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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산악회(전북.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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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및 개인산행 사진 스크랩 개인산행사진 영남알프스 종주. (2013/12/4~5~6 이박삼일)
술래(신형우) 추천 0 조회 138 13.12.11 10:56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사람은 살다보면 간혹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 무계획의 행동도 분명 의지의 소산일테지만 나름의 무계획적 돌발행동이 삶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는 자신도 모른다.

이번 영남알프스 종주산행이 그랬다.

많이 가고팠던 산이었음은 분명하지만 도상연습도 없이, 해도 짧은 겨울문턱에서 문득 떠나자는 생각이 들고 그 산행이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냥 무료한 일상과 얽힌 인과관계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파 하는 무의식의 반향일지도 모른다.

산행을 비롯, 모든 여행이란게 그런 것이니까...

그리고

여행이 끝난 뒤 돌아와 생각해보면 정리되거나 변한 건 없다.  

그냥 이전과 똑같은 일상으로 돌아왔을 뿐.

그게... 인생이니까...

 

<산행 일시 >

 2013년 12월 4일 전주에서 오전 9시경 출발,  석골사를 석불사로 착각하여 삼랑진으로 돌아오느라 석골사에 12시 넘어 도착,

 12월 5일,  6일 산행 후 오후 11시경 전주 도착.

 

<산행 인원 > 2명 ( 나, '호남4050산악회원 삼천님 )

 

<산행 경로 >

하루차 : 석불사 출발(12:52) - 상운암(15:29) - 운문산 1188m (16:10) 4.3km  <산행 중 계곡에서 점심, 정상 바로 아래에서 일박.>

이틀차 : 운문산 (08:00) - 아랫재 (08:40) - 가지산 1241m(10:25) - 석남고개 (12:04) - 능동산983m(13:17) - 샘물상회(15:19) -

           천황산(사자봉)1189m(16:22) - 재약산(수미봉)1119m(17:30) - 사자평원 휴게소 (18:25) 21.2km  <능동산에서 점심, 사자평 이박>

사흘차 : 사자평원휴게소(07:24) - 주암마을(08:37) - 배내고개(09:27) - 배내봉966m (10:27) - 간월산1069m(12:00) - 간월재(12:21) -

           신불산1159m(14:03)- 신불재(14:25) - 영축산 (15:20) - 채이봉 - 함박재 - 청수골(18:20) -  배내골 태봉마을(18:40) 25.5km 

           간월재에서 점심.    도상거리 없는 지역은 시간으로 이동거리를 어림 계산하여 도합 50.9km  이상.

          

 

 

 

 

 

 

 

 

 

 석골사에서 억산까지 2.8km,팔풍재거쳐 범봉까지 1.1km, 딱발재거쳐 운문산까지 2.05km, 도합 5.95km.

석골사에서 상운암까지3.6km, 운문산까지 0.8km,합 4.4km.

출발시간이 늦은 우리는 운문산으로 바로 오르는 길을 선택한다.  오늘 가지산 까지 갈 작정을 하고서...

막상 운문산에 올라보니 가지산까지 갈 길이 너무 멀다는걸 깨닫고 억산거쳐 오르지 못한 걸 무척 후회했다.   종주 마친 뒤까지...

 

 

 

 운문산 으로 바로 오르는 길이 왜이리 깔막지고 억센지... 차라리 억산으로 올라 능선을 탈것을...

서북사면 이어서 그런지 골짜기 바위마다 얼음이 얼어있고 얼굴에 닿는 바람은 차갑다.   땀은 흐르는데 바람은 차고...

 

 오르는 길에 오르는 산객들이 여기저기 돌무더기를 쌓아놓았다.

무언가에 기대고픈 약한 인간의 심리가 이런 아름다운 형상을 조성한다.   우리도 돌 한 개씩 얹으며 작은 기원을 돌탑에 보탠다. 

