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초!
포항 친구와 난 다리에 힘 있을 때 자전거 전국일주에 도전해보자는 뜻이 맞아
자전거 shop으로 MTB 2대를 구입하려고 갔었다.
하지만 들어서자마자 비싼 가격대에 눈이 튀어 나올 뻔 했다.
예산을 1대당 40~50만원정도 잡았었는데 알고 보니 입문용 잔거가 100만원대가 넘어 가더군. 완전 오바였다.
그래도 뜻을 굽히면 안 된다고 생각하여 2대를 구입했다.
이젠 8월초 여름휴가를 기점으로 떠나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더니 잔거만 있어서는 안되더군.
잔거 여행은 처음이고 잔거 타 본 것도 20년이 넘었으니....
일단 주위 사람들에게 협찬을 받기로 하고 은근히 압력을 넣어 장갑, 라이트, 옷, 헬멧, 선글라스 등등을
협찬을 받았는데 협찬하는 사람들 또한 MTB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황이라서 무조건 울긋불긋 하면 되는 줄
알고 인라인 스케이트 매장 가서 인라인용 옷을 사서 보내주었다.
나또한 그런 용품들에 대해서는 깡통이라서 인라인과 자전거 옷이 구분되어 있는 줄 알리가 없었다.
나의 절친한 예쁜 친구가 많은 도움을 줘서 여기서라도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제 본격적으로 체력 단련에 들어 가야한다.
직장이 양산 물금이라서 아침 7시에 기상하여 수영로타리를 지나 온천천을 따라서 금정산 입구에서 잠시
휴식하고 금정산을 오르는데 다리 힘이 영 아니다. 처음엔 거즘 끌고 다녀야했다.
거기다가 궁디는 아파오고 금정산 밑에서부터 정상까지 끌바해서 초반부터 올라갔더니 기진맥진이다.
집에서 출발하여 금정산 정상까지 2시간 30분이 걸렸다.
내리막길에서는 생활자전거 타는 실력으로 타면 되니까 힘든 점은 없었다.
화명동을 지나 호포역에서 물금으로 공장 도착 하는 대까지 4시간이 소요되었다.
일주일에 3번 왕복 계획을 잡고 힘들어도 끌바는 안한다는 굳은 약속을 하고
타다보니 2주 만에 제법 다리에 힘이 생긴 것 같았다.
3주째 되던 날 금정산을 한 번도 쉬지 않고 정상에 오른 다음 물금공장까지 도착 시간은 2시간 걸렸다.
처음 탈 때보다 2시간정도 단축이다.
엄청난 시간 단축이다.
이젠 제법 기아 변속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공장까지는 2시간이면 도착 하게 되더군.
이젠 배낭에 짐싸들고 전국일주 출발만 남은 셈이다.ㅎㅎㅎㅎ
드디어 자전거 여행을 4일 앞두고 몸에 문제가 생겼다.
너무 무리하게 자전거를 타서 그런지 왼쪽 다리가 저려 오는게 장난 아니었다.
바로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 촬영하고 시티촬영까지 했는데 허리 디스크 초기현상이란다.
척추 4번과5번뼈 사이에 물렁뼈가 튀어나와서 신경을 건드린다는 일반적인 디스크환자들 증상인것 같다.
무리한 운동을 하면 안된다는데 큰일이다.
의사샘 자전거 일주는 지금 상태에서 무리라면서 만류한다.
그래도 코 깨질 놈은 뒤로 업어져도 코 깨진다고 아픈 데가 금방 나을 것도 아닌 것 같고.
특전사 출신답게 그 정도 가지고는 아직 끄떡없다고 판단하고 처음 잔거 구매했던 매장 가서
잔거 체크하고 타이어를 도로용 타이어로 바꾸라고 해서 바꾸고 나서 이젠 하룻밤만 자면 출발이다.
그런대 포항 친구 나쁜넘이 회사에 문제 생겨서 혼자 다녀오란다.
애고 갑자기 맘이 바뀌려고 하지만 도전정신에 입각해서 혼자라도 가자.
출발 ~~~~!!
2006년 8월13일 토요일 아침8시 마음이 들떠서 잠도 재대로 못잔 상황이다.
