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전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왜 미해병 특수수색대(이하 포스리컨)이 통합특수전사령부(USSOCOM)에 포함되지 않을까하는 의문이다. 주지하다시피 포스리컨의 선발과정, 훈련, 조직, 장비, 작전능력 등은 여느 특수부대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USSOCOM은 현재 산하에 육, 해, 공군 특수부대원 4만5천여명(예비역 포함)을 거느리고 있다.
그런데 왜 유독 해병대의 포스리컨만은 제외됐을까. 타군 특수부대 - 특히 육군의 그린베레나 해군의 실팀 -의 질투어린 경쟁심에서 비롯됐을까. 이에 대한 답변은 간단하다. 미 해병대 수뇌부가 의회와 국방부의 집요한 `회유'와 '강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포스리컨을 USSOCOM에 배속시키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USSOCOM의 창설자 가운데 하나인 윌리엄 코언의원(현국방장관)은 포스리컨을 배속시키기 위해 여러 각도로 노력을 했지만 정계, 언론계 등 여론주도층과 의사결정층에 포진한 해병 출신들의 반발에 부딪혀 결국 이를 포기, 지금까지 USSOCOM과는 별도로 해병대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당시 미해병 수뇌부들은 작전시 해병대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포스리컨 자산을 육군이 주도하는 USSOCOM에 배속시키기를 죽기보다 싫어한 게 주된 이유라고 전문가들을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USSOCOM에서는 아직 포스리컨을 산하에 두기를 포기하지 않은 것 같다. 웬만한 통합훈련이나 통합작전에는 포스리컨을 반드시 포함시키고 있는 데다 플로리다주 탐파 근교 맥딜공군기지 내에 위치한 USSOCM과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트빌 근처 포트 브랙의 존.F 케네디특수전센터/학교에는 해병연락관이 파견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 포스리컨의 실체를 좀더 알아보자. 현재 미 해병대에서는 캘리포니아주 캠프 팬들턴의 1사단. 일본 오키나와의 3사단, 그리고 예비역인 4사단에 모두 3개의 포스리컨중대를 운영중이다(그러나 노스캐롤라이나주 캠프 르쥰에 위치한 2사단의 경우 지난해부터 기존의 포스리컨이 사단수색대대에 통합됐음). 미 해병대사령부가 발간한 `상륙정찰'(Anphibious Reconnaissance) 교범을 보면 해병수색대는 크게 사단급 작전을 지원하는 수색대대와 군단급인 해병원정단(Marine Expeditionary Force)을 지원하는 포스리컨으로 각각 대별된다. 따라서 포스리컨의 임무와 기능을 사단수색대대보다 앞섬을 유추해볼 수 있다.
포스리컨중대의 규모는 통상적으로 장교 12명, 병.하사관 145명 등 모두 157명으로, 산하에 본부소대를 포함해 6개소대로 각각 구성된다.
포스리컨의 임무는 크게 7가지다. 첫째는 장거리정찰과 수색(LRRS)이다. 둘째 임무는 항공기와 인원의 회수와 구조(TRAP)이다. 셋째는 해상봉쇄작전(Maritime Interdiction Operations)이다. 네번째 임무는 해안정찰(Hydrographic reconnaissance and search)다. 다섯번째 임무는 소규모 기습작전(기습특공. Small-unit raids)과 특정포로 확보(Specified prisoner snatch)다. 마지막으로 항만 및 수중정찰(Harbor & Underwater reconnaissance/search)다.
포스리컨은 지난 1957년 미 해병1사단에서 처음 발족된 이후 베트남, 그레나다, 걸프전, 소말리아 등지서 맹활약을 했다.(참고적으로 최근 숀코널리가 출연한 인기 영화 `더 록'도 이들의 반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포스리컨의 무용담은 특히 베트남전에서 두드러진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미 국방부가 직접 운영한 비밀공작.특수전단인 `연구관측단'(MACV/SOG)의 해상고문팀(Naval Advisory Detatchment)에 소속돼 북베트남, 중국 남부, 라오스 등지에서 비밀작전(주로 정보수집과 적요인 납치)을 수행했다. 또 다른 대원들은 베트남, 북베트남, 라오스 3국 국경지대인 북서쪽의 아사우 계곡 등지서 수색정찰과 적요인 제거와 납치임무를 성공리에 치렀다.