 

 널찍한 바위 위에 자리한 상운암.

절은 초라하기 그지없어도 절터만은 압권이다.    조계종이라니 머잖아 힘있는 주지가 불사를 잘 하면 꽤 멋스런 절이 자리잡을 수 있겠다.

 

                                          상운암 약수.   여기서 식수를 보충해야 한다.

 

                                                   누굴까?  인적 드문 이 초라한 사찰에 천원짜리 한 장 곱게 올려놓은 정성은...?

 

 운문산이 내년 부터 무단 출입이 금지되고 지리산처럼 예약탐방제가 시행된다니.... 이번에 오기를 참 잘했구나.

 

드디어 도착한 운문산 , 해발 1188m.  운문산에 올라보니 바람은 거세고 사방을 빙둘러 산악군이 드넓게 형성되어 있다.  

이래서 영남 알프스라 부르는 구나.    우리가 거쳐갈 산들을 어림잡아 가늠해본다.   그리고...

아직 한시간 이상 산행할 수 있는데 다음 봉우리까지 오르기엔 시간이 짧고 내리막 재에서 일박을 하자니 석양과 일출을 못보고.

할 수없이 여기 운문산에 숙영지를 꾸리는데 무척 아쉽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억산쪽으로 올랐으면 시간이 딱 맞았을텐데...

(산행 중에 알게된 일이지만 "영남알프스 태극종주"는 석골사에서 억산쪽으로 오르는 걸 기점으로 한단다.)

영남알프스 초행길인데 산행지역 도상연습을 게을리 했기 때문에 이런 후회를 한다.   두고 두고...

 

 

 

 

 

 짧은 고민끝에 운문산 정상에서 숙영하기로 하고 서둘러 텐트를 치고 일몰을 맞이한다.

바람이 거세고 차가워 두꺼운 파커를 꺼내입고서...

그래도 춥지만...일몰은 살 떨리게 아름답다.

 

 

 

 

 

 

 세찬 칼바람이 해가 질수록 더  거세진다.

좀더 아늑한 곳에 숙영지를 정하지 못한 걸 후회하지만 너무 추워 옮길 엄두를 못내고 서둘러 저녁식사.

추워서 술도 몇 잔 못마시고 텐트속으로 들어가 잠을 청한다.   그리고...

아홉시..열시... 바람소리에 깨어 일어나 좁은 텐트속에서 가져온 통닭에 소주 몇 잔과 넋두리....또 잠을 청한다.

바람소리 속에 몸을 누이니 세상에 우리 둘만 존재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

 .

 .

 다음날.

 밤새 강하게 불어대는 바람소리에 잠을 설치고...

그래도 여명은 밝아온다.   나가보니 텐트를 둘렀던 타프가 바람에 날려 걷어지고 밖에 둔 물통의 물들이 얼었다.

다행히 등산화는 텐트속에 넣어두어서 냉기를 면했다.

 날이 밝아오자 바람도 조금 잦아들고 ...일찍 출발하기 위하여 서둘러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어제 오늘아침 분량까지 미리 지어둔 밥과 끓인 라면...김치, 마늘장아찌.

 

 

 

 

 

 여명에 깨어나는 주변의 산들이 아름답다.  

지구... 이나라, 이 산하를 내가 다녀갈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

언제까지 이 행복을 누릴 수 있을지...

 

 

 

 

일출 왼쪽 높은 봉우리가 오늘 우리가 가야할 첫번째 산 < 가지산 > 이다.

 

 

 

 

하산길의 나무 계단.

 

운문산에서 아랫재로 내려가는 길에 억새밭이 곱다.

아랫재까지 한참을 내려가니 올라갈 길도 한참이라는 생각에 한숨이 절로 난다. 

 

 아랫재.  이제 다시 빡새게 올라가 볼까나.

 

가야 할 가지산 쪽.

 

뒤돌아 본 운문산.

