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순
서 론
IMF시대를 맞이하면서부터 실용성을 중시하는 젊은이들 중심으로 결혼예물을 준비하는 방법에서부터 준비비용까지 많은 경향들이 바뀌게 되었다. 결혼을 할 때 중고품의 혼수 구입이 늘고 폐백을 생략하는 등 그동안 남들에게 과시라도 하듯 호화스럽게 치러왔던 결혼식의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세 값이 천장부지로 오르고 있는 상황에 결혼 비용을 줄이는 것이 최대 과제로 결혼 예물이 중심적인 것으로 되고 있으며 이들은 인터넷이나 통신을 통한 새로운 정보를 찾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있는 예물의 동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본 론
1. 다이아몬드의 국내외 시장동향
본격적인 내수침체로 인해 국내의 다이아몬드 수요는 뚝 떨어져 거래는 아주 한산해지고 아울러 다이아몬드의 도매시세도 크게 하락하였다.
아시아지역의 경제위기로 인한 다이아몬드의 수요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드비어스는 원석 판매량을 50% 정도 줄임으로써 국제시장에서 연마된 다이아몬드의 가격폭락을 방지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의 소비자들에게 확산되고 있는 다이아몬드의 판매를 통한 현금화 경향으로 인해 연마된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하락하고 다이아몬드의 원석가격은 상승하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아울러 앤트워프나 라마트간과 같은 연마센터로 찾아오는 현금구매자(주로 아시아지역의 딜러들이 많음)들이 격감하여 다이아몬드 연마센터의 시장의 성격이 크게 바뀌었다. 다시 말해서, 과거의 다이아몬드 국제도매시장은 판매자 시장(Seller's Market)이었으나 구매자들이 찾아오지 않음으로 해서 다이아몬드 연마업자들은 더 이상 앉아서 장사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경기가 좋은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를 위한 출장을 다니고 있는데 도매업자는 물론 소매업자들에게까지 판촉을 위한 경쟁의 이루어지고 있어서 시장은 순식간에 구매자 시장 (Buyer's Market)으로 바뀌어 이에 따른 상당한 마찰과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미국시장은 아시아로부터 값싼 주얼리와 기타 여러 가지 제품들이 계속 몰려옴으로 해서 전반적으로 가격하락의 와중에서 소비는 급증하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이번 아시아 경제위기로 인해 국제 다이아몬드 시장에서는 소비국가의 딜러나 도매업자들이 크게 위축되어 앞으로 다이아몬드 연마업자들이 소비국의 시장에서 직접적인 마케팅활동을 강화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다이아몬드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2. IMF 시대를 맞이하여 소매점의 판매현황 조사결과
이 결과는 99년 6월말을 기준하여 소매점을 경영하고 있는 10여명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설문조사에 의한 결과를 요약한 것이다. 조사지역은 서울, 부산 및 대구지역으로서 독립된 점포를 가진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1) 예물의 판매 동향 : 결혼예물로서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은 다이아몬드 반지와 순금 세트가 가장 많이 팔리며 그 밖에 루비, 진주, 에메랄드(또는 바이론 합성 에메랄드), 사파이어(또는 디퓨전 사파이어)의 순서로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IMF 이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매금액은 200~400만원 정도가 가장 일반적인 규모로서 이것은 IMF 이전의 평균 구매액인 500~800
만원에 비해 50~70% 정도가 줄어든 규모이다.
(2) 다이아몬드 제품 : 다이아몬드는 일반적으로 0.3캐럿 크기가 가장 많이 팔리며 품질등급은 G/VVS, 또는 H/VVS 등급이 가장 선호되고 있으나 G/SI 등급도 일부 팔리고 있다. 여자용으로는 0.5캐럿도 찾는 고객이 일부 있으며 남자용 반지에는 0.25캐럿이 상당히 선호되고 있다.
(3) 순금 제품 : 돌 반지 또는 아기 팔찌에 대한 판매가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행운의 열쇠와 목걸이 체인에 대한 판매도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금제품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인식은 대체로 양호한 편으로 나타났으나 전반적인 소비위축 분위기로 인해 구매의욕은 극히 저조한 편이다.
(4) 합금제품 : 18K 제품보다 14K 제품이 선호되고 있으며 심플한 커플링과 체인이 젊은 층에 의해 선호되고 있다.
