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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언덕 아래로 보이는 해운대 해수욕장을 배경으로 척추를 곧추세운 빌딩들이 빙 둘러섰는데 홍콩의 야경을 보는 듯 화려하다. 그 뒤 광안대교가 빚어내는 야경은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다. 해운대는 근래 몇 년 사이에 30~40층의 고층빌딩이 많이 들어서서 야경도 볼 만하다. 고층빌딩은 그 수직성으로 인해서 인간이 위압을 당하지만, 유일하게 그 수직의 위압감을 녹여주는 것이 바다 아닌가? 왜냐하면 바다는 끝없는 수평이기 때문이다. 해운대는 세계적인 풍광이다. 노을 달빛을 받으며 걷는 솔숲길인 문탠로드 '문탠로드' 라는 이름에 걸맞게 달 모양의 조명이 숲을 밝히고 있어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달을 가장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정자인 '해월정'은 정월에 달빛을 받으면 사랑의 언약이 이루어진다는 전설 때문에 연인들이 일부러 찾는 명소다. 벚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진 굽잇길을 올라가면 산 정상에 ‘해를 가장 먼저 맞이 한다’는 의미를 지닌 해 마루 전망대가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망망대해 위로 떠오르는 해맞이가 장관이어서 정자에 올라 년 초에는 새해 소망을 띄워보는 것도 의미 있다. 이곳에서는 해운대 신도시가 한눈에 들어오고 광안대교, 오륙도, 태종대까지 바라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다. 해월정 해마루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풍경 고덕포항을 발아래 두고 고개를 넘으면 맑은 바닷물과 은빛 백사장을 품고 있는 송정 해수욕장이 부드러운 해안선을 그려내고 있다. 해수욕장 끄트머리에 송림과 대숲이 무성한 죽도공원이 섬처럼 솟아 있으며, 정상 바위 끝에 있는 송일정에 올라서면 탁 트인 바다 전경이 묵은 잡념을 말끔히 씻어준다.
해운대 우측에서는 광안대교 끄트머리에서 고개 하나 넘으면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가사에 나오는 오륙도가 손짓한다. 썰물 때는 5개, 밀물 때는 6개로 보인다고 해서 오륙도란 이름을 얻었는데 뒤쪽 해맞이 공원에서 바라 본 일출 또한 놓치기 아까운 풍경이다. 국립해양 조사원에서는 그 곳을 기점으로 동해와 남해로 구분한다고 한다. 오륙도부터 시작되는 이기대 해안은 부산 최고의 명품 산책길이다. 오륙도 해맞이공원→농바위→어울마당→동생말로 이어지는 3.95km 구간의 바닷길은 외국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이국적이다. 율동적인 장단에 맞춰 들썩거리는 싱싱한 파도와 나풀거리는 레이스 자락같은 하얀 물보라를 발밑으로 느끼는 구름다리를 거닐다 보면 누구나 감성어린 시인이 된다. 흙길, 자갈길, 숲길, 철조망 길까지 숲과 바다의 정취가 감각을 자극해 ‘아름답다!’는 감탄이 문장의 쉼표처럼 터져 나온다. 탁 트인 바다는 물론 광안대교, APEC누리마루 하우스, 마천루 등 부산의 명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임진왜란 때 술 취한 왜장과 엉긴 채 바다에 뛰어들어 장렬한 죽음을 맞이한 기생의 무덤이 있어 이름을 얻고 있다. 해안을 걸으며 찬찬이 눈 여겨 보면 선사시대 공룡 발자국까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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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문탠로드는 바다의 달을 보면서 걸어갈 수 있는 바닷가 방품림 숲 언덕길이다. 이 달맞이 고개에서 밤안개가 끼는 날을 택해 보름달이 뜨는 바다를 쳐다보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마치 시간이 정지한 것 같은 몽환적 풍경이었다. 억만년 전 태고의 어느 시점으로 내가 되돌아간 것 같은 느낌말이다. 풍파를 헤치고 오면서 쌓여온 마음의 주름이 이 해월(海月)을 보면서 쫙 펴지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바다의 달이 주는 공덕이다. 신경을 많이 써야 먹고살 수 있는 사람들은 밤에 이 길을 한번 걸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바다를 끼고 걸으면 바다에서 오는 수(水) 기운이 머리의 열을 내려준다. 어떻게 머리의 열을 내리느냐가 중년의 관건이다. 내륙의 산길을 걸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해운대는 명당이다. 가운데에 백사장이 있고, 왼쪽에는 달맞이 고개, 백사장 오른쪽에는 동백섬이 있다. 천년 전에 고운 최치원은 이 동백섬에서 해운(海雲)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은 모양이지만, 천년 후에 어느 문필 자는 거울같이 잔잔한 바다 위에 뜬 해월(海月)을 보고 살아 있음을 찬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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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호~문탠로드라고이름만들어본기억이있는데숲길과도연결되었었는지는몰랐네요..담에숲탐방이리로~~ㅎㅎ사실고향이전라도라그런지부산가본건평생에두번인가세번??그것도한번빼곤나머진문상~~ㅠ
양(陽)이 있으면 음(陰)이 있듯이 선탠(Suntan)이 있으면 문탠(Moontan)도 있다. 다만 서양이 선탠을 즐겼다면 동양에서는 문탠을 좋아하였다. 문탠이란 밤에 달빛을 받으며 노는 것을 말한다. 우리 조상들은 이를 '달맞이' 라고 불렀다. 동양사상에서 음양(陰陽)을 이야기 할 때 ‘양음’이라고 하지 않고, 꼭 ‘음양’이라고 한다. 음을 양보다 앞세운다. 왜 음을 앞세우는 것인가. 모든 묘용(妙用)은 음에서 나온다. 태양은 그 모습이 변하지 않고 일정하지만, 달은 초승달에서 반달, 그리고 보름달로 변화해 간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 달이다. 그래서 달은 재생(rebirth)을 상징한다. 합니다. 감사합니다.
가까이 있으면 금방이라도 달려가 보고싶네요...잘 보고 갑니다.
고대인들은 달을 보면서 죽음과 재탄생, 그리고 생명을 사색하였다. 선조들은 일찍부터 문탠의 우울증 치료 효능을 알았던 것이다. 회장님 응원 감사합니다.
조선생님
열심이시네요
덕분에 항상 많이 배우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반갑습니다. 꼭 올 가을에 형수님과 힐링하고오셔요.
숲속 대구탕집에서 식사도 추천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