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해서,,, 열심히,아주 열심히,청년회 법회에 참석하며
절 마룻방의 끝 구석에 자리잡은 책꽂이에서 조금씩 불교서적을 얻어 읽곤 했다.
어떻게 나의 기막힌 학구열(?)과 끊임없는 구도심(?)이 정선양에게 전해 졌는지
때로는 황공하옵게도 그녀가 먼저 스스로 나에게 불교관계 서적을 빌려 주기도했다.
그러느라니 나또한 고맙다는 뜻으로 가만있지 못하겠다는듯,,,자기가 무슨 신사(紳士)라고
예의가 아주 밝아 타인으로부터 도움이나 호의(好意)를 받은 후에는 인사표시를
꼭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임을 과시 하려는듯,,, 별로 넉넉지도 않은 호주머니
사정을 외면한채 생과자점이나 다방, 칼질하는 고급식당등으로 돌아 다니며
무리한 지출을(?)하기도 했다. < 하기야 무리는 잠깐이긴하지만,,,ㅎㅎㅎ>
(#여기서 잠깐,,,이 공간의 총각들에게 권하건대
여자의 마음을 사로 잡으려면 요즘말로 '데이트 비(費)'를 절대 아끼지 말라!
요사히는 여자와 '더치 페이'를 한다는데,,,그래가지고는 죽을때까지 합법적으로,(?)
그녀와 한이불속에서 자는 행운을 누릴수 없다.(ㅎㅎㅎ) 아끼는것과 인색한것은 아주
다른것. 불가에서는 너무 인색한 것은 좋게 보지 않는다,,,?!
여러말 하지 말고 여성과 데이트때는 돈아끼지 말고 팍팍써라! )
지도 법사 스님의 법회후 논강(論講),,,논강이라기보다 자유토론시간에는
가능하면 나의 비너스, 정선양 옆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느라 무던히
신경을 많이 쓰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ㅋㅋㅋ)
자유토론시간에 어떤 주제에 대한 자기의 관점을 서로가 피력할때 보면,
어쩌면 그렇게도 논리가 정연하고 분명한지 초심자인 나로서는 주눅이 들정도였다.
그렇게해서, 가는세월 붙잡을 수 없다는듯 부산시내가 좁다고 법우들과 함께
다니기도 하고 통도사,해인사,김해 은해사,경주등 부산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사찰을 찾아 <야외법회>라는 미명(美名)하에 어느때는 중생의 마음으로,
어느때는 부처의 마음으로(?),,,싸돌아 다녔었다.
그러다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아 우리는 밀양 표충사로 3박4일수계법회를 가게 된다.
밀양 표충사는 참 아름다웠다.
요사채는 낡고 대웅전도 퇴락 했으며 종각도 기울어져 있었지만,
산세가 안온 했고 절앞으로 흐르는 냇물은 세속인(世俗人)들의 마음을 편안케 했다.
그 당시 밀양 표충사에는 해산(海山)스님이란 분이 주지로 계셨는데
아주 소탈하시면서도 맑고 참 순수하신 분이셨다.
예전의 백장스님처럼 "1일부작,1일불식"(一日不作,一日不食)을 주장하시며
하루라도 농사일을 하지 않으면 승려로서 어찌 시주의 은혜를 다값을 손가를
강조 하신다고 젊은스님이 우리에게 말한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아마 선농일여(禪農一如)의 모범을 승려사회에 펼치신듯 생각된다.
난 표충사에서 불제자로서의 수계를 해산스님으로부터 처음 받았다.
해산스님은 나의 은사스님이신 편이다.
내가 나중 군에서 제대하고 서울에 돌아온뒤 다른 불자들에게 들어서 알았지만
해산(海山)스님께서는 참선도 많이하시고 교학에도 밝은 <큰스님>이셨다.
하지만 그분은 조금도 상(相)을 내지 않으시고 마치 농부처럼, 촌부(村夫)처럼,
여여(如如)하게 한생을 마감하셨다고 한다.
