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리의 산행일기 http://blog.daum.net/centerpr
딱 작년 이맘때인것 같다.
이른 가을의 푸른하늘과 목화꽃처럼 하얀 구절초가 연하선경 구석구석 흩뿌려지게 피었던 전경이 엊그제 인것 같은데...
8월 중순이라면 회색 도심속의 파묻혀 사는 우리들은 한낮에는 강렬한 퇴약볕에 아직도 30여도를 넘나드는 한여름이지마는...그나마 우리 산천에서 고지대라 할 수 있는 몇몇 100미터 이상의 고지대는 이미 가을의 문턱에 앉아
빠르게 계절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마지막 꽃단장을 야생화로 치장하고 있을 때이다.
그 중 여럿곳중에 가장 높은곳에 지리산을 한달여전 가려다 작은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노고단 하늘정원만 탐방하고 왔던 아쉬움을 이번엔 첫날엔 성삼재에서 시작하여 로타리까지 둘쨋날은 로타리에서 세석을 거쳐 남부능선을 타고 쌍계사로 하산하는 약 60여km 종주산행에 나선다.
앞서 언급했듯 부상으로 아직 완쾌되지 않은 느낌이로 인해 예초 남부터미널에서 금요일밤 중산리행 심야버스를 타고 중산리로 올라가 천왕봉 찍고 장터목에서 세석까지 연하선경을 즐기며 여유롭게 가려던 생각이었는데,
하루전 대피소예약현황을 확인해보니 태풍이다 뭐다 비소식이 있어서인지 기존 예약자들이 취소가 많아 자리가 여유있어 일단 로타리 대피소를 예약한 뒤, 장터목대피소를 오후 5시에만 통과한다면 제석봉 부근이나 천왕봉에서 비박하려던 계획이였다.
여튼 코스는 하루전 급작스럽게 변경했더라도 백패킹 계획은 그대로 추진하기로 하고 패킹을 하다보니 처음 최소한으로만 준비하려던 생각이 하나둘씩 넣다보니 제법 20여kg이 훨 넘어서는 배낭을 메고 나선다.
여느때와는 다르게 이번 산행 버스는 지리산 화대종주, 성중종주, 백무동팀 등이 다양하게 섞여있어 화엄사 출발하는 화대종주 기준으로 충분한 산행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조금은 이르다 싶을 정도의 밤 21시에 빠르게 출발했다.
휴게소에서 식사시간과 더불어 잠깐의 휴식을 취한 후 이튿날 새벽 1시10여분경 화엄사에서 1차 하차하고, 30여분 뒤 성삼재에 도착.
2여년 전에만 했어도 성삼재 탐방안내소에서 지리산 하계 입산시간이 새벽 3시까지 입산을 통제하여 출입이 되지 않았으나, 노고단 고개에 새로운 탐방안내소 설치 후 작년부터는 성삼재에서 노고단 대피소까지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출입이 항시 가능하다.
새벽 2시이면 산행하기에는 다소 이른 시간인데다 화엄사에서 많은 이들을 하차한 이유도 있고 하다 보니 성삼재에서 노고단 오르는 길이 아주 인적도 드물고 한적하다.
날씨가 좀 어떠나 싶기도 하고 노고단길까지는 고속도로처럼 잘 닦여진 탐방로이기에 잠시 랜턴을 끄고 초승달과 같은 달빛으로 길을 밝히며, 군데 군데 구름이 잔뜩 낀곳도 있지만 구름사이로 비쳐지는 밤하늘에 별을 보며 걷는 여유도 부려본다.
이 정도의 날씨면 반야봉의 일출과 운해를 기대해봄직하다는 마음에 발걸음을 서둘러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한 시간이 애략 2시 30여분경.
반야봉 일출을 위해 바로 노고단고개를 향해 가려했더니 여기서부터는 3시30분부터 출입이 가능하다는 안내표시에 좀 쉬어가기로 한다.
간단히 아침 겸 커피한잔에 바나나 하나를 먹고 있자니 국공직원이 새벽 3시에 문을 개방한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반야봉까지는 약 5.5여km...두시간이면 충분하기에 하지 이후 해뜨는 시간도 거진 6시경으로 많이 늦어져 일출까지는 시간이 여유가 있는 듯 하여 천천이 먹는 것 마시고 커피한잔 마시며 국공직원에게 일직 열어줘서 고맙다 하니...국공직원말로는 3시30분에 열어주면 대피소 취사장 및 주변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대기에 대피소에서 취침하는 이들에게 잠을 설치는 피해가 많이 발생하여 그나마 30여분 일찍 열어주는 거라 한다.
