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소설] [별밤의 세레나데] 91~완결

[(베라★코코)]

소설제목 : 별밤의 세레나데

작가닉네임 : 세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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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루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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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루카블로그]
http://blog.naver.com/tpfnzk.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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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9






아침에 눈을 떠보니 맨 먼저 보이는건 하얀 천장이였다.

그리고 전등.. 장농의 갈빛색도.


거실로 나와보니 소파에서 아무렇게나 누워자는 세비가 보였다.

몸을 웅크리고 불편한 자세로 자는데.. 옮겨줄수도 없고 해서 내 이불을 덮어주었다.

좋은 꿈을 꾸는지 입가에 미소가 걸려있다.


그대로 부엌으로 향하는데,

테이블에 이모가 차려놓은 아침밥과 쪽지 하나가 보인다.









「밥 먹고 약 잘 챙겨 먹어라. 옷도 예쁜거 입구.」














옷을 왜 예쁘게 입지?

하여간 그런건 상관 없다.


냄비 뚜껑을 열어보니 모락모락 김을 내면서 맛있는 냄새가 나는 김치찌게가 있다.

순식간에 내 입은 벌어졌다.


세수도 하지 않고, 오랜만에 보는 김치찌게에

감사하며 기도를했다.













"아오.. 목아퍼."










내가 웅얼거리는 소리로 아멘을 외치자

바로 세비가 오는것이 보인다.


아마도 김치찌게의 냄새를 맡았나보다.


역시나 식탁을 보자마자 입이 함지박만하게 벌어진다.

그리고 잠시후, 우리들은 국물까지 남김없이 헤치웠다.



너무 오랜만에 맛보는 이맛.

역시 좋다.



아쉬운 마음에 숟갈을 빨고 있는데..


시선이 끊임없이 들어가는 세비의 입에 머물렀고, 오물거리는것이 참 귀엽다고 느껴졌다.













"약먹어 언니."










내 시선이 느껴지는지 씨익 웃어버리고

약봉지를 내미는 세비.


나도 웃으며 받아들었다.






……

…평화로운 아침.


평소와 다름없는 식사.


그런데도 뭐가 이렇게 답답한걸까.














"언니 자고 있을때… 도체오빠한테서 전화왔었어."


"응?"



"언니를 위해서 이모는 당연히 허락했지.

하지만 그 과정이 굉장히 복잡했을걸? 체험학습이라고 속이기 위해 이모가 도체오빠네 학교에

전화까지 했어야 하니까.

더군다가 오빤 지금 제주도에 있잖아"


"뭘 허락해?"



"헤헷, 도체오빠 우리집 오잖아. 일부러 깜짝 놀라게 하려는데 이모가 그런건 하지 마래. 언니 놀란다고.

오늘 5시에 난 공항으로 마중나가야돼. 언닌 아프니까 집에서 기다려~

하아! 잘먹었습니다!"













손뼉을 소리나게 짝 치더니 밥그릇을 싱크대에 넣고 물을 뿌리는 세비.

콧노래를 부르면서 방에 들어갈때까지.. 난 숟갈을 입에물고 넋이 나간채 멈췄다.


도체와 내가 전화통화를 한건 이틀 전-.

그럼 그 말이 정말 사실인가..

...

게다가 이모와 세비에게 먼저 얘기해 허락까지 받다니.



,,,굉장한 아이야..

한번 한다는것은 꼭 하고야 마는 성격인가?














"후욱"













주먹으로 가슴을 탕탕 쳤다.

아까 답답한것이 또 밀려와서 그런가 보다.


..

그나저나.. 도체가 정말 꿈속의 남자아이처럼 생겼을까?

나에게 했던 말들이 다 사실인걸까?


말라버린 내 모습을 보고 골룸같다고 하면 어떡하지.


분명 그렇게 되면 너무너무 슬플꺼야.




























「도망가. 숨어버려.. 만나지 않는게 좋아.」










너무 답답하다고 느꼈을때,



머리속에서..


.. 내 목소리가 들려온다.




..

..진짜 골룸이 된 기분이다.. 젠장.
















"하지만 오늘 온다고 했는걸.. 게다가 궁금하단 말이야."









「넌 그애를 만나면 상처만 받을꺼야.」










"그래도.. 일단 보면 알겠지."













「또 기억을 잃어버리고 싶니? 충격받고 싶구나.

그렇게 울었잖아.. 이젠 태현일 사랑하기로 하고 도망치기로 했으면서.」










"아니야."








「넌 겁쟁이야. 원래 도망치는걸 제일 잘하잖아?

이번에도 그렇게 도망치는거야. 도망치라구!」











"싫어!!꺼져버려 이 골룸새끼!!!!!!!!!"













".......언니..?"
















내 악에 받친 목소릴 들었는지

세비가 뛰쳐나온다.



... 하.. 이젠 정신까지 어떻게 되버린 모양이군.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연기한거야..."




"갑작스럽게 연기라니! 뭐 숨기는거 있어?"



"아.. 그러니까 숨기는것은 아닌데.

그냥.. 내가 스미골이 되었다가.. 골룸이 되었다가 하는 연기야.

재밌잖아?~ 후후후"














세비는 잠시 이상한 눈으로 날 쳐다보았지만.


그래도 난 결백하다. 거짓말은 하지 않았으니까.




분명히 아까전엔 난 스미골이였으니까.







그래도 이건 내가 이긴거다.

당당하게 도체앞에 서 보일것이다.

그리고 정확한 내 생각을 말해줘야지.






..

...



...하지만 가끔가다 생각하는데, 내 정신연령이 자꾸 낮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중요한 일을 까먹는 건망증도 생기고.

이런 우스운 놀이나 하고 있고.


.. 더욱 어이없는건 그 놀이에 내가 의지한다는 사실.

지금 봐서도 골룸을 이겼다는 나의 마음에 기뻐하고 있다.


후..

...

......





















#















"음, 100번 정도 치면 그래도 될것 같아요. 이부분부터 끝까지 70번 연속으로.

그리고 전체는 30번 이상."



"헉.. 그렇게나 많이요? 이건 너무 많아요. 오늘 손님오기로 했는데..."



"소월양. 전에는 300번도 넘게 연습했습니다. 그래서 기억을 잃었다고 해도 이정도 유지할수 있는거에요."













중학생때의 피아노 선생님이나

지금의 피아노 선생님이나 다를게 없다.

냉정하면서도 굉장히 차갑다.


그 차가운 면모에서 어떻게 그런 음이 흘러나올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난 피아노를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 이상으로 좋아했나보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건반 하나하나 누르는데 이렇게 두근두근 떨리는걸 보면..


....


선생님 말씀대로 다시 연습을 시작했다.






콘서트에서, 유명하신 분들도 나온다고 하는데.. 하필이면 내가 첫번째로 나오게 된다.

아마 천회장님은 그것때문에 나에게 피아노 강사를 두명이나 붙여주시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내가 콘서트에서 치는 곡은 자유곡 두곡과 정해준 곡이 하나 있는데

첫곡은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나머지 두곡은, 별밤의 세레나데와 유키구라모토 Meditation을 연주하게 되었다.

그저 콘서트의 작은 자리지만, 굉장히 중요하다고 이모는 말씀하셨다.



한마디 더 붙여서

아마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일꺼라고..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그렇게 피아노 레슨을 받고

연습을 하는 도중 벌써 5시간.


시계를 보니 4시 30분.

이모는 일찍 퇴근하셔서 집안청소를 하고 계시고

세비는 저녁에 먹을 음식을 만들어 놓고 진작 공항으로 출발했다.



피아노를 치다가 중단하고, 세비가 만들어 놓은 작품을 보았는데

초코케잌, 푸딩, 정체를 모르는 음식들까지.. 하지만 굉장히 맛있어 보인다.