 

 

힘겹게 오르다 뒤돌아보니 우리가 밤을 지새고 떠나온 운문산이 벌써 저만큼 멀어졌다.

 

 

가지산 대피소.  닫힌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식수와 오뎅, 라면등...누군가 장사를 하는 곳이다.

휙 둘러보고 문을 닫고 가지산을 오르려니 쌀바위 쪽에서 누가 무거운 짐을 지고 올라온다.   이곳 주인장(?)이다.

 

 

드디어 가지산.

운문산에서 아랫재로 내려왔다 다시 치고 올라가는 길은 정말 힘이 든다.

구봉산에서 운장산 갈때 복두봉에서 깔끄미재로 내려와 곧바로 운장산으로 오르는 기억만큼 힘겹다.

 

가지산은 정상석이 두 개다.  왼편 멀리 보이는 산이 오늘 출발한 운문산.

 

 

 가지산은 암릉으로 이루어진 산 줄기가 크다.    쌀바위 쪽으로는 경치도 그만이다.

하루 산행으로도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아름다운 산이다.   오가는 산객들도 그만큼 많다.

 

중봉... 해발 1168.8m  여긴 정상석이 없다.   닉네임 '그리움'님이 붙인 푯말만 덩그러니...  뉘신지는 모르지만 고맙습니다. 

 

 

가지산 하산길에 석남재 대피소.   여기서 막걸리와 오뎅 한 꼬치씩 먹으며  산행정보를 획득한다. 

 쥔장이 참 마음이 좋다.   산을 좋아하는 누구나처럼...

 드디어 석남터널 위 갈림길.   하나의 산을 찾으려면 반드시 나즈막한 재를 내려왔다가 다시 오르려니 많은 체력과 시간을 요구한다.

그렇게 낮은 재로 갈리지 않으면 여러개의 봉우리를 거느린 하나의 산이겠지.   

 

 

'산사랑'님이 누굴까?     영남 알프스를 정말 좋아하기에 이런 정성도 나오지 않을까요?  

20kg에 달하는 비박 배낭을 메고 산행시간이 짧은 겨울에 종주산행을 하는 우리에겐 이 글귀 한줄이 큰 힘을 준다.   고맙습니다.

 

능동산 오르는 산행길에 멋드러진 소나무 한 그루 있어 눈길을 끈다.

 

 

능동산 오르는 오백계단. 

 

 

 

 능동산 오르는 깔끄막에 점심식사 하시는 부부가 무거운 배낭산행하는 우리에게 '수고한다'며 막걸리를 주시고 안주까지 집어준다.  

산은 사람의 마음을 너그럽게 만든다.

 

 

 능동산에서 배내고개쪽으로 가면 간월산-신불산-영축산 방향이다.    그렇게 하면 또 다른 영알(영남알프스)종주가 된다.

우린 천황산 거쳐 제약산쪽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지나는 산객있어 더불어 한 장 부탁!!

 

 

 

 

능동산을 내려와 이제 천황산으로 오른다.

능동산에서 천황산 오르는 길은 상당히 긴 등산로가 능선임도로 되어 있어 임도를 걷기에 비교적 편안한 산행이다.

케이블카 전망대쪽은 '산행인 금지'로 되어있지만 일부러 그 길을 택해 울타리를 넘어 전망대에 오른다.

그리고 샘물산장쪽으로 다시 울타리를 넘어 내려온다.    많은 산객들과 케이블카 이용객들이 그러하듯이...

 천황산 케이블카 전망대에서 지나온 발자취를 바라본다.    왼편이 운문산,  오른편이 가지산 쌀바위.

 

케이블카 전망대에서 내일 산행할 산군들을 돌아본다.

 

샘물산장... 여기서 앞으로 진행할 산에 대한 정보를 얻어듣고 막걸리와 소주, 그리고 화장지를 구입했다.