달달한 커피한잔과 함께 노고단고개를 넘어 어두운 밤 숲속길을 걷기 시작한다.
조용하니 오직 랜턴의 불빛 하나만으로 한곳에 집중하여 걷는 재미도 나름 있다.
조금 가다보니 혼자 온 등산객들이 많은지 한명씩 홀로 움직이는 등산객들을 많이 스쳐 지나간다.
어떤분은 초행길이라 더듬 더듬 아주 천천히 가는 가 하면 어떤분들은 국립공원 이정표는 잘 되어있건만 등산지도를 빼어 갈림길에서 일일이 확인하며 걷는 등산객도 있도 어떤분은 이길이 천왕봉 가는 길이 맞냐고 묻는 둥산객도 두명이 접했다.
쉬엄 쉬엄 일출시간을 맞추어 걷는 다 했는데도 노루목 삼거리에서 도착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어둡다.
한참을 쉬고 있닥 잠깐 잠깐 쉬어가는 분들과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다 보니 어느새 화엄사에서 내려준 화대종주 선두팀이 벌써 도착한다.
버스안에서 뵈었던 분들이기에 수고하시라고 인사하자 마자 그분들은 본인들이 목표한 시간대가 있어서인지 늦었다고 바로 다시 출발한다...ㅎㅎㅎ
노루목삼거리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반야봉을 오르다 보니 아직은 어둠이 가시기 전인데 한분이 하산하고 있다.
왜 벌써 내려오냐 물어보니 구름이 잔뜩끼어 일출도 볼 것 도 없고 해서 가더 길 가야겠다고 한다.
고지대의 산날씨란 성삼재에서의 초롱초롱한 별빛은 온데간데 없고 역시 걷잡을 수 없다.
그래도 반야봉에서 가야 할 길, 확인해볼 것이 있어 다시 오른다.
아직은 어둠이 싹 가시지 않았지만 저멀리 만복대 정상이 보이는 곳에 운해가 올 봄에 새로 놓여진 반야봉 정상석과 더불어 멋드러진다.
반야봉에 잠깐 배낭을 두고 비법정탐방로인 출입금지 표지판을 넘어서 비박하는 이들이 그리 가고 싶어하던 반야종붕을 향해 불법 산행을 자초한다.
30여분 가다보니 트랭글 소리와 함께 올라서니 소문난 곳에 비해 산 꼭대기에 무덤도 의아하긴 하지만, 의외로 잘 관리되는 묘를 보니 더 한것 신기했다.
누군가 저 무덤아래 조용히 잠들어 있겠지만...사시사철 숲과 산바람, 구름등등 자연과 벗삼아 지내는 것 같은데 지금은 가을 야시화 구절초가 그 옆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시 돌아오며 다음을 위한 여기저기 지형을 잘 살핀 후 반야봉에 다시 도착하니 배낭은 노루목에 두고 반야봉만 보려 올라온 등산객이 서너명 사진촬영에 한창이다.
내가 단체사진 찍어 주마 하고 그들과 함께 다시 하산하며 나오는 삼거리에서 다음부터는 여기에 배낭을 두고 올라오시면 된다고 하고 나는 좌측 삼도봉방향으로 그들은 다시 노루목삼거리로 하산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삼도봉 도착.
우리나라에 삼도봉이라는 봉우리를 가진게 여기 지리산과 민주지산의 삼도봉이 있는데, 민주지산의 삼도봉이 그 깃점으로 영남과 호남, 영서 각각의 방언과 음식, 생활의 확연하게 구분되어 의미로써는 더 값지긴 한데 지리산의 삼도봉에 지명도에 밀려 아쉬움이 있긴 하다.
삼도봉을 지나 5여km를 지나...아 이제 제대로 된 아침을 좀 먹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시원하고 맛진 약숫물 생각에 힘찬 발걸음으로 도착한 연하천대피소.
도착하자 마자 기다렸다는듯이 국공직원이 인사나누며 보시다시피 여기저기 땅 파헤치고 건축자재로 널부러져 있고 여기저기 공사중이라 식사하기 불편하다고 한다.
그래도 잠깐 식사만 하고 가야겠다고 하니 헬기가 수시로 드나드어 위험하기도 할 뿐더러 시끄럽고 흙먼지가 날리니 조금 더 가서 식사하라 한다.
한번 쭉 둘러보니 그러만도 하다 싶어 물통에 물을 가득 채운 뒤 조금 벗어난 한적한 곳에서 라면을 끓이기 전 일단 커피한잔을 마시기로 한다.