드뎌 부산광안리 집에서 출발하여 금정산 정상에서 고함 한번 지르고 공장까지 도착하여 간단한
업무 1시간 보고 11시 본격 출발, 그런대 옥션에서 1인용텐트 주문한게 연락도 없고 전화 했더니
사라진 업체란다. 이거 큰일이다. 잠은 어디서 자야하나.
곰곰이 생각해보다 코펠 버너 등 다른 용품은 모두 공장에 두고 배낭 하나에 서너벌 옷만 챙겨서 무작정 출발했다.
처음일정은 이러했다 부산->밀양-.청도->경산->대구->왜관(군위)->안동->김천->
상주->문경새재->충주->안성->평택->천안->공주->논산->익산->김제->정읍->장성->광주->화순->순천-> 여수->금오도(고향)->여수->광양->진교->사천->진주->고성->마산->창원->김해->부산 이렇게 계획을 잡고 출발해서 밀양 얼음골에 도착 다리 밑에서 물장난치고 언양까지 갔는데,
이거 보통 힘든 게 아니다.
혼자 간다는 것이 자꾸 망설여지고 해서 일단 언양 온천 모텔에서 1박하면서
잔거 일주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한번 더 생각해보고 있는데 여자 친구 전화해서는 남자가 칼을 뺐으면
수박이라도 잘라야지 하며 은근히 부추긴다. 마누라도 모두 잊어 먹고 댕겨 오란다.
잔거 여행 안 갈거면 후원한 것 전부 반납하란다. ㅎㅎㅎ귀도 안찬다 ㅋㅋㅋ
아까워 어쩔 수 없이 등 떠밀려 가듯 다음날 아침 일찍 무거운 발과 안장에도 붙이기 싫은 궁디를 어정쩡하게 붙이고 다시 밀양으로 출발했다.
이젠 포기하고 싶어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내가 왜 이런 짓을 하고 있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간 것은 물론이고 엉덩이는 아프고 속도도 나지 않는다.
아스팔트 태양은 더 지치게 만들었지만, 우여 곡절 끝에 소싸움으로 유명한 청도를 지나 경산을 넘어 가는 휴게소에 밤 8시쯤 도착했는데, 휴게소 아줌마의 너무 멋지다는 그 말 한마디에 걍~ 모든 피로가 다 풀린 것 같았다.
페트병 물을 2통사서 배낭에 넣고 고개를 넘어서 경산으로 다운힐 하는데, 도로에 차들도 엄청난 속도로 달린다.
위험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최고였다.
경산 병원옆 옹고집곰탕집에서 곰탕 한 그릇 먹는데 주인아저씨 소주 한 병 들고 와서 한잔 권한다.
여행의 맛이 이런 거구나 하면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쥔장 아저씨 그 먼길을 혼자서 잔거로 도전 한다는 게 정말 부럽다고 난리다.
그날따라 쇄주 맛이 최고여서 2병 쥔장 하고 마시고
23시 30분쯤 경산역 옆 j모텔에 투숙하려고 하는데 불안해서 자전거를 밖에 놔두지를 못해서 사정을 말하고는 침실에서 잔거도 같이 2박했다.
2006년 8월 14일
j모텔에서 아침 6시14분 출발 대구 시내를 가로 질러 군위를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오르막길에서는 또 장난 아니게 힘든다.
지나가는 차들 화이팅도 해주고 난리다.
군위군청 산림과에 근무하는 군대 후배에게 12시에 점심 약속을 해두어서 빨리 가야하는 상황이다.
예상보다 많이 늦다. 오르막길에 잠시 쉴 곳이 있어서 쉬고 있는데 아직까지 사진 한장 못찍은 것 같아 지나가는 할아버지보고 디카 사진을 부탁 했더니 잘 찍었다고 하면서 사진기를 주는데 허~`걱~~ㅋㅋㅋㅋ
너무 잘 찍어서 머리 부분은 안 나오고 허리 밑으로만 찍혀 있는거였다.
그런대 왜 잘 찍었다고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ㅎㅎㅎㅎ
군위까지는 도저히 힘들 것 같아서 군위 도착하기 전 영남기사식당에서 후배와 접속 점심을 먹었는데 후배가 군위에서 1박하라고 난리다.
같은 특전사출신으로 제대 후 20년 만에 처음 만난 거였다.
너무 감개무량했다 후배의 만류에도 뿌리치고 전국일주 끝내고나서 다시 한 번 만나자는 약속만 하고 이젠 점촌 문경으로 출발해야 했다.