막걸리 두 잔...나머지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머리를 박박 민 남녀노소  무리 에게 기부,  소주는 두 잔 마시고 오늘밤을 위해 가져갔다.

 

 

우린 4구간에 배내고개에서 오른게 아니라 석남터널쪽에서 능동산을 올랐다.

3구간 죽전마을을 하산 목적지로 계획했다.   죽전마을에서 단조성터를 거쳐 영축산으로 진행할 계획이었다.

다음날 하산 이전에는...

 

천황산 가는 억새능선이 참 곱다.  

 

하늘에 구름이 끼어 해를 볼 수 없다.

보아하니 오늘 일몰 구경은 그른 듯.   차라리 잘됐다.  오늘 산행종료 목적지인 사자평원까지 가려면 시간이 촉박한데...

 

천황산.   원래 재약산과 더불어 하나의 산(재약산)으로 사자봉이라 불리웠던 곳을 일제때 천황봉으로 바꿨단다.

천황재는 높은 곳에 위치해서 단순한 습지계곡으로 두 산(천황산-재약산)을 나누기엔 무리다 싶었는데 그런 이유가...

 

내일 우리가 가야할 산 들...을 천황산에서 바라본다.

 

 

 

 

 

천황산에서 재약산 가는 도중의 천황재.

너른 억새평원이 가을 산행을 유혹한다.

 

천황산과 재약산 사이에 억새밭이 넓게 펼쳐진 천황재.

봄-여름-가을...에는 야영하는 산객들로 몸살을 앓는 곳이다. 

그 흔적이 천황재 데크 주변에 어지럽게 널려있다.   산행을 위한 야영이 아닌 야영을 즐기는 몰상식한 산객들의 광란의 흔적이다.

왼편 습지 아래쪽에 물이 고인 곳이 있다.  식수로 적합한지는 모르겠지만 야영객들이 이용하는 식수다.

산객들은 많이 찾으나 화장실 시설이 없어 갈대밭과 숲 여기저기가 지뢰밭의 흔적이...

 

재약산 너머 사자평원에 설치되어야 할 안내표지가 여기에도 붙어있는걸 보면 천황재도 사자평원에 속한건가 보다.

 

천황재를 지나 재약산으로 오르는 계단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무거운 박배낭을 메고 하루 종일 오르락 내리락 했더니 이젠 탈진할 지경이다.    종아리 부은 삼천님이 걱정된다.

두 개씩의 초코파이와 물로 체력을 보충하고 야간산행을 준비한다.

 

날이 어두워져 이정표를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산행전에 미리 도상연습을 하지 않은 때문에 여기서 또 한번의 실수를 한다.

 

이미 해는 지고 서편 구름에 잔영만 남아있다.   어둡다.

어디가 산인지 구분이 안된다.   그래도 오늘 목적지인 사자평까지는 가야 한다.

 

 

 재약산은 정상 인근이 불퉁한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안전에 신경을 써야한다.  

 

 

재약산 찍고 내려오는 길목을 잘못 찾아 내려온거 같다.

주암삼거리 푯말을 놓쳐 내려와보니 사자평 휴게소(?)다.   주암삼거리에서 2.4km나 떨어진 곳. 

여기도 넓은 데크가 마련되어 있어 산객들이 야영을 많이 하기로 유명한 곳.

휴게소는 겨울이라 장사를 끝내고 문에 못질을 한 상태.

식수를 구해야 할텐데... 날은 어둡고 아무리 사방을 돌아다녀도 식수를 못찾겠고...

할 수없이 휴게소 문을 열고 들어가 비치해둔 식수를 빌리려는데 삼천이 "그냥 여기서 박합시다."  그런다.

그러고 보니 찬바람을 피해 하룻밤 유숙하기엔 그만이다.   "그럽시다."

덕분에 매서운 겨울 바람속에 좁은 텐트에서 웅크리고 잠을 청하지 않아도 되었고 

느긋하게 저녁을 지어먹어도 춥지않아 좋았다.    맨땅에 깔판과 침낭만으로  편히 잤다.   

