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요임에 졸업사진 촬영을 위하여 파리공원에 갔다. 가는 길에 버스에서 기성, 지유, 시우, 현지, 성주를 만났다. 시우는 두꺼운 후드 잠바를 입고는 연신 덥다고 하여 벗으라고 말했다. 손잡이를 안 잡고 서 있는 것이 영 위험해 보여서 잡으라고 말했다. 우리 시우 손 마이 가네... ㅋㅋ
현지는 나도 공원 가냐고 놀라워했다. 그게 왜 놀라운지 놀라웠다. ㅋㅋ
- 특수학급 담임 선생님이 따라오시느라 고생하셨다. 우리 반 놀림, 괴롭힘 상황을 말씀드리다가 욕이 저절로 나왔다. 엄... 평소 언어 생활을 바르게 해야 하는 이유(그런데 다시 얘기해도 또 욕이 나올 것 같..).
선생님께서는 우리 반 여학생들 예쁘다고 하셨다. 마음이 찌부둥했는데 순식간에 밝게 환기시켜주는 학생들이 존재하지요. :)♡
- 민욱이는 마스크 안 벗고 있지를 않나, 혼자 깃을 세우고 있지를 않나 여러 가지 수정을 요했다. 손 마이 가네... 다들 손으로 14를 표현하는데 사진 보니 그 순간에도 자고 있었던 듯?
- 사진 다 찍고 집에 가라고 한 지가 언젠데 명운이가 나타나서 가도 되냐고 물어본다. ㅋㅋ
- 촬영 끝나고 집에 가는 버스에서 은율이를 만났다. 그를 볼 때마다 만화 캐릭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콘서트, 연휴에는 일본 여행을 간다고 한다. 오 부럽. :) 콘서트 찾아가는 걸 보면 매우 부지런하다. 열정이 느껴진다. 많이 좋아하는 대상이 있다니 삶의 활력소가 있네. 버스에서 내려서는 나와 반대 방향으로 향하다 말고 돌아와 인사를 하고 간다. ㅋㅋ 귀엽...
- 그냥 이 모든 것이 우주 속의 작은 별 위에서 복닥거리며 잠깐 벌이고 사라지는 이야기지. 붙들려 고통 받을 이유가 없지. 그렇게 일어났다 사라진다는 속성을 생각하면 삶은 한편으로 슬프고 한편으로 코미디지(어이없어서).
난 가끔 생각해. 이게 다 뭐냐?
별거 없다.
붙들릴 아무 것도 없다.
기분 좋게 살다 가면 그뿐.
자기 기분 좋기 위해 남을 짓밟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도덕률을 지키면서.
다시 말해 '인간'으로서 살다 가기.
p.s.
그런데 남이 괴로운 걸 보며 기분 좋을 수 있다고?
p.s.2.
나는 다시 생각한다.
잘못을 인정하고 부끄러워하고 반성하고 사과하기 전에
가해자들은 아직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았더라도 인간이 될 수 있다. 인간이 되는 선택을 하기를.
너희는 아직,
동물이다.
p.s.3.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제발
도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누군가 싫으면 눈을 잘 못 마주치겠다...
누군가 좋아도 눈을 잘 못 마주치겠다...
그래서 잘 못 마주쳤다.
똑바로 보아야지.
싫고 좋음의 감정은 내가 만든 것.
마음을 비우기.
붙들릴 아무 것도 없다.
<11반>
- 박씨전 학습활동을 하는데 안 해 왔거나 모른다는 이유로 마이크가 신나게 돌아갔다. 주변 친구의 중요성. 그런 와중에 깔끔하게 답안을 말하는 학생들 완전 소중... 답답한 마음에 환기를 시켜주는 고마운 학생들이 있긴 있었다!
- 과거 삶의 모습을 묻는 질문에 양.동.훈. 학생은 비현실적인 모습을 말해서 머릿속에 큰 물음표를 떠다니게 했다. 동훈이 왜 그러지... 설마 비현실적 모습이 과거 삶의 모습이라고 믿는 건 아니겠지.
- 박씨가 외모 변신을 한 것을 계기로 남편의 대우가 달라지고 사회에서 인정 받는 것에 대해 나는 불쾌하다(자신이 있는 그대로 존중받지 못하고 평가 대상, 사물로 취급된 것이므로)는 입장인데 종우는 본인이 박씨 입장이라고 해도 그냥 괜찮다고 한다. 어 그래...
