 원인에 대해 수많은 연구가 있지만 아직도 확실히 밝혀진 단일한 원인은 없습니다. 현재까지 연구된 결과에 의하면 정신분열병의 발병원인으로는 생물학적요인과 심리사회적 요인을 들 수 있습니다. 먼저 생물학적 요인으로는 도파민, 노아드레날린, 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물질의 활성도 이상과 생화학적 이상, 정신약물학적 이상, 바이러스 가설, 대뇌 구조와 기능의 이상등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심리사회적 요인으로는 환자 스트레스, 가족간의 갈등, 정신분석적 요인, 부모의 잘못된 양육태도, 의사 소통 방법의 문제, 사회문화적 요인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취약한 생물학적 성향 또는 유전적 성향이 있는 개인에게 정신사회적 요인 등이 유발인자로 같이 작용하면 병에 걸릴 위험성이 매우 커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많은 연구결과를 보면 정신분열병 자체가 유전되는지는 불확실합니다. 그러나 부모중 어느 한쪽이 이 병을 가진 경우 그 자녀가 이 병에 걸릴 확률은 그렇지 않은 부모의 자녀에 비해 8-18배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유전적인 요인이 관여하는 것은 사실이나, 정확히 어떠한 유전인자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아직 모르고 있고 유전적 요인만으로는 병의 원인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환경적 요인과 사회문화적 요인도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정신분열병의 증상은 매우 다양해서 어느 한가지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경우엔 두 사람의 정신분열병 환자에서 보여지는 증상들이 서로 매우 틀려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발병은 급성, 아급성 그리고 점진적인 만성 등 다양한 편인데 대개는 급성으로 발병했다고 하는 경우에도 자세히 알아보면 상당기간의 전구기를 거치면서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전구기의 증상은 사회적 고립, 학업이나 직장에 대한 의욕상실, 개인위생의 저하, 비정상적인 행동, 분노발작, 막연한 건강염려증상, 자신의 몸이나 주변의 세상이 변한 것 같다는 느낌(이인증), 비현실감, 평소 관심 없던 추상적 종교적 철학적 관념에의 탐닉, 생리적 기능(수면, 식욕, 성적 기능)의 변화 등이 흔합니다.
1) 사고의 이상
정신분열병 환자들이 흔히 보이는 사고 즉 생각의 장애는 망상입니다. 망상은 논리적인 설득으로는 도저히 고쳐지지 않는 ‘병적인 믿음’을 말합니다. 누군가가 자신을 감시한다거나 괴롭힌다는 피해망상, 자신을 누군가가 조종하고 있다는 조종망상, 자신의 능력이나 자격을 비현실적으로 높게 여기는 과대망상, 실제로는 자신과 관련이 없는 일이나 사람을 관련지어 생각하는 관계망상 등이 있습니다.
환자들은 대개 생각의 내용 뿐만 아니라 그 전개 과정에서도 장애가 생기게 되는데 생각이 논리적으로 이어지지 않아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자꾸 주제에서 벗어나고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는 등의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또 생각이 진행되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갑자기 멈춰버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정신분열병 환자가 하는 말을 듣는 사람은 그 말뜻이 이해가 안되고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고 느끼게 됩니다.
2) 지각의 이상
정신분열병 환자에게서는 듣고, 보고, 냄새맡고, 맛을 보고 감촉을 느끼는 오감 중 어떤 감각에서도 이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제일 흔한 것은 환청으로 그중에서도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주변에 아무도 없거나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말을 한 일이 없는데도 사람의 말소리가 귀에 들리는 현상입니다.
아무 것도 없는데 무엇인가 눈에 보이는 환시도 흔하고, 드물게는 환미, 환촉도 있고 착각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색상이나 소리가 지나치게 생생하거나 그 질이 변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3) 감정의 이상
정신분열증 환자는 흔히 혼자 실없이 웃는 등 상황에 맞지 않는 감정표현을 하거나 감정이 무뎌지게 됩니다. 감정의 무뎌짐이 심한 경우에는 자신이나 외부의 사건에 대해 무관심하고 감정표현을 전혀 하지 않는 무감동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즐거움을 못 느끼는 상태 또는 우울증 상태를 보이기도 합니다. 정신분열증 환자의 감정은 일관성이 없으며 감정표현에 깊이와 초점이 결여되어 있어서 다른 사람들과 정서적 유대관계를 맺기 어렵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4) 양성, 음성 증상
흔히 정신분열증의 증상을 양성증상과 음성증상으로 나눕니다. 양성증상은 정상인에게 보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망상, 환각, 지리멸렬한 사고, 괴이하고 혼란된 행동 등이 있고 음성증상은 정상적으로 있어야 할 증상이 없는 것으로 무언증, 감정이 무뎌짐, 자폐증적 증상, 사회적 격리, 철퇴 및 자발성의 감소, 주의력 결핍 등 결핍성 증상들이 포함됩니다. 대부분의 항정신병약물은 양성증상에 더 잘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음성증상은 대개 나쁜 병전 상태, 대뇌 위축, 인지장애와 만성화와 관련되며 이것이 있으면 예후가 나쁘고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게 됩니다.
일단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첫째로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치료법이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잘 맞는 치료법이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을 수 있으므로 주치의와 가족이 잘 상의해서 그 사람에게 맞는 치료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둘째로 일단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나 심리사회적인 면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같은 약물 같은 용량을 복용해도 주변 환경이나 가족들의 도움에 따라 병의 경과는 매우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가지 방법의 치료를 동시에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가지 방법만으로는 충분한 치료를 할 수 없습니다.
1) 급성기의 치료
급성기의 환자들은 대개 증상이 더 심하고 폭력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이 흔하기 때문에 대개 입원치료가 더 도움이 됩니다.
항정신병 약물의 투여가 중요한데 투여한지 약 1-2주는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므로 이 시기에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물 복용은 궁극적으로 병을 완치시키지는 못하지만 재발을 상당부분 막아줍니다. 즉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는 경우 증상의 정도를 경감시키고 재발의 가능성을 약 l/4로 감소시킵니다. 따라서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치료약물의 투여가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한 치료방법입니다. 첫 발병 후에는 최소 6개월, 대체로는 약 1-2년동안 복용해야 하며 재발을 한 경우에는 적어도 5년이상, 그리고 재발을 두 번이상 했다면 평생 복용해야 합니다.
재발하기 직전에 나타나는 증상은
불안, 불쾌감, 감정이 쉽게 변함
흥미의 상실, 우울 증세
집중곤란, 특정사고에의 집착, 관계사고
모호한 언어사용, 특이한 행동
악몽
2) 급성기 후 및 만성기의 치료
약물치료와 심리사회적인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리사회적인 치료에는 지지적인 개인정신치료 뿐 아니라 가족치료, 가족들이 환자의 재발을 일찍 알아내어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 약물복용의 필요성에 대한 교육, 사회기술훈련 등이 있습니다.
한번 발병 후 회복하기도 하고 회복과 재발이 반복되기도 하고, 지속적 만성화 과정을 밟기도 합니다. 만성 잔류기 증상은 전구증상 때와 비슷하나 감정의 둔마와 직업적 장애는 대개 악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발병 초기에는 대개 양성증상이 심하고 만성기에는 대개 음성증상이 지배적입니다.
정신분열증의 예후가 나쁜 경우로는 점진적 발병, 병전 사회적 고립, 낮은 교육수준, 부모의 낮은 사회계층, 음성증상, 병전 성격이 나쁠 때 등입니다. 이런 요소가 많은 경우에는 만성적으로 진행할 확률이 더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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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