군위에서는 신평으로 가야 점촌으로 가는 지름길인대 할아버지가 길을 잘못 가르쳐 줘서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안동으로 가게 되었다.
안동으로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려서 길을 물어가며 가고 있는데 한 장짜리 도로 지도 가지고는 찾아다닌 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길가는 노인네들에게 길을 물어 보면 정확하지가 않았다.
왔다갔다 뺑뺑이를 하도 많이 돌아서 이젠 방향 감각도 없고 어디쯤에 내가 위치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는 상황이다.
옛날 시골 길이라서 차량도 없는 상황이다.
묻고 물어서 가다가 이젠 허기에 지쳐 짜증밖에 안난다.배도 고프고 물은 바닥나고 안동을 가는 길에 처음으로 먹음직스럽게 열려있는 주먹 만한 복숭아를 2개 몰래 훔쳐서 먹었다. 나무에는 이렇게 써놓았다 (명함 한 장 붙여놓고 메모장에 자전거여행 하는 사람입니다. 배고파서 2개 따서 먹었습니다. 죄송합니다. 2개 가격이 필요하시면 전화 주세요. 꼭 송금하여 드리겠습니다) 하고 써놓았는데 아직 연락이 없는걸 보니 잊어 먹은 건가보다.
내가 태어나 제일 맛있게 먹었던 복숭아인 것 같았다.
남안동 인터체인지 옆을 지나 안동대교에 22시 도착.
지친 몸을 이끌고 맞이한 안동은 어머님 품 같아 보였다. 안동 오기 전까지 얼마나 헤메고 다녔는지 말로다 표현하기 힘들다.
밤공기를 맞으며 서있는 안동대교는 정말 좋았다. 돗자리만 있으면 그곳에서 쓰러지고 싶을정도로 피로가 밀려왔다.
안동다리에서 후원자와 통화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안동 아저씨 철자전거를 세우더니 안동에 대해서 자세히 가르쳐 준다.
안동 관광근무요원처럼 너무 자세하게 가르쳐 준다. 안동교 넘어서 인공폭포가 있는데 그곳에서 사진 찍으면 좋다고 해서 사진도 많이 찍었는데 영감탱이 제대로 된 사진 한 장 없다 ㅎㅎㅎ
아저씨에게 안동에 유명한 음식이 뭐냐고 물어 보았더니 간고등어가 유명하단다.
그럼 좋은곳 소개 시켜 달라고 하니 안동 시장에 가면 소머리국밥이 더유명 하다고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갔더니 소머리국밥 아주머니 찬밥 대우다. 왠지 느낌이 안 좋아 보였다.
그래서 살며시 아저씨 직업이 머냐고 물어 보았더니 뱀장수 아저씨란다.
뱀장수 아저씨 나보고 소머리 5천원어치만 사라고 해서 지불하고 아저씨 철잔거에 싣고 뒤따라 오라는데 ㅋㅋㅋㅋㅋㅋ
엄청 빠른 속도다.
아저씨에게 집이 어디냐구 물어 보니까 안동교 밑에 컨테이너가 자기 집이란다.
전기세를 못내어서 전기도 안들어 온다는군. 그런대 이상한 눈빛으로 자꾸 내잔거에 눈독을 들인다 속도계와 mp3, 카메라 휴대폰등등..
자전거 돈좀 주었겠다고 하면서 하는 말 30만원정도 주었겠다고 한다.ㅎㅎㅎ
아무래도 몸이 피곤한대 컨테이너 박스에서 자다가는 모두 도둑맞아 알거지 될 것 같기도 하고 그것보다 마음이 더 꺼려지는 것은 뱀통이 켄테이너 박스 안에 같이 있다는데 저녁에 잠이 제대로 올리도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저만치 앞서 다리 건너가는걸 보고 나는 다른 길로 36개 발이 안보일 정도로 달렸다.ㅎㅎ
안동 모텔에서 투숙하기 전 안동 간고등어를 먹었다.
뱀장수 아저씨 생각해보면 정말 우습다.
잘못했어 뱀장수 아저씨 손금도 봐준다고 했는대 ㅎㅎㅎㅎ
2006년 8월 15일 아침 9시 조금 늦게 출발이다.
