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간만에 라운드 ^^
근데 날씨 너............무 춥다............................
어제 저녁부터 뉴스를 보며 긴장했다..
올해 최고로 추운 날씨라고 ,,고비라고,, 영하 15도까지 떨어진다고...
역시나 토요일이라고 꽤 많았던 팀이 하나둘씩 캔슬나더니
이제...독종들만 남았다.. -ㅁ-^ 분명 18홀 다 돌 것이다....
내복입고 바람막이 입고 쫄바지입고 목토시에 손토시에
한마리의 곰이 되어 출근했다 ,
드뎌..백을 받았는데 혼성이다. 젠장 -ㅁ-
클럽체크를 하는데 손이 너 ~무 시려워서 안 움직인다.
똥 잘 싸기로 유명한 내 똥펜도 당췌 나오질 않는다 ....-ㅁㅠ
미안허구나 ..주인땜에 고생이 많다...
아 근데 왜 안나와 -ㅁ-^ 무전을 할까 ?하는데,
회원님이랑 고객님 부부가 나온다. 우와 ~ ㅇㅁㅇ 우리 회원님
완전 무장하셨다... 파카에 솜바지에 스웨터에 터모자에
눈만 빼꼼히 내놓으셨네! 얼마나 껴입으셨으면 손만 빼면
덥다고 하셨다 -ㅁ- ; 겨울한파가 무섭긴 하셨나 보다..
큰 종이가방에 조끼랑 목도리랑 아주 다 싸갛고 오셨네...
안녕하십니까? ^-^
응 언니~ 근데 언니 생각보다 하나도 안 춥다~
그지? 바람도 안 불고~ 날씨 괜찮네~
........................( -ㅁ- ) 아 예 그렇..죠 ............
에잇.. 남의 돈 먹기가 쉽나,, 어차피 일하는거 웃으면서
열심히 하자!! 회원님도 괘찮으시고..
근디 고객부부 중 남자분이 쫌 까칠하신 듯 하다,
처음왔다면서 잘 부탁한다고 눈빛을 보내시는데 심상치 않다...
글고 첫만남부터 반말이시네~ -ㅁ-^ 콱 !
고객왈 !
-언니 나는 어프로치 9번 샌드 쓰고 .. 그리고 나는 볼 잃어버리는 거
제일 싫어해.. 무슨 말인지 알지? 오늘 잘 좀 해봐.
오호라... 벌써
ㄱ ㅣ 싸움 시작인가... 좋아 ~ 받아주겠어... 승부욕 작렬 !!! -ㅁ-+++++++++++++++
전투 캐디로 변신 ! ㄲ ㅑ오!!
나도 음흉하게 웃음면서 체조 시작했다.
-첫홀인데 설명 좀 해보지?
( 안그래도 할라했다 이눔아 ! -ㅁ-^ )
파 4홀이구요, 약간의 오르막이 있어서 시각적으로 멀어보이는 홀입니다.
슬라이스 홀이구요,, 좌측 벙커 방향 보시면 좋습니다.
- 뭐...좌측봐야 돼? 그냥 중앙 보면 안되나?
-ㅁ-+++ 에이밍을 좌측으로 보셔야 페어웨이 중앙으로 갑니다.. ......
- 그래? 그냥 내가 알아서 치께.
그럴꺼면 왜 물어봐 이놈아 -ㅁ-^
와우 ........브라보~ 역시 내 기대 이상으로 대단한 놈이다......................
어드레스가 작렬이다 ! 아까 수없이 하던 가라스윙
티꽂고 3번하고 볼만 지금
15초째 노려 보고 있다 ............................ 자냐?
드뎌..티샷했다.. 훗 역시나 우측으로 확 나갔다 -ㅁ-
날 쳐다본다 ... 몰간? 개뿔~!!! 어림없다..
우측 병행 해져드 처리하고 있습니다. 나가셔서 플레이 하시면됩니다.
- 아 해져드야? 그럼 나가서 볼 찾아서 치면 되겠네 .
-ㅁ- ^ 참자..... 일단 세컨으로 가자.......
카드 정차하자마자 무작정 볼 찾으러 간다.. 고개님 ~ ^^ 잠시만요~
손에 클럽과 예비볼을 쥐어줬다 .. 날 개똥보듯이 쳐다본다..
볼은 산 속 깊은 곳에 묻혔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 예의상 가줘야지.. 에효...
결국 내놓고 치고 그린으로 갔다... 뭐 아주 갔는데 우째 찾누..
역시 마크도 안 한다. -ㅁ- ^ 에라이~
볼닦고 라이 놓는데 진짜 손이 얼어서 똑바로 맞추기가 힘들다..
좌측 홀컵 2컵 봤습니다. 오르막입니다.
- 좌측? 오르막이야? 한 18발자국 보면 돼?
(야...-ㅁ-^) 18자국같은 소리하고 있네..오르막은 심하시구요 거리는 15미터 정도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 아 그럼 어떻게 치라고~ 오르막이 몇 %야? 어디보라고? 가면서 대충 찍어봐...
-ㅁ-^ 이런 도라지를 봤나.. 찍어줬다.
퍼터도 조낸 신중하다.. 아오.. 쳤다. 겁내 짧.았.다.
퍼터 커버 씌워두라고 해놓고 퍼터랑 커버랑 같이 준다 .
짜증난다. -ㅁ- 받아서 퍼터 꽂고 커버는 바구니로 던져버렸다.
