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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노선 질문하기 * 스크랩 (...) 정신지체2급 장애인이 정치범?
도도네숲 추천 0 조회 77 09.05.06 23:0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

 

5월 2일 밤 양천경찰서 유치장엔 명동에서 체포된 정신지체 2급

장애인 지승환씨와 중학교 2~3학년 여학생 두 명을 포함해 모두 12명이

구금되어 있었습니다.

 

경찰이 주장하는 우리들의 혐의점은 집시법 위반과 하이 페스티벌 방

해죄인데 그러나 경찰이 주장하는 죄목으로 실제 집회에 참석했다가 체포된

사람은 저를 포함하여 모두 5명입니다(저는 동아일보사 앞에서 용산

참사와 관련된 1인 시위를 하느라 아쉽게도(?) 역사적이었을 하이 페스티벌

단상점거는 보지 못했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춥고 을씨년스런 유치장에서 여학생들과 지승환씨, 순수하게 큰

눈을 가진 재준, 아주대학교 2학년 학생 병화와 미학과 사랑에 대해 이야

기를 하면서 과자를 먹고 좀 힘들게 놀았습니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병화가

학교로 돌아가면 고백할 여학생이 있다고 해서.  -.- 

 

그리고 만 48시간을 꽉 채운 월요일 밤 8시경 경찰관이 우리의 이름이 적힌 종

이를 들고 와 석방자 이름을 부르는데 그 중 지승환씨의 이름과 사랑

이야기를 하던 병화의 이름이 빠져 있었습니다.

 

뭐가 잘못됐나?

.

.

.

 

다른 사람들이 나갈 때 지승환씨는 구속되는 것이 뭔지 잘 몰라 혼자 연신

싱긋싱긋 웃고 있었고, 자기 안의 세계에서 혼잣말을 하고(좀 마

른 금붕어처럼 혼자 쫑알거립니다), 또 다른 사람들의 말을 후렴처럼 따라

하면서 "그래, 맞아 맞아."를 연발하며 유치장 창살을 잡고 서

있었습니다. 그건 누가 보아도 이 세상의 가치관과는 거리가 먼 아이의 행

복하고 천진한 웃음이었습니다.

 

 

                                                        지승환씨가 웃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유치장을 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일일이 손을 흔들어주었습니다.

말도 잘 하지 못하고, 잘 알아 듣지도 못하고, 걷는 것도 서툴지만

사람들을 향해 정성껏 손을 흔들어주었습니다.

 

그 마음의 손짓은 자신을 구속시키려고 조사를 하는 담당 경찰관을 향해서도

 변함이 없었는데 그는 조서를 받다 말고 "아저씨가 여기서 제일

미남이야."  하고 기분 좋은 말을 해주더니 바로 뒤에서 저를 조사하던 경찰

관을 향해선 심술난 소년처럼 "아저씬 너무 뚱뚱해서 범죄형이

야." 하고 말해 조사실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습니다. -.-

 

도도도 그렇지만 제 담당인 위선생이 좀 뚱뚱하긴 했지염.

 

여기서 제 가족사를 조금 고백하면 제 동생도 정신지체2급 장애인입니다.

제 동생과 지승환씨는 보통 사람들처럼 현실을 인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기 안의 세계에서 보통의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

고, 우리가 말하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현실을 한 차원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그러기에,

 

그가 집회에 참석한 이유는 현실에 대한 정치적 판단으로 한 것이 아니라

놀이로서 참여한 것입니다. 그는 집회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가

주최한 하이 페스티벌에 참여해서도 행복하게 놀 수 있는 사람이고 전쟁

터에 데려놓아도 다정하게 자기 세계에서 놀 사람입니다.

 

그에게 중요한 잣대는 누가 그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갔는가의 문제일 뿐

이고 가치관적 판단은 없습니다. 그에게 시위 현장에서 돌멩이를

던지며 노는 것과 하이 페스티벌에 참여해 물풍선을 터뜨리며 노는 것의

차이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그를 구속시키기 위해 찬 유치장에 그를 수감하고,

정말 맛없는 밥을 먹이며 동물처럼 그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전

세계 어떤 나라도 정신지체 2급 장애인을 정치범으로 구금하고 있는 나라

는 없습니다. 아마도 있다면 그 나라가 이명박정권 만큼이나

미친 정부겠지요. 

 

이 글이 해외토픽으로 타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승환씨가 2급 장애인이면 이병박은 1급을 넘어가는 존재니까요. 

 

.

.

.

.

.

 

어쨌든 도도는 갑자기 눈물을 뚝뚝 떨구는 지승환씨와 함께 유치장에 

남기로 했고 유치장에서 1인 시위를 하기로 했습니다.

 

급하게 구호도 만들었습니다.

 

지승환이 2급이면 이명박은 1급이다. 지승환을 석방하라!

 

경찰은 비디오 카메라로 도도가 농성하는 걸 찍으면서 한편으로 전경들

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농성을 시작하지 30여분 만에 도도를 

달랑들어 경찰서 정문 밖으로 던져버렸습니다.

 

 경찰서에 잡혀들어간 적은 많지만 그 경찰서에서 쫓겨난 것은 처음이

었습니다.  -.-  에고!!

.

.

.

.

 

ps

 

아, 그리고 보니 우리 때문에 잡혀온 분들에게 사과할 일도 남았군요.

 

명동에서 막걸리 먹다가 체포된 일행분들께 이 정권을 대신해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명동역에서 내리자마자 이유없이 3분만에 체포되신 분에게도

사과드리고,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여친 기다리다 체포되신(여친이 데이트 

하려고 했다는 걸 증언하기 위해 경찰서에 왔는데 미인이었습니다.)

분에게도 깊이 사과드립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밤 9시 45분에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이 집행되었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영혼이 가여운 자, 그대의 심장은 얼어붙으리.

 

...

 

 

 

 

 

 

 

 

 

 

 

 

 

 

이루마(Yiruma) - When The Love Falls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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