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과 경로당에서 봉사 하는 아내가 모처럼 시간이 나서
갑자기 8월31일부터 9월 3일까지의 4박 5일 여행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아내에게 거제도 도보여행을 제의하였더니 동의하여서,
거제도의 제자와 지인들에게 숙소를 부탁하여 허락 받았다.
그리고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의 거제도 섬&섬길과 다음과 네이버 지도를 보면서
김영삼대통령생가에서출발하여 덕포-옥포대첩기념관-옥포에 이르는 "이순신장군을 만나러 가는 길"과
장승포항-지세포-공곶이-돌고래전망대-와현-구조라해변을 걷고 이어서
학동흑진주해변-바람의 언덕-우제봉전망대-다포항-여차홍포전망대-대포항-명사해수욕장-
쌍근어촌체험마을에 이르는 "무지개코스"를 걷기로 하였다.
거제도는 제주도에 이어 두번째로 큰 섬이다.
그러나 고려말에는 왜구의 잦은 침략과 약탈 때문에 사람이 살기 힘들어 버려진 곳이 되었다.
그러다가 조선 세조 때 산달포(현 산달도)에 경상우도 수군절도사영을 설치하고,
성종초에 7진에 수군 만호를 두어 경비를 강화하면서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되었다고 한다.
내가 거제도를 처음 알게된 것은 친공포로폭동과 반공포로석방 등의 사건과
이곳의 미군부대와 관계된 장사(고철 등)를 하시던 부친을 통해서였다.
그래서 부친 생전에 두 세번 이곳을 방문하여 포로수용소를 비롯한 몇몇 관광지를 둘러 본 추억이 있는 곳이다.
제주도는 북쪽의 대금산(438m) 줄기가 남쪽으로 내려와
동쪽에 국사봉(465m)·옥녀봉(555m)·북병산(465m)·가라산(580m)을 만들고,
서족에에는 시래산(245m)을 중심으로 산방산(507m)·계룡산(566m)이 이어져 있어서
어느 곳에서나 산을 볼 수 있다.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초록 숲길을 걸으며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고, 어디에서나 삼색 빛깔의 바다와 섬들을 조망할 수 있고,
언제나 어디서나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거제도를 즐겨 찾을 것 같다.
380㎢의 면적에, 275㎞의 리아스식 해안과 62개의 부속섬을 가지고 있다는
거제도를 일주하려면 최소 10일은 필요할 것인데 3일 동안에 얼마나 돌아볼 수 있을런지.
8월30일(수), 17시,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출발한 경원여객 우등버스(34.200)는
19시 5분에 덕유산휴게소에서 20분 동안 휴식하고 예상보다 20분 늦은 21시 40분에
거제도 고현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마중나온 제자가 섬기는 교회의 온돌방에서 하루밤을 묵으며
휴게소에서 얻는 관광지도 "거제도로 올 거제"와 스마트폰을 비교하여 보면서
내일 여정을 점검하고, 아내에게 간단하게 브리핑하고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식사한 후, 제자가 김영삼대통령기록전시관까지 데려다 주었다.
07;40분; 너무 이른 시각이라 문이 닫햐서 들어가서 관람할 수가 없었다.
조금 안쪽에 있는 생가 역시 문이 닫혀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김대통령은 이곳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1372번지에 1893년 목조기와 건물 5동으로
세워진 이 집에서 1928년 12월04일(음)에 출생하여 장목초등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건물을 기증받은 거제시에서 2001년 현재의 모습으로 중건하였다고 한다.
전시관과 생가 사이에 있는 좁은 길로 올라가면서 생가의 뒷모습만 보았다.
사진에는 담지 못했으나 왼쪽 기와집 뒤에 제법 큰 우물이 보였다
생가 뒷편 언덕에 조성되어 있는 작은 공원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기념 사진들 중에
1983년5월18일 단식투쟁돌입 할 당시에 고뇌하며 기도하는 사진.
해돋이 방향에 있는 이국적인 신명교회 건물이 주변 환경과 잘 어울려 보였다.
마치 유럽의 어느 작은 마을 풍경과 같아 보였다.
동네 분에게 물으니 해변으로는 갈 수 없으니, 옥포대첩로를 따라가라고 한다.
그래서 전시관 앞에 있는 대계(大鷄)마을 육각정에서 2차선 '옥포대첩로'로 걷기 시작하다.
아스팔트 길, 오르막 길이나, 다니는 차가 별로 없어서 걷는데 큰 지장이 없었다.
이런 한가한 곳에도 커피 볶는 집(카페 휴)이 있다.
거제도에는 동백과 백일홍과 수국이 많다.
아스팔트 길이라 도보여행에 최선은 아니지만
그늘을 만들어주는 키 큰 가로수가 많고, 해변도로답게 쉬지않고 바람이 불어주고,
적당한 간격을 두고 전망이 좋은 곳에 육각정과 이정표가 있는 쉼터가 있어서
걷기에는 좋은 길이다.
