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시집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
걷는사람 시인선 77번째 시집으로 서하 시인의 <외등은 외로워서 환할까>가 출간되었다. 1999년 《시안》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시인은 그동안 시집 <아주 작은 아침> <저 환한 어둠> <먼 곳부터 그리워지는 안부처럼>을 냈으며 제33회 대구문학상, 제1회 이윤수 문학상을 수상했다.
서하 시인은 우뚝하고 씩씩하게 지난날의 상처를 딛고 새로운 이름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얘기를 펼쳐내는가 하면,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인생, 팬데믹이 불러온 미증유의 시대 상황을 예리하고도 환상적인 장면으로 보여 주기도 한다.
“꿈에 마스크를 쓴 아이를 낳았다 하면 믿겠니”(「오랜만에 걸려 온 전화」)라는 표현은 섬뜩한 인류의 오늘을 초상화처럼 그려내고, “죽음도 숨을 쉬는지/추깃물이 뽀글거립니다//혼자 쓰는 죽음이 점점 빼곡해집니다”(「부고를 받고」)라는 대목은 팬데믹이 가져온 병과 죽음의 일상화를 상기하며 ‘쓰는 일’의 사명을 다시금 환기시킨다.
시인의 말
네 번째 매듭을 묶는다.
염낭거미는 새끼들의 먹이가 되며 생을 마감한다.
소여물 써는 외양간 모퉁이에서
몸 풀었던 우리 엄마의 생도 거미와 흡사했다.
아이는 자라 어른이 되는데
딸은 환갑이 지나도 아들이 안 되더라는
북데기 같은 말, 소 잔등에 실어 보낸다.
부디 좋은 곳에 가 닿기를…
2023년 봄을 기다리며
서하 시인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1999년 《시안》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아주 작은 아침』 『저 환한 어둠』 『먼 곳부터 그리워지는 안부처럼』을 냈으며 33회 대구문학상, 1회 이윤수 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