지금도 해산스님의 왼쪽팔은 두번 걷어 올린듯 오른쪽팔은 세번 걷어 올린듯
옷소매 끝에는 흙이 묻어 마치 농사꾼을 연상시키던 스님의 청초하시던 모습이,,,
그래도 당신은 푸른미소를 띄면서"뭐 많이 불편하제,,?"하시며 우리를 염려해 주시던
위엄으로 포장한 스님이 아닌 할아버지 같던 인자한 모습이 나의 뇌리를 스친다.
아! 해산(海山)스님! 이땅의 중생들 제도하러 다시한번 더 오소서,,,,!
우리는 3박4일동안 모두다 <바루공양>을 했다.
바루공양을 처음해본 나는 정말 스님들께서 물자를 아끼시는 것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 졌다.
그리고 그 당시만해도 절살림이 형편 없을 때이니 먹는게 말이 아니었다.
모든것이 부족 했지만,스님들의 넉넉한 미소는 절대로 부족하지 않았다.
아침공양은 죽(粥)이 었는데 새벽 예불을 끝내고 백열등 아래서
희멀건 죽을<사실은 죽도 아니고,"미음"이라 표현했어야 할정도>먹던 기억이 새롭다.
그래도 우리는 모두들 참맛있게 먹었다.
오후 5시에 먹은 저녁밥은,계속되는 염불,절, 참선등으로 자정을 넘기지 못하고 완전소화.
한창 젊은이들의 위(胃) 기능이 정지상태였으니 그럴수밖에 없었다.
그래도,그래도,,, 모두들 정말 열심히 정진했다.
뭐라구요? 물론 나의 비너스! 정선양은 나와함께 바로 내옆에서
비오듯 땀을 흘리며 1080배를 했으니,그대 이름은 <정진(精進)보살>!
아니, 틀림없는,,,구도(求道)의 길을 함께 가는 훌륭한 도반(道伴)이었다.
그 이후 내가 여러 사찰에서 철야정진기도도 많이 해봤으나
난,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가장 남는다,,,,
경남 부산 근교에 유명사찰도 참 많지요? 정선보살 다시 만나서 도반으로 한번 더 순례해보이소. 다 늙어서 새삼 연정이 생길리도 없고.. 우쨋거나 참 좋은 인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라고 내일은 뜸 들이지 말고 일찌감치 글 올리세요.ㅎㅎ 내 애간장 녹이지말고..ㅋㅋ 종일 들락거렸심다이~
첫댓글 좋은 인연을 만나는것도 복이라더니 정선님이 님의 관세음보살이셨군요..표충사 참 좋지요? 조용하고..이 담에 시간 많이 가지고 다시 한 번 갈랍니다.()
경남 부산 근교에 유명사찰도 참 많지요? 정선보살 다시 만나서 도반으로 한번 더 순례해보이소. 다 늙어서 새삼 연정이 생길리도 없고.. 우쨋거나 참 좋은 인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라고 내일은 뜸 들이지 말고 일찌감치 글 올리세요.ㅎㅎ 내 애간장 녹이지말고..ㅋㅋ 종일 들락거렸심다이~
잼 나게 보고 있습니더...()
넘넘~~~솔찍하고 재미있습니다^^* 짝꿍이랑 표충사 꼭 가봐야 될 것 같네요.미소 짓게 해 주셔서 고~~맙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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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정선보살님을 비롯한 위의 분들은 자작수님의 성불을 위한 하나의 나툼이였다고 생각됩니다. 큰 복을 타고 나셨군요. 중간마다 흥미있는 대목도 많고요.. 계속되는 연재 기대합니다...()
저가 참선하러 다니는 표충사가 요즘 자주 올라오니 기분 좋습니다. 관심 있으신분 오세요. 매일 언제 어느때라도 할수 있습니다. 재가불자선방과 간단한 쉼방도 준비 되어 있습니다. 도량이 좋아 앉으면 다릅니다. 느껴 보시길........ 성불하소서()()()
자작수님! 멋지십니다요....
감사합니다.()
정선보실님이 자작수님을 불자로 만드신 장본이시군요...정말 이렇게 좋은 불연을 맺게해준 님께 항상 기도하셔야 될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