<15반>
- 박씨가 외모 변신을 계기로 남편이 달리 평가하는 것에 대해 준형이는 남자들은 다 그럴 것이라고 하였다. 준형이가 남자 비하 발언을 시전하였습니다.
- 재원이가 비현실적 요소가 드러나는 현대소설을 묻는 질문에 카프카의 '변신'을 이야기해주었다. 벌레로 변신하여 모두에게 버려지는 주인공이 경제적 쓸모가 없어진 노년층을 빗댄 것 같다고 하여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 비현실적 요소가 드러난 소설은 현실을 풍자하곤 한다.
<13반>
- 민지가 활약하였다. 그는 이상공이 부인을 나무라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나무에 빗대어'라고 말해서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나무라다'의 뜻을 모른 건가? 옆에서 "너 책 안 읽었지?" 소리 나오고... ㅋㅋ 그는 이어 "나무라고 싶어서 나무랐다."고 말하여 또다시 머릿속에 큰 물음표가 둥둥 떠다니게 만들었다.
- 민준이는 한유가 용골대에게 피화당 진입을 만류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나무가 무서워서'라고 해서 웃겼다. 답안은 '피화당을 둘러싼 나무에 불길한 기운이 느껴져서'이니 '무서운 느낌'인 것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오늘의 이슈: '나무'... ㅋㅋ
<14반>
- 수업 시작할 때 엎어져 있는 학생들을 깨워 달라고 옆 친구들에게 부탁했다. 같이 가자. 그렇지만 그들은 또 엎어졌다. -.-
- '전기적 요소'에 대해 그렇게 이야기했건만 무려 2-3명 이상 버벅거려서 참 당황스럽네? 비현실적 요소를 다른 말로 '전기적 요소'라고 한다.
- 삶에 대한 의지가 느껴지지 않는 무력한 발음들이 많은 가운데 비록 발음은 그러했으나 읽은 내용을 자기 말로 풀어서 설명해 보라는 나의 요구에 민석이가 자기 나름대로 발표하여 인상적이었다. 오.
- 중학생들은 피곤한 삶을 살고 있으며 그 시기는 냉소성이 강화되므로 대체로 반응이 크지 않은 것을 이해한다. 그렇지만 그런 대다수의 학생들 속에서도 크게 고개를 끄덕여서 이해되었음을 표현해 주는 학생들이 있다. 어우 예뻐... >.<
- 나는 수업이 끝나면 가는 듯 다시 돌아오곤 한다. 일단 작은 것이라도 문가에 있는 카트에 실어 두고, 카트를 끌고 교탁에 있는 짐을 가지러 교탁 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우리 반 예쁜 여학생들은 내가 (1차 문가로 이동 시에) 나가는 줄 알고 인사를 한 후 내가 진짜 나갈 때 또 한 번 인사를 해준다. ㅎㅎ 어우 예뻐... ♡.♡
<오늘 독서 기록장에서 인상적인 구절>
1) '변신'(카프카)(315 김재원): 당사자에 대한 조건 없는 존중과 사회적 지원, 실존적 판단(인생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이 없다면 '변신'의 주인공처럼 허무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허무한 죽음을 막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자.)
2) '밝은 밤'(최은영)(311 이수빈): 이 책에서는 슬픔을 위로하는 것이 더 큰 슬픔의 힘이었다. 슬픔이 위로와 사랑으로 이끈다니. (지금 겪는 슬픔은 어쩌면 타인의 슬픔을 위로하는 힘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의 경험에서 배울 수 있고 배운 것으로 타인을 도울 수 있다.)
오늘도 학교 다니느라 수고 많았어. 내일 또 만나. :)♡
p.s.
졸업생 정원, 혜연이가 학교에 들러 인사해주고 갔다. ㅎㅎ 아 정말 반갑다. 다시 만날 수 있을 줄 몰랐다. 고등학교 다니느라 수고가 많다고 하니 혜연이가 "선생님이 더 수고 많으시지요."하고 의젓하게 말해주었다. 오모나.
p.s.2.
지속되는 학교 폭력과 관련하여 선생님들께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냈고, 몇 선생님들께서 함께 분노하고 고민해 주셨다. 참고 버틸 문제가 아니라 드러내놓고 교육해야할 문제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