거센 찬바람도 비닐지붕이 많이 막아주고...

 

초라하지만 우리에겐 어제 하룻밤을 편히 지내게 해준 고마운 곳이다.  

많은 리본들을 보아하니 우리가 어둠속에서 제대로 찾아온 듯 한데...

 

주인없는 빈집에 몰래 기숙했지만 다녀간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습니다.   주인장님, 고맙습니다.

이곳은 데크주변에 쓰레기 흔적이 별로 없다.  아마 휴게소 주인이 산객관리를 잘한 모양이다. 

여기도 화장실이 없다.  가까운 곳에 식수원도 없다.

 

이제 죽전마을 쪽으로 하산하면 되는데....거기서 영축산을 올라야 한다.   그러나...

 

 

 이정표는 바로 되어있는데 우리가 주암마을-죽전삼거리-죽암삼거리-죽전마을....이 네단어를 혼동하여 헷갈렸다. 

여기서 죽전 삼거리 쪽으로 가야하는데... 재암산 아래에 있던 주암삼거리 푯말과 헷갈려서 주암마을쪽으로 향했다.

그리하여 원래 의도하던 태극종주도 못하고 애꿎게 배내고개까지 아스팔트 알바만... 예습의 중요성..  ㅡ.ㅡ;

 

 

 하산길의 고인돌..

 

 하산길의 주암골(?)이 참 아름답다...수량도 풍부하여 여름철엔 많은 사람들이 찾겠지 싶다.

 

 

마을로 하산하니 계곡이라 아직 이른새벽이다.

인적도 이정표도 없는 곳에서 한참 돌아다니다 보니 마을 입구에 지도가...

아뿔사!!  우리는 죽전마을로 하산해야 영축산으로 곧바로 오를 수 있는데... 여긴 주암마을이다.

사자평에서 이정표를 잘못 읽어 이곳으로 하산하였다.

고민끝에 차량을 부르기로 결정하고 여기저기 전화해도  시간이 여의치 않다.

어느 산장에 전화하여 문의하니 차량오는 시간이면 걸어서 가란다.    하여, 배내고개까지 걷기로 하고 포장길을 걸었다. 힘겹게...

 배내고개 가는길가에 써있는 푯말.

길을 잘못들어 자칫 짜증도 나고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꼭 좋을 시점에서 이 글귀를 보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배내고개에 있는 학생수련원 사슴목장.    이른 아침 객들의 방문에 놀란 모양새. 

 

 위 지도 주암 삼거리에서 죽전마을 쪽으로 가야할 것을  장수암 거쳐 주암골로 하산하였으니...거기서 배내고개까지 포장길 알바를...

바쁜 마음에 빠른 걸음걸이로 무려 한시간 가량 걸었다.

 

 

 배내봉 오르는 길도 나무계단.... 계단...계단...ㅡ.ㅡ;

 

 

 

 

 

 

 배내봉에 오르니 그제, 어제 몸을 기대었던 운문산과 가지산이 아련하다.     왼편 바로 앞은 능동산. 

이제야 영남 알프스의 개념이 확실히 잡히는 듯 하다.    

 

 

 

 

 

 

 

 

 

 

 

 

간월재 데크에선 많은 박꾼들이 야영을 한다.  원래 야영은 허용치 않으나 휴게소 퇴근후 임의로 하는거라고...

휴게소에서 초코파이 다섯개를 사고(개당 400원) 라면을 끓여 점심.   후에 식수 보충하여 신불산으로...

주인에게 물으니 신불산,영축산 거쳐 죽전마을까지 시간이 충분하단다.   막차 버스는 6시 10분이고...

그러나 겨울 해는 짧고 배낭은 무거우니...

 

 간월산에서 간월재 거쳐 신불산 오르는 길은 억새가 곱다.