아, 세비는 자신이 아는 어떤 오빠가 요리를 가르쳐주었다면서 말한것이 기억난다.

전에도 쿠키를 하나 만들어줬었는데 굉장히 맛있었다.

너무 맛있어서 세비에게 요리하는 법을 가르쳐준 그 남자를 만나보고 싶다고 했더니

세비는 슬프게 웃었다.

그건 또 모르는 미스테리다.


하지만 그거까지 생각하면 내 머리는 또 고장나므로.

아무일 없었다는 듯 넘어갔다.



그렇게 피아노 연습을 마친뒤에는 내 방 책상을 정리하라는 이모의 말씀이 계셨다.

너무 어지러워서 뭐가뭔지 알수없는 책상.

난 일부러 교과서들을 꺼내놓았었는데, 그것이 이모에게는 어지럽다고 보인모양이다.

내가 고등학교를 자퇴했다는 사실은 나머지것들에 비해 조금더 강했던 충격이였다.




교과서들과 필통들.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것이 괴로워서 꺼내놓은것이다.

또 학교를 생각하면 누군가 기억이 나는데.. 여자아인것 같은데도 잘 생각이 나질 않고.

더욱 깊게 알려고 하면 머리가 아프고.

이럴때마다 괴로운 현실은 변함없다.

............................

...............


천천히 교과서를 꽃아둗고, 먼지싸인 스탠드도 닦아내었다.

이리저리 섞인 물건들도 차례차례 정리하다보니 서랍 속까지 건드리게 되었다.

그것이 문제였다.



나는 서랍속에서 호루라기와

하늘색 우산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전에는 보지 못했던 우산 손잡이에 적힌 문구가 내 눈길을 잡았다.

















"..마미가 선물해준거. 마누라만 터치가능...?"












그리고 여러가지 얼굴들이 내 머릿속을 지나가면서

머리가 심하게 뒤틀린다.

속이 울렁거리고 세상이 빙글빙글 돌았다.


소리를 질러봤자 이모는 청소기를 쓰시느라 소리가 잘 안들릴터.

눈알이 뒤집히려고 해서 막 얼굴을 감싸쥐고 울었다.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내 몸이 아닌것 같았다.













"아아.. .아아아아!!!!"













침대속으로 들어갔다.



다리에 쥐가 나고.. 멀미를 심하게 한것 같이 구역질이 나온다.

..

아직도 눈이 뒤집히려고 해서

미칠것만 같다.


분명히 아침에 약을 먹었는데...

점심에 먹지 않아서 그런가? 그 효과가 이렇게 큰것이였나..?


..


뇌종양.

무서운 병이구나.


.. 나 정말 무서운 병에 걸린거구나.



....













"하악... 하아...."













한참뒤에서야 발작은 멈췄다.



침을 줄줄 흘리고 눈물로써 고통을 해소하는 내 모습은

굉장히 처참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몰라..계속 눈을 가리고 울었다.

눈을 가리지 않으면 아까처럼 튀어나올것만 같았다.


도움을 청하고 싶은 마음에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이모를 불렀다.














....


..






"그렇게 이불 덮고 자면 땀 흘릴..

...............소월아?!?"














분명 이모를 불렀는데,

..

들리는건 남자의 목소리.

누군가가 이불을 걷어차고


내 손을 꼬옥 붙잡아준다.








도체니..?




너 도체야..?














# 90



"물 여깄어. 약 가져다 줄까? 뭐라도 먹어야할텐데."



"아니야.. 나 괜찮아."













그는 태현이였다.

하긴, 지금 시각에 도체가 올리가 없지만.

이제야 5시 인걸.


아마 지금쯤 세비와 만나고 있으려나..




태현인 걱정된다는 듯이 나에게 물어왔고 나는 금새 괜찮다고 했다.

정말 괜찮으니까.

태현이가 손을 잡아주면서부터 괜찮아졌으니까.


이모에게 거짓말 한건 나쁜 일이지만

그래도 안심이 되는건 사실이다.















"너 병원 가자. 제발.. 악화되면 어쩌려고 그래. 지금 잡아둬야 한다구."



"됐다니까. 가끔가다 그러는것 뿐이야."


"강제로라도 데려간다?"



"싫어. 그냥 내버려둬. 여기 있을꺼야.."





"..너... 반도체때문에 그러는거지."












이불 속에서 뒤척이던 나는, 그 이름을 듣자 또 굳어버린다.

이런 내가 싫다.

왜 이렇게 티나게 반응하는건지.
















".. 아무리 도체가 궁금해도, 지금은 그녀석보단 네 몸상태가 훨씬 소중해.

그러니까 병원 가자."
















힘없이 말하는 태현이.

얼굴색이 탁하다.


분명히 힘들어하는걸 말해 주고 있다.

문득 이런생각이 들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어버린건 내 자신때문에 아니였을까..

반도체.

천태현.

둘다 나 때문에 저렇게 아파한다.

나 두남자에게 사랑 받을 정도로 좋은 여잔 아닌데 말이다.
















"미안. 정말 괜찮아."













내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 털썩 주저 앉아버리는 태현일 보았다.

날 위해 2년간 미국에서 기다린 태현이.

난 그동안 도체와 함께 있었다.

무엇을 했는지 몰라도 그 아이에게 마음을 열었고.. 허락했다.


그렇다면


만약에..내가 태현이라면,..






음.

아마 소중한것을 뺏겼다는 기분이 들테지..?





그런데 왜.

왜 나더러 도체에게 가라고 하는걸까.






생생하게 기억난다.

날 말없이 안아주던 태현이의 입에선 사랑을 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손은 떨리고 있었다는걸.


조용히 기대어본 가슴에는 굉장히 빨리 뛰고 있는 심장이 느껴졌다는걸.





잠결에 내 머리를 넘겨주었던 손길도,

지금 내 앞에 나타난 순간도


모두 알고 있는데..


이래서 모르겠다. 천태현이라는 남자는.













…………………………………………………………

……………………… ………



…………


…………………











태현일 바라보면 세화언니에 대한 일과 기다리며 괴로워하던 모습이 상상이 되서 머릿속에 혼동이 온다.

그걸 이해하고 있기라도 하는 듯,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돌아누웠다.

목이 뻐근하여 이리저리 돌려보는데 책상 위에 우산과 호루라기가 눈에 띄었다.



















"태현아... 저거.. 좀 치워줄래?"


"뭘?"



"저거. 호루라기랑.. 우산.

보면 이상하게 머리아파."














태현인 그런 나를 보더니, 아무렇게나 던져진 우산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손잡이에 적혀진 글을 한참동안 들여다보았다.


난 땀을 닦아내고

멍하니 우산을 바라보는 태현일 봤다.

뭐가 저리도 심각한건지. 보고 또 보고. 계속 본다.














"이거 누구꺼야?"



"몰라.. 내 서랍에 있었어. 가끔씩 비올때 그거 들고 나갔었는데.

에이씨. 그냥 너 가져라. 난 하늘색만 보면 돌아버리는 타입인가봐."


"아마도 소중한걸꺼야. 그냥 네가 가지고 있어."














조용히,

쓸쓸하게 웃으며 우산을 건네주는 태현이.

그 모습에 내가 무슨말을 하려는 찰나, 초인종이 울리며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

…. 도체다.

그애가 왔다….











태현이가 황급히 방을 나가고, 이모의 반기는 목소리가 드린다.

이마를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슴이 심하게 뛰어댄다.




그다지 선명하지 않은 꿈.

이젠 잊혀진 그애의 모습.




그 남자가 바로 너였을까…?





………………………………

……………………………………………………………


비틀거리며 방문을 열었다.


