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청에 사용되는 접착제의 종류와 특성
안료는 그 자체만으로 도막을 형성하지 못하므로 접착제에 개어 사용해야 한다. 단청에 사용되는 접착제는 무엇보다 내구력, 내수성, 내열성, 내추성 및 내 공해성이 우수해야 하는데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접착제의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전통의 접착제와 현대에 개발되어 사용하고 있는 접착제도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내수성 및 내구력 등의 상호 보완될 점이 있다.
접착제의 종류
접착제는 크게 동물성, 식물성 접착제와 화학 접착제로 분류된다. 동물성접착제로는 아교, 부레풀, 어교, 앙골교, 녹교 등이 있고 식물성접착제로는 녹말풀, 해초풀, 송진, 밀풀, 옻, 콩풀, 천연수지와 합성수지로 만든 카슈가 있다. 화학성접착제로는 카세인, 세메다인, 에폭시, 본드 포리졸, 에멀존 계열 등 매우 다양하다.
단청에 사용되어 온 접착제는 그 용도에 따라 4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바탕재 정리 후 포수하는 포수용 접착제로 일반적으로 목부나 회바름 벽에는 아교포수를 하고 금박 금니 등에는 부레풀 포수를 하나 근래에는 아크릴 에멀젼을 사용하기도 한다. 포수 시 교착제는 도채료의 접착제보다 강하게 해 준다.
둘째, 안료의 도채 할 때 사용되는 접착제로 금박누름용 옻, 카슈, 아교와 아크릴 에멀죤이 있다.
셋째, 비와 이슬에 직접 닿는 부위, 즉 기둥 등의 보호 칠에 현재는 들기름, 에멀죤이 사용되고 있지만 전통적인 방법은 동유나 들기름 칠이다.
각 접착제의 장단점과 특성을 살펴본다.
아교(阿膠-gelatine)
아교는 동물의 뼈나 가죽 등을 푹 고아서 콜라겐으로부터 축출한 유도 단백질로 접착력이 뛰어나 오래전부터 사용되었다. 소나 사슴, 토끼, 누에 등에서도 축출하여 사용하였는데 형태에 따라 가루 상태의 분말 아교, 알 아교, 막대 및 판 아교, 방부제가 첨가된 액상 아교액이 있다.
아교는 생상이 밝고 윤기 있는 담황색 계열로 중탕 시 물에 잘 풀리며 접착력이 강한 것이 좋다. 반드시 질그릇의 이중 탕관에 비율을 맞춰 (물 1ℓ : 290g 정도) 70〬 정도로 끓여 저어가며 사용해야 한다. 비율을 맞출 때에는 교액을 손가락에 묻혀 농도를 확인해야 한다. 너무 되면 도채면이 번질거리고 박리, 탈락되며 작업 시 붓이 잘 나가지 않아 불편하고 너무 묽으면 안료가 이탈된다. 70〬가 넘으면 콜라겐이 파괴되어 접착력이 저하됨으로 70〬를 넘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보관 시에는 투명용기 보다는 불투명용기에 넣어 5〬 이상의 저온에서 보관해야 교액이 변질되거나 변색되지 않는다. 중탕 후 교액의 불순물이나 찌꺼기 등은 나이론 천을 사용해서 걸러주어야 카로틴이나. 콜라겐을 흡수하지 않아 접착력을 유지 할 수 있다.
아교는 주 성분이 단백질 이므로 고온 다습한 경우 부패가 잘 되어 매이 필요한 양을 중탕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고 부패가 의심되는 교액은 박리, 탈락의 원인이 되므로 절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빙점 이하로 동결 된 것도 마찬가지 이다. 교액의 사용 시 포수를 할 때의 교액 교액 농도보다 도채에 사용되는 교액의 농도는 조금 약하게 사용해야하며 고온다습한 여름엔 조금 된듯하게 사용하고 겨울철엔 묽게 사용해야 도채면이 들뜨지 않고 접착이 잘 된다.
아교는 수용성으로 접착력이 좋지만 내수성이 약한 단점이 있으므로 습도가 높은 지역이나 우로에 직접 닿는 부위는 반드시 들기름이나 에멀젼 도포를 해서 도막을 보호해 주어야 한다.
