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개요
ㅇ 언 제 : 2024. 4. 24(수)
ㅇ 누 가 : ’맛찾노‘ 9명 - 금바위
ㅇ 어 디 : 기와집(충남 계룡시 금암동 소재)
ㅇ 날 씨 : 흐림
모임앨범
잘 익은 상처
우중충한 날씨에 소고기 냄새피우며 가진 오찬 모임입니다.
늙어도 잘들 먹네요, ㅎ
[인생이 서글픈 건 승자도 결국은 얻어맞기 때문이다.
한 대도 맞지 않고 상처 없는 얼굴로 인생에서 승리할 수 있는 복서 따윈 없다.
단지 덜 맞고 더 맞고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스스로 배신을 느끼며 사는 게 인생이란 말이 있습니다.
인생이란 링(Ring)위에서 언제나 얻어맞는 패자로 여기기 때문인데요, 어쩜 삶의 비의(悲意)인지도 모릅니다.
이 풍진(風塵) 세상을 사노라면, 누구나 상처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대개는 상처를 느끼면서도 잊으려 노력하며 살 뿐입니다.
상처 적은 인생살이를 원하지만, 더 좋은 건 상처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상처를 극복해야 좋은 인생이 되는 것도 아닌데요, 현재의 고통이 과거 상처 때문이라 여겨 굳이 과거로 돌아가 헤집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는 바닥에 떨어진 화살을 주워 스스로 자신의 몸에 꽂으며 아파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차피 생긴 상처는 받아들여야 합니다.
가수 ‘임 영웅’이 어릴 적 사고로 생긴 얼굴 상처를 내보이며, ‘내 얼굴에는 나이키가 있어요!’라고 말했다죠.
축복을 뜻하는 ‘bless’는 상처를 뜻하는 프랑스어 ‘blessure’와 어원(語源)이 같답니다.
몸의 근육은 상처 받아 찢어지면서도 더 단단한 근육으로 성장합니다.
어둠 속의 사람이 별을 보고, 비를 맞은 사람이 멋진 무지개를 보는 이치처럼 말입니다.
상처에 대하여
세상에서 가장 끈끈한 공동체는 ‘환우(患友)모임’이란 얘길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쩜 먼저 아픈 사람이 나중 아픈 사람과 경험을 공유하는 소통공간이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위만 존재할 것 같은 세상에서 비로소 아래를 내려다보며 앞과 옆까지 보게 되는 것이죠.
자기만 아픈 줄 알았다가 더 아픈 사람이 존재한다는 걸 알면서 결속력이 강해진 것입니다.
스스로의 불행이 보편적 불행으로 변한 결과입니다.
때론 살면서 나의 불행이 다행으로 바뀔 수 있어 감사하기도 합니다.
제각기 십자가를 짊어진 듯 사람은 각자의 병을 짊어지고 살아갑니다.
스스로를 위해 조금은 여유를 남겨두라는 주위의 권면을 무시한 채 온통 다 쏟아 붓습니다.
‘왜 하필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지’ 하면서도 그 삶의 무게를 견디며 삽니다.
가끔은 ‘내 몸에서도 향기가 날까’ 생각하며 자조(自嘲)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픔은 그저 지나가지 않고, 어딘가에서 꽃을 피우기도 합니다.
[오래 전 입은 누이의 화상(火傷)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
젊은 날 내내 속 썩어 쌌더니, 누이의 눈매에선 꽃향기가 난다.
요즈음 보니 모든 상처는 꽃을, 꽃의 빛깔을 닮았다.
하다못해 상처라면, 아이들의 여드름마저도 초여름 고마리꽃을 닮았다.
오래 피가 멎지 않던 상처일수록 꽃향기가 괸다.
오래된 누이의 화상을 보니 알겠다.
향기가 배어나는 사람의 가슴속엔 커다란 상처 하나 있다는 것
잘 익은 상처에선 꽃향기가 난다] (‘복효근’/상처에 대하여)
희망의 봄철에도 누군가는 아픕니다.
긴 역사를 가진 인류지만, 아직까지도 병환(病患)을 완전히 끊어낼 순 없나봅니다.
하지만 다독일 수는 있습니다.
짝지 간병(看病)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가끔은 상처가 향기임을 조금씩 깨닫습니다.
주일날 예배당에서도 모든 이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기도시간이 점점 간절해집니다.
수욜(4. 24) 오후에 갯바위가
첫댓글 따뜻한 봄날 주기적인 선배님들의 회동 멋지십니다.
부럽씁니다
저는 같이할 동무가 있을련지?
아마 없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