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꽃밭 외 4편
조주용
꼬물거리는 손으로
아버지에게 달아드리려고
카네이션을 만들었다네
이렇게 받아보는 어버이날
가슴에 달아주는
자매들의 곱고 예쁜 마음
수십 년이 지나오며
꽃잎 하나 떨어지지 않고
당신 것까지 달아주며 꾸며온
네 자매들의 고운 마음은
모두 다 당신이 만들어 주시어
내 가슴은 늘 꽃밭이라네.
2. 내 고향 순천
코 흘리며 자연을 벗 삼아
유년 시절 친구들과 뛰놀며
함께 살아온 곳
노을 지는 들녘에 서면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이
나의 청춘을 키웠고
곡식이 익어가는 논과 밭
내 아버지 어머니의 질곡 같은 삶
가족을 위해 삶을 바치던 곳
나의 뿌리 나의 근본
내 마음의 고향
나는 이곳에 살고 있다.
3. 고장도 없는 세월
하루하루 해는 뜨고 지기를 반복하고
몇 푼의 돈이 주머니 속을 들락거리더니
열흘이 또 휑하니 지나버리네
스쳐 지나는 바람과 구름도
내 인생을 업고
말도 없이
흘러가는 것을 어찌 막으리
세월은 뒤돌아봄도 없이
그저 앞만 보고서,
이 풍진 세상
천지가 개벽하여도
고장 없이 똑딱똑딱 잘도 가네
고물상에 고장 난 벽시계는 많아도
고장 난 세월은 없다 하지 않던가
이곳저곳 삐걱거리는
내 육신의 고집과 욕심들을
하나둘 끄집어내어
가는 세월에 맡겨보리라.
4. 아픈 가을
풀벌레 달빛 찢는 소리에
가을 밤은 깊어 가고
외로운 수컷들의 본능이
애처롭게 흩어지네
한 철 못다 부른 노래는
가을 숲에 머물다
황혼의 들녘
울어대는 억새의 은빛 날개
어디까지 일렁일지
가을 섶에 놓고 간 사연들
잡을 수도 없었던 가슴 아픈 사람아
피맺힌 통곡처럼
그대 이름 부른다
세찬 바람은 저 언덕 위를 맴돌고
사랑 한 잎 남김없이
흩어진 낙엽처럼
지워내야 할 그대 이름
오늘도 목에 걸려
차 한 모금 못 넘기고
바람처럼 울고 있는
나의 아픈 가을.
5. 겨울밤
점점 사나워지는 추위
소한 지나 대한으로 가고
하얀 눈이 내리는데
바람은 꽁꽁 언 빙판길을 만드네
서산으로 지는 해
추위에 떨고 있는 달이 되고
들 창가에 성에는
그리운 꽃으로 피어나 젖어든다
찬바람은 심술궂게도
전깃줄을 건드리고
주고받던 사랑의 밀어들
어디서 무얼 하는지
차가운 밤 공기에 이불 속으로 숨어드니
무겁고 깊은 상념은 그칠 줄 모르고
뜨거운 가슴만 겨울밤 홀로이 깊어간다.
뽑고 나서
조주용 님의 「꽃밭」 「내 고향 순천」 「고장도 없는 세월」 「아픈 가을」 「겨울밤」 이 다섯 편을 당선작품으로 선정했다.
시가 순수하고 맑고 깨끗하다는 느낌부터 읽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꽃밭」에서는 시인이 바라보는 꽃은 손끝에 있는 것이 아니라 딸들의 마음속의 꽃이었다. 아버지의 가슴에 달아주는 꽃향기가 시의 여운이 되어 삶의 의미로 승화되고 있었다. 그리고 「내 고향 순천」 「고장도 없는 세월」 등 다른 시2편 모두 고단하고 외로운 인생 삶의 노래를 함축성 있게 그려내고 있다. 폭풍의 언덕을 넘으면서 혹은 허허 벌판을 지나면서도 아름다운 삶의 영혼이 깨어남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어 의미가 있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하여 훌륭한 시인이 되기를 기대한다. 손경훈 김경남
첫댓글 축하 합니다
등단 하셨으니 앞으로 멋진 시상
펼치시고 멋진 작품도 펴 내세요
다시 한번 축하 합니다
등단을 축하드려요 시인님 고운글 많이 쓰시구요
등단을 축하드립니다
등단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등단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좋은 글 아름다운 글 많이 쓰시길 바라옵니다
조주용시인님!
등단을 축하 합니다
문우님들과
고운정 많이 쌓르시고
향기나는 글
많이 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