특히 1사단 포스리컨의 경우 치열한 전투 끝에 중과부적으로 부상당한 채 적의 포로가 된 한 대원이 오히려 적군을 포로해 무사귀환하는 기적을 낳기도 했다. 이후 포스리컨에게는 `전설적인'(Legendary)라는 찬사가 붙여졌다. 걸프전에서도 이들은 쿠웨이트 탈환시 가장 먼저 쿠웨이트 시티에 잠입, 적정을 정찰하기도 했다.
현재 포스리컨 일부 대원들은 육군의 델타포스와 함께 대터러전의 양대축을 이루는 해군특수전연구단(옛 실6팀.일명 DevGroup)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 포스리컨은 어떻게 선발될까. 해병 1사단의 경우 매달 마지막 목요일에 선발시험이 실시된다. 새벽 4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치러지는 시험날 지원자들은 기본체력 측정에서부터 장거리 해상수영에 이르기까지 온갖 `지옥체험'을 한다. 시험의 통과율은 10% 미만이라고 지난 94년 9월 현지를 방문했던 본인에게 포스리컨 지휘관이 귀띰해줬다. 시험에 통과한 합격자들은 일단 원래 소속된 부대로 복귀한 뒤 포스리컨팀으로의 재배치를 준비한다.
실제 고생은 포스리컨에 배치된 날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우선 4개월 가까운 상륙정찰학교에 입교해 포스리컨으로서 필요한 전투수영, 수색정찰학, 스쿠버다이빙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된다. 그러나 이들의 교육과 훈련을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보다 고급과정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우선 조지아주 포트 베닝의 미 육군 공수학교에 입교 4주간의 공수교육을 이수해야 된다. 그 뒤 이들은 존.F 케네디특수전센터/학교에 부설된 5주간의 고공강하과정(Freefall Course. 저고도산개(HALO)와 고고도산개(HAHO))을 이수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함께 이들은 폭파전문과정, 산악.극지전과정, 생존학교(SERE), 레인저과정 등을 수료한다. 보통 포스리컨이 제대로 대접을 받으려면 1년 이상의 교육과 훈련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포스리컨은 또 해병원정대(Marine Expeditionary Unit-Special Operations Capable)에 소대 이하 단위로 파견돼 6개월 이상의 해외원정작전에 참가하거나 NATO, RIMPAC, 팀스피리트 같은 훈련에도 선견대로 참가한다. (미 해병 상륙전교범에 따르면 포스리컨은 해군의 실팀과 함께 선견부대로 참가, 내륙에 잠입해 적정을 감시 또는 정보를 수집해 아군의 상륙과 착륙을 유도하거나 레이더.미사일기지, 유류저장소 등의 목표물을 파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참고적으로 현재 미 해병대의 원정대(MEU/SOC)는 모두 7개로 1만5천여명 규모다.
이들의 배치현황을 살펴보면 태평양지역에 제11, 13, 15 MEU/SOC가, 대서양지역에 제22, 24, 26 MEU/SOC가, 또 해외에는 일본 오키나와에 제31 MEU/SOC가 배치돼 있다. 특히 제31 MEU/SOC는 한반도에서 제2의 전쟁이 발발시 가장 먼저 배치되는 부대 가운데 하나다.
MEU/SOC의 임무는 모두 21가지다. 이 가운데 중요한 것을 보면 기습특공, 목표제한타격, 민간인소개(NEO), 무력시위(Show of Force), 보강작전, 기동훈련팀(Mobile Training Teams) 운용, 특수폭파작전 등이다.
현재 미 해병대사령부는 국방예산 절감에 따라 제1, 3, 4 포스리컨중대를 2사단의 경우처럼 사단 수색대대에 통합하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사단 수색대대는 본부요소를 제외하고 모두 3개 중대(A,B, C중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A중대는 신병교육중대 기능을, B중대는 교육과정을 마쳤지만 아직 실제작전 경험이 부족한 대원들을 중심으로 초보적인 수색정찰 임무를, C중대는 고도의 능력과 경험을 가진 옛포스리컨대원들을 중심으로 각각 운용된다. 그러나 이에 대한 현역과 예비역 포스리컨 대원들의 반발이 만만찮다. 예산절감은 이해하지만 굳이 `하향평준화'를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어쨋든 포스리컨의 `구조조정'이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 그지없다
<출처 : 싸이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