아침을 바나나 하나 먹은 줄 아는 지 고기육수 내보라고 손수 물에 뛰어든 저 똥파리를 반갑다고 할것인가?...ㅎㅎㅎ
커피한잔 마시고 라면을 끓여 먹자니 아니나 다를까 헬기 소리가 5여분 간격으로 왔다리 갔다리 한짐 내려 놓고 다시 한짐 들여 가고 요란스럽다.
9월말이면 재개장한다는데 막박지 공사가 한창인것이다.
연하천을 지나 땀 좀 흘리면 좀 덥다 싶을때 형제봉에 도착.
형제봉 사이로 부는 골바람은 한여름 어느 에어컨 바람보다도 시원하고 상쾌하다.
형제봉 암석 아래 피어난 산오이풀도 한것 멋도 부려보는 것 같기도 하고...
형제봉을 지나자 마자 바로 벽소령 도착해서 시원한 사이다를 한캔 마시며 잠시 더위를 식히며 쉬어가자니...옆 테이블 아주머니 한보따리 설레임 아이스크림을 들고서 동료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아 나도 설레임 먹을 걸...하지만 사이다 한캔에 배가 불러 다시 세석을 향해 간다.
벽소령에서 세석까지 6여km 넘는 거리를 주능선 종주 중 가장 지루하고 힘든 구간이라 말하면 이의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말 다행이도 중간에 사막에 오아시스라 할 수 있는 선비샘이 없었다면 정말 더욱 더 힘들지 않나 싶다.
선비샘에서 다시 수통에 물을 가득 채우고 머리에 물한바가지 들여붇고서 다시 세석을 향해 간다.
힘들게 영신봉 좀 못미쳐 마지막 오르막을 걷고 있자니 백두대간을 한번에 연결하여 종주하는 그것도 오늘이 첫날이라는 인스타에서 인친을 화이팅 있게 반갑게 만나고 헤어진 후 얼마되지 않아 세석에 도착.
이때가 오후 3시경.
세석에서 대피소 예약하지 않고 탐방할 경우 장터목 방향으로 가는 길을 통제하는 시간이다.
다음 장터목이나 로타리 대피소가 예약이 되었을 경우에는 두시간의 시간을 더 여유쥰다. 물론 나도 두시간의 여유가 있었지만 장터목 제한시간이 5시를 넘기지 않으려 세석산장에는 내려가지 않고 바로 장터목을 향해 간다.
세석에서 촛대봉에 오르는 양옆으로 야생화가 한창이다.
촛대봉에 이르니 활짝 핀 야생화와 탁 트인 조망에 환호성 치며 사진 찍는데 여념이 없다.
나도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살짝 그늘진 곳에 앉아 있자니 졸음이 쏟아진다.
새벽 2시부터 박배낭 메고 14시간여 30여km를 걸어왔으니 피곤할만도 하다. 잠깐 눈 좀 부친다는 게 깨어보니 시간이 훌짝 30여분은 지나 간것 같다.
이시간이면 현재 지치기도 하고 바바닥도 아프고 전의가 상실되어 장터목까지 5시까지는 아무리 보도 힘들 것 같다.
하여 할 수 없이 여기 저기 천천히 움직이며 비박할 자리를 찾으려 쑤셔보았건만 조금 넓은 직 하고 쓸만한 곳이면 어김없이 인간의 배설물 흔적들이...ㅠㅠㅠ.
연하봉 즈음 도착해서 자리를 잡아야 겠다 했는데 하루종일 구름 잔뜩 낀 날씨가 자리도 피기전에 빗방울이 떨어진다.
지리산 비박은 아직 익숙치 않아서인지 그냥 포기하기로 하고 장터목으로는 넘어가기 힘들고 해서 로타리대피소에 전화해 오늘 예약자인데 피곤하기도 하고 도저히 시간내 넘어가기 힘들다 하니 가까운 대피소로 일단 가서 양해를 구해야 한다 한다.
장터목이 가깝긴 하지만 이 무게의 배낭으로 내일 일정을 소화하려면 아무래도 날 밝고 시간 있을때 좀더 내일 일정에 도움이 되는 세석 대피소로 가겠다고 한 후 세석대피소에 와 이런저런 사정 얘기하니 원래는 안되고 바로 하산하라는데 사정 좀 봐달라 했더니 자리 나면 주겠다고 오후 6시까지 기다리라 한다.
(물론, 비박하려다 그랬다는 얘기는 안했다...ㅋㅋㅋㅋㅋ)
기다리며 저녁식사로 햇반과 꽁치찌개등으로 따뜻하게 배 채운 후 내일 꼭 필요한 음식외 삼겹살, 감자와 고구마 등등은 옆 테이믈에 나눠 주기도 하고 일부 짬을 시키기로 한다.