결국 자기도 춥고 손시렵고 귀찮으니까 내비둔다. 훗 -
그렇게 겨우 6번홀... 속으로는 씨부렁거려도
난 캐디이기에 웃으면서 열심히 일했다. 자기도 꿍시렁 대면서 잘 쳤다.
그 추운데 그정도 했으면 됐지. 솔직히 !
드라이버 잘 쳤는데 세컨 친 볼이 나갔다.. -ㅁ-............젠장
놈이 도착하기 전에 카트로 날라서 찾아봤는데 안 보인다.
러프가 너무 길다..
놈이다.
- 됐어 언니 찾지마.
ㅇㅁㅇ 오잉? 머리에 볼 맞았나? 왜이래?
일단 더 찾는 척 했는데 뒤팀이 왔다.
그럼.. 저 해저드 처리하시고 플레이 하겠습니다... 뭔가 거시기한디...
그린에서 볼 닦을려고 하는데...
- 됐어 볼 닦지마 . 말로만 해봐. 오른쪽이야?
ㅇㅁㅇ 뭐시기? 왜이래 자꾸...
아 네.. 좌측 끝 오르막입니다...
쳤다. -ㅁ- 우측 보고 쳤다.. 뭐야? 대체
일단 홀아웃하고 카트타고 출발하겠습니다. 하는데
갑자기 ........... 내 카트사진을 보면서
- ㅇ ㅑ! 이수진 ( 가명 ) !!!! 너 일한지 한달됐냐?
ㅇ ㅖ? 이건 또 뭥미.........
- 캐디면 손님이 뭘 원하는지 알아서 눈치있게 행동해야지.
내가 날 추우니까 봐주는거야.
황 당............뭐냐 대체....-ㅁ-^
분위기 일순간 침체... 적막.... 고요.... 회원님 부부 어색하게 아하하하..
웃고 계신다...
바람이 너무 차서 얼굴이 찢어질 거 같은데... 짜증이 확 치밀어 올랐다.
에라이~ 그때부터 목토시로 얼굴 다가리고 말한마디 안하고 일했다.
롱홀...여자 회원님... 살짝 다가와서는 " 언니 미안해.. 너무 춥지?
우리가 오늘 너무 추워서 안 오려구했는데... 저분이 남편 주치의야..
계속 치자고 해서 캔슬 할 수가 없었어,, 언니가 좀 참아.. 미안해,,,
아 ...예 아닙니다 회원님, 제가 부족해서 그렇지요.... ( 다 저 시키 탓이지 -ㅁ-^)
혼자 지랄하다 삐친 그놈은......
그놈... 그래도 그러진 않았는데 그때부터 갑자기 나를 똥개훈련 시킬려고 했다.
자꾸 안 쓰던 클럽 달라고 한다. -ㅁ-^
나 눈치빠른 여자야.. 파3 어프로치할때 눈치채고 그때부터
8. 9. P.A.S 다 갖구 다녔다.
다음 롱홀 어프로치 ..
샌드 쳤다, 짧았다.
-언니 9번.
네 여기 있습니다 .
- 아.. 안되겠다. 8번 갖구와.
내 그럴 줄 알았느니... 네 8번 여기 있습니다~
날 한번 쳐다보더니 결국 8번 쳤다.
그린에서 퍼터 했다. 너무 거리내셔서 나갔다.
저 멀리 카트 한번 흘깃 보더니,
- 언니 A 갖구와봐.
쓰지도 않던 A 를 찾는 놈..
정말 화사하게 웃으면서 당장 줬다. 네 ~ A도! 여기 있습니다~
흥 ! 어딜 감히 ! 똥개훈련 시킬려고!
내가 카트로 안 뛰어가고 바로 주니까
놈의 표정... 똥씹었다. ....글고 생뚱맞게 A를 갑자기 쓰니 맞을리가 있나.
지혼자 개판치다 홀아웃했다. 훗...
그때부터 내 꼬투리를 잡을려고 안달이 나셨다.
다음홀 드라이버 쳤는데, 나름 잘 쳤다.
- 야, 나 잘 쳤지? 이번에 쫌 괜찮았어..
( -ㅁ- 야라니...) 아 예..-ㅁ- 90미터 남았습니다.
- A .S 갖구와봐.
네 A. S 여기 있습니다. 하면서 주는데..
순간 지 눈엔 갑자기 딴 사람 클럽으로 보였나보다.
기회다하고 고함을 친다.
- ㅇ ㅑ! 너는 내껄 갖구 오라니까... 딴사람 껄
갖고 오냐? 정신 못 차려?
( -ㅁ-^ 이거 니꺼 맞거등? 븅신아 ! )
쯧....나는 A. S 를 놈 얼굴에 들이대며 당당하게 말햇다.
고객님. 잘 보십시오. 고객님 A.S 맞습니다.
- 뭐? 어.. 내꺼 맞네..
아하하하하 . 엄청 뻘쭘했을 것이다 !!!!!!!!!!!!!!
자기도 민망했던지 라운드 끝나는 내내 한마디도 안했다... ㅋㅋ
얼마나 트집 잡고 싶었으면 지 클럽을 못 알아봤을꼬...ㅉㅉㅉ
급 기분 좋아진 나는 나머지 세홀동안 회원님 부부옆에 붙어서 웃으면서
일했다 ^-^ 어쨋든 그 추운날 무사히 18홀 돈 게 기적이다.
다시는 그 놈 만나고 싶지 않다 -ㅁ-;;
어디 다른 골프장 가서 그러지 마시게. 없어 보인다네.
캐디 무시하다가 큰 코 다친다네. 우리 무서운 여자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