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정말 달랐다.
밀레의 <만종>을 보면, 누구라도 신성한 노동 후의 고요한 정적과 평화를 느낄 것이다.
그러나 이 그림을 보고 꼬마 달리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맛보았다.
그 불안감이 얼마나 집요하게 그의 뇌리에 들러붙었는지 달리는 오랫동안
그 까닭을 알아내려 했고, 그에 관한 책을 쓰기까지 했다. 그는 밀레의 <만종>에
그려진 감자자루를 어린아이의 관으로 보고 이루 말할 수 없는 불안을 느꼈던 것이다.
수십 년 후, 이러한 그의 투시력은 환각이 아니라 실제로 정확한 관찰이었음이 밝혀졌다.
루브르 미술관이 자외선 투사작업을 통해 그 감자자루가 초벌그림에서는 실제로
어린아이의 관이었음을 입증한 것이다. 현실 생활에는 서툴렀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삶에 대한 투시력을 갖게 되었다는 그의 고백은 참이었던 것이다.
살바도르 달리 : 어느 괴짜 천재의 기발하고도 상상력 넘치는 인생 이야기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