고맙게 생각했는지 단체로 온 중년들인데 소주 작은 한병과 함께 구운 삼겹과 갯잎등을 나누어 준다.
피곤해서인지 구워 먹기 귀찮아 나눠쭸는데 한입 먹어보니 다시 삼겹 달라 하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ㅎㅎㅎ
소주 서너잔에 배도 부르겠다 피곤도 하고 오후 6시에 가니 다행이 자리가 있다고 65번 자리를 주자 마자 대충 짐 정리 후 담요 깔고 잔다.
자고 일어나보니 다음날 아침 6시ㅎㅎㅎㅎ.
피곤하긴 했나보다.
어제의 발바닥 통증도 만힝 가셨고 자고 일어나니 역시 피로 회복엔 잠만한게 없구나 싶다.
담요 정리 후 배낭을 메고 내려와 커피한잔을 마시고 누룽지를 팍팍 끓여 아침을 먹고 이제 남부능선을 향해 간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구름이 잔뜩 끼어 촛대봉에서의 일출은 진작 포기하고 세석에서 거림방향으로 하산하다 의림마을과 청학동 방향으로 이정표를 따라 남부능선에 들어선다(별도 이정표 이미지는 이정표가 앚주 잘되어 있어 불필요할 듯 하여 생략)
음양수를 지나 삼신봉까지 약 7.5여km 인데 가끔 조망이 트이는 바위가 있긴 하지만 올라서서 보니 날이 뿌려 조망은 포기하고
등산객들이 자주 찾지 않는 탐방로인지데다 전형적인 숲속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간혹 이런 바위가 나오면 반가울 정도로 인적은 커녕 멧돼지 가족들만 두어번 나의 인기척에 지들도 놀라고 나도 놀라고..ㅋㅋㅋ.
근데 어미 멧돼지가 탐방로를 가로 질러 가는 걸 보니 훨 송아지만큼이나 크던데...저거 타고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ㅋㅋㅋ
나름 잘 정비되어 있던 길을 벗어나니 이제 탐발로로 넘어선 풀들과 산죽들이 어제의 내린 비와 오늘 새벽 아침 이슬을 잔뜩 먹고 있어 비 맞은 마냥 온몸이 다 젖는다.
이러면 차라라 날도 습하고 더운데 비나 왔으면 하는데 말이 씨가 된다고 두어시간 후 삼신봉 아래 도착하니 빗방울이 한두방울씩 떨어진다.
산이좋아 산을찾아
산이좋아 산에올라
산이좋아 산에누워
삼라만상 벗을삼네...의글귀가 씌여있는 삼신봉 바로 아래.
삼신봉에 오름녀 지리산 주능선과 저 뒤로 천왕봉이 보이는 조망이 최고라 하는데 역시나 날이 뿌려 포기하고 보니 웬지 정상석 아래 돌단상이 있어 뭔가라도 하늘에 제를 올려야 겠다는 생각에 가지고 있는 사과와 감자, 그리고 술은 없어 음양수에서 받아온 석간수로 대체하여 ㄱ사족의 행복과 나으 건강한 삶을 기원하며 제를 올린 후 음복으로 아침을 대신한다.
여기서 잠시 갈림길 이정표를 보니 청학동이 2.4km.
버스 시간도 여유있는 듯 하여 온김에 잠시 남부능선을 이탈하여 청학동으로 하산한다.
이때까지는 인적이 없었지만 하산하며 이제 청학동에 온 관강객이나 아침 일찍 서둘러 등산을 오신 등산객들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언제 와봤는지 기억조차 희미한 청학동탐방안내소를 지나 도인촌에 들어서니 아직 아침인데다 빗방울이 한두방울 떨어져 아주 조용하다.
도인촌 입구에서부터 주점으로 보이는 건물과 민박친다는 안내판이 있고 무엇보다도 고급 중형차들이 서있는 걸 보니 여기에도 어김없이 현대문명을 벗어나지는 못한 것 같다. 나는 도심속에서 현대문명을 마음껏 즐기면서 이들보고는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전통을 지키라는 건 모순이고 전통의식 아님 뼈대만은 그래도 지켜 주었으면 하는 흼아 아닌 욕심을 부려본다.
여기서 성불재로 해서 바로 불일폭포로 쉽게 넘어갈수도 있지만 오늘 산행의 주목적은 남부능선종주이기 때문에 다시 삼신봉으로 오른다.
1시간여 다시 오른 삼신봉에서 쌍계사 방향으로 삼신정봉, 그리고 청학봉을 지나 이 코스 역시 잡목과 산죽등으로 우거진 전형적인 숲속 길로 간혹 지나는 등산객들이 눈에 띤다.