아침을 24시 편의점에서 삼각 김밥으로 먹고 있는데, 부부라이더 3팀이 들어와서 서로 인사도 하고 부산에서 출발해서 가고 있는 중이라고 하니까 자기들도 같이 가고 싶단다.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과자 음료수 등등 많이 챙겨 줘서 너무 고마웠다.
안동에서 만난 이정자, 이경순 라이더님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오늘도 나의 든든한 후원자 힘들 때 마다 용기를 주고 사랑도 주고 난리가 아니다.
이젠 엉덩이도 허벅지도 무감각이다.
이쯤 되다보니 집이 그립다.
아니 혼자 여행 한다는 게 외롭다는 말이 더 맞을런지도 모르겠다.
하회탈의 고장 풍천을 안보고 가면 안 될 것 같아서 입구까지 가서 기념사진만 찍고 바로 출발이다.
풍천을 지나 예천군 풍양면을 지날 때까지 식당이 없다.
도저히 배가 고프고 물도 바닥이고 해서 길가에 있는 아무집이나 들어가서 물좀 달라고 하면서 배가고파서 그러는데 밥 좀 달라고 했더니 시골 아주머니 웃으면서
“그래유! 반찬도 변변치 않아유~ 그냥 보리밥에 드시고 가시유~” 하는 거다.
억양차이가 많이 난다.
시골인심은 어느 곳을 가든 마찬가지 인것 같다. 꽁보리밥 한 양푼에 걍 진수성찬이다.
큰아들이 부산 삼성자동차 다닌다는군. 나이를 묻길래 이야기해 주었더니 깜짝 놀란다.
그 나이에도 잔거를 타고 여행 할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한다,
본래 40대 중반쯤 되면 시골에서는 완전 중늙은이다.
도시사람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을 법도 하다.
펌프질해서 퍼 올린 시원한 지하수로 샤워하고 한참을 이야기 나누다가 다시 출발이다.
예천군 풍양면 청원12동 우정혜 (청원두부집) 아주머니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요즘 국도는 예전 국도가 아니다. 고속도로보다 더 좋다.
자전거 여행 하기는 옛날 국도가 좋은데 지금은 혼자 다닌다는 것은 너무 위험한 것 같다.
문경세재 가기 전에 경치가 절경인 곳이 있었다. 예쁜 후원자 친구에게 사진을 못 보내 준게 아쉽다.
철길자전거도로라는 푯말이 있었다. 라이딩 할 때는 꼭 한번 들렸다 가도 후회 없는 도로인 것 같다.
강에는 레프팅 한다고 난리다. 기분이 들떠서 잔거 세워두고 퐁당퐁당 놀다가 출발했다.
진남 휴게소에 도착하니 오토바이 바퀴4개 달린 단체가 엄청나게 모여 있었다.
잔거타고 여행 하는 사람은 나 혼자인 것 같다. 갑자기 왠지 모를 외로움과 함께 뿌듯함이 ㅋㅋㅋㅋ
문경시를 뒤로하고 이화령(문경세재) 고개를 한 번도 쉬지않고 올라와서 정상 이화령휴게소에서 보는 아랫마을 풍경은 정말 장관이다. 이젠 다운힐이다. 올라왔던 기분을 한방에 날려 버린것 같다. 강추 하고 싶은 너무 좋은 코스다.
입에서 콧노래가 절로 나오고 아프던 다리나 궁디도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
시속 60정도는 달린듯한데 알 수는 없다.
이젠 조령산을 넘어야한다. 진입도로에는 이화여대수련관이라는 푯말도 보인다.
조령산을 넘어 고속국도 접어들면서 국도에는 찰옥수수 파는 곳이 많이 있다.
허기가 져서 그런지 엄청 맛있었다.
수안보 온천에 20시30분 쯤 도착 이젠 어느 정도 탄력도 붙고 기분도 좋다.
식당에서 막걸리 한대 마시고 비몽사몽 어케 디비 잤는지 모르겠다.
2006년 8월 16일.
아침 8시에 수안보 동양파크호텔 출발(가격이 저렴 했던 것 같다)
아침부터 엄청난 오르막이다. 수안보온천에서 괴산스키장으로 넘어가는 길이다,
이거 아침부터 힘 다 빠진다.
보은 괴산을 향해서 열심히 정리가 잘된 농지를 바라보며 힘차게 페달링한다.