안료의 특성상 석간주, 주홍, 장단, 황 등은 아교로 개어주고 하엽 등을 조금 살리게 도채 할 경우 아교를 조금 섞어 에멀젼에 개어 사용하기도 한다.
교반액 (아교액 +명반)
교반액은 아교액에 명반을 소량 녹인 혼합액이다. 목부재의 부식이나 충해 특히 습도가 높은 지역 등에는 단청 도채 후 곰팡이 등이 피는데 이때 교반액 포수를 해 주는 것이 좋다. 한가지 주의 할 것은 명반을 많이 사용할 경우 변색의 우려가 있으므로 소량만 사용하고 특히 복원 단청 시 문양 채색 모사를 할 경우에는 장지에 필히 교반액 포수를 2~3회 해 주는 것이 좋다. 본래는 전통 동양하의 장지나 천 등에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방법으로 접착제가 천이나 종이에 완전히 스며들어가 표면에 남은 안료와 분리되어 탈락이 되므로 교반액 포수를 하며 충해 예방을 해 주어 오래 그림을 오래 보존 할 수 있다.
교반액은 아교액을 중탕하여 교액이 10~20도 정도로 식었을 때 명반을 녹여 사용한다.
부레풀 (어교)
어교는 물고기의 부레나 내장 등을 약한 불에 끓여 지방질을 제거하여 만든 것으로 주로 민어의 부레를 많이 사용한다. 민어의 공기주머니인 부레를 말려두었다가 물에 넣어 끓여서 만든 접착제이다.
부레풀은 달라붙는 힘이 아교보다도 뛰어나 주로 목 공예품을 만들 때 나무를 덧붙이거나 자개 장식인 나전의 화각을 붙이는데 쓰인다. 더욱이 이풀은 수용성이라 화각의 무의 밖으로 밀려나온 풀줄기를 물로도 쉽게 씻어 낼 수 있어 편리하다. 또 활의 몸체를 만들 때 뽕나무, 쇠 힘줄, 대나무, 무소 뿔 등 여러 재료를 한데 붙이는 데에도 쓰이고 연줄에 이 풀을 올리면 아주 빳빳해 진다. 아교나 화학 접착제가 일반화되기 전까지는 가장 많이 쓰이던 접착제였다.
아교를 만들듯이 단백질이나 지방 등 불순물을 없애고 쌀뜨물 속에 담가 두거나 물에 넣어 뭉근 불에 고은 다음 응달에 말려 고체 상태로 보관한다. 사용할 때에는 다시 불에 녹여서 액체가 되게 하는데 녹일 때에는 불길이 직접 닿지 않도록 중탕해서 깨끗하고 성긴 천으로 걸러내어 쓴다. 이와 같은 동물성 접착제는 고대 이집트 벽화에도 쓰이는 등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시대 이전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접착력은 아교보다 강하나 열과 습기에 약하고 전화하면서 균열이 잘 되는 단점이 있어 강력한 접착을 요구하는 곳에 부분적으로 쓰인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금박이나 금니를 올릴 부분에 부레풀 포수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근래에는 전체적으로 아교나 에멀젼 포수만 한다.
아크릴 에멀젼 (SL-71-1716)
에멀젼은 합성수지 접착제로 아교와 더불어 단청에 가장 많이 쓰이는 접착제로 본드나 바인더 포리졸 계열의 단점을 일부 보완한 수용성 접착제로 문화재 수리표준시방서에 정해져 있다. 희석제로 물을 많이 사용(1:1)하지만 일단 도막이 형성되면 우로에 용해돼지 않고 아교에 비해 내수성이 강하다. 또한 포리졸 계열에 비해 내후, 내구성은 조금 우수하나 내열성과 내구성이 약한 편이다.