여기뿐 아니라 영남 알프스 산군들은 운문산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무들이 적고 억새평원이 넓게 펼쳐져 있다.  

억새들 키는 작은편.   아마 세찬 바람때문인듯...

 

 

 지나온 산들. 

멀리 왼편 운문산에서 오른편 가지산.   그 앞줄기 오르편 하얀 점이 천황산 케이블카 전망대,  왼편으로 주욱 가면 천황산,  재약산....그리고 하산하여 도로를 걸어서배내고개까지....지나간 능동산 아래자락에서 간월산., 간월재...태극이 아니라 지그재그로 걷고있다. 

 간월재에서 신불산 오르는 길은 80%이상 계단이다.   영남알프스 산들은 계단 설치한 곳이 많다.  

간월산에서 신불산까지 계단을 내려와 계단으로 오른다.

 

 

 

 멀리 신불산 돌탑이 보인다.

 

 지나온 능선길

 

 앞으로 가야할 영축산

 

 

 

 

 돌이켜보면 영축산 거쳐 다시 조금 내려와 단조성터길로 하산해야 했을 것을...

나름 꾼다운 산객 하나 만나 하산길을 묻는데...

비로암쪽으로 가면 하산길이 임도를 만나 편하고 시간도 충분하며 단조성터길은 길이 험하다는 말에 현혹되어 마지막 실수를...

 

 

 영축산

 

 영축산 가는길의 신불재가 보인다.

 

 신불재.  데크 양 능선이 억새밭이라 경관이 참 좋다.   그러나 우리에겐 긴 휴식은 아직까지는 사치다.

 

 

 신불산에서 신불재 거쳐 영축산 오르면서 뒤돌아본다.   언제 다시 와 볼수 있을지...

 

 

 

                       차가운 바람이 무척 세차게 분다.    종주내내 잊지못할 친구...바람!!

 신불재를 지나면서 억새밭에 몇명이 모여있고 두명이 근처을 서성이길래 식사중으로 생각했는데.....부상자가 있었나 보다.

산행길에 119구급헬기를 보면 마음이 언짢다.

 

 

 

영축산 산행후 하산길은 조금 내려와 여기 단조성터길로 택했어야 했다.

 

 

 

 

 

 

 

 

 

날은 저물고 몸은 천근만근... 체력은 고갈되고... 그냥 청수골 쪽으로 하산점을 잡아 내려왔다.

처음에 길을 알려준 산꾼은 보이지도 않고...                  어디든 마을에 내려가면 택시를 부를수 있으리라..

 

 

이미 사방이 어두워진 18:20분 경에 청수골 계곡에 도착...산행리본과 마을 불빛을 따라 계곡을 건너니 귀신을 모신 사당같은 건물이 나온다.    그런데 그 사당 둘레에온통 철조망을 쳐놓아 계곡에서 올라갈 수 없게 해놓았다.   

산행리본이 여기저기 많이 달린걸 보니 예전엔 산행로였는가 본데  사당측에서 고의로 막아놓은 듯......

어쩔 수 없이 철조망을 조심조심 건너 마을로 들어선 뒤 불켜진 팬션주인에게 버스정류장을 물어 찾아간 뒤 택시를 불러타고 석골사로 회귀했다.

 

이번  <영남 알프스 종주 산행>은  아무리 길이 잘 닦여 있고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더라도 미리 도상연습을 통한 산행진로와 주변 지명과 마을 이름들을 숙지해야 함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그 게으름과 오만의 결과가 세 번의 실수를 낳고   그 실수가 산행 내내 후회를 동반하게 하였다.  

물론 산행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와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반성해보니 그것도 좋은 경험으로 또 다른 추억이 되었지만...

