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사는 고대면 진관리 국촌마을의 뒷산인 영파산에 자리하고 있는 천년고찰입니다. 조계종 7교구 본사인 예산 수덕사의 말사로 약 1300년 전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창건시기에 대해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사찰은 창건에 관한 세가지 설화가 전해지고 있었습니다.
세가지 설화 모두 원효와 깊은 연관이 있는데요. 첫째는 664년에 의상대사를 만난 당나라 영랑공주가 원효대사의 이야기를 듣고 감복해, 이 일대에 나당연합군으로 주둔해 있던 당수군의 해상 안녕을 기원하기위해 아도화상에게 부탁하여 창건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둘째는 690년 경 의상대사가 원효스님의 열반 후에 스님의 공덕을 기려서 세웠다는 설인데요.
세째는 940년 경, 고려 개국공신인 복지겸의 딸 영랑이 중병에 걸린 아버지의 쾌유를 빌며 오도전설이 깃든 이곳에 세웠다고도 전해집니다. 영랑사는 천오백년이 지난 지금 템플스테이 도량으로 일반인들의 몸과 마음에 안녕과 평안을 깃들게 합니다.
이후에 고려시대부터 여러 차례 중건되었던 기록이 있는데요, 고려시대에 유행했던 첨탑 기단부와 복발이 발견되서 그 역사성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1530년 세종조에 지어진 동국여지승람은 팔도지리지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인데요. 영랑사는 그 책에 적혀 있는 당진현의 사찰 가운데 유일하게 지금까지 남아있는 사찰이기도 합니다.
절이름이 영랑사로 불리게 된 데에는 지리적인 연유에서 비롯되었는데요. 전하는 바에 의하면 옛날에는 절 밑의 골짜기까지 바닷물이 들어왔기 때문에 절 그림자가 물결에 비쳐서 영랑사라고 불렸다고합니다. 또 하나는 중국 당 태종의 딸 영랑공주가 아도스님과 함께 한반도에 건너와 절을 세우고 자기 이름을 절 이름으로 했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고 하네요.
정면에 보이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우측에 관음보살을 모신 관음전이 있고, 그 위에 산신을 모신 산신각이 있습니다. 영랑사에는 3가지 문화재가 있는데요. 첫째는 조선 숙종 4년, 순조 24년에 보수, 1924년 또 한번의 중수를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된 대웅전입니다.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이며 맞배지붕 건물로 1973년 충청남도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는데요. 보통 옛 절의 방식인 기둥과 지붕 사이에 두는 공포가 기둥마다 있는 주심포 양식이 아닌 기둥 사이에도 들어가는 다포식입니다. 이는 옛 방식과 나중 방식이 섞여 있는 절충적인 양식인데요. 원래부터 이런 형태였는지, 중건되면서 추가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기록이 없어서 알 수가 없습니다. 대웅전 내부의 불단 위에는 화려한 닫집이 겹처마에 다포집 형태로 지어져 있어서 굉장히 중후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둘째는 조선 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대웅전 앞 부도인데요. 보기드문 육각원당형 부도로 연꽃봉오리의 상륜부가 남아 있으나 누구의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셋째는 1984년 영랑사범종이라는 명칭과 함께 충청남도 문화재로 지정된 동종인데요. 1759년(영조 35) 비구 경건이 화주를 받아 제작한 소형 범종입니다. 종각에 조성할 목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고 법당 안에서 불교 의례에 사용되는 범음구인데요. 몸체 윗부분에 인도의 옛 글자인 범자 무늬를 사각형으로 둘러 새기고 그 안에 연꽃무늬를 새겼는데 이를 유곽이라 하며 사계절과 불교의 여러 교리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4개의 유곽 사이에 연꽃을 들고 있는 보살이 배치되어 있는데 이것은 조선 시대 범종의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하네요.
종신에는 '건륭24년 기묘춘 당진영랑사동종'이라는 문구와 화주승, 시주자, 제작 공인들의 이름이 양각되어 있는데요. 이는 영랑사의 역사성을 증명하는 최고 자료입니다.
대웅전 안에는 아미타불 좌상과 동자 불상, 후불 탱화 등이 봉안되어 있는데요. 보통 사찰의 주불은 석가모니불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독특하게 영랑사의 주불은 서방 극락세계를 관장한다고 하는 아미타불입니다. 석가여래를 그린 탱화는 주불인 아미타불의 등 뒤에 모셔져 있는데요. 아미타불 좌우로는 천계의 크고작은 여러 신들을 모시는 신중단과, 인간의 수명과 탄생, 재물과 재능을 관장하는 칠성신에게 제사드리는 칠성단이 있습니다. 이 역시 토속신앙화 된 도교와 불교가 융합된 흔적인데요. 불교가 유입된 것이 오래다보니 토속신앙화 됐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대웅전에 아미타불 등 뒤로는 사람이 오갈 수 있을 정도의 틈이 있는데요. 보통 오래 된 사찰의 특징이라고 합니다.
대웅전의 좌측 뒷편에는 산신각이 보이네요. 산신각은 우리나라 사찰에만 있는 법당입니다. 사찰이 지어진 산의 주인인 산신을 부처님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받아들인 토속신앙과 불교가 결합된 흔적인데요. 이 곳에서 기도를 하는 스님의 맞은편에는 산신탱화가 보입니다.
포대화상 앞에는 작은 불상들이 놓여져 있는데요. 포대화상의 여유있는 미소와 넉넉한 품에 너그러움이 배어 있습니다.
요사체는 사무실로 사용하며 현재 템플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사찰의 형태가 개방적이라 특별한 표식도 없고,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주문도 없습니다. 어디까지가 속세이고 어디부터가 사찰인지를 한참을 둘러 보았는데요. 부처님의 가르침을 법당 안에만 두지 않고 중생들과 함께 깨우치고 살아가는 대승불교의 정수를 실천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대웅전 좌측으로는 종무소와 공양간이 있는데요. 관음전 옆쪽 건물들은 템플 스테이와, 스님들이 생활하시는 요사채입니다.
사찰 됫편으로는 둘레길이 조성되었는데요. 내포문화숲길 8코스 원효깨달음길로 이어집니다. 둘레길 정상에서는 삼선선 수목원과 맞닿아 수목원 나들이도 가능한데요. 천년고찰 영랑사도 둘러보고 가벼운 산책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영랑사 방문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