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Retro)의 도시 -, 군산(群山)!
모임개요
ㅇ 언 제 : 2024. 6. 23(일)
ㅇ 누 가 : ’맛찾노‘ 8명 - 산초
ㅇ 어 디 : 군산시 일원
ㅇ 날 씨 : 맑음
모임여정(앨범)
군산(群山)
모처럼 ’군산나들이‘에 나섭니다.
입소문 따라 군산시 개정면에 있는 꽃게 맛 집 ‘계곡가든’을 가기 위해섭니다.
희수(喜壽)를 그냥 넘기려는 ‘산초’님을 득달하여(^^) 마련한 자리입니다.
군산은 일찍부터 풍요로운 호남과 충남의 곡창지대에서 나온 쌀 집산지(集散地)였습니다.
개항이전엔 불과 170여 가구에 불과했다던 조그마한 어촌마을이 일제강점기엔 미곡항구(米穀港口)로 불릴 만큼 급성장했습니다.
수탈한 쌀을 군산항까지 이송하기 위한 열차와 함께 세관과 은행도 생겼습니다.
세상이 변하면서 도시가 쇠퇴기미를 보이기 시작하자 ‘근대문화유산도시’로의 위치길잡이[Positioning]역할을 내세우며, 근대화거리조성에 나섰습니다.
왠지 호남에서도 정감이 가는 도시인데요, 게장 찾아 나선 200리 길입니다.
쌀이 풍부했기에 밥 음식이 발달했을 것 같지만, 군산의 먹거리 명물로는 아직까지도 ‘복성루(福星樓)’ 짬뽕과 ‘이성당(李盛堂)’ 팥빵 정도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군산의 ‘꽃게’장이 입소문을 탔는지 모릅니다.
게장은 나에겐 향수(鄕愁) 음식입니다.
지금도 고향(대천)에 가면 형수님이 내놓는 간장게장 맛에 뿅~ 가곤 합니다.
과연 오늘도 그 맛을 느낄 수 있을까요?
계곡가든(‘꽃게’장)
금강하구에서 전군가도(全群街道) 방향으로 가는 야산기슭에 자리한 ‘계곡가든’입니다.
멋들어진(?) 정원을 둘러보며 안으로 들어섭니다.
‘꽃게’장 하나로 ‘백년가게’와 ‘향토음식업소’란 휘장까지 꿰찬 집구석이랍니다. ㅎ
원래 돼지갈비를 팔면서 개운한 뒷맛을 위해 밑반찬으로 내놨다는데, 손님들이 더 좋아하자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는군요.
지금은 육지가 된 고군산열도 야미도(夜味島)가 고향인 사장님의 솜씨가 배우 ‘김수미’씨 뺨친다는 소문입니다.
식약처인증 최상의 위생등급을 받았고, 90년대 말부턴 홈쇼핑과 방송에도 등장했답니다.
게장은 짜지 않게 담그면 비릿하고 금방 상하기 쉽기에 제대로 맛을 내기가 무척 까다로운 음식입니다.
또 암게는 간장, 수게는 양념이란 말이 있을 만큼 담는 방법도 달라야 제 맛이 납니다.
정갈한 상차림과 함께 선명한 주황색 알과 탱글탱글한 게장속살이 훌렁 벗고 나타납니다.
음~ 맛있는데요, 맵지 않은 것도 한몫 거듭니다.
게장은 밥을 비벼 김에 싸서 먹어야 제 맛인데, 김도 상등품을 사용한다죠.
게딱지에 비벼 먹는 밥도둑 흉내도 내봅니다.
서해안 꽃게의 신선함에다가 한방재료(16가지)를 넣어 우려낸 특별한 양념기술이 더해졌다는데, 3일간 숙성시킨답니다.
사이드 반찬도 준수한데요, 입 안 가득 달달한 맛이 퍼지면서 풍미를 자극합니다.
게장 먹으면 항상 비린내 때문에 걱정인데, 칫솔까지 화장실에 구비한 센스도 돋보입니다.
카페는 물론 간장게장공장까지 직접 운영한다는데, 연매출 80억이란 말에 입이 쩍~!
야외에는 산책로와 휴식공간도 마련되어있어 식사 후 산책하기에도 좋습니다.
그런데 가성비(30,000냥)는 썩 마음에 들진 않네요. ㅋ
군산 수제맥주축제
모처럼 군산에 왔으니 밥만 먹고 가긴 좀 그렇습니다.
‘제3회 군산 수제맥주축제 & 블루스 페스티벌(Blues festival)’이 열린다는 근대화거리로 향합니다.
군산에서 생산한 맥아(麥芽)로 빚은 수제맥주와 국내외 16개 블루스밴드의 화려한 라이브연주가 오늘까지 3일간 열린다는데, 늙은이들도 볼 게 있는지 모르겠네요. ㅎ
[대한민국 수제맥주 1번지, 군산에서 즐기는 진짜 우리 맥주!]
2024년 초여름 군산에서 특별한 축제가 거창하게 열립니다.
군산은 겨울철 평균온도가 15도 내외로 곡식이 잘 여무는 기후인데, 갯벌이 변한 논의 토질 또한 보리재배엔 최적이라는군요.
뜬금없이 입장료가 웬 6,000원인가 싶지만, 5,000원은 지역상품권으로 돌려줍니다.
지역농업과 상생하여 대한민국 수제맥주 1번지로 거듭나고자 한다기에, 꾹~ 참습니다. ㅎ
수제맥주 챙겨들고 밴드들의 리허설로 시끌벅적한 행사장에서 한 모금 들이킵니다.
”음~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깊은 맛과 흥겨운 분위기에 수제맥주가 술술∼ 넘어갑니다.
