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 정진경
눈을 감고 징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망부석을 밤새 쌓은 눈썹으로 징채를 만듭니다
징과 채는
서로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
얼마 전에 출간된 정진경 시인의 첫 시집 『알타미라 벽화』(현대시)에 수록된 작품입니다. 징과 채 사이에 있습니다, 시인이 말하는 온전한 사랑은. 망부석을 밤새 쌓은 눈썹으로 만든 징채를 붙들고 시인은 온몸으로 자신을 태우며 그리움에 떨고 있습니다. 나 같으면 채를 거머쥐고 당장 달려가 저 징을 징징 치고 말았을 터인데. 우리의 설화 속 견우와 직녀의 그것처럼 참 사랑은 서로 바라보며 타오르는 그리움을 제 몸에 애써 꾹꾹 눌러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징과 채 사이의 그 넓은 두 그리움의 동심원이 자꾸 솟아나는 듯 합니다. 징징 징소리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사랑이여! 사랑이여!
-이종암(시인)
첫댓글 넘 아름답습니다...징과 채는 바라만 보고 있다는.....잘 읽고 갑니다.편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