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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부부]아메리카를 달리다! #120번째 이야기 –
비보이 미국 대표 선발전, LA, 미국
글, 사진 : 이성종, 손지현
2016년 3월 10일.
아르헨티나에서 출발한 지 2년 2개월 만에 중남미를 떠나 드디어 북미, 미국에 입국하게 되었다.
그리고 북아메리카의 첫 장을 이제 막 열었다.
샌디에고에서부터 시애틀까지 동갑내기 부부와 함께 하는 90일 간의 여정!
이번 편은 LA에서 열린 비보이 미국 대표 선발전을 다녀 온이야기를 담아보았다.
Cycling Around the World, Since 2007.
Our Last Continent America from Ushuaia to Alaska with a Tandem Bicycle !
Story about Cycling through U.S.A~!
From San Diego to Seattle~!
2016.March to June.
전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어찌어찌 하다 보니 엘에이 다운 타운에서 머지 않은 곳에 위치한
산 가브리엘이라는 지역에서 2주간의 휴가가 다시 시작되었다.
얼마 만에 가져보는 우리 둘만의 공간이냐!
우리는 이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 엘에이에서의 마지막 휴가를 불태우기로 마음 먹었다.
Bomb Jam B-Boy Champion battle ship in LA, USA.
그 첫 번째 타자가 바로 밥 잼 미국 비보이 대표 선발전이 되시겠다.
아니 갑자기 왠 비보이 대회냐고?
설마 내가 예전에 비걸이었냐고?
노노, 나 말고 우리 이대장이.
전혀 아닌 것 같지만, 우리 이대장이 비보이 출신이다!
화려한 전직을 숨긴 채 이렇게 모험가로 살아가고 있는 이대장.
멋쟁이 내 남편이다.
그렇다면 설마 이대장이 이 대회에 출전이라도 한다는 말인 게냐?
노노, 우리는 말했다시피 관람을 하러 왔다.
이번 미국 비보이 대표 선발전에 심사를 맡은 진조 크루의 리더, 헌준이의 초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대장이 한 때 나름 비보이였던 시절,
그러니까 나와 결혼하기도 전인 20대 초반의 뽀송뽀송하고 멋지던 이대장의 젊은 시절
그와 함께 매일같이 춤을 추던 사이였던 헌준이.
이대장도 그와 함께 비보이의 꿈을 키웠지만 나와의 결혼 후?
(사실은 결혼 전부터 내가 춤연습을 보내지 않았지.)
비보이의 길을 접고 지금은 멋진 모험가가 되었고,
헌준이는 꾸준히 한 우물을 파더니 지금은 세계 최고의 비보이가 되었다.
현재 이렇게 멋진 동생이 있다는 것을 자랑 중이다.
진조 크루 관련 신문 기사
http://news.donga.com/3/all/20160630/78939869/1
말 그대로 비보이계의 살아있는 전설!
진조크루!
말만 하면 얼마나 대단한 친구들인지 잘 모를테니 영상을 하나 보자.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진조크루!
우리의 여행기를 보아온 사람들이라면 자주 보았을 이대장의 이 모자.
사실 이 모자에는 이대장의 남다른 애착이 있었으니...
진조크루가 목표로 했던 세계 5대 메이저 대회 석권.
배틀오브더이어, 프리스타일세션, 레드불비씨원, R-16, UK챔피언쉽.
그 중에서도 가장 마지막 관문이었던 UK챔피언쉽을 우승하고 그 중에서도 MVP 몇 명만이 받게 된 이 모자.
헌준이가 우리의 이번 여행을 응원하는 의미로 이대장에게 준 바로 이 모자다.
진조크루의 단장,
비보이 스킴!
예전에는 같이 성남시 청소년 수련관 바닥에서 춤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는데,
이제 그는 전 세계 모든 비보이들에게 존경 받는 비보이가 되었다.
친한 동생 자랑은 그만하고,
이제 대회를 좀 구경 해볼까? ㅎㅎ
비보이 대회를 관람하러 온 아빠와 아들?
그리고 진지하게 심사 중인 우리 헌준이!
진짜 포스가 어마어마하다.
사실 나는 동생들에게 말을 잘 놓는 편인데 헌준이에게는 선뜻 말을 놓지 못하겠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뭐랄까. ㅋㅋㅋㅋㅋ
너무 넘사벽이라서 그런가?
한마디로 나 손마담이 유일하게 어려워 하는 동생이다. ㅎㅎㅎㅎ
님 너무 멋져요.
둘은 그간 밀린 이야기를 나누는 데 여념이 없다.
이번 행사는 중국에서 주최하는 밤 잼 (Bomb Jam) 이라는 대회에 참가할 미국 대표 선발전이었다.
경기의 룰은 간단하다.
두 명으로 이루어진 팀이 각각 배틀을 붙어 이긴 사람들끼리 다시 배틀을 붙는 토너먼트 식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배틀은 각 2,3분 내외로 짧고 굵고 강렬하게 진행된다.