환하게 웃는 이모와 세비, 태현이에게 둘러싸인 뒤모습이 보인다.

















"…도체오빠!! 언니 뒤에 있어!"















기쁜 듯이 세비가 외치고….




그애는 뒤를 돌아보았다.






슬로우모션처럼,

나의 짧은 머리와 달리 긴 머리가 찰랑거리며 뒤로 넘겨진다.













"………………………"















낮익은 인상.

하지만 처음보는 얼굴.



굉장히 순수한 모습을 하고 있는 이 아이.































"예뻐졌네 우리 마누라."










……………………………………………………………………








거짓말인걸 알면서도,




그 순간 왜 난 울어버렸을까….





왜 기억에 없는걸 알면서도,




이토록 그립고 보고싶은 마음에 오열한걸까…….












아마 낮익은 향기에,

내가 사랑한 사람의 익숙한 제취에 많이 그리워서 그런것일 거다.



…


추한 내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바닥에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



창피해서라도 멈추려고 했으나,

이놈의 눈물이라는게 도대체 말을 듣지 않는다.,





나의 울음소리만 거실을 매울뿐, 모두 아무말 없었다.



끊임없이 울어대는 내 모습을 보던 도체는,

조용히 내 손을 잡아준다.


갑자기 느껴지는 손의 따뜻함에 흠칫 놀라며 고개를 들어버렸다.










가까이서 본 도체의 얼굴은 눈물범벅으로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내 얼굴과는 달리

깨끗해 보였다.

하얀피부와 붉은 입술.


달라진게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런지는 몰라도.



……………

그렇게 도체의 얼굴을 보다가, 내 모습을 생각해내곤 창피함게 다시 고개를 숙여버렸다.


그리고


내 손을 잡았던 손이 얼굴로 올라와 눈물을 닦아준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도 뒤로 넘겨준다.



태현이와는 사뭇 다른 느낌.






















"또 우네. 이러니까 내가 마음놓고 갈 수 있겠냐..

오랜만에 만났는데 서방님 품으로 뛰어들어와야지."



















# 91






2년째

나는 내 동생의 곁에 있다.

하지만 나를 느끼지 못하는 소월이.

그야 난 이미 죽은 몸이니까.















………………………………………………………


………………………






<세화의 이야기>















소월이가, 별밤의 세레나데를 나를 부르는 주문이라고 한 뒤로부터,

별밤의 세레나데가 연주되는 순간, 난 이곳에 나타날수 있다.

저 높은곳에서 바라보는것과는 달리

생동감도 있고.. 훨씬더 잘 알아볼수 있기에


내심 피아노를 계속 쳐주길 바랬다.





그리고 요즘엔 소월이의 모습을 굉장히 잘 볼 수 있다.

항상 그 곡을 쳐주니까.

난 피아노 주위에서 소월이의 볼을 꼬집기도 하고, 쓰다듬기도 해본다.

물론 느끼진 못하겠지만.








………………

내가 왜 지상에 올수 있는지..

…

하느님께서 날 허락해주셨는지는 모른다.

이 사실로 정말 기뻤던건 이렇게 가까이서 동생의 성장과정을 지켜볼수 있다는 것이였다.


그런데..

소월이가 병에 걸렸다.

소월인 큰병에 걸렸다.

밤에 찾아가 보면 나쁜 것들은 느낄 수 있다.



…세비의 숨소리와는 많이 다르다.

거칠고.. 고통이 느껴진다.





그리고.






어느날 밤.



소월이의 붉은 피가 나를 적시고….


난 그대로 암흑으로 떨어졌다.






그 뒤로 다시 소월이를 보게 된건

몇일이 지나서였다. 난 그동안 피아노 소리가 들리길 계속 바라고, 또 바랬다.


이곳은 너무 어두워.

피아노 소리가 들려야만……..
















"..실력은 변함 없구나."















드디어 눈을 떴다.



이번엔 다른 환경이다.


남자아이를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는 소월이.




옆에서 말을 하며 부드럽게 미소짓는 남자.

안다.

이 남자.. 알고 있다. 반도체.


소월이 대신 별밤의 세레나데를 쳐준 사람.

이상하게도 반도체가 피아노를 쳐도 소월이가 친것과 마찬가지로 나타날 수 있었다.



소월일 지켜달라고 빌었었는데

잘 된건지는,. 모르겠다.










살짝 웃는 소월이의 미소가 보였고..

곧이어 나도 미소를 지었다.


피아노 위에는 하늘색 우산이 있다.








소월인 알까.




내가 가끔가다 빗방울이 되어 떨어질때…..



그 하늘색 우산에 톡톡 떨어져내려와 널 올려다 보는걸………….







아, 빗방울이 될때는


어떤 아줌마와 함께.. 떨어져 내린다.

굉장히 아름다우신 아줌마.


그 아줌마도 나처럼 지상에 무언가가 남았는지

나와 마찬가지로 이렇게 떠돌아 다닌다.


살짝 고개를 돌려 볼때는, 그 아줌마는 하늘색 우산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리신다.

그 이유는 모르지만... 소월이의 우산에 그렇게 눈물짓는걸 보니

나도 눈물이 얼핏 나온것 같았다.










그렇게.






우린 자유자재로 변할 수 있는 존재.



정말 귀중한 무언가가 죽지 않는 한,




이곳을 벗어날 수 없다.



















"헤헤.. 언니. 보고 싶다…."















나도 보고 싶어.



..정말 보고 싶어 소월아.

























# 92






하얀 손가락 마디마디가 나를 기쁘게 한다.

검은건반.

하얀건반.

대조되는 그 색깔의 아름다움이, 이렇게.. 나를 행복하게 한다.


그 속에서 울려퍼지는 멜로디마저도.













………………………………………………………


……………………






<세화의 이야기>










"언니, 나 .. 내일이 바로.."













내 사진을 보며 싱긋 웃는 소월이.

……………………………………………………

내가 지켜보고 있는 동생은 정말 대단했다.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잘친다고 들어왔지만, 이렇게 콘서트를 연다니.

너무 기쁘다. 눈물이 날 정도로.


요즘엔 지상에 자주 내려온다.


항상 소월이 곁에 머문다.

별밤의 세레나데가 없어도, 이렇게 소월이의 옆에서 있을 수 있다.














"소월아, 전화 왔다."



"지금 받았어요. 그쪽 전화 끊으세요~"














활짝 웃으며 수화기를 드는 소월이.

하지만 곧 표정이 싸하게 굳어버린다.


…이상하게 여겨져서 곁을 뱅글뱅글 맴돌았다.


전화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수화기 안쪽으로 귀를 귀울였더니 .. 어느 남자 목소리가 들린다.

차가움., 냉혹함.

이건 도체가 아니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은 잔인함.

이성훈.






.. 아니.


..아니. 천희야.




맞아.

그앤 쌍둥이였지.




그래. 천희야다.















소월인 알았다고 대답을 하면서 전화를 끊는다.

그리고 옷을 걸치고 밖으로 나간다.



나도 따라서 흘러갔다.

몸이 없기 때문에 공중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

하늘을 보니 구름이 낀게 비가 올 모양이다.

비가 오면.. 난 또 빗방울로 변해버리는데.




…………………………………


걱정하고 있는 사이, 소월이는 집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어느 남자와 만난다.



좀 변한 얼굴.


아직도 날카로운 눈매.






천희야와 소월이가 만나고 있었다.














나는 소월이 뒤에서 천희야를 노려보았다.





이상하게, 그들사이에서 기류 같은것이 흘렀다.

소월일 얼른 집으로 데려가고 싶어서 주위를 계속 날아다녔다.


















"내일.. 콘서트군. 훗, 너의 복수는 이것으로 끝인가 보지?"