생가에서1.2km 왔고, 옥포대첩기념관까지는 5km 가야한다.
쉼터마다 옥포대첩에 참전한 장군들을 소개하는 목판들이 있다.
통제사(이순신장군)에 가려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 못하는
일반 장군들을 소개하려는 아이디어가 신선하다
다시 1km 걸은 후에 나타난 육각정 전망대;도보여행자가 휴식하기 좋게 되어있다.
시간만 넉넉하다면 한 잠 잔다면 더할 나위가 없이 좋을 것이다
얼마 안가서 덕포 노블레스독채팬션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있는 제법 넓은 쉼터.
대통령생가와 옥포대첩기념관 한 가운데 있는 곳이라 사진 한 장.
바다소리팬션에서 좌회전하여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덕포5길 해안도로가 나왔다.
덕포5길을 걸어서 거제 덕포비치점 뒷편에 있는 기념비 휴식터에서 휴식하다.
때마침 전지가 방전되어서인지 덕포해수욕장과 씨-라인 사진이 나오지 않았다.
산행에 익숙하다면 덕포해수욕장에서 옥포대첩기념공원까지
초록색 실선으로 표시된 둘레길(숲길)을 걷는 것이 거리, 흙길, 풍경, 전망 모든 면애서 더 좋을 것이다.
그러나 도보여행이 처음인 아내를 첫날부터 산길을 걷게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국도를 택했다.
휴식 후, 덕포5길로 덕포해수욕장 교차로로 나와 다시 옥포대첩로를 걸었다.
해수욕장 교차로의 버스정류장 고목이 참 멋있다.
그늘 아래 쉼터가 조성되어있다.
도로변에서 말리고 있는 깨 단.
아내가 칡 꽃이라고 하는데?
꽤 크고 시설이 좋은 골프연습장. 파3홀 연습장도 겸비하고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연습하고 있다.
외포와 옥포 사람들일까? 대우조선 직원들일까?
덕포골프랜드에세 0.6k 지점 좌편에 옥포대첩기념공원 이정표가 보인다.
이름은 팔랑포2길인데, 지도에 초록색 실선으로 표시되어 잇는 것으로 보아
예전에는 둘레 산 길이었을 것 같았다. 1.2km 가면 공원이다. 걷는 사람들이 꽤 보인다.
내려가는 길은 대부분 그늘이 드리운 우드데크로 되어 있어서 걷기에 최선이다.
그래서인지 내가 사진 찍는 동안에 아내가 저 만큼 멀리 걸어가고 있다.
내리막 길 중간의 전망대에서 본 옥포 대우조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옥포해전은 1592년 5월7일 오시(午时 11시-13시),
현 대우조선해양이 있는 옥포만에서 이순신과 원균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일본 수군을 맞아 벌인 첫번째이면서, 승리한 해전으로서 이후 전황을 바꾸고,
조선군의 사기를 높이는 전기가 되는 전투였다.
높이 30m의 승전기념탑은 먼곳에서도 잘 보인다.
그곳에서 보는 전망이 정말 일품이라는데 걷기 초보인 아내를 생각해서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합의하다.
중앙 제일 윗쪽의 효충사(效忠祠)에는 충무공 이순신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고.
좌편의 거충사(巨忠祠)에는 이순신을 비롯한 23인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고 한다.
"이순신장군을 만나러 가는 길" 3구간과 1구간이 갈리는 곳;
생가-6.4km-이정표-0.4km-대첩기념관 -0.4km-이정표-팔랑포0.4-옥포항 2.1km
좁은 둘레길인 팔랑포1길은 팔랑포를 경유하여 옥포로 가게 된다.
옥포만호 이운룡; 후에 제7대삼도수군통제사로 복무하며 많은 공을 세웠다 한다.
팔랑포
여기서 초록색 실선으로 표시된 산길을 따라 옥포항까지 걸을 수도 있겠다.
팔랑포1길을 따라서 옥포대첩로로 가는 오르막길 1km;
경사가 제법 심하여 아내가 힘들어 하는 모습이 안타가워서.
우편 좁은 팔랑포길로 올라와 옥포대첩로로 복귀하다.
옥포에서 온다면 우편 팔랑길로 내려가야 팔랑포로 가게 될 것이다.
옥포중앙공원의 육각정 정자에서 신발과 양말을 다 벗고 발에게 긴 휴식 시간을 주다.
아내의 모습에서 피곤함이 엿보인다.
공원에는 어린이 집에서 온듯한 한 무리의 어린이들이 놀고 있었다.
동원우성빌라트에서 좌회전하여 내리막 옥포성안로4길을 따라서 옥포항에 도착하다.
