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동료

『영혼의 동료를 만났을 때 가능한 일』 우정이란 이야깃거리가 없어도 그저 재미로 이야기를 함으로써,시작되는 거죠.  그러다가 나중에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고 그러면 함께 나눌 수,있는 것이 생깁니다. “제 인생은 실패했습니다”라는 말로 나는 이 책을 시작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그 말을 계속 뇌까렸던 한 살인자의 이야기로 이 책을,마치려고 한다. 평범한 사람을 증오의 대상이자 인류의 적으로 바꾸는 데는,그저 한순간으로 족했다.  그는 살인을 저질렀고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황량한 감옥에서 그는 한순간에,다시 영웅이 되었다.  그는 한 사람의 목숨을 구했고 그래서 방면되었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살고 있고,딸은 자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그 집에서 ‘원치 않는 존재’였다. 그래서 죽는 것이,더 낫겠다고 결심했다.자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그가 누워 있던 침대 머리맡으로 불려온 한 수도사가,그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당신의 이야기는 끔찍합니다. 그러나 내게는 당신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아무것도 업습니다.  우리 집은 부유하지만 나는 유산을 포기했고,이제 남은 건 빚밖에 없습니다.  집 없는 사람들에게 집을 구해주려고 내가 가진 것을 다 썼습니다. 당신에게 줄 것이,아무것도 없습니다.  당신은 죽기를 원하는데 무엇을 그것으로 막겠습니까? 그러나 죽기 전에 나를 한 번만 도와주십시오. 그런 다음엔,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하십시오.” 이 말이 이 살인자의 세상을 바꿔버렸다. “누군가가 그를 필요로 했다” 드디어 그는 없어도 그만인,‘여분의 존재’가 아니었다.  그는 수도사에게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그 수도사에게도,세상은 예전과 같지 않았다.  수도사는 자기 주변에 차고 넘치는 고통에 압도당해 있었고,  또 그의 모든 노력은 그런 상황을 아주 약간만,변화시킬 수 있을 뿐이었다.  그 살인자와의 우연한 만남으로 인해 그는 자신의 미래 전체가,나아갈 진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즉 고통에 처한 사람을 만났을 때,그가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그 대신에 무엇인가를 해줄 것을,‘요구하게’ 된 것이었다  나중에 그 살인자는,수도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만약 수도사께서 제게 돈이나 방이나 일거리를 주셨다면,아마 저는 범죄 인생을 다시 시작해 어떤 사람을 죽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당신은,저를 ‘필요’로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서로의 가슴에 불을 지펴준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의 만남을 통해,극빈자를 위한 ‘아베 피에르의 에마우스 운동’이,시작되었다. 이 두 사람은 일반적이고 낭만적인 의미에서의,영혼의 동료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에게 오늘날 그들의 삶을 이끌어가고 있는 방향 감각을,‘제시’해 주었다.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이야기를 들어주고,약간이라도 이 세상을 더 친절하고 인간답게 만들겠다고 노력하는 일은,조금만 용기를 내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과거의 노력들이 실패한 이유와,인간의 행동이란 확실히 예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잊고,그렇게 하는 것은 경솔한 일이다.  역사는,사람들의 한없이 긴 행렬로 가득 차 있지만,그들의 만남 대부분은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었고, 또 지금까지 쓸데없이 능력을 ‘허비해온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 어떤 두 사람이 만난다면,그 결과는 다를 수 있다.  “만남은 걱정과 근심의 원천이기도 하지만,또한 희망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희망은,바로 ‘인간다움’의 원천이기도 하다.” -역사학자 시어도어 젤딘의 著書,《인간의 내밀한 역사》中에서-//////////////////////// “사는 게 힘들다고말한다고 해서,내가 행복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내가 지금 행복하다고말한다고 해서,나에게 고통이 없다는 뜻은 정말 아닙니다. 인생은 사실학이 아니고, 해석학이다. 위에 견주면 모자라고,아래에 견주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