"무슨 말 하려 온거야."





"너가 오해하고 있나 싶어서. 최효린이 말한거, 사과한게 아니거든."
















무슨 얘기인지는 몰라도

소월인 심하게 인상이 구겨진다.


가뜩이나 내 동생 아픈데.

얘는 왜 이제와서 또 힘들게 하는걸까.



나쁜 마음을 가져선 금방 지옥으로 떨어져버리기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몸만 떠는 가련하고 처참한 나의 모습.
















"..알고 있었어. 네가 순순히 사과한다면 내가 다 놀랄 일이지.

그리고 니가 사과해도 난 용서 안해.

알고 있잖아. 너의 머린 돌대가리가 아니니."






"그렇군. 이제 끝인가."



"그러겠지."


"훗.. 정말 끝이군."















비웃음을 피식 날리는 천희야.









그 뒤로

무언가 떨어졌다.

























툭….












아….

비다……




이런.. 야단났다.



더이상 소월이 곁에 있을 수 없다.










형체없는 몸이 녹아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천희야에게로 다가가는 소월일 보았다.

작게 속삭였지만,


그것을 들을 수 있었다.




허탈함과 비웃음을 담은 소월이의 목소리.



















"하지만 이것으로 난 널 이긴거야.

이 콘서트는..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며, 언니가 마중나와 주는 천국행이거든.

아직도 모르겠어...? 나의 죽음이 내 복수야."
















……………………………………………




…………………………………………………………………







오늘은 나를 받쳐주는 하늘색 우산이 없다.




비가 되어 이렇게 떠돌아도…


슬픔을 알아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오직 나만이 나의 슬픔을 달랠 뿐….















# 93







그 이 후로 아침까지 쭉 비가 내렸다.

내 몸이 수없이 떨어지는것을 느끼며 어서 비가 그치기를 빌었다.


그리고 햇빛이 비출때, 난 소월이를 찾았다.

분홍색 드레스를 입어보는 소월이가 보인다.

굉장히 예쁘다.


꼭 천사 같았다.














………………………………………………………


……………………






<세화의 이야기>












"불공평해. 왜 낮에는 별을 볼수 없는거야."









그래.

만약 태양빛이 조금만 더 약했더라면 좋았을텐데.


나는 소월이의 옆에서 노래를 부른다.

오늘은 콘서트날.

내 동생의 피아노 소리를 다시한번 들을 수 있는 날.














"언니…꼭 잘 해낼 수 있을꺼야. 걱정 말아."



"후후.. 내가 걱정하다니. 어이없는 소리."




"그래.. 언닌 무적이니까.

아! 세울이도 온다고 그랬어. 언니네 반 애들도 다 온다고 그러던데?

잘해야돼 정말루!"














예쁘게 미소지으며 세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소월이.



역시 내 동생들답다.

착하고, 예쁘고, 서로를 아낄줄 알는 그런 아름다운 마음.















소월이는 그뒤로 계속 피아노 연습을 했다.

난 허밍을 하며 곁을 떠나지 않았다.

5시간이 지나도


물만 마실뿐, 계속 피아노 연습.


질릴만도 한데 이렇게까지 아름답게 들리는건 아마도 소월이의 연주가

굉장히 훌륭해서일꺼다.


밤이 깊고,



소월인 좀 쉬려는지 소파에 눕는다.

하지만 얼마 안되서 다시 일어나 피아노 연습을 한다.




손가락이 빨갛게 부어있는것처럼 보이는데도, 계속 연습만 한다.

걱정이 되어서 손을 만지려는데 역시나 통과해버린다.

내 기운이 소월이에게 느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

한번만 소월이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소월아.. 밖에 차 대기시켜놨다는 구나. 드레스 가지고 얼른 가자."



"이모, 나 조금만 더 있다가 가면 안될까요?"



"많이 떨리니..?

괜찮을꺼야. 얼마나 많이 연습했는데.

어서 가자꾸나."




"그게 아니라...

... 또 뭔가를 잊어버린것 같아. 아주 소중한것을..

그걸 찾고 가야지 안심할것 같은데.."















정말 불안한듯이 몸까지 서리며

이리저리 둘러본다.


무엇을 잊어버렸을까?


내가 찾아주고 싶다.




하지만 무엇인가 있어야 하는데.











이리저리 둘러보는 동안.


소월인 이모의 손에 이끌려 차를 탔다.


나도 열심히 따라갔다. 쾌쾌한 매연 냄새때문에 기분이 나빴다.

어찌됬든 그건 상관 없다.









이윽고 도착한 콘서트장.

강당 앞에는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우리 동생이 참여하는 이곳.



지금 난 정말 행복하다.















나는 시간의 감각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짐작못한다.


하지만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태프들과 드레스를 입고 한숨을 내쉬는 소월이.

이제는 꽉찬 관객들로서 벌써 시작이 가까워졌나보다.


객석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여러 사람들이 내 몸을 통과하자 간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자~! 모두 자리에 앉아주시고, 조용히 해주십시오.

앞에서 나눠드린 목록의 순서대로 진행이 될것입니다."














마이크를 든 진행자가 뭐라뭐라 설명하는데

난 소월이를 찾기 바빴다.


아까 따라 들어갈걸.. 잘못했나보다.








그런데



갑자기 불이 꺼지고

실내가 아주 조용해졌다.






무서워서 정신을 못차리는데 갑자기 옆에 강아지 짓는 소리가 들렸다.














"까롱아 조용히! 너 들키면 아까 그 경비원한데 죽는다?"














도체다.


이 애도 우리 소월이를 보러 왔나보다.



품속에 강아지 한마리를 넣고선, 손에는 꽃다발과 어느 남자와 함께.

그렇게 온것 같다.

오랜만에 봐서 굉장히 반가웠다.




좌석에 앉으면서 계속 반지를 만지작거리는 도체.

어깨까지 왔던 머리카락은 잘랐는지 조금 짧아졌고 더욱 씩씩해진것 같다.

제주도에 간다더니 사투리도 쓰는것 같고...




.. 나는 도체 옆에 사뿐히.. ..

떠 있었다.




옆에 있는 남자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막 소월이 어쩌구 하는데.. 얼마나 웃음이 나오던지.

그애는 막 우리 동생이 자신의 소유물인것처럼 얘기한다.


굉장히 많은 기대를 하면서.











도체를 보고 살짝 웃고 있는데..

실내의 불이 모두 꺼지더니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다.


이상한 콧수염을 기른 진행자가 보인다.


















"자, 이제.. 시작해야겠죠?


첫번째 순서는, 아주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상회사가 강력추천한 어린피아니스트!

은소월 양을 소개합니다!!!박수로 환영해주세요~"















그리고 시작되는 무대.


조명이 이리저리 비추어지고, 천사같은 소월이가 발부터 서서히 나타난다.

꼭 동화속에서 나오는 공주님같이..



눈을 떼지 못하고 소월일 쳐다보았다.

그건 옆에 있는 도체도 마찬가지였다.



해맑게 웃으면서 살짝 인사하고.. 진행자가 이런저런 얘기를 해준다.


그런 뒤, 바로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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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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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굉장히 빠르게 손가락이 돌아간다.


얇으면서도 정확한 음이 고동을 울린다.



소월이라고 알아볼수 없을만큼 아름다운 여자가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

……………………………………………………………



나와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들이 넋을 잃고 내 동생을 바라본다.

그 사실만으로.

소월이가 지금 저 높은곳까지 올라가 있는 사실만으로.



너무 기뻐서 날라갈 지경이다.

보이지 않는 눈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넌 성공한거야.


소월아, 난 정말 너무 기뻐.




























