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23.12.09 토요일
목적지 : Seven Hills Trail
인 원 : 6명
날 씨 : 짙은 안개 그리고 맑음
평범한 일상에 단조로움이 계속되던 어느 날 야영 이야기가 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어디를 가야 소문이 나나 하며 매일 세계 곳곳을 돌아보며 눈치를 보던 차였기에 설레임이 찾아 들었다.
왜 그럴까?
왜 굳이 멀리 나가야 직성이 풀리는 것일까?
하지만 최근의 일은 아니다.
한국에서 부터 한 달에 한 번은 꼭 멀리 나갈 정도로 일상화가 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멀리는 아니지만 야영 이야기가 나왔을 때 공양미 삼백석을 바쳐 눈을 뜬 심봉사의 느낌이랄까.
하지만 공양미 준비가 만만치 않았다.
공양미를 제대로 바쳐야 비 소식이 사라졌을텐데..
날씨도 그렇고 해서 전 날 맥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가까운 해리만에 가서 신나게 걷자는 의견대로 해리만으로 향했다.
오늘 걸을 트레일은 Seven Hills Trail
해리만이 낳은 해리만의 장남 에릭님이 말하길 "이 트레일은 캐스킬의 데빌패스여~"
전에 걸어 본 경험이 있지만 제법 되는 거리에 이름이 붙여있진 않지만 7개의 봉우리를 넘나들어야 하는 만만치 않은 트레일이다
Hilburn-Torne-Sebago Trail로 접어들면서 짙은 안개가 깔리면서 운치가 더해졌다.
이런 분위기 너무 좋은데..
추울 것으로 예상했는데 12월의 날씨치곤 땀방울이 흐를 정도로 포근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눈이 허벅지까지 쌓여..어쩌고 저쩌고..."
정말이지해가 갈 수록 눈이 쌓이기는 커녕 보기조차 힘들어지고 있다.
제대로 된 눈을 보려면 아드론댁이나 와잇을 가야 할 정도니 세상 많이 변했다.
한 봉 두 봉 또 한 봉..
7봉우리를 넘어야 하는 마음과는 달리 안개 자욱한 트레일 위에서 우리는 마음 껏 걸었다.
내일 비 소식에 접었던 야영도 잊은 채 최대한 즐기고 있었다.
평탕하게 오르내리다가도 어느 구간에서는 바위의 급경사가 나와 캐스킬의 데빌패스라는 말도 이 때 나왔다.
그럴싸했다.
더욱이 물기 머금은 바위와 낙엽으로 인하여 미끄러지는 것은 요즘 산행에 있어 최대 걸림돌이 되는데 하얀 눈이 수북하게 쌓이기 전까지 계속 된다.
이번에도 한 번쯤은 그런 경험을 했지만 다행히 크게 미끄러지는 사태는 없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 코스 좋은데..맘에 들어"
캐스킬에 맛이 든 사람들은 해리만을 무시까지는 아니지만 대체로 회피하고 있지만 오늘같은 날씨나 아니면 시간적으로 조금 부족한 상황이라면 언제 찾아도 좋은 곳임은 분명하다.
또한 어디면 어떤가.
대 자연 속에 같이하는 그 자체가 좋은 것이지.
이 대목에서 발목이 안좋은 아리님은 내려가 차량을 돌려주기로 했다.
아니면 빙 돌아 자시 주차장으로 가야했지만 아리님 덕에 편안한 종주를 하게 되었다.
오늘 걸은 트레일의 마크는 대부분이 파랑
꽝 소리와 함께 이어진 "아이고~"
후ㅡ다닥 달려가 상태를 보니 다행히 다치지 않은 것 같아 안심이 되었고 습관처럼 카메라를 들었다.
그리고 이 일이 있은 후로 지금까지 눈치를 보며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있는데 이럴 때 누군가 전화라도 해서 나오라 하면 핑게를 대고 나가 제다로 숨이라도 쉬고 싶었는데 전화는 커녕 카톡 하나 없다.
이런 무정한...
50이 넘으면서 시간이 참 빠르다 생각했는데 지금 이 순간만큼은 왜이리도 더딘지 모르겠다.
하산 후에 피크닉 에리어를 찾아 점심을 먹었다.
"쭈구리?"라 했던가 짜그리라 했던가..
여하튼 보도듣도 못했던 라면을 준비한 수지님 덕에 아주 근사한 점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비록 하고 싶었던 야영은 하지 못했지만 나름대로의 좋은 시간을 같이한 산우님들께 감사를 전한다.
"다음에 하면 되지 뭐"
그쵸?
첫댓글 어떻게
저순간
카메라
셔터를
누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