(5) 유색보석 : 큐빅 지르코니아(다이아몬드 대체품으로), 루비, 사파이어(주로 디퓨전), 에메랄드(주로 바이런 합성 에메랄드), 진주의 순서로 팔리고 있으나, 일부 점포에서는 가닛, 토파즈 등 귀보석이 아닌 유색보석에 대한 선호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氣)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는 춘천 옥(玉)에 대한 서울 및 대구지역 회원들의 판매시도에서 일부 업체는 비교적 양호한 판매상황을 보이고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기대한 것에 다소 못 미치는 실정이다. 그러나 판매에 적극성을 띠는 일부 업체는 그런 대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 전반적인 매출규모 : 전체적인 매출규모는 금년 상반기의 평균은 대체로 작년 평균에 비해 30~4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일부 업체는 작년에 비해 별다른 차이를 나타내지 않는 곳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금년도 1/4분기에 비해 2/4분기는 더욱 저조한 실적을 나타내는데 대체로 보아서 2/4분기는 1/4분기에 비해 30~50% 정도의 감소세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되었다. 매출규모는 크게 줄었지만 고객으로부터 금 및 다이아몬드를 사들이는 역매출로 인해 매출감소에 따른 이윤감소를 다소나마 상쇄한 업체가 많았다. 특기할만한 것은 새로운 디자인으로 리세팅을 해주는 회원 업체는 고객들로부터 아주 좋은 호응을 받고 있다는 것이며 또 일부업체는 적극적인 변신을 통해 IMF 위기를 오히려 발전의 기회로 만들고 있는 회원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 국내 결혼예물 준비에 관한 변화
1) 결혼 풍속도에 대한 변화
젊은이들의 결혼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결혼만큼은 부모님이 준비해주는 것으로 생각하던 것은 이미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혼수품을 고르고 구매에도 적극적이다. 의미도 모르는 예단이나 예물에 얽매이는 일없이 자신이 꼭 필요한 물품에만 돈을 쓴다. 이처럼 혼수를 고르는데 신랑, 신부 당사자들의 의견이 반영되다보니 남들의 눈치를 보느라 구색 맞추기 식으로 물건을 사는 일도 없다. 예물과 예단도 많이 간소화 되었다. 예물로 ‘다이아셋트, 루비셋트, 금셋트'를 모두 한 벌씩 마련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깨졌고, 예물의 기본으로 여겨졌던 다이아셋트도 생략하는 사람들이 많다. 통계에 의하면 올 상반기 다이아몬드 판매가 지난해의 60%에 불과하다면서 특히 재산가치가 없는 루비나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이 유색보석은 50% 이하로 떨어졌다고 한다. 가장 많이 팔리는 다이아도 2부에서 3부 정도의 자그마한 것들이어서 평소 지닐 수 있는 단순한 디자인에 백금으로 세팅한 것들이 가장 인기라고 전한다.
2) 실용적인 결혼예물 준비
결혼예물에 대해서는 실용성과 디자인이 중시되는 추세이다. 국산품도 즐겨찾는 추세이기도 하다. 젊은이들의 취향에 따라 예물에 들어가는 돈은 줄어드는 추세이다. 반지와 팔지 목걸이 귀걸이를 1-3-5세트 식으로 하던 기존 예물 관습도 바뀌고 있다. 자잘하게 이것 저것 하기 보다는 일단 반지를 크고 좋은 것으로 하지 않는다면 팔지로 대신 하는 경향이 있다. 한마디로 장롱속에 두지 않고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예물을 선호한다고 할 수 있다. ‘눈물’을 상징한다고 해서 기피하는 진주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가하면, 토파즈나 라피스, 라즐기 같은 비싸지 않은 준보석을 큼지막하게 만들어 끼는 것도 새로운 변화중의 하나이다. 또한 요즘 신세대 커플들은 예전보다 자기주장과 개성이 뚜렷하여 화려함보다는 약간 단순하고 실용적인 심플한 느낌의 디자인을 선호하며, 유행하는 반지 스타일은 단순하면서 고전적이며 우아한 것등이다.
밴드에 무광효과가 조각같은 표면감을 내는 것이 유행이다. 결혼반지세팅 또한 다량생산되는 제품보다는 자기체형에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핸드 메이드한 고급스런 세팅을 선호하는 추세이다.
결 론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되어있는 지금 화려한 과시용 예물은 사라지고 있고, 실용적이고 개성강한 예물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장롱속에 모셔두는 보석들보다는 평상시에도 끼고 다닐 수 있는 심플한 디자인이 인기다. 이와 관련하여 소비자의 의식과 욕구 및 습성을 보다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파악하여 경제위기의 시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