# 94







my life with music. your live with music. our life with music.
음악과 함께하는 내 삶. 음악과 함께하는 당신의 삶. 음악과 함께하는 우리의 삶.

music is my life.
음악은 나의 삶.

oh…! Can you feel it? here ＆ there so much music in the air.
오…! 느낄 수 있어? 공중 여기저기에 있는 수많은 음악을.

My heart is a fountain of music.
내 가슴은 음악의 샘.











KOKIA - With Music 中










………………………………………………………


……………………








<세화의 이야기>












누구 하나 떠들지 않았다.

고요함 속에서 물처럼 흐르는 피아노의 노랫소리에 귀를 귀울였다.

그건 어쩌면 나에 대한 작은 속삭임.

잔잔한 음율과 그리고 고마움이 섞여 내 주위를 돌아다닌다.


난 아직도 소월이가 이 피아노 곡이 나를 부르는 주문이라고 말했던걸 기억한다.

그리고 사실처럼 이루어져 예전엔 이 곡이 들릴때마다 이곳에 나타났었다.

앞으로도 나와 소월이를 이어줄 매개채인 별밤의 세레나데.

지금 들리는 이 곡은 그 어느때보다도 훨씬 더 아름다운-.

내 마음의 고동을 이렇게 울리는-.

소월이의 피아노 연주.



귓속을 훝고 지나가는 아릇한 울림.

난 그것이 정말 좋았다.


이제 마지막 관문에 서버린 우리들.

아마 내가 아직까지 이 곳에 나타나 너희들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아마 지금 이시간을 위해서가 아닐까.



내 동생들은 나에 대한 소리없는 사랑과, 그리고 항상 지켜봐주었다.

그 상냥함에 난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게 아닐까.

비가 와도, 빗방울이 되어도,

너희를 지켜볼 수 있던 건 내가 갚아야 하는게 있어서가 아닐까.







어느새 피아노 연주가 끝나고,


활짝 웃는 소월이가 무대 앞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자랑스러운 모습에 나는 흐르지 않는 눈물을 흘린다.







소월이가 마이크를 잡는다.

그리고 약간 젖은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이곳에 언니가 있었더라면 정말 좋았을 겁니다. 이곡은 저희 언니가 정말 좋아하던 곡이였거든요.

지금 이 자리가 저에겐 얼마나 큰 영광의 자리인지 제 자신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단 몇곡이지만 들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구요,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천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기억나진 않지만.. 저와 관계된 많은 분들께도 감사드리구요."















어떻게 하면 내가 여기있다는 사실을 소월이에게 전달할 수 있는걸까.

단 1초라도 좋으니 소월이에게 내 모습이 보인다면 정말 좋을텐데..










사회자가 소월이에게 다가와서 악수를 청하고


환하게 웃으며 그것을 받아드린다.


그런 모습들이 내겐 영원한 기억으로 남을테지.

이제야 무언가 제대로 됬다는 기분.


소월인 다시한번 인사를 하고 큰 박수를 받으며 무대 뒤로 사라졌다.




그만큼 훌륭한 연주.

아주 조그마한 시작이였는데도 사람들의 박수소리와 환호는 끊이지 않았다.

소월이의 반 친구들이 이곳에 왔는지 앞좌석에선 여학생들의 별 소리가 강당을 울려댔다.

특히 어느 여학생의 목소리가 제일 컸는데

울음을 터뜨리며 소월이 짱을 외치는것 같았다. 내 기억으로는 지난번 병실을 방문했던 세암이라는 친구 아닌듯 싶다.






진행자가 손을 들어 겨우 잠잠히 가라앉게 한 다음, 그 다음순서를 진행시켰다.



그제서야 뒷쪽에서 양복을 입은 태현이가 걸어나온다.

실내가 조용해지고..

태현인 몇 마디 인사를 하더니 소월이에게 레슨을 받았다는 곡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굉장히 힘있게 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이 꼭 소월이를 닮아있어 눈을 떼지 못했다.


천태현도 굉장히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에게서 풍기는 뉘앙스는 소월에게서 온 것이였다.

피아노 연주감상에 젖어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도체가 벌떡 일어섰다.



뒤에서 짜증을 부리는 소리도 들린다.














"형, 까롱이좀 데리고 있어줘."



"어디 가려고? 지금 천태현인가 뭐시깽이 연주하잖어"



"마누라가 보고 싶어 안되겠어."















이상한 억양으로 말을 하며 좌석에서 점점 멀어지는 도체.

무대에서 시선을 돌리고 나도 따라갔다.



긴 복도를 따라 열심히 뛰는 도체는 이리저리 둘러보며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문에 달린 팻말을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탈의실' 이라는 팻말 앞에 서자 가빠진 호흡을 가다듬고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문 안에선 대답이 없다.


불이 환하게 켜져있너 누군가 있는것 같은데...


아니, 이 느낌은 소월이가 있는 곳이 맞다.














"소월아 거기 있는거 다 알아. 문 열어줘!"













기쁨과 기대가 가득 담긴 목소리.


순간 이 아이가 무척 불쌍해졌다.

지금의 소월인 또 기억을 잃어버린 뒤인데.



계속 잊고.. 또 잊고.. 그렇게 되어버렸는데.


















"소월아..나야. 반도체.."























조용히 소월이의 이름을 언급하는 도체.

무거운 한숨을 쉬면서 벽에 기대어 선다.


나도 착 가라앉아 주위를 맴돌기만 한다.













안에서의 응답은 몇분이 지나서였다.

삐그덕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나도 도체도 놀란 눈으로 소월이를 바라보았다.




무대에서 성공했다는 기쁨의 표정이 아닌, 겁을 으레 집어먹은 표정의 소월이다.





















"저기.. 돌아가주세요.

메니저 언니가 아무도 문 열어주지 말고 여기서 꼼짝 말고 있으랬어요."
















도체의 표정은..

아직도 잊을래야 잊을 수 없다.


잠시 상처받은듯한 생각이 지나가더니.. 곧 이해한다는 것 같이

웃어보인다.



하지만 난 도체의 심정을 느낄 수 있다.


분명 그 말을 듣자마자 내게 강한 슬픔이 전달해 왔었다.
















"나.. 또 기억 못해?"






"미안해요. 제가 요즘 무슨 병에 걸렸데요. 돌아가주세요.."



















겁쟁이가 되어버린 소월이.

안타깝게 바라보는 나의 모습과 이젠 아픈 도체.


그가 생각하던 기쁨과 감동적인 재회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대화로 시작되어버렸다.















"비행기 타고 여기까지 왔는데 또 어떻게 돌아가.."



"죄송해요"















소월인 문을 닫으려고 밀었다.

하지만 그것은 도체의 팔에 의해 저지 되었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
















"은소월..."




"이거 놓으세요"



"생각해. 이젠 피하려고 하지 말고 생각하라고!!!!!"







"비..비명 지를꺼에요..."
















소월이의 그 말에




도체의 눈은 이제 보이지 않고






대신,





얇은 소월이의 팔목에.. 눈물이 뚝뚝 흘러내린다.




당황해 하는 소월이가 잠시 몸부림을 멈추고, 아무말도 하지 못하자



도체의 젖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너 기억 잃어버리면..계속 심어주면 되는데.

나 그거 심어주러 또 어떻게 오냐? 은소월 아픈거. 고통스러운거.

다 감싸주기로 약속해놓고선.. 어떻게 하냐?"














…………………………………………………………………



……………………………………………



















"이게 마지막인데.. 나 열심히 공부해서 여기 대학 들어가려고 결심했거든.

여러가지 이야기 해줄려고 했는데 또 못하겠네.

나 언제까지 기다리면 되냐? 아니, 이젠 네가 기다리면 안되냐?"