아크릴 에멀젼은 접착력이 강해 건조되면 방수성이 뛰어나 콘크리트 면의 단청용으로 적합하다. 합성수지 접착제를 사용할 경우 반드시 아크릴 에멀젼을 사용하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아직도 일반 단청 현장이나 일부 문화재 건물의 단청에는 포리졸 계열(506,850,303)이나 본드 등이 사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문제점들을 보면 무엇보다 생산 판매상들이 아직 일반화 되어있지 않아 구입이 어려운 점과 생산자와의 직접거래, 대부분의 안료 상가에서는 취급하지도 않는 현실, 일부업자들은 모르고 있다고 할 정도로 정보 전달이 미흡한 점에 포리졸 사용이 일반화 될 수밖에 없는 사실에 대해 납득할 수 있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포리졸에 비해 에멀젼은 사용법에 대한 미숙함과 불안함 등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으로 좀더 엄격한 규제와 통제가 요구되며 현장에 있는 모든 화공들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안료의 특성상 아교보다 에멀젼에 잘 개어지는 것이 있는데 삼청, 양청, 하엽, 지당, 호분, 미색, 수먹 등이 그것이다. 이중 하엽을 찰지게 할 경우 아교를 첨가한다. 또한 뇌록이나 양록 등은 에멀젼과 소량의 아교 액을 혼용하여 조채한다.
포리졸 계열(506, 303, 850, 본드)
위에서 언급했듯 아직도 많은 현장에서 합성수지 접착제로 포리졸이나 본드를 주로 사용하고 이쓴데 온도나 습도 변화가 심한 우리나라 기후에서는 도색면의 수축 팽창이 반복되어 도채면이 균열되거나 박리, 탈락이 잘 되므로 포리졸이나 본드의 사용은 자제 되어야 한다. 포리졸의 특성을 보면 에멀젼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에멀젼에 비해 부재면에 깊이 침투하지 못하고 표피에만 접착되어 습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몇 년이 안 돼 쉽게 탈락되는 단점이 있다. 또한 콘크리트 벽면 등 미색 가칠시 사용하는 도채면을 보면 2~3년도 못되어 부분적으로 탈락되는 곳이 많다.
장기적인 면에서 볼 때 아크릴 에멀젼도 완벽한 접착제는 아니지만 포리졸이나 본드의 단점을 일부 보완한 접착제이므로 더 좋은 접착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에멸젼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옻
가장 오래전부터 사용된 접착제로 기원전부터 칠에 사용되어 왔다. 이것은 생 옻을 정제한 도료로 불투명 투명한 옻이 있으며 기름을 포함한 유 옻과 무유 옻이 있다. 자연의 옻나무에서 그 수액을 채취하며 가공해서 사용하는데 단청에서는 금박누름에 사용된다. 옻이 다루기가 번거롭고 사람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이 있어 카슈로 대체되고 있는 현실이나 카슈에 비해 접착력이 강하고 내수, 내구성이 우수하여 거의 영구적이므로 카슈 보다는 전통의 방법대로 옻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로 알레르기를 예방하는 알약이 있으므로 투약하고 사용하면 무방하다.
카슈
카슈는 옻나무 과의 늘푸른작은큰키나무에 열리는 카슈넛트에서 유상물을 빼내어 포르마린과 축합시켜 만들며 북동 브라질과 서인도 제도를 원산지로 하는 열대성 칠료 식물이다. 카슈칠은 그 주성부인 아나카르드산, 카르돌이 옻의 주 성분인 칠산과 비슷하여 도료를 만들었으때 특성이 옻과 비슷하여 도막의 외관, 성능, 탄력, 밀착성 등이 뛰어나고 옻이 올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한 내후성, 내수성, 내산성, 내알카리성, 절연성 등이 다른 도료와 거의 흡사하여 금속에의 부착성은 칠을 능가하며 탈력 또한 우수해 옻을 대신하여 사용되고 있다. 특히 옻에 비해 원료의 생산량이 풍부하여 다량 생산이 가능하며 값이 싼 것이 옻을 대신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상에서 살펴본 각 접착제의 특성이나 장단점을 알고 모든 안료와 접착제의 사용이 이루어 져야 하겠다. 특히 사용자들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다양한 실험과 검증된 안료와 접착제의 사용이 중요하다. 더불어 경험을 통한 세세한 기록과 종합 분석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에대한 평가와 보완 연구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료의 특성에 따른 분류
안료란 물이나 기름 알코올 등의 용매에 용해되지 않는 유색 미립자 상의 무기 유기 화합물의 착색제를 말한다. 안료는 크게 무기 안료와 유기안료로 구분되며 무색으로 은폐력이 없이 전색제나 증량제로만 사용되는 체질 안료가 있다. 안료는 그 자체로는 도막을 형성할 수 없으므로 교착제에 개어 사용하게 된다. 또한 도료의 단점을 보완하고 개선하기 위해 보조제도 같이 사용하기도 하는데 주로 가소제, 분산제, 소포제, 방부, 방연, 방충제 등이 주로 쓰이고 간혹 백아화 방지제나 자회선 차단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런 보조제를 사용 할 때에는 검증 된 것으로 관계 기관에 승인 받은 후에 사용해야 한다. 단청에 사용되는 안료는 무엇보다 내광, 내수, 내공해, 내후, 내구력이 우수하고 색상은 선명하고 색 번호가 확실해야 한다.