브레이크 댄스가 어떤 것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도 몇 번 보다 보면 실력자가 누구인지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남녀 노소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비보이 배틀.
운명의 장난일지도 모르지만 19살이었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는 비보이를 하던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래서 그 친구 덕분에 토마스가 뭐고, 식스 스텝이 뭐고, 에어트렉이 뭔지 정도는 알게 되었다.
그래 봤자 지금으로부터 거의 13년 전의 이야기이지만,
그런데 첫 남자친구에 이어 어찌 이대장마저도 비보이 출신인 것인지.
정말 말 그대로 운명의 장난 같다.
갑자기 추억 돋네.
잘 지내니? 푸하하하하 ㅋㅋㅋㅋㅋ
이대장이 지금 질투 중입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추억을 회상하고 있는 중이다. ㅎㅎㅎㅎ
그럼 짧게 대회에서 찍은 영상이나 때려 보자.
나는 누군가가 지내온 삶이나 모습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뿐더러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 친구의 삶은 내게 정말 인상적이다.
대략 2000년대 초반.
사람들은 비보이가 대체 뭐냐?
바닥이나 쓸고 닦는 것을 어찌 춤이라고 하는 것이냐?
그게 춤이냐 서커스냐?
비보이에 대한 시선이 차갑기만 하던 십 수년 전의 한국.
댄서에게는 가혹하기만 했던 불모지 대한민국.
그 속에서도 비보이로서 꿈을 꾸던 수많은 아이들이 차가운 바닥에서 피땀 흘리며 내일을 꿈꾸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그렇게나 좋아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걸로 밥은 먹고 살겠냐? 라며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들어야만 했던 비보이들.
비보이로 성공하겠다고 나선 이들은 셀 수 없이 많았겠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비보이 한 길만을 지독하게 파서 성공의 궤도에 오른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진조크루 단장 김헌준.
그는 험한 불모지에서도 꿋꿋하게 자신만의 길을 갈고 닦았다.
자신이 가는 길을 믿었고 그 믿음을 놓지 않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에 매진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그를 인정해주기 전에 전 세계가 그를 인정해주는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이야기하는 그.
그가 꾸는 꿈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가 지난 십 수년간 갈고 닦아 온 길 덕분에
현재 수 많은 비보이들이 전보다는 편하게 자신의 꿈을 찾아갈 수 있게 되었다.
우리 또한 일반적이지 않은 라이프 스타일을 살아가고 있기에
그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이 오버랩 되기도 한다.
뭐 헌준이가 유일하게 부러워 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 부부라고 하니까
우리 잘 살고 있는 거겠지?
참고로 헌준이 와이프도 우리 여행기 팬이라는데~ 잘 보고 있나요?
정말 오랜만에 내 삶에 영감을 주는 인물을 만나서 이야기가 좀 길어졌다.
아무튼 헌준이는 정말 멋진 친구다.
바쁜 일정으로 잠깐밖에 만나지 못했지만 정말 반가웠어!
비보이 대회를 보고 다음 날 우리는 헐리우드 거리를 방문했다.
뭐 딱히 관심은 없지만 그냥 한 번 와봤다.
그냥 한 번 와봤다는 무슨.
이놈의 생크림인지 슈프림 인지 뭔지 여기 오려고 찾아왔다. ㅋㅋㅋ
나에게는 오빠가 하나 있는데 오빠는 예전부터 엘에이에 가게 되면
꼭 이 매장에서 옷과 모자를 사오라고 신신당부를 했기에
엘에이에 2주간이나 머물고 있는 나로썬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지켜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오빠가 아니었으면 전혀 알지도 못했을 이 브랜드는 미국에조차 매장이 뉴욕과 엘에이 이렇게 딱 두 군데만 존재한다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인터넷 주문이라는 데 그마저도 구매가 쉬운 편이 아니라고 한다.(다른 것들에 비해 제한이 많나 보다.)
매장도 별로 없고 옷을 구매하는 것도 까다로움에도 불구하고 왜이리 환장을 하는 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희소가치가 있어서 그런가?
어쨌거나 내게는 별로 감흥 없는 곳이다.
그저 친오빠를 위해 대리쇼핑을 하러 왔을 뿐.
하지만 언제나 쇼핑은 즐겁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내 돈을 쓰는 것도 아니었기에 아주 시원하게 카드를 긁었다.
근데 몇 개 사지도 않았는데 돈이 50만원이나 나왔다.
모자 2개, 티셔츠 1개, 후드티 1개 정도 샀는데 꽤 비싸다.
뭐 어쨌든 오빠가 마음에 들어 하길 바랄 뿐이다.
잘 입고 있지?
나중에 나 귀국할 때 그거 입고 공항으로 마중 나오길 바라.
슈프림 매장이 헐리우드 근처에 있었기에 겸사겸사 헐리우드도 방문했다.