이코스는 대부분 청학동에서 삼신봉에 올라 삼신정봉, 청학ㅂ오 지나 상불재에서 삼성궁으로 하산하는 원점회귀산행을 즐기는 등사객들이라 한다.
역시나 상불재를 지나서 불일포고포 방향부터는 다시 인적이 없는 아주 한적한 숲속길이다.
한적하다는 건 여러 장점 중 에서도 이 더운 여름 이렇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이름없는 시원한 폭포아래서 멱을 감으며 혹시나 내 옷가지를 훔쳐갈 선녀가 오지 않나 괜한 걱정외에는 다른 눈치, 걱정없이 신선놀음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쯔음이 쌍계사 4.1km...불일폭포까지는 1.7여km 남은 지점인데 불일폭포까지 내려가면 등산객들이 있을 것 같아 멱을 못감을가 싶어 미리 멱을 감으니 온몸에 에너지가 재충전 되듯 몸이 갸푼해지는 게 기분상으로는 몇 십킬로는 더 갈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착각...ㅋ.
불일포포에 다다르니 한두방울 떨어지는 빗방울은 어느 새 더운 온도와 가끔 내리쬐는 햇볕으로 습기로 변해서인지 무더위로 다가온다.
여기가지 왔으니 지리산 10경중 제6경...불일폭포를 안보고 갈 수 는 없는 법.
여기서 인증 사진 찍다가 물통이 저 아래로 떨어져 사망...ㅠㅠㅠ.
불일포포를 나와 바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예전 "봉명산방"
봄철 쌍계사 벚꽃 축제 할때 겸사 겸사 불일폭포 보러 왔다가 들리곤 했던 곳인데 ....생각해보니 벌써 3여년 지난 것 같다.
아침 일찍 오르다 보면 주인장 안계실때는 지나는 등산객들 목이나 축일 수 있게 마당 한켠에 무인판매대 비슷하게 해놓으신 그런 정감도 있던 곳인데 폐허로 다시 보다니 ㅠㅠㅠ.
오고 가며 쉬어 가며 주막 역할을 톡톡히 해주어 추억이 깃든 곳인데...이렇게 익숙하고 추억 가득한 곳들이 하나 둘씩...나의 무관심속에 사라진다는 게 가슴 한켠 안타까움에 뭉클.
우리의 소홀함과 무관심속에 주인장은 떠나고...주인장이 떠났든지 아는 지 모르는지 항상 그대 그 주인장 마음으로 그래도 목이나 축이고 가라고 말없이 흐르는 약수터는 그나마 아쉬움의 갈증을 씻어준다.
지금은 그 앞 신식 건물에 불일포포탐방안내소가 대신 자리하고 잇다. 여기 공터에서는 365일 24시간 야영이 가능하다고 하는 데 겨울철 눈꽃산행으로 한번 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잠시 하며...마지막 걷기 좋은 숲속길을 30여분 어제, 오늘의 지리산 산행을 정리하며 내려오며 도착한 쌍계사.
약수터에서 잠깐 목 축이고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 마자 바로 화개행 마을 버스가 도착해서 탑승하니 15여분(?) 여튼 얼마되지 않아 화개터미널에 도착.
1주일전 미리 전화로 오후 5시50분 버스를 예약한 걸 버스표 끊고 여기 식사할 만한 곳이 어디냐 물으니 알려준 1층에 있는 매일식당, 2층은 매일여관인 곳에 도착하여 산채정식을 주문하고 싯을 수 있는 곳 물으니 2층 여관에서 5,000원 주고 샤워 후 옷을 갈아 입은 후 오늘 처음 먹어보는 곡기.
산채정식인데 산나물 위주일거 라는 생각은 잠시...젓갈류가 나온다 ㅠㅠㅠ.
그래도 허기가 반찬이라 시원한 맥주 한잔과 함께 맛있게 잘 먹고 버스에 탑승 구례터미널을 거쳐 서울에 도착하여 짐에 오니 밤 10시.
오자 마자 배낭에 페브리즈 뿌리고 세탁 돌리고 정리 후 지난 이틀을 잠시 생각해보니 역시나 잘 다녀왔다는 행복감과 함께 다음주, 그다음주 등등 앞으로의 여행이 또 설레인다.
9월에는 지리산 북부능선을 꼭 타봐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자리에 누우니 앞전 생각도 잠시 ...
역시 내 집이 최고다...근데 집 나가면 고생인줄 아는데...왜 그 고생을 사서 할까 하는 마음에 풉 웃음지며 마무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