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민겸이가 사물함 위에서 발견했다며 프린트물 한 장을 가지고 나왔다. 사물함 관리 도우미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주는 모습이 고마웠다. :)
- 잘 될 거다. 괜찮을 거다. 왜냐하면 누구나 자기가 해석하는 세계 속에 살고, 나는 괜찮다고 해석할 것이기 때문이다.
목표를 세우고 하나씩 하는 그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다. 오늘도 무언가를 배우고 있고, 그러므로 내일은 더 나은 하루일 수밖에 없다.
스스로를 믿기. 괜찮을 것임을 믿기.
우리는 모두 가볍고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다.
(가벼움: 이 모든 것이 지나갈 것임을 앎. 붙들려 고통 받을 고정불변의 실체란 없음을 앎. 모든 것이 자신의 해석일 뿐임을 앎.
단단함: 외부 요인과 자신을 분리하여 생각할 수 있음. 외부 요인은 외부 요인이고 나는 나. 외부 요인은 나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나는 나의 생각과 감정, 즉 해석을 선택할 수 있다. 긍정적 해석을 위해 필요한 것: 7시간의 수면 시간 확보, 최소한 30분 햇빛 쬐며 운동, 좋은 음식 섭취)
- 어제 수빈이의 독서 기록장('밝은 밤', 최은영)에서 슬픔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이 책에서는 슬픔을 위로하는 것이 더 큰 슬픔의 힘이었다. 슬픔이 위로와 사랑으로 이끈다니'). 오늘 블로그를 보다가 애도(충분히 슬퍼하고 다시 사랑과 희망을 가짐)와 멜랑콜리(죽음을 부정한 상태로 계속 슬픔에 머묾)에 대한 글을 발견했는데 수빈이의 글이 생각났다.
오늘 책에서 '그리스어로 장례식을 뜻하는 단어는 '보살피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라는 문장을 보고서 '보살피는 것'이라는 단어에 오래 머물렀다. 예술이 죽음을 보살피는구나. 예술이 슬픔을 슬픔으로 되돌려주는구나.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겨우 삶이지만, 죽음 앞에서 그 삶을 새롭게 살아갈 수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문득 책의 원제를 확인해 보니 <All the beauty in the world>. 인간은 언제나 슬픔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출처: https://blog.naver.com/gilly71/223432893712)
나는 슬퍼했다. 사랑했던 제자들이 떠나가서 슬퍼했다. 그들은 살아 있지만 다시 보기는 힘들다는 점에서 나에게는 죽음과도 같은 상실이다. 시간이 좀 지나서야 무언가 떠올라 위로가 되었다. 나는 마음 속 포켓에 그들을 넣어두었다가 가끔 꺼내 볼 수 있지.
- 적지 않은 빈도로 주변에서 상을 당한다. 죽음은 갑자기 찾아오곤 한다. 그 사실을 염두에 두고 오늘을 살아가야 한다. 그럴 때 이 모든 일들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음을 깨닫고 거리를 두고 보게 된다. 성취할 수 있을 법한 목표를 세우고 할 일을 하나씩 하면서, '지금' 기분 좋게(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타인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된다. 우리는 '지금'만을 살 수 있다. 과거에 붙들려 후회하거나 미래를 걱정하기에는 삶이 너무 짧다.
- 옆 자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청소 지도를 아무리 해도 잘 안 하던 녀석이 선생님 뵈러 온 선배님의 호통에 청소를 잘 하더라고. 선생님 말씀은 안 듣고 선배님 말씀은 잘 듣는...
<12반>
- 학습지 확인할 때 한 항목당 한 학생이 빈칸 포함하여 읽어주고 확인한다. 그것만으로는 과연 이해를 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자기가 선생님이라면 무엇을 강조할지 덧붙여보라고 했다. 덧붙였다면 이해한 내용을 자기 말로 표현한 것이므로 칭찬도장 하나를 추가하기로 하였다.
- '박씨전'은 전쟁에 패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보상 심리, 가부장제 아래 억압된 여성의 능력 인정 욕구 등이 반영되었다. 작품의 창작 의도를 짚어보다가 '쓰기' 행위가 가진 욕구 해소 기능에 생각이 머물렀다. 나는 거의 매일 일기를 쓴다. 이것은 어쩌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의 해소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 쓰면서 생각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해소되지 못한 욕망을 풀기도 하고, 실현 가능한 문제 해결책을 모색해 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쓰기 행위는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된다. 무언가 힘든 느낌이 든다면 써 보자.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떤 생각과 감정인지.