여기서부터 처음 계획 잡았던 곳과는 정반대로 움직이게 된다.
괴산군 청청면을 향해 열심히 가고 있는데 이젠 다리에 무리가 온다. 근육 경련이 일어나고
디스크 초기 현상이란게 실감 나게 한다.
일단 약국에 들려서 에어신신파스를 사서 뿌리면서 천천히 패달링을 해야 했다.
읍을 조금 지나자 또 엄청난 오르막길이다.
정상에는 치재터널을 통과해야한다.
터널 안이라서 너무 좋다. 터널 끝날 때쯤 작업 인부들한테서 막걸리 한 사발 얻어 마시고
다시 다운힐이다. 정말 좋다.
강도 있고 다리도 있고 낚싯대만 있으면 금상첨화다.
12시30분쯤 괴산군 청청면 송면리에 도착해서 짬뽕 한 그릇 먹는데 그곳 사람들
이상한 차림의 나를 보고 말을 걸기 시작한다. 나는 자연 바람이 좋은데 그곳 사람들은
덥다고 난리다. 그래도 그곳 또한 시골이라서 그런지 자전거타고 여행하는 나를 이해하기 힘든가 보다.
이젠 보은을 향해 죤나 (ㅎㅎㅎ) 달려야한다.
속리산의 장엄함이 저 멀리 한눈에 들어온다.
생각 같아서는 속리산까지 댕겨 왔으면 좋을 것 같은데 몸이 온전치 못하다.
허리디스크가 문제를 많이 일으킨다.
멀리 바라보이는 속리산을 뒤로 하고 보은군 산외면에 15시쯤 도착 했다.
대전 푯말만 보고 정신없이 왔는데 어케 왔는지 기억이 가물하다.
대전 충무체육관 앞 도착이 24시다. 엄청난 시간을 라이딩 한 것 같다.
오자말자 바로 씻고 넉다운 되었다. 대전 야누스 모텔 투숙.
2006년 8월 17일
아침 7시에 출발 이젠 집으로 자꾸 가까워진다는 마음이 든다.
인삼의 고장 금산을 향해 가는데 가로수 퍼플러 나무가 그런대로 폼난다.
금산에서 용담을 가다보니 용담다목적댐이 앞을 가로 막는다
다목적댐에서 잠시 쉬었다가 댐 주위 도로를 타고 페달링 하는데 정말 좋다.
강과 다리가 절경이다.
돌탑의 명소 진안 마이산을 꼭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소원 성취하는 느낌이다.
그냥 도로는 라이딩 하기 좋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완만하다.
진안을 넘어 가자 에어컨 바람처럼 시원한 곳이 있어 한참동안 누워서 하늘을 쳐다보고 많은 생각을 해본다.
그것도 잠시 ‘시간은 금이다’ 라고 생각하며 엄청난 질주를 하게 된다.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다.
16시에 진안 쪽에서 올라가는 마이산 매표소를 갔는데 그곳에서는 걸어 올라가야 한단다.
마령 쪽으로 돌아가야만 돌탑까지 올라 갈수 있다는군.
이젠 젖먹던 힘까지 내서 달려야 한다.
진안에서 마령 마이산 입구까지 도착하는데 30분이 소요 되었다. 엄청 먼거리 인것 같았다.
마령에서 마이산으로 접어들었다. 주차관리 아저씨 행색을 보더니 어디서 왔냐구 하길래
부산에서 왔다고 하니까 눈이 동그랗게 되면서 그냥 통과하란다.
탑사 올라가는데 요금은 1인당 2000원이라는군. 그런대 부산이야기 하니까 바로 통과하란다. 정말 인심 좋은 마이산 관리아저씨들이다.
정말 보고 싶었던 탑사에 도착해서 한동안 구경하고 무슨 샘물인지는 모르겠는데, 몸에 좋을 것 같아서 엄청 마셨다.
오후 18시 정읍으로 갈까 남원으로 갈까 망설여진다.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초행길이라서 힘든데 어정쩡한 위치다.
정읍으로 가면 이번 주 안으로 힘들 것 같아서 일정을 변경 남원으로 가기로 햇는대 방향감각이없다 할수 없이 부산에 네비들고있는 친구에게 도로 현황을 알려달라고 했다.
임실군 푯말을 보고 이젠 젖먹던 힘이 문제가 아니다. 이러다간 밤새도록 헤매고 다녀야할 상황이다.
