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잘 믿으려면 “빌어먹으라!”는 말도 했다. “예수 잘 믿으려면 거지 오장치 짊어지듯 믿으라. 물에 빠지듯 풍덩 빠져 믿으라!” 그는 예수를 믿고부터는 믿는 일에 아예 퐁당 빠지려 했다. 거지가 되려 하고, 남 보기에 미친 사람 같아 보이기도 하였다.
“도인은 화려해선 못 쓴다”는 영음을 세 번이나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거지복장에 맥고 모자를 쓰고 다녔는데 친한 어느 장로가 그 모자를 아궁이에 던져 불 질러 버렸다. 그리고 새 모자를 대신 걸어 놓았다. 이세종은 그 장로와 절교하고 그동안 그에게서 신세진 것을 돈으로 계산해 갚고 관계를 끊어버렸다.
이공은 거지에게 “입은 옷과 내 옷을 바꿔 입으면 어떻소?”하여 거지가 입던 다 떨어진 옷을 자기가 입고 자기의 새옷을 거지를 주니 이세종의 큰 몸집에 거지의 옷은 너무 작아 남 보기에 그야말로 우스꽝스러운 꼴이었다.
유영모 선생도 이현필과 함께 이세종이 살던 화순군 도암면 등광리를 둘러보고는 이세종을 성자라고 부르기에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유영모는 말했다. “성인이 무엇이냐? 물질에 빠지고 미끄러지는 나를 물질을 차버리고 깨끗해 보려는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박영호/다석 유영모(하), 1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