무기안료란 옛날부터 사용 해 왔던 천연 안료를 말하는데 고대의 벽화나 고서의 채료로 쓰였다. 무기 안료는 천연 광물질을 분쇄해서 만들어 지는 석채 혹은 암채와 흙에서 수비하여 얻는 토성안료인 이채, 금속 산화물을 분쇄해 사용하는 금속분말 안료 등이 있다. 그리고 무기안료 중 호분, 바라이트, 백아, 클레이카올린, 석고 등이 투명 백색으로서 체질 안료로 사용 된다. 무기 안료는 일반적으로 내광, 내열, 내구성이 좋고 물이나 기름 알코올에 잘 녹지 않는다. 하지만 미세한 입자가 될수록 색조가 선명하지 못하고 착색력이 약하다. 암채 같은 경우는 이러한 불안정성과 높은 가격 때문에 단청 안료로 사용되지 않고 일부 불화 작업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기안료는 광물체로부터 얻어지는 무기 화합물과는 달리 생물체의 구성성분을 이루는 화합물이나 동식물에 의해 만들어지는 화합물을 말한다. 유기 안료로는 녹, 주홍, 황, 먹, 장단 이 있다. 유기안료는 불용성인 금속화합물의 형태인 레이크 안료와 물에 녹지 않는 염료를 그대로 사용하는 색소 안료로 대별된다. 무기 안료에 비해 빛깔이 선명하고 착색력도 좋으며 원하는 색조를 얻기 쉽다. 하지만 무기 안료에 보다 내광 및 내열, 내구력 등이 떨어지고 유기 용매에 녹거나 번지는 단점이 있다. 또한 혼색 하여 사용할 때 화학 반응이 일어나 변색되기도 하며 일부 안료(장단, 주홍, 황)은 내광도가 약해 자외선에 장기간 노출되면 변색되기도 한다. 주홍은 습도가 높은 지역에서 어둡게 변하고 건조하고 햇빛이 많은 쪽에서는 뿌옇게 변하며 장단 황색은 백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현대에 사용하는 화학 안료는 대부분 내수성이 강하고 방부, 방충, 방습의 효과가 높고 색상이 선명하고 빛깔이 곱다. 반면에 양록, 황, 주홍, 군청 등이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고 화학 반응에 따른 변색이나 박리, 탈락 또한 주의해야 할 점이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원인 규명과 보완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현장에서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안료의 사용이 원활한지에 대한 확인 작업을 통해 단청의 질을 높이기 위한 안료 사용에 대한 고찰이 이루어져야 한다.
인조석채
인조석채란 발색채의 금속을 고온에서 산화시켜 원하는 색상을 추출한 뒤 규소를 녹여 혼합하면 산화된 발색체의 표면이 코팅 되면서 산화가 중단됨과 동시에 벽돌 크기의 암괴가 생성된다. 이것을 분쇄하여 흐르는 물에 정제하고 입자 크기 별로 구문한 것을 인조 색채라 한다. 어떤 색소 화합물을 배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색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천연 석채와 거의 흡사해 잘 변색되지 않는다. 경제적인 면과 그에 알맞은 교착제 개발이 된다면 실용화해도 좋을 것 같다. 특히 도심의 아황산가스 같은 오염원이나 염분이 높은 해풍에 강하기 때문에 도심 속의 국보나 보물등의 문화재 단청에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첫댓글 yuna7320님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손으로 쓰기가 조금 힘이 들어서 그대로 퍼 갑니다. 열심히 읽고 잘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