해떨어지기 전에 도착해야 하는데 벌써 땅거미가 서서히 드리우고 있다.
바나나우유와 빵2개를 어느 시골동네 강가 매점에서 배낭에 쑤셔 넣고 출발 하는데
여름휴가 온 대학생들 같았다. 사진을 같이 한방 찍자고 해서 한 컷 찍고 음료수 한 개를
모델료로 받고 출발했는데 경상도나 충청도 보다는 전라도 쪽이 길이 완만한 것 같다.
임실군 까지는 24km 산 능선을 몇 개 넘어 마지막능선에서 빵과 우유로 배를 채우고
출발했는데 아뿔사 선글라스를 그곳에 두고 온거였다.
내리막길이라서 다시 올라가는 대만해도 30분정도 걸릴 것 같은 상황이다.
산 내리막길을 타고 엄청난 속도로 다운힐 하는데 기분 짱이다.
어떠한 산보다 경사지지 않고 내리막길이 긴 것 같다.
그런대 어두워지니까 날파리(하루사이)가 눈에 자꾸 달라붙는다.
야간 라이딩 하는데 애로사항이 보통이 아니다.
잠을 남원에서 자려고 무리하게 페달링하는데 고속국도차선으로 바뀐다.
벌써 시간이 8시30분이다. 야간 라이딩시 가장 위험하고 힘든 고속국도 코스다.
그것도 혼자서 사고라도 난다면 아찔하다. 뒤에 있는 안전등 깜박이 2개가 나의 생명줄이다.
왕복 4차선에서 갓길로 달리고 있지만 엄청난 속도로 지나가는 차량에 깜짝깜짝 놀란다.
오수쯤에서 주유소로 들어갔다.
주유하는 사람에게 남원까지 거리를 물어 보니 장난 아니다.
차로 30~40분쯤 가야 한단다. 큰일이다 .고속국도라서 사고날까봐 보통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그런대 기름 넣던 포터기사 아저씨 보기에 딱했었는지 트럭에 잔거 실으란다.
두말도 하지 않고 차에 싣고 오면서 이야기 해보니 마산에서 용달 한다고 한다.
너무 고마운 분이었다.부산에 도착해서 전화로 인사표시는 하고 밥한그릇 대접 한다는게 지금까지 못하고 있다.
남원까지 오다가 자기는 남원으로 들어가지 않고 바로 88도로 타고 가야 한다고 작별인사를 하고 다시 페달링.
남원에 도착해보니 12시가 한참 넘었다.
목욕탕겸 여관인것 같다 주인 아줌마 잔거 방에 같이 넣으면 안되냐구 하니까.잔거 얼마 자리냐구 하길래
약간 허풍 떨어서 200만원 자리라고 하니까 ㅋㅋㅋ자기집에 오는 선수들은 1천만원이 넘어 가는 잔거 끌고 온다는군.
엄청 기죽이더군 ㅎㅎㅎㅎ
24시 편의점 점주 소개로 밤새도록 영업하는 추어탕집이 있다고 해서 한 그릇 먹고 또 바로 발라당이다.
2006년 8월 18일
08시 남원 출발하여 9시에 지리산 구룡 매표소에 도착 국립공원이라서 통행료 내란다.
얼마 주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관리하는 아저씨 자동으로 와서 사진 한 컷 박아드린다고 한다.
정령치 까지 올라가는 길은 엄청 힘든 길 인 것 같다.
이젠 거즘 녹초 상태다.
그래도 남자가 남자다워야지 하는 생각에 깡으로 한 번도 쉬지 않고 정령치 휴게소에 도착
날씨가 장난 아니다. 정령치 휴게소에 도착하니 한겨울 날씨 같다.
그날 태풍 온다고 텐트 싸들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던데.
지리산 정말 좋은 명산임에는 틀림없다.
정령치를 올라가고 있는데 빵모자 쓴 사진작가들 뒤따라 다니면서 나를 모델삼아 사진 찍고 난리다.
다리는 아프지만 혹시나 달력 표지에나 나올까봐 입가에는 미소를 머금고 연신 희죽 거려 주었다.
막걸리 한 사발에 목을 축이고 이젠 멋진 다운힐이다.
이게 잔거 타는 맛 아닐까 싶다. 많은 관광객들 박수도 쳐주고 난리다.