대우조선 본사 건너 편 식당에서 우리에게는 이름이 생소한 "돼지국밥"을 먹으며
50여분 쉬면서 충전을 하고 사진을 정리하다가
옥포항과 해변도로, 대우조선 본사 건물등의 사진이 모두 삭제되었다.
복구하려고 해 보았으나 실패하였다.
대우조선본사 경유하여 장승포로 가는 거제대로
멀리 보이는 우편 터널로 가면 장승포를 경유하지 않고 일운면(지새포)로 가게 된다.
그러므로 좌편의 대우조선소를 끼고 계속 걸으면 장승포 경유 지세포로 가게된다.
대우조선소와 도로 경계에는 고목들이 계속 늘어서서 대우조선을 가려주고 있다.
이렇게 큰 나무들이 줄이어 있어서 보기 좋았다. 나무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아내가 "세콰이어" 같다고 한다. 그런 것 같기도한데 확신이 ㅎㅎㅎ.
나보다 6살 위이고, 내가 교회를 개척하기 2년전인 1967년,
32세에 "대우"를 설립한 김우중(金宇中)회장; 40대 중반,
그가 53세 쓴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를 읽고 큰 도전과 감동을 받아었고.
그리고 그가 78세에 펴낸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는
70대인 나에게 다시 한 번 도전심을 일깨워 주었다.
그래서 그가 위대한 선각자요, 개척자요, 탐험가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그의 여생이 평안하기를 기원해 본다.
저 멀리 대우병원이 보인다.
옥포항에서부터 시작하여 장승포 대우병원에 이르기까지
ㄷ자를 그리며 자리잡은 대우조선의 규모를 보면서 "참 거대하다",
수많은 종업원들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잘 되었으면 좋겠는데.
이순신장군과 수군들이 일치단결하여 승리하였듯이
노사가 협력하여 잘 운영하여 위기를 극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두모루교차로 직전에 있는 배 모양의 조형물
교차로 3거리에서 중앙의 장승로를 따라 내리막 길을 걸었다.
얼마 안 내려가서 우편에 거제문화예술회관이 보인다.
그러나 전면에 호텔 오션베스트가 있어서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장승포유람선터미널을 지나서 옥림아파트교차로에서 다시 거제대로로 들어서다.
터미널에서 옥림아파트 삼거리 교차로로 가는 길은 산책하기 좋게 조성되어 있다.
다시 거제대로를 걸으면 우편에 대명리조트 거제마리나 건물이 눈에 띠었다.
다른 지역의 건물과는 좀 달리 유리를 많이 사용하여 좀 더 현대식 건물처럼 느껴졌다
리조트 건너편에 있는 세븐일레븐 야외 의자에 앉아 신과 양말을 벗고
아이스바와 캔 커피를 먹으면서 20여분 휴식하였다.
18시가 되어 조선해양문화관과 거제어촌민속전시관은 모두 문을 닫았다.
산책 나온 가족이 몇 명 보였다.
다시 걸어 일운면 지세포 해변에 도착하였다. 지세포는 끝에서 끝까지
뛰어서 3분이면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은 작고 아담한 항구다.
멀리 대명리조트 거제마리나가 뚜렷이 보인다.
다음 날 아침에는 정박한 배들 사이에서 문어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해안도로를 따라 약 1.2k 더 가면 바닷가에 있는 스미르하우스가 전망이 훨씬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아내가 꼼짝하기 싫다고 하여 지세포의 휘닉스모텔(5만원)에 들다.
시설과 친절도는 별 두개 정도?. 그러나 근처에 식당이 여럿 있고, 하나로마트가 있다는 장점도 있다.
샤워 후 하나로마트에서 산 김밥과 우유로 저녁을 대신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 걸은 거리는 지도의 길 찾기로는 20km이지만,
몇 번 돌고, 또 같은 길을 왕복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약 24km 걸었다.
비록 무겁지는 않으나 배낭을 멘 도보여행이 처음인 아내는 물론 내게도 좀 무리한 일정이었다.
그래서 안짱 걸음을 걷는 나는 엄지 발가락에,
팔자 걸음인 아내는 다섯째와 넷째 발가락에 작은 물집이 생겼다.
그러나 아내가 잘 참고, 잘 걸어 주어서 오늘의 최단 목적지인 장승포항을 지나서
최장 목적지인 지세포항에 도착하게 된 것이 너무 감사하였다.
무엇보다도 48년을 한결같이 살아온 아내와 함께 하루종일 좋은 길을 걸으며,
좋은 것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하루였다.
또한 아내가 이런 길을 혼자서 걸어 부산까지 간 내가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나를 이해하게 되었다며
"당신 참 대단하다'고 말해 주어서 또 좋았다.
첫댓글 멋지십니다.......건강하세요^^
사랑의원님이야말로 멋지신 분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