…………………………………





………………………………………………………………










소월이는 무언가 충격을 먹은 듯한 눈으로


울고있는 도체를 바라본다.



아무도 없는 이곳엔 서로의 파란 공기가 떠돌았고

저 멀리서 태현이의 연주가 끝났는지 박수소리가 들려온다.















"은소월 두번 죽은거. 이젠 세번 살려야 하는데.

미안하다.. 나 이제 자신이 없다.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어.."
















……………………………………………………………



………………… ………………………











이젠 지쳐버린 도체가




줄줄 흘러내리던 눈물을 닦아내고


소월이에게서 돌아섰다.









뭐야, 너 여기까지 왔잖아.


이제와서 포기하는거야?

불쌍한 내 동생.. 이젠 안보는거야?








………………………

…………………………………………………



도체에 대한 원망이 커가면서, 더욱더 미안함도 겹쳐왔다.


내가 할수 있는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그래서 더욱 안타까와서.. 가슴만 조이는데








갑자기 문고리를 잡고 있던 소월이가


점점 멀어져가는 도체를 향해 외친다.

















"도체야!!!! 반도체!!!!!!!"
















…………………………………………………………


…………………………………









가끔씩 어느 충격으로 기억이 돌아오던 때가 있었던가.

그때마다 소월인 피아노 위에 엎드려 울었었고



나는 그 여린 몸을 감싸주었던 생각이 난다.







작아진 도체의 뒷모습이 멈칫 하더니

곧 뒤를 돌아보고





몸을 부들 부들 떠는 소월이를 발견한다.

















"아아…아………하아………"















괴로워 하는 소월이.



머리를 짚고는 바닥에 주저 앉는다.

곧 도체가 소월이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온다.

















"하………흐으윽..


미안. 도체야 미안해.. 흐으으.... 도체야.."



















그런 소월일 믿을 수 없다는 느낌으로.

그리고 다시 젖어버린 눈으로.


모든것이 힘겨워 작아져 버린 손으로.
















"기억... 나는거야?"






"…………도체야……."




























# 95






이것으로 마지막일테지.

비록 끝이라는것이 있어도 너의 영혼의 깨끗함은 져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야 이제서야 사랑을 안 내가 다시한번 너의 곁에 머물수 있게.


날 불러주었던 너의 모습들.

날 위해 울리던 피아노.

그 많은 선물들을 보듬어 안고, 이젠 나는 갈게.

그동안 정말 행복했고.. 즐거웠고..

내 삶이 아름다웠어.














………………………………………………………


……………………








<세화의 이야기>

















"그래. 넌 도체야..

그럼 나는?.."



"..은소월.,"




"응응.. 난 은소월. 넌 도체.

니가 날 두번 살린다고 했어. 세비.. 태현이..

세화언닌?

아.. 언닌 없지."















도체의 품에서 손가락을 꼽으며 머릿속을 정리하는 소월이.

갑작스럽게 떠오르 기억들이 마구 뒤엉켜 자신도 벅찬가 보다.

그런 소월이를 양팔에 가두고는 절대 나주지 않을 듯 꽉 잡은 도체도..

지금 상황이 믿기 싫을 것이다.















"미안해.. 정말 미안.

너 이렇게 멀쩡한데. 포기하려 한거.

미안해. 미안해."






도체의 팔 안에서 여러기억에 혼란스러운 자신을 탓하던 소월이가

젖은 도체의 목소리에


기억해내려고 꼽았던 손가락을 펴고.

















"피아노 연습실갈래?"




















파란불빛이 스며드는 복도에 작은 손가락이 포개어지고,


그 불빛에 어우러진 그림자를 지켜보던 나도 곧 조용히 뒤따라갔다.

둘은 많이 걸었다.




이 복도에서 쭉 가더니 계단을 오르고, 다시 걷는다.

그리고는 또 다른 계단을 오른다.




그 시간이 마치 영원한 시간처럼 절대 끝나지 않을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넓은 복도가 쭉 이어져서

끝이라는것이 보이지 않을것 같았다.





이상한 기분에 푹 빠져버려 헤어나오지 못할것 같던 순간,







어느새 나는 어딘가에 도착해 있었다.

탁자와 의자, 꽃병, 창문.. 그리고 그랜드 피아노 외엔 아무것도 없는 방에 말이다.


소월이는 피아노 쪽으로 걸어가더니

피아노뚜껑을 열고 의자에 앉았다.














"전에 태현이가 이곳에 날 대려온적 있었어.

하지만 이곳에서 무얼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아."


"……………"


"여기 앉아. 피아노 쳐줄게."
















소월이의 말에

조용히 수긍하며 탁자에서 의자를 빼내어 앉는 도체.

다른 인간은 들어가지 못할 꼭 결계같은것이 두 사람에게 있는것 같아

나도 섣불리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곧 이어 소월이의 피아노 연주가 시작되었고,


방금 연주회에서 들었던 그 느낌이 다시 새록새록 피어난다.















사람들의 환호성으로 매운 연주회장 안.

이룰수 없었을것만 같던 꿈.

내가 좋아하던 이 음악.





어떻게 보면 난 모든걸 이룬 사람이다.

살았을땐 정말 이루지 못했을것만 같던 것들이 이제서야

내 눈앞에 이렇게.



이렇게 많은 선물들을 내 품 안에.



























"………어?"






"왜그래?"












"……………아니.

…그냥……좀 느낌이 이상해서.

우리 말고 또 누가 있는것 같아."

















잠시 연주를 멈추고, 소월이가 한 말에




도체는 이리저리 두리번 거린다.

난 바로 옆에 있는데


이렇게 생생하게 널 볼 수 있는데.



넌 날 볼수 없다니.

이것 참 불공평하지?



























'소월아'

















조용히 소월이를 불러보았다.


물론 듣지 못하겠지만.








아까부터 이상한 느낌이 들었던건 바로 자꾸 사라지는


내 몸때문일 것이다.
















"아무것도 아니겠지.. 다시 연주해봐. 듣기 좋다."





"그래……."


















'나 너무 기뻐'
















몸의 형체가 사라져간다.





이젠 빗방울로 변하지 않는다.



내 마음속에 바래왔던 모든것을 이루어서

나 이제 떠나나보다.




소월이의 별밤의 세레나데를 마지막으로, 정말 사라지나보다.





























'쾅!!!!!!'
















"언니!!!!"
















갑작스럽게 열리는 문.




그리고 그 문앞에는 세비가 서 있었다.


내 막내동생.


정말 난 운이 좋은 여자다.

이렇게 예쁜 동생들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다니.

















'소월아, 세비야, 정말 사랑해.'















"여기서 뭐하고 있던거야! 커튼콜인가? 그 뭐시기 해야지~

도체오빠 이렇게 끌고가면 어떡하자는거야!"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됬나?"




"응응. 언니 얼른 드레스로 갈아입어.헤헷"















예쁘게 웃는 세비.




세비의 말에


소월이가 피아노의자에서 일어나고,



잠시 이상한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피아노 뚜껑이 닫히는 소리와함께







문이 열리고


그들은 나간다.








먼저 도체가 나가고..

세비가 소월이의 손을 잡아 끌고 나가려 할때.





난 마지막 힘을 다해

그들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나의 이 슬픈 기운은


세비와 소월이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잠시 이 아이들의 눈이 나를 향했다.
















"뭐지……?"



"…아까 뭔가 닿지 않았어? 너도?"



"응.. 따뜻한.. 헉. 여기 물세나?!"



















'사랑해.. 소월아 세비야.


사랑한다 동생들아.'




















나의 마지막 외침.



그들의 뒷모습을 마지막으로


난 눈을 감았다.





형체 없는 내 몸이


나의 영혼이













서서히 다른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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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화언니 보고싶다."