단순한 맥주축제가 아닌데요, 시원한 맥주를 즐기면서 즐겁게 해줄 블루스(Blues)공연이 함께 진행되나 봅니다.
여름날 시원한 맥주와 함께 했던 옛 추억들이 그리운데요, 오늘따라 늙어감이 꽤 서글픕니다. ㅎ
대한민국 수제맥주 1번지로 자처하는 군산 -.
K-맥주와 K-위스키의 원료인 ‘군산맥아’가 더욱 유명해지길 기원합니다.
옥녀교차로에 있다는 청 보리밭에 들려 인생사진 몇 컷 찍어볼까도 생각했는데, 노인들에겐 관심 밖일 것 같아 쉽게 포기합니다.
대신 박물관에 들려 땡볕을 피합니다.
말랭이마을
다음으로 우리가 찾은 곳은 군산시 신흥동에 위치한 ‘말랭이’마을입니다.
‘말랭이’는 ‘산비탈’ 또는 ‘산봉우리 맨 끝에’란 뜻의 전라도 방언입니다.
근대화거리 서쪽 끝 월명산자락에 옛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곳입니다.
일제강점기엔 일본지주들이 살았다는데, 한국전쟁 이후론 피난민을 비롯하여 가난한 이들이 거주하던 곳이었답니다.
원도심화로 인구유출이 진행되자 2014년 관광지육성사업으로 사라져가던 마을이 다시 되살아났다는데요, 현재는 정착한 예술인들까지 더해졌다는군요.
일본식가옥을 비롯하여 알록달록한 지붕색깔과 벽화가 눈길을 끕니다.
마을외곽으로는 ‘김수미’길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특이한 벽화와 포토 존, 소리 공간, 배우 ‘김수미’집, 추억전시관, 양조장 등을 둘러봅니다.
말랭이마을 한 달 살기 이벤트도 있고, 매달 마지막 주말에는 동네골목잔치도 펼친다죠.
2005년 국가등록문화재가 된 후 개방되었다는 일본인가옥을 살펴봅니다.
일본 대지주 소유였는데, 광복 후에는 호남제분(구) 사장(‘이용구’)이 살았다고 하네요.
일본식 주거방식에 서양식 응접실, 한국식 온돌이 잘 결합된 근대건축양식이랍니다.
방치된 것 같아 조금은 안타까운데요, 그래도 정원조경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비탈진 골목길 따라 월명산정에 오르면 금강하구가 서해와 만나는 바다조망도 할 수 있다는데, 노인네들이 급 피로기색을 보여 아쉽지만 그만 접어야 할 것 같네요. ㅎ
군산수산물센터
‘군산수산물센터’에 들려 기웃거립니다.
다리건너 장항제련소 굴뚝이 추억을 소환하네요.
노인들이 이젠 쉴 곳만 찾습니다.
인간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요?
성경엔 120세(창세기 6장 3절)로 나오는데, 현대 의학자들은 대략 125세까지 본다는군요.
통계청이 65세 이상의 노인 평균수명을 91세라 했다니, 인생 칠십도 이젠 옛말이네요.
’인생백년(人生百年) 사계절(四季節)’이란 말이 있습니다.
봄/25세, 여름/50세, 가을/75세, 겨울/100세 까지란 뜻이랍니다.
그렇다면 우린 단풍이 아름다운 만추(晩秋)에서부터 초겨울쯤일 것 같네요.
동양과 달리 회갑개념이 없는 서양에선 65세에서 75세까지를 ‘Young old’ 또는 ‘Active retirement(활동적 은퇴기)’라 부른답니다.
사회생활이 가능한 연령을 늦춰 잡은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육체적 연령보다도 정신적 젊음입니다.
나이가 기준일순 없다는 뜻인데요, 20세 청년처럼 70세에도 청춘이 있기 때문입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라는 주장에 박수~!
늙음은 나이보다도 마음의 문제인데요, 이상과 열정을 잃어버리면 늙게 됩니다.
[인간은 움직이지 않으면, 쉽게 노화(老化)된다]
항상 젊은 마음으로 새로운 일에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바쁘게 사는 게 젊음과 장수의 비결이랍니다.
마음이 청춘이면 몸도 청춘입니다.
호기심을 잃는 순간 늙은이가 됩니다.
논산 반월 소바(Soba)
귀가하면서 논산에서 소문났다는 ‘반월’소바(Soba)집을 찾았습니다.
이른 저녁식사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꽤 많이 줄 서있네요.
오늘은 우리들의 호프(Hope) ‘산초(山草)’님의 희수(喜壽)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아무리 각박한 세상이라지만, 그래도 희수(喜壽, 77세)/미수(米壽, 88세)/백수(白壽, 99세)는 그냥 넘기면 아니 되옵니다. ㅎ
쌍수나이를 맞이하여 자축연을 생략하면 화를 당할지도 모릅니다. ㅋ
‘산초’님의 ‘칠땡인생’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77년이란 세월을 흘려보냈지만, 인생시계는 아직 멈추지 않았습니다.
비뇨기계통 정보 찾아 기웃댄다고 지청구를 먹더라도 오래 버텨야합니다. ㅋ
생애 최애의 날들은 아직 살아보지 않은 날들입니다.
남은 세월이 많습니다.
부디 생긴 모습(‘고바우’영감)대로 살지 마시고, 배려하면서 사시기 바랍니다.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여생(餘生) 내내 꽃길만 걸으소서.
월욜(6. 24) 아침에 갯바위가
첫댓글 전국탐방팀이 지난 3.6일과 12일 양일간에 걸쳐
방문했던 군산항을 8인의 건각들께서 매우 의미
있는 여행을 다녀 오심을 감축드립니다.
성심당 다음으로 이성당빵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