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의 하늘방향 끝자락이 눈에 선하게
들어올 정도로 깨끗한 가을하늘이 산뜻한 휴일,
교외 나들이를 결행하였다.
오전 10시에 양재역 1번 출구에서 랑데뷰를 하였고,
1시간 30분간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깨끗한 은둔의 도시 청주에 도착하였다.
달려가는 도중 창문을 열어 맞이하는
공기의 때묻지않은 순수함과
청량함은 감탄이 절로 나게 하였다.
아주 어릴때 열차를 타고 김천에서 서울로
상경할 때 열어젖힌 창문에서 작은 가슴으로
부딪친 바로 그 바람이었다.
청주시내로 향하는 연도엔 3줄의 가로수가
길게 늘어서 있었다.
십수년전 가로수 아래로 드라이브를 하면서
느꼈던 감동이 새삼 떠올랐다.
당시는 차량이 많지 않아 편안한 마음으로
가로수가 다가왔었고, 여름철 나무그늘로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흘러온 세월 탓에
아주 협소한 도로로 느껴졌다.
확장 공사가 끝나면 또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겠지.
청주는 3개의 시립도서관을 보유하고 있다.
적어도 네비게이션에 등록된 도서관은 그러하다.
서울은 구 단위로 또는 동 자치센타에서 운영하는
도서관들이 많이 있으나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웅장한 규모의 도서관이 있음은 충청도 사람들의
깊은 속마음 탓이 아닐런지.
도서관 앞에서 또 한번의 만남이 있었다.
처음보는 얼굴이지만 평균 2.5단계를 거치면
대한민국 누구라도 인연이 있다고 할진대
어릴적 동문수학했던 친구들이야
두말할 필요가 있을까. 금새 친해지는 모습이었다.
30%의 정원을 초과한 채로 교외를 달려
아주 정갈한 황토방에서 한정식을 먹었다.
사방마다 과일이나 희귀한 약재로 담근 제각각 크기의
술병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맛이나 보기위해 주인에게 정중히 요청했으나
손님들이 허락도 없이 다 비우는 바람에
물로 채워 놓았다고 한다.
진술의 신빙성은 없는 듯 하였으나
그렇다고 사고를 칠 수는 없었다.
오곡백과가 넘실대는 지방도로를 달려
청원군 미원면에 소재한 미동산 수목원에 도착하였다.
충청북도에서 관리하는 수목원으로
규모가 방대하였다.
무료입장이 허용되는 입구에서부터 가을 국화가
입장객들을 안내하였다.
이야기수목원, 무궁화원, 나비생태원, 곤충생태원,
수목산야초전시원 등 각종 박제와 모형,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아주 잘 관리되고 있었다.
무엇보다 13Km의 등산로와 MTB코스, 산책로가 좋았다.
이야기수목원의 나무로 된 오솔길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본 풍광은 한폭의 아름답고도 평화로운
수채화 작품이 나올 정도로 눈부셨다.
부부나 연인, 가족, 친구들의 주말 오후를
포근하게 감싸주고 어루만져 줄 수 있을 정도의 시설이었다.
다시 차를 달려 30구비의 난코스를 지나 초정약수터에
이르러 약수물을 한사발씩 들이켰다.
배가 빵빵해지도록 채우고서는 누룽지 백숙과
묵무침으로 저녁을 대신하였다.
우리의 강요와 청주 호스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목운동과 아랫배운동을 하였으나
하루의 고된 일과로 인해 반응이 시큰둥하였다.
그러나 청주의 하늘 아래 고운 메아리의 여운은
오래도록 지속되었다.
유기농 웰빙 가게에 들러 마지막으로 시장을 보고서는
중부고속도로를 달려 상경하였다.
청주 내려올 때의 들뜬 분위기 속에서
끊임없이 화제거리가 있었으나
상경할 때는 TV 드라마로 인해 모두들 침묵으로
밤거리를 스쳐 지나갔다.
집에 도착하였을 때 하루의 피곤이 몰려옴과 동시에
새로운 기를 충만하고 왔다는 흐뭇함이
어깨를 가볍게 하였다.
청주에서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소꼽동무들이 있음에
인생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진하게 느꼈다.
다시한번 호스트로서 곳곳을 안내해주고,
즐겁게 맞이해준 그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2008. 9. 30
첫댓글 좋은 가을 추억 영원히 간직하기 바랍니다..
(*^^*) 탱큐!!! 잘 감상하였슈....
우리도 다음에 가자. 유선아..
ㅋㅋ.. 화자야! 웃어야지.. 이유는 담에 이야기 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