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제가 운영하는 사이트의 한 회원께서 올리신 글입니다.
귀감있는 내용이 매우좋아 나누고자 접시에 찰떡 얹어오듯 가져왔어요..
지은이..산우
역시나 심상치 않은 제목입니다.
제목만 봐도 주말에 뭔가 엄청난 일이 일어났더는 것을 직감하게 되죠
토요일은 일년에 한 번 있는 시아버님의 거록하신 탄생일 인지라
저녁에 시누이들과 식사를 함께 하자고 해놓고 꼴에 제가 맏며느리인지라
식당에 가도 제가 계산을 해야하고 집에서 먹어도 제가 몽땅 일에 대한 독박을 써야 하는지라
요것도 머리라고 잔머리를 굴려 오리집에 가서 불고기도 먹고 탕도 먹자고 구슬려 놨더니
정작 탄신일을 맞으신 아버님께서 몸이 좋지 아니한 관계로다 나가지 않으시겠다 선언하시어
집에 흔하고 흔하게 굴러다니는 고급산야초 장아찌와 맛이 들어 딱 먹기 좋은 백김치를
대동하여 한우 꽃등심과 돼지고기로 파뤼를 하자는 깜찍한 계획을 세우고
야근 출근을 위해 침대위어 다소곳이 쓰러져 있는 서방님께 장보고 오겠다고 장 보고를 했더니
어라 뭐 귀신 쒼것도 아닌데 따라 나서겠다는 겁니다. (이런일 자주 없음)
얼마전 맹근 산우의 놀이터에 등이 밝지 아니하여 태화동 등전문점 가서
이쁘고 밝은 등을 하나 사 달아 주긋다는 갸륵하고 깊은 애정을 과시하기에
잠 좀 덜자믄 회사가서 어디 짱박여 자긋지 하는 소심한 위로를 품고 같이 외출길에 나섰지요.
등이 썩 제 마음을 사로 잡는 것이 없었던지라 구경만 잘하고
이제 골목을 벗어나 고기나 사러가야 긋다고 막 골목을 빠져 나오는데
서방님의 초행길 운전이라 골목 삼거리에서 저는 좌회전을 하여 강변으로 빠지자고 하고 서방은 직진을
할까 좌회전을 할까 망설이면서 정차를 하자 말자
오른쪽 골목에서 한마리의 말벌처럼 무섭고 무서운 속도와 굉음을 내면서
오토바이가 핑~~~날라 오더니 저희 차의 뒷 문짝을 들이 받고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를 내면서 뭔가가 골목으로 튕겨나가 나뒹굴어지는 겁니다.
순간
찰라
정적
" 에리이 쉬펄 저 새끼들 머야."
순간 서방 입보다 더 빠르게 제 입에서 육두문자가 자동 반출되면서 차에서 내리기 무섭게
현장 스캔을 떠보니 헬멧 미착용. 고등학교2학년 3명이 마치 걸래짝 처럼 골목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지 뭡니까
그래도 살거랄고 비실비실 일어나는 것을 보니 일단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겠더라구요
부러진데는 없는지 완젼 작살난데는 없는지 확인해보니 숨골이 안정감 있거 꼴록꼴록 해대서
일단은 애들아 그래도 병원은 가야 하는거다 아프던 안아프던 사진도 찍고 까진데는 아까진끼라도 발라야 한다
하며 현장 사진을 찍어 두고 보험회사에 연락을 취하는데
보험사에서 사고 위치를 묻는데 당췌 거가 어딘지 저도 모르는 지라 인근 대문에 붙은
번지수를 일러 주려고 대문 확인 하는 사이에 이 아그들 셋이 그만 도주를 해버렸네요
아무리 울트라 마라톤 2등 한 서방일지라도 작정하고 튀는 넘들 딸딸이 신고 잡을리 만무 하고
이러다 까딱 잘못하면 우리가 뺑소니로 둔갑할 수 있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인지라 바로 112 경찰에 신고를 하였습죠
한참만에 도착한 경찰노무 새끼 나쁜노무 새끼 한다는 말이 이렇게 사고 치고 가는 애들은 절대 못잡는답니다.