"그치...

.. 내 연주.. 한번만 봤더라면 나 진짜 기뻤을텐데."





"별 떴어. 보고 있었을꺼야."





















파란불빛의 복도.


그리고 미소 지었던 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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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아한 향기가 이곳에 있었다.



나의 모든 더러움을 씻겨줄것만 같은..





평범한 소녀였지만, 그녀는 남과 다른 무언가를 지니고 있었고

그것이 나를 이토록 끌리게했다.





아플리만치 아름다웠던 그 추억속으로..














# 완결















돈이란 족쇄에 얽매어 나마저도 쇠사슬을 얹으려는 아버지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았고



난 자연스럽게 모든걸 포기한 대신 자유를 얻은 희야를 부러워하게 되었다.





녀석은 악독한 짓이란 짓은 해보지 않은적이 없는 놈.



보통 나쁜놈으로 불리워졌지만 내게는 자신이 하고 싶은것을 표현할 수 있는 멋진녀석이였다.









소월이를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그렇게 칭하는 것에 온몸이 분노로 끓었지만,



내가 여기서 폭팔하면 그 뒷처리는 그녀에게로 돌아가는 셈이였다.





그렇게.



그런식으로.







이 모든 주변환경들과 무거운 짐들은 나를 변하게 만들었다.



그 중에서도 주요원인은



아마 소월이가 없는 다른공간이라는 것이겠지.



















…
………………………………………………………………………………………………









…
…………………………





………





















[내가.. 은소월 건들지 말랬지.]































여태껏 어느 한번도 이렇게 이성을 잃어본적이 없다.



보이는 물건을 닥치는대로 집어던졌고,





이미 피투성이가 된 희야를 죽을정도로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녀석은 그 상황에서도 즐겁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알수없는 공허한 미소를.































[다를바 없어 천태현.]























……………………………………



…………



피냄새가 진동한다.



나의 심장이 빠르게 두근거린다.































[그렇게 소중한년이면 나는 죽어도 그렇게 안해.



집에서 쫓겨나도, 이 한국에 남아서 지킨다고]









[네가 뭘 안다고 지껄여…]











[쿡.. 결국은 형도 마찬가지야. …쿨럭!켁!!



씨발.. 존나 아프네.]

































서로의 표현방법은 달랐지만



나도 결국은 같다. 이건가..







그날 밤.



난 아버지께 뺨을 맞았고, 그 아픔보다는



이렇게 상황을 만들어버린 내 자신에 더욱 화가 났다.















- 그저 좋았을 뿐인데.



- 그 깨끗한 공간이 좋았을 뿐인데.





















왜 나는 그걸 가지면 안되는거지.



내가 바라는건.. 돈도, 명예도, 좋은 집도, 이렇게 호란스러운 집안도.



아무것도 아닌

















'평온함'인데.



















…
………………



소월이가 다닌다는 학교를 찾아갔다.



몰래 차 안에서 그녀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종례가 끝났는지 학생들이 한두명씩 학교에서 나오고



그 뒤로 10분 정도 지나자









그녀가 나왔다.



소월이가 나왔다.









그러나



내 입가에 미소는 곧 사라졌다.





































[그럼 오늘부터 레슨 시작인거지? 그치?]





[그렇다니깐. 왜이래 자꾸.]





[미쓰깡녀 귀여워서.]























귀여운 이미지의 남자아이.



나보다 키가 조금 더 큰것 같고.. 약간 마른듯한 체형의



강해보이는 아이.





더욱 하얘진것 같은 소월이는 침묵하지만 그 속에서 저 남자아이를 좋아한다는것이



드러나보인다.



















- 가슴이 아프다.

























그녀와의 재회는 쉽지 않았다.





소월이는 희야에게 받은 상처가 너무나도 컸던지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도 언제나 벽을 두고 나를 바라본다.



그래도 포기 하지 않고 수많은 눈물뒤에 다시 미소를 지으며 소월이에게 다가갔다.









아직도 맑은 공기는 여전하다.



이 아이와 있으면 평안하다.



내가 원하는 안락한 삶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내 것이 아닌 반도체라는 남자의 것.



벌 이라고 생각하지만.. 질투나면서 가슴이 미어지는것은 어쩔 수 없다.





























…………………………………………







[미안해 태현아.. 나... 나 정말 그앨 좋아해.]























……

…………………………

























지금 생각해보면



난 은소월이란 여자에게서 내가 갖지 못한것을 탐낸건지도 모른다.



희야가 한 말처럼,





결국 나는 똑같은거다.



나의 아픔을 같이 견뎌내어줄 사람만 필요했던거야.





그래도 아직도 아픈걸 보면, 모든것이 거짓은 아니라는 증거겠지.



이젠 그것으로 견뎌낸다.



다른남자의 곁에서 웃고있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



…………………………………………………………………………………………………











- 바라보기만 하자.









그렇게 마음먹었던 것이 흔들린건.. 소월이가 무지 아플 때였다.



그 빌어먹을 자식이 제주도로 떠난 뒤,





그녀는 많은 피를 토하며 괴로워했다.



육체적인 고통과 정신적 아픔이 섞인데다 피아노 연습까지 하려니



그 피곤함이 하루이틀이 아닌게 분명했다.





내가 해줄 수 있는건 겨우 위로와 같이 피아노 연습을 하는 것 뿐.



마지막에 있을 연주로 ... 나의 모든것을 접으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조차 하늘은 허락하지 않았다.





…………………………………



…………………………………………………………………………………











……………………………………………















사진을 보면 그애가 다시 올 것만 같다.





어렸을때의 하얀 미소와 나의 더러움을 덮어주었던 깨끗함.



그리고 끝까지 맑게 웃으며 피아노연주를 한 멋진 모습이 떠오른다.









붉은색 바다가 그녀를 덮었지만





그래도 웃었다.



날 향해. 모두를 향해.



그리고 반도체를 향해.







마지막엔 정말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



고맙다고.



날 이렇게 사랑해줘서, 기회를 만들어줘서,



정말 고맙다고.



…………………………







…………………………………………







미안하다고.



먼저 떠나서, .. 아픔만 남기고 가서.



정말 미안하다고.







…………………………………………………………



……………………………………………………………………………………

















마찬가지로 비가 내렸다.



꼭 모든것을 휩쓸어갈 것만 같았다.







…………………



그리고.. 오늘도 여전히 비가 내린다.













…



………………………………………





























"그만 쳐라. 벌써 12시다."









"…………………………"





























피아노 의자에 앉아 말이없는 반도체의 모습.





지금은 그때보다 더 자주 웃는다.











대신 말수가 줄었고,





그 웃음속엔 예전의 모습이 담겨있지 않다.



































"그 곡이 ..그리도 좋냐?"







"어."







"……그애가 이 곡 제일 좋아해서?"











"…아니."



































녀석은 창문을 바라보았다.



요즘엔 별이 보이지 않는다. 이 세상의 공기가 이젠 소월이를 보이지 않게끔 만들었다.





하지만 이녀석에겐 보이나 보다.



저렇게 슬프게 미소지으며 바라보는걸 보면.















잠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자주색빛.



그 속에서 별을 찾기란 매우 힘이 든다.



































"별밤의 세레나데."



























갑자기 반도체가 고개를 돌렸다.

































"소월이를 부르는 주문이야.



봐봐, 날 보면서 이렇게 웃잖아."





























도체는,



다시는 볼수 없었던 환한 미소를 보여준다.



..... 진짜.. 그애가 왔나보다.





나도 보였으면 좋겠는데.



















































"..나 . 여기있어..소월... 은소월.."





















































눈물을 떨구며 작게 속삭인 녀석의 말이









그녀에게로.





은소월에게로.









대신 닿아줬으면.

