<점심 시간>
- 우리 반 빗자루가 어제 보니 모자란 것 같길래 창고에서 가지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청소 도구 담당 선생님께 창고 열쇠를 받으러 2학년부실에 들렀다. 전에 근무한 학교 선생님이 2학년부에 근무 중이셔서 만날 수 있었다. 선생님은 매우 피곤해 보이셨다. 엄... 사연이 많으시다고 한다. 한 번 날 잡아 이야기해야 할 수준인 것 같았다. 선생님 반에도 뭔가 말썽을 일으키는 녀석들이 있는 것 같았다. 아이들은 왜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걸까... 가만히 있으면 문제가 안 되는 것을 뭔가 해서 문제다. 그 행동이 문제임을 행동 전에 인식하고 멈추는 것이 관건이다. 해도 될지 헷갈리면 가만히 있기. 해도 될지 헷갈려 하지 않고 그냥 해버리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14반>
- 소설 '학'을 ppt로 정리하였다. 마지막에 성삼이는 덕재를 놓아준다. 학이 날아가는 것처럼 덕재는 자유의 몸이 된다. 소설 속에서 푸른 하늘로 날아가는 학을 보면서 우리들 마음에도 저런 자유가 찾아오기를, 지금 타인의 마음에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이 잘못을 깨닫고 사과하기를, 그래서 피해 학생의 마음에 자유가 찾아오기를 기원했다.
- 민석이는 학습지에 예술 활동을 해 놓았다. (혹시 이 글을 민석이 어머니께서 읽으신다면 참고하여 주세요. '학' 학습지입니다. 민석이 그림의 주제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음영이 강조된 사람 얼굴인데 민석이가 '학'을 읽으며 단순하지 않은 인간의 심리를 무의식 중에 표현한 것 같습니다. 민석이는 어쩌면 예술에 재능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5교시>
- 비는 시간이었는데 하나고에 진학한 서원, 한비, 서이, 태훈, 준서가 학교 설명회 참석차 와서 인사하고 갔다. 힘들다고 징징거리기도 하고(나도 힘들다고 징징거림 ㅎㅎ), 짠하기도 했으나(사는 게 그렇지)... 예쁘고 멋지네. 어린 학생들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은 참 찬란하다. 와서 인사해 주니 반갑고 고마웠다. 상실했던 것을 잠시 찾은 기분. :) 하나고는 동아리가 큰 의미를 차지하는 모양이네. 6시 기상, 8시 조회 참석, 학원 수강 불가(불시 점검하여 학원 라이브 방송 수강 시 혼남)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 바깥 이야기 듣는 것은 재미있다. 늘 건강하기를. 원하는 바를 성취하기를. 언제나 응원해. ♡
p.s.
칭찬도장 50개 모을 때마다 주는 사탕 보따리를 풀어서 먹으라고 주었다. 서이가 사탕 보따리를 보고 반가워했고 한비가 자기는 중학교 때 이거 많이 먹었다고 그 와중에 자랑했다. ㅋㅋ
<13반>
- 13반 수업은 다양한 학생들의 깊이 있는 생각을 들어볼 수 있어서 즐겁다. 칭찬도장 받을 때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가는 학생 수도 가장 많다. 훈훈한 반이다.
- '박씨전'에서 박씨의 외모 변신을 계기로 남편이 태도 변화하는 것이 어떠한지 물었다. '외로울 것 같다'고 한 태혁이의 답변을 멈추어 음미하였다(수업 중에 가끔 학생이 내가 생각하지 못한 답변을 할 때면 '아...'하고 음미하게 된다. 너무나 좋은 순간). 내가 박씨라면 불쾌할 것 같고, 그건 남편이 나를 온전히 있는 그대로 수용한 것이 아니라 외모를 가지고 평가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태혁이 답변을 들으니 불쾌함 이전에 근원적으로 자리할 감정은 '외로움'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외모지상주의를 우려하는 입장에서 수업하는 선생님으로서 쌍꺼풀 수술을 하고 온 제자에게 어떤 반응을 할 것인지 물었다. 태혁이는 선생님이 무조건 긍정적 반응을 보여주기 조심스러운 이유로 '긍정적 반응 덕분에 성형 수술 중독이 될까봐'라고 이야기해서 무척 공감되었다. 교사의 긍정적 반응이 야기할 영향에 대해 생각해야만 할 것이다. 희수, 현수, 현지, 예나, 수빈 등은 '아프지 않았는지, 괜찮은지' 등을 '조용히 따로' 이야기한다고 하여 인상적이었다.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해 준다는 말에 배울 점이 있었다.
- 전 시간에 내가 해 둔 메모에 따르면 오늘은 57쪽 확인부터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상민이가 56쪽 아래 문제들을 안 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수업을 잘 들었던 다른 학생들이 전 시간에 다 했다고 말해주어 다행이었다. ㅋㅋ 우리 상민이가 왜 그럴까...
오늘도 너희 덕분에 많이 배우고 즐거웠어. 학교 다니느라 수고가 많구나. 내일 또 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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