 

첫번째 실수는 산행출발지를 지도에서 (지도 글씨가 작아서...) 잘못 보고 네비게이션에 입력했다는 것(석골사을 석불사로..)  때문에 엉뚱한 삼랑진으로 돌아오느라 시간을 허비하여 억산을 거치는 코스대신 운문산으로 곧바로 올랐다. 

그리고 시간이 어중간하여 운문산에서 일박할 수밖에 없었다.

 

두번째 실수는 사자평 휴게소에서 이박한 뒤 아침에 하산지점 마을이름을 혼동하여 원래 목적지인 죽전마을이 아닌 주암계곡을 따라 주암마을로 하산했다는 것.    그리하여 어쩔 수없이 포장길을 걸어 배내고개까지 올라 거꾸로 간월산-신불산-영축산으로 산행을 했다.     물론 전날 어둠속에 산행을 하느라 이정표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웠고 산과 하늘이 구분이 되지않아 재약산 정상에서 나아갈 지점을 파악못한 때문이지만... 

 

세번째 실수는 영축산 산행 후 하산지점과 하산 산행로와 산행시간, 남은 체력정도 등을 정확하게 확신하지 못하고 주위 산객들의 말에 의존하다보니 예기치 않은 하산지점(청수골)을 잡아 내려왔다는 것.   내려와 어두움속에서 동네길도 찾기 어려워 헤맸다는... 나중에 복기해보니 하산지점은 거의 비슷한 장소였지만...

 

이 모든 실수들을  종합해볼때 원인은 단 한가지.   

산행전에 미리 충분한 도상연습과 지명숙지, 거리, 시간계산을 하지 않았다는 것.

한마디로 미리 산행계획을 철저하게 수립하지 않는 아마추어적 실수를 범했다는 것.    

전날 늦은 시간까지 선배님들과의 술자리는 핑게일 뿐...

 

영남 알프스 종주를 마치면서 떠오르는 생각은 하나.   "두고온 건 (미련) 이요, 가지고온 것은 (바람)뿐..."

 

* 문득 떠나고픈 마음에 부채질(?)해준 <호남4050산악회> 지리산(강대남)님께 고마움 한웅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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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12.11 11:37

    첫댓글 정말 멋지십니다. 영남알프스 종주하심을 축하드립니다.

  • 13.12.11 12:16

    산행지 잘 봤습니다.황홀한 일몰은 순간 숨을 멈추게 만드는군요.
    잠깐이나마 아~~~아 나도 가보고싶다와,넘 좋았겠다 생각하다가,
    두분의 어깨를 짓누르는 배낭의 무게와,추위,땅속으로 빨려들어갈것같은 다리의 무게등을 생각하면,
    이건 미친짓이야,난 못햬...하다가 두분의 대댠함에 무안한 박수와 찬사를 보냅니다...ㅉㅉ ㅉㅉㅉ....
    (저새보다 자유로워라,,,이담 내세에는 남자로 태어나야쥐)

  • 13.12.11 13:56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그저 부러울따름입니다^^
    술래성.삼천님~
    글솜씨 와 어우러진 멋진사진 편히앉아서 잘보고갑니다

  • 13.12.11 18:22

    열씸히 댕기~~~호사니보다 한살이라도 젊을때....
    나같이 늙으면 못댕긴게....수고많이하셨습니다.....트랭글하면 최소한 알바는 안하는디.....

  • 13.12.12 07:40

    멋집니다...부럽고...수고 많이 하셨네요..

  • 13.12.15 05:19

    멋진 알프스종주산행 축하드립니다.
    저는 못올라갔던 천황산 제약산까지 다녀오셨군요.
    제게 연락을 주셨으면 태극종주 코스를 안내해드릴 수 있었는데 아쉽습니다.
    하지만 멋진 추억쌓기는 하나 추가하셨잖습니까.
    두분 수고하셨습니다.

  • 13.12.16 10:13

    ㅎㅎㅎ
    눈도없고 가실냄새가 나는것같애좋습니다.
    부럽기도합니다.
    수고하셨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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