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회장 부부는 두분 다 서울.한양CC의 회원로 매주 2~3회 라운딩을 즐기는 골프 매니아이다.
우리 부부도 같은 골프장 멤버로 황회장 부부와는 10년 가까이 월 2~3회 정도 함께 라운딩을 한다.
동절기에다 골프장이 2주정도 휴장을 하다보니 2월 들어서야 모처럼 함께 라운딩을 하게 되었다.
올해 들어 두번째로 회동하여 라운딩 도중 내가 행운의 홀인원을 기록하게 되었다. 오르막이 심한
파 3 홀이라 공의 방향만 보고 온 그린 되리라는 생각으로 생각 없이 그린에 올랐고, 공을 찾다가
홀인원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내와 함께 라운딩하며 각각 홀인원을 두 번씩 했던 터이고 홀인원 장면을 보지 못 해 별다른
느낌은 없었지만 새해 벽두에 얻은 행운이라 서로 기분 좋게 자축을 하였다.
그 날은 황회장 부부가 사정이 있어 식사는 못하고 사흘 후 토요일에 내가 예약한 시간이 있어
함께 라운딩을 하고 식사를 대접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다음날 나는 홀인원 기념품으로 주위에 함께 어울리는 골퍼들을 위해 타이틀리스트 골프공을
소량 제작 주문하였고, 함께 라운딩한 황회장 부부에게도 통상적인 방식으로 감사를 표하리라
마음을 먹고 우선 골프장 근처 괜찮은 한정식 식당에 2시로 예약을 했다.
주말 라운딩을 위해 나는 조금 일찍 골프장에 도착 4명 라운딩 비용을 지불하고 이른 아침시간
날씨는 좀 쌀쌀하기도 하고 몸도 굳어있는 상태지만 편안하게 라운딩을 하려고 마음 먹었다.
라운딩을 끝내고 여유롭게 온탕에서 몸을 풀어주고 쉬다고 음식점으로 향했다.
음식점에 도착하고 보니 황회장께서 홀인원 기념패를 만들었다며 제법 묵직한 쇼핑백을 들고
들어오는 것이였다. 식사하기 전 축하한다며 홀인원 기념 크리스탈 패를 전해주어서 감사의
인사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사흘만에 축하 기념패를 바로 주문 제작하여 준비한 것도 대단한 데 그것 만이 아니였다.
200만원 상당의 금으로 된 골프공을 제작하여 축하의 마음을 전해 주신 것이다.
홀인원을 할 경우 대부분의 경우가 동반자는 축하패를 제작하여 축하의 마음을 전하고 홀인원한
당사자는 차후 라운딩 기회를 마련하여 라운딩 비용 전액을 부담하고 식사를 대접하는 정도로
뒷풀이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홀인원한 골퍼는 추가하여 캐디나 골프장에 조그만 정성을 표시
하기도 하고 기념품을 제작하여 주위에 골프 동호인들에게 자축의 마음을 전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동반자가 홀인원을 했다고 축하패를 만들어 주고 황금으로 골프공까지 제작하여 선물로
전달해 받았으니 그 황송함이란....
그저 고맙다는 말 밖에는 더 할 수가 없었다.
겨우 내가 한 마다 덧붙인 말은 이랬다.
" 감사하고 황송합니다. 다음에 저도 빚 갚을 기회를 주세요!"
그렇다!
일생에 한 번 하기 쉽지않은 홀인원을 한 동반자에게 당연히 축하해야 한다면서 흔쾌히 행동으로
보여준 황회장의 깊은 배려와 여유에 그 마음을 헤아리고 감사할 뿐이다.
앞으로 계속 만날 것이고 함께 라운딩을 자주 하게 될 것이다.
분명히 장래의 어느 날 황회장 부부도 우리 부부와 함께 라운딩하며 홀인원을 기록하는 순간이
있으리라 확신한다.
그 날이 오면 나도 황선배가 내게 배풀었 듯이 멋진 홀인원 기념패를 제작하여 헌정하리라고
다짐을 해본다.
황회장님!
넉넉한 마음 고맙습니다.
건강하게 앞으로도 체력이 닿는 날까지 함게 만나고, 골프를 즐기며, 우정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