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비"님의 소설이구요, god월드 구소설방 안에 구완결방1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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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투병생활에 접어들면서 진상인 더이상 호영과 만날 수 없게 되었다.
"계상아... 호영이..... 잘 지내는거지?"
"응.... 형....."
"호영이.... 나.... 안찾아?"
누구보다도 호영을 사랑하는 진상의 목소리엔 진한 그리움이 묻어났다.
"형... 호영이 불러올까?"
"아니야...... 잘 지낸다면 됐어...... 그걸로 된거야......"
쓸쓸히 창밖을 바라보는 진상의 두 눈엔 어느듯 투명한 눈물이 흘러내렸다.
형...... 그렇게 사랑하면 솔직히 얘기하면 되잖아.....
외롭게 떠나는거..... 너무 슬픈거 아냐.....?
마음이 아프다.....
너무 아파서 숨을 못쉴것 같다.
사랑하면..... 저렇게 해야하는건지......
사랑에 너무 인색한 나여서.....
도저히 저런 형을 이해할 수가 없다.
난 진상을 위해 호영의 모습을 무비에 담아 보여주었다.
"그래..... 저 웃음....... 그거면 된거야...... 고마워. 계상아....."
진상은 오랜만에 밝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자리에 누웠다.
"계상아.... 내가 한 부탁 잊지마..... 호영이에게.... 꼭 내 모습 보여줘......"
조금은 잔인한 형의 부탁이지만......
그의 마지막 부탁이기에.....
난 오늘도 형의 습관들을 배우고 있다.
"아냐! 난 그렇게 거칠게 말하지 않아. 좀 더 부드럽게... 좀 더 다정하게 말하라구..."
아무리 연습을 해도.....
원래부터 다정한 형을 따라잡기란 너무 힘들다.....
선천적으로 저렇게 착한 형과.
선천적으로 이렇게 거친 내가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단 말야.........
"아니... 난 항상 호영이의 손을 잡고 얘기해... 그걸 잊지마...."
형의 작은 버릇까지......
정말 형이 되어야 하는지라는 갈등속에서
어느듯 난 진상이를 이해하게 되었다.
이제 난 진상이가 되어야해...
형의 마지막 소원......
그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빛을 주는 것...
그리고 그가 처음으로 눈을 떴을 때 보는 사람이 자신이기를...
"호영아, 오늘은 나랑 병원에 가자."
"병원이요?"
호영은 깜짝 놀라 돌아섰다.
"네 눈이 회복가능한 것인지 검사 해보려구....."
"제 눈을요...? 어떻게....."
"각막 이식수술로 네 눈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난 매일매일 죽어가는 진상이 떠올라 자꾸만 목이 메어왔다.
"지금 예약해 놓았으니 어서 가자."
난 서둘러 호영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진찰결과 각막만 이식한다면 얼마든지 다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호영은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기쁘니....."
형의 희생으로 눈뜨게 되는 호영을 보며 밀려오는 슬픔을 참을 수 없었다.
"형.... 하지만... 각막을 구하는건 하늘에 별을 따는 것만큼 힘든거예요...."
"아니.. 기증자가 나타났어.... 그래서 널 데려온거구...."
난 더이상 말을 하면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킬까 입을 다물었다.
"그래요?... 믿을 수 없어..... 정말이죠?!! 형! 어서 진상형에게 연락해요. 예?"
"그래,.... 내가 연락할께...."
진상이도 기뻐하겠지......
세상 누구보다 행복해하겠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뭔가 줄 수 있다는 기쁨에 말이야......
내가 눈을 뜰 수 있다구.....
하하.... 믿기지 않아...
너무 기쁘다... 어쩌지....?
그럼.... 이제 진짜 계상형의 모습을 볼 수 있겠구나....
처음으로 눈이 안보이는걸 후회했었다.
그리고 그 원인이 진상이 아닌 계상임에 놀랬다.
그를......
어느덧 나는 그를 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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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이 흐른지 모르겠어.
# 아직도 난 믿을수가 없어.
#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 어떻게 너를 데려갈 수가 있어.
# 나는 받아들일 수가 없어. 그럴순 없어.
# 우린 약속했어.
# 함께 할 미래를 그려보면서 숨이 멎는 그날까지 함께 있기로 했어.
# 우린 행복했어.
# 정말 처음이었어.
# 나도, 나같은 놈도 행복해 질수 있는 건지 두려웠지만,
# 그래도 믿고 싶었어.
# 영원히 우리들 헤어지지 않을 거라는 그 꿈을...
# 하지만 그 꿈을 모두 빼앗아 갔어.
# 우릴 이렇게 갈라놓고 말았어.
# 넌 이제 떠났지만 너의 모습 아직도 남아....
# 나의 이 가슴속에서 나와 함께 숨쉬고 있는 거야...
# 먼 훗날 눈 감을 때 반겨줄 니 모습 떠 올릴께.
# 못다한 우리 인연이 하늘 저편에서 이뤄지게 ...
# 날 기다려줘...
-- god 1집 '날 기다려줘' 中 --
드디어 수술일자가 잡히고 두 사람은 수술실로 들어갔다.
난 의사와의 동의하에 수술을 참관할 수 있었다.
진상은 마취된 호영의 얼굴을 한참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형.... 행복한거야........?"
"계상아...... 만약 내가..... 마지막이 되어도....... 슬퍼하지마......"
"형................"
"눈물이 쏫구쳤지만 이를 악물며 참았다.
어쩌면 진짜 마지막 모습이기에.....
그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고 싶진 않았다.
그는 행복해했다.
그런 그의 행복을 내 눈물로 적시고 싶진 않았다.
"계상아.... 호영이 많이 사랑해줘..... 알았지?"
"알았어.... 형........"
"...... 사...랑......해........동...생....아........"
마취로 희미해지는 정신을 더듬으며 진상은 내 손을 꼭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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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Ð설애인주〃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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暗中愛 **6**
†月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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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9.10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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