- 별밤의 세레나데 THE END



















*루카의 별밤의세레나데*





어떻게 보면 굉장히 힘든, 그리고 정이 가장 많이간 소설이였습니다.

다시 읽어보면 70편 정도부터는 질질 끈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루하다는 그런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많을텐데요,


한번쯤은 이런 소설을 써보고 싶었던 저라;;

지금 제 심정을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이젠 소설을 쓰지 않을겁니다.

간혹 잘못 이해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만약 여건이 된다면 계속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몇년동안 저의 전부였던걸요.

하지만 많은 사정과 그리고 이제 쉴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도중에 활동의 저조나 회원과도 많은 틈이 생기고


서로 아픔을 가진 경우도 있었지만

이렇게 완결이 될때까지 달빛루카네가 있어줘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완결까지 봐주신 분들께는 정말 감사드립니다.

길고 길었던 별밤.

이젠 작별인사 할때가 되었네요.




지금까지 봐주셔서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2005.5.8. 세루카




















소설제목 : 별밤의 세레나데

작가닉네임 : 세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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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y☆]

1 빠이네 ㅋㅋㅋ

[『☆사탕요정★』]

2빠

[동방이들내꺼♡]

3빠

[츄파춥쑤]

우와너무좋아요! 개인적으로내용도꼼꼼하고 잘되있는거같네요^^ 정말재밌어요!

[호영살앙]

결국은 소월이 죽었다 하지만 재미있었어여

[-_쿠키저아_-]

소월이 죽은건가여?

[웃음짓다]

반도체. 완전 멋있네요.. 근데 이소설을 읽고난후 멍한 이 기분은 뭐지?;; 소월이가 죽어서 그런가??ㅠㅠ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는데ㅠㅠ

[Smile♡。]

진짜 슬프다 해피엔딩이었다면........

[☆ghkwjd☆]

아아,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어요.ㅠㅠ

[도도연∂]

정말 오랜만에 좋은소설하나보고갑니다. 지루하지도 유치하지도않고 참좋은내용이였던것같네요... 해피엔딩이였으면 더좋알껄.... 그랬어요 .....ㅜ

[알라븅이]

난새드보다는해피가좋은데,,쏘월이는결국죽었네..?ㅎ

[『..사블랙..』]

슬퍼용ㅠㅠ 그래도 오랜만에 새드엔딩을봐서 재미있었어요!

[난흔진히얌]

이해하기어렵다..라는말은 별로 아닌것같아요.. 이노래에 자우림의 새 라는 노래 얹혀서들으니까약간공포감이(...)

[똥꼬집공쥬]

너무슬펴욤 ㅜ_ㅜ... 정말잘봤습니다!!

[동방이들내꺼♡]

정말 잘봤어ㅛ..퍼펙트한 설이에여..^^

[쵸x쵸]

너무 슬프고 감동적이에요...재밌게 잘봤습니다~

[momoga01]

소월이 언니 세화가 어떻게 살려줄줄 알았는데.. 소월이가 죽은게 좀 아쉽네요.. 잘봤습니다^ ^

[Micky_Sohune]

헐ㅠㅠ살려주지!!

[즈을♥]

해피앤딩으로 끝내주시지...다른데는 세화언니같은 사람들이 구해주든데 ㅋㅋ

[초록미녀]

결국 새드로 끝나네요..ㅠㅠ

[OUT★SIDER]

so good

[gksndnftkfdkd]

결국 다 죽네... 너무 재미있네!!!!! 정말 재미있었어요~~~~

[·똥은애]

아 정말 넘잼있음 진짜 소월이랑 도체 넘좋아요 살아있는소설 같아요

[사랑합니다포래버]

해피가 더 좋은데.. 아쉽다

[☆물망초★]

소월이는 결국 죽었구나....재밌게 잘봤습니다..ㅎㅎ

[녹색 ㅁㅏ법]

아니요 해피로 끝났다면 완성도는 좀 떨어졌을겁니다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난 소中하ㄴ ㅣㄲr]

정말재미잇엇어요 ㅠㅠ!!!

[멀저리똥꾸ㅋ]

ㅜㅜ 소월이 불쌍해 ㅜㅜ

[멀저리똥꾸ㅋ]

잘봤어요@!!

[멀저리똥꾸ㅋ]

마지막에 반전 되서 해피로 끝나면 더 좋을뜻 했는데 아쉽내여 ㅜㅜ

[멀저리똥꾸ㅋ]

사랑은 위대하고 아릅답습니다

[오이천사]

소월이를 부르는 주문 별밤의 세레나데... 세화처럼 아마 옆에서 도체와 태현이를 보며 아주 예쁘게 미소짓고 있을 것만 같네요. 소월이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나타내지 않고 마지막에 그리워하는 모습으로 나타낸 거 좋은 표현인 것 같아요. 감동소설ㅜ0ㅜ

[멍멍야옹♡]

좋은소설이에요

[★숙이..410★]

정말 재밌게 잘 봤습니다~

[난흔진히얌]

해피로끝났으면 조금 더 완성도가 떨어지겠죠. 이상황에서 해피로 갑자기 변환하려면 화가 좀더 길어져야만 완성도가 높아지고 조금 더 좋은 소설이 만들어질겁니다. 이상황에서 갑자기 해피로 바꾸려면 -_-oh- no.

[귀여워주께떠]

새드소설,슬프면서도뭔가에아무이유없이끌릴수있는소설인것같네요...이래서해피보다새드가더마음가나봐요.인간의잔인함의끝을보여주는소설이어서더더욱가슴아프게봤어요.좋은소설인것같습니다.

[왕소군]

새드라서 좀 안타깝지만 정말 내용이 알찬 소설이었습니다.근데 별빛의 세레나데아닌가요..?그래도...소설은 참 잘쓰셨습니다.잘봤습니다^^

[내똥꾸녕a]

진짜 재밌었고 슬프고 반전적이고... 간만에 좋은소설봤어요

[스카티]

존나슬프네진짜 이거어떻게읽으란거냐 장난치냐 나랑 새벽 5시까지 기대하고봤는데 결국 다 슬픔 ^^

[짱까v]

ㅜㅜ이거 옛날에 한번 보고 뿅 갔었던 소설...정말 슬프고 알찬소설임돠!!!

[유킿ㅎ]

엄청재밌어요!!

[열공하고픔]

재밌어요^^ 세드앤딩이지만ㅋㅋ

[음음안넝]

결국.....해피엔딩이 아니였군요..ㅜ

[love별]

정말 감동있게 잘봤습니다..여운이 남는 소설이네요

[...l]

정말소설은좋은데...... 세드라니........ㅜㅜ ......... 그래도 정말 제가읽은소설중에서 기억에남는소설이될거에요~

[윤재라인]

정말 잘봤습니다..!!

[넌큉가?]

[/ㅇ~ㅇ우물우물/]

..-_ ㅜ.......진짜 슬퍼요 ㅜㅜ ㅜㅜㅜ ㅜ ㅜㅜ ㅜ ㅜ... 전부 불쌍하네요 -_ ㅜ..근데..이상하게-_-.. 왜이렇게 그남자들의 몸이 탐나는지.....*-_-*내꺼하고싶다훗훗ㅈㅅㅈㅅ ??-_-...근데 해피엔딩이면 더 좋을텐데 ㅜㅜ..................................결국죽네..소월이 ㅜㅜㅜㅜ....아..근데 이런소설 또 없나..크큭; 이런 꼼꼼한? 소설이 난 좋은데 ㅜㅜㅜㅜㅜㅜ

[밀토니아a]

재밋게잘봣어요^^ 몇시간이나 이걸 본건지 모르겟네요, 내일학교가야되니까 이제 씻고자야겟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