할리우드.
별 거 없다.
각종 기념품 가게가 즐비한 게 그간 보아오던 수 많은 관광지와 별 반 다를 게 없는 모습이다.
(오해 마시라. 내가 예전 헐리우드 영화에 전혀 관심이 없었기에 더 그렇게 느껴졌다.)
뭔가 열심히 하는 것 같긴 한데 별 감흥 없는 춤사위도 볼 수 있고.
사람들이 미친 듯이 몰려있길래 가봤더니 마이클 잭슨 이름이 쓰여져 있어서 나도 덩달아 인증 사진을 찍어봤다.
아프리카 자전거 여행 내내 브루스 리라는 소리를 듣고 다녀야 했던..
애증의 브루스리 이름도 보고. ㅎㅎㅎ
잭키찬도 어딘가 있을텐데? ㅋ
할리우드의 마스코트 마릴린 먼로와도 인증샷을 찍었다.
근데 왜 나는 눈을 감고 있는 것인가.
워낙 인기가 좋아서 줄 서서 사진을 찍었는데 이렇게 다소곳이 눈을 감고 있었는 줄도 몰랐네.
할리우드는 이렇게 짧게 마치겠다.
뭐 더 기대한 게 있었나? ㅎㅎㅎㅎ
진짜 별거 없다. 이게 다야.
그리고 짬뽕 먹으러 한인 타운으로 자리를 옮겼다.
굳이 이렇게 식당에 와서 한식을 먹는 편은 아닌데 반가운 친구를 만나기 위해 방문했다.
왼쪽으로부터 이대장, 손마담, 정현욱군.
나와 페이스북 친구 사이인데 자신도 LA에 있다며 만나고 싶다는 메세지를 보냈었다.
당시 배낭 여행자인 현욱군은 CDT 트레일을 도전하기 위해 LA에서 준비 중이라고 했다.
우리는 현욱군에게 맛있는 점심을 사주었고,
혹시나 우리에게 밥을 얻어 먹은 현욱군이 부담을 가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커피를 얻어 마셨다. ㅋㅋㅋㅋ
그렇게 약 3시간 정도의 만남을 가졌다는.
이런 저런 여행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만남 이후 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적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이대장의 형제가 아니냐는 댓글들이 엄청 많이 달렸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잘 못 느꼈는데 지금 다시 보니 묘하게도 닮았다. ㅋㅋㅋ
현재 트레일을 열심히 걷고 있는 현욱군을 응원한다.
자, 이제 LA 다운타운에서 할 일들이 어느 정도 끝나가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LA 시청을 찾았다.
사실 이 곳은 계획에 없었는데 시청의 옥상에서 무료로 시내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정보를 듣고 급 방문하게 되었다.
시청 입구에 신분증을 맡기면 방문자 스티커를 건네 받는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까지 올라가자.
시청 옥상에 올라가면 이렇게 LA시내가 훤히 다 보인다.
좋네
좋아
모델이 참 좋네 좋아.
내가 이런 곳에 오는 이유는 하나 밖에 없다.
화보집 촬영.
언제나 아름다운 장소에 올 때면 나는 기분이 좋은데 이대장이 피곤해지는 이유는 바로 이것?
포즈 같지도 않은 포즈를 취하는 나를 보며 이대장은 사진으로 메세지를 남겼다.
그의 사진에는 아마도 이런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 같다.
더 이상 모델 같지도 않은 너를 모델처럼 담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무언의 메세지.
이대장.
난 너에게 비싼 카메라를 사줬어.
그때 네가 뭐랬어.
좋은 모델을 담기 위해서는 좋은 카메라가 필요하다고 했지?
좋은 모델 여기 있고,
좋은 카메라가 네 손에 있는데
너는 왜 자꾸만 나를
이따위로 담아내는 거야.
지금 나랑
장난해?
싸우자는 거냐?
에이, 집이나 가야겠다. ㅋㅋㅋㅋ
이로서 LA 다운타운 구경 끝!
이대장, 너 당장 일루와!!!!!!!
“자, 여러분! 오늘 글은 이만 마치겠습니다.
다음 편은 이제 막 해리포터를 개장한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찾아 뵐 것을 약속합니다!
동갑내기 부부에게 끝까지 많은 응원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아자아자아자!”
To be continued...
휴재공지!
안녕하세요!
이성종 손지현 부부입니다.
저희는 현재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에 있으며, 마지막으로 북극해를 보기위해 달튼 하이웨이를따라 프루도 베이로 함하는 여정을 준비 중입니다.
그 동안은 최대한 여행기가 밀리지 않도록 열심히 여행하며 여행기를 써왔으나,
캐나다 유콘주 이후로는 인터넷 사정과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아 부득이하게 당분간 휴재를 하게 되었네요!
그럼 건강히 여행을 마무리짓고 9월부터 다시 여행기를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금방 돌아올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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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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