입가에는 그동안 피로가 어디 갔는지 ㅋㅋㅋ
다운힐도 잠시뿐 성삼재 쪽으로 다시 엄청난 업힐을 해야 한다.
그래도 지리산 경치와 자연에 도취해서 힘든 줄도 모르는 상황이다.
성삼재 휴게소 도착해서 바로 노고단으로 돌밭 길을 업힐해서 올라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등산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노고단 대피소까지 도착하니 대피소 공익요원 눈이 동그랗게 변하더니 아저씨 여기 잔거
끌고 올라오면 안 된다고 난리다. 사진만 한 컷트 찍고 바로 내려왔다.
휴게소에서 잠시 몸을 풀었지만, 이젠 각도가 장난 아닌 구례 쪽으로 다운링이다.
이 길은 아찔아찔한 길이다. 경사 각도가 장난 아니다.자동차도 브레이크가 파열되어 사고가 종종 나는 엄청난 급경사다.
중간쯤 내려가다가 커브길에서 각도가 너무 심해서 잔거 끌고 내려가야할 상황이다.
그렇지 않으면 잔거와 함께 앞으로 뒤집어질것 같다.
다시 다운링 이젠 기분도 좋고 아프고 힘든 줄도 모르겠다.
지리산 밑 구례읍을 가기 전 산채비빔밥 먹고 있는데 여수 사는 친구 전화 왔다.
데리러 온다한다. 괜찮다고 잔거 타고 그곳까지 갈테니 3시간만 기다려라 했더니
알았다한다. 선그라스를 사야 하는대 구래 촌동내에서 찾기도 힘들다 걍 철물점에 들어가서
작업 보안경을 6000원주고 구입했다. 비상용으로는 제법 쓸만하더군.
그런데 어느 구간보다 구례에서 순천까지, 순천에서 여수까지 가는 구간은 매연이 많아 그동안 산삼 먹은 것처럼 체력 단련 시켜 놓은 몸이 매연에 찌들어 버릴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사실 그때부터 심신이 말이아니고 누가 대리러 와주었으면 하면서 내심 기다리고 있었느지도 모른다.ㅋㅋ
한참을 고속국도를 달리고 있는데 비상등을 깜박거리고 뒤에 따라오는 차가 있다.
친구가 데리러 온것이었다.
내가 바도 그 길은 자전거 탈 때 전혀 도움이 안되는 도로라고 평가하고 잔거 싣고 바로 여수로 출발.
기다리고 있던 친구들 환영파티 한다고 난리다.
오랫만에 친구들과 함께 웃으면서 술 한잔 하고 있다는게 감개무량하다.
여수에서 1박하고.
2006년 8월19일
그리운 나의 고향 금오도를 가야 하는대 아쉽다.
나의 고향 금오도는 70년대에는 여수에서 섬까지 여객선으로 4시간정도 거리엿다.
요즘에서 쾌속정이 생겨서 1시간이면 간다는군.
관광 도로가 생겨있고 등산로가 잘꾸며져 있어서 낡시꾼들과 등산객들이 주말이면 많이 다녀간다고 한다.
아침부터 하루 종일 비가 많이 내린다.
일기예보에도 다음날까지 비가 온다는군.
할 수 없이 잔거 버스에 싣고 부산 터미널 도착 하니 아이들과 마누라 나와 있다.
집에 도착 하자말자 바로 다음날 12시까지 죽은 듯이 잠만 잤다.
돌이켜보면 힘든 순간도 감동스러웠던 순간도 참 많았다.
가는 곳마다 인심도 좋았고, 경치도 아름다웠다. 이런 것이 자전거 여행이 주는 매력일까?
사십대에 꼭 이뤄보고 싶었던 자전거 전국 일주!
조금은 차질이 있었으며 혼자 가는 고된 길 이었지만 난 올 여름에도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산모가 출산 후 고통을 잊어버리고 새 아이를 잉태하듯이.
하루평균 12~18시간이상을 잔거위에 있었던것 같다.
하루 물섭취량은 작은 패트병으로 10병이상이었다.
잔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2006년 여름은 나에게 특별한 여름이었던것 같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첫댓글 그대는 하늘과 땅을 호령하던 공수 출신이쟎소!이겨낼것이니 힘을 내시오,챨리쿤님
부럽네...한 번 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