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발 베개 ***
유 종 인
1
다리가 아팠다
숲길에는
버력돌이 닳고 닳은 이마를 보여주어도,
나는 한 숨 고요의 丹靑 같은
낮잠을 얻기로,
걸어온, 신발 밑창을 서로 대면하듯 붙여 베고는
귀에 걸리는
냄새의 野史를 열 개의 발가락보다 더
많이 귓바퀴에 걸어보는 것인데
2
멀리
당신이,
아주 멀리 가신다 했을 때
그 신발들을
나는 蛇足인양 그러모아 태웠으니
어머니발가락 냄새
아버지발꼬락 냄새
당신, 발바닥에 어린 내 발바닥 맞춰보며 웃던 일 있었는가 몰라도
풀밭 지나 너덜 지나
신발을 베고 누우면
뒷목에 차오르는
먼저 간 신발들의
낮은 말소리
- < 작 가 > 유 종 인
1968년 인천 출생
시립 인천전문대학 문헌정보학과 졸업
1996년 계간 『문예중앙』 시 「화문석」 외 9편 당선
시집 『아껴먹는 슬픔』 『교우록』 『수수밭 전별기』
산문집 『산책』 『염전』
2007년 제 2회 지리산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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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감상
신발베개 / 유종인
박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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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0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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