내가 사고 당시 바로 차에서 내려 전 후 좌 우 모든 상황이 식별 가능하게 스마트하게 스마트폰에 담아 둔
증거도 안된답니다. 00고등학교 애들이며 오늘 십리대밭구장에서 축구 하고 나오는 길이라더라고 해도
이런 애들은 못잡는답니다. 사고 당시 앉아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아이의 얼굴이 담긴 사진을 보여 줬더니
고작 하는 짓이 내 헨드폰에 찍힌 사진을 디카로 다시 찍고 있네요. 경사님 헨드폰으로 전송해서 컴퓨터로 보면
얼굴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나의 친절한 설명에 하는 말이 자기 헨드폰은 3 G 가 아니라서 안된다면서
기어이 디카로 헨드폰에 든 얼굴 한장을 찍더니 이래서야 식별 할 수 가 없다며
(스마트폰 요리조리 두번만 두들기면 얼굴 크게 되는데도 불구하고 개무시를 하면서)
현장에서 철수 하면서 사고 접수 하고 교통조사계 넘기면
경찰서로 한번 나오시라고 할겁니다. 이게 거 나쁜 놈의 경찰새끼들이 하고 간 모든 짓거립니다.
보험회사 직원도 일단 가해자가 도주한 상태기 때문에 자차보험으로 해결 하시라는 아주 간단명료한 답을 남기고
서방과 나는 허탈감을 감출수가 없어 멍청하게 현장 일대를 돌아보기로 했내요
막다른 골목을 벗어나려는데 한무리의 아이들이 우리차를 보더니 기겁을 하고 달아나는것이 보여
뒤따라 잡을 수가 없어 다시 아까 그 나쁜노무 경찰 새끼에게 전화를 걸어 현장 상황을 설명하며
일대를 순찰 해 줄것을 부탁 했더니 하는 말이
아줌마 그애들이 가해자 친구들일 거라는 증명 할 수 있습니까
지금 조서꾸미고 있는 중이라 나중에 한 번 나가 보지요 머 요따우로 대답을 하데요
결국은 서류나 뚝딱거리고 만들어 고통계 넘기고 나면 지내들 임무는 끝이라는 거지요
민중의 지팡이 개같은 소리 엿먹어라 그래야겠습니다.
십리대밭구장에서 축구를 하고 온다는 아이들의 말을 토대로 십리대밭 구장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유소년 축구리거전이 한창 진행 중이어서 부스를 찾아 다니며 헨드폰에 찍어둔 아이의 얼굴과
유니폼을 보여주면서 탐문을 시작 했는데 한참만에서야 유니폼이 하트브레이커라는 팀이라는 것을
알아 냈고 팜플렛을 뒤져 아이의 이름을 알아내고 현장에 남아 있던 친구에게 부탁하여
사고자들과 연락이 취해지게 되어 지금 바로 십리대밭 구장으로 세녀석 모두 오라고 불렀습니다.
경찰노무 새끼도 못 잡는다는 범인을 서방과 제가 잡았네요. 아니 찾아 냈내요.
서방이나 나나 아이들의 처벌을 위해 아이들을 찾아 나선것이 아니고 많이 다쳐서
큰 일이나 일어 나지 않을까 아이들 걱정에 찾아 나섰던 것이라
바로 경찰서에 전화해서 방금전 사고 당사자들 찾았으니 신고취소 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요 나쁜넘의 경찰넘이 지금 애들 어디 있냐 자기네들이 오겠다. 아까 사고지 근처에 와 있다
별별 견지랄을 떨어대길래 일단은 애들 상태도 봐야 되고 애들을 불러 놓고 도착전 상태라 경찰에 보여 줄수가 없고
우리도 우리 도리상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함으로 그리 못하겠고 무엇보다도 아이들 성장에
경찰서 들락 날락이 좋은 것이 아니니 신고 취소를 해달라고 했더니
지랄염병 엿처먹을 일이지 지들 건수가 그리 중요 했으면 내가 잡아 달라 했을때 골목 순찰이라도 한 번
하고 견지랄을 떨어야지 이런애들 못잡습니다며 갈때는 언제고 잡아 놨다고 하니
득달같이 달려오겠다는 심보가 더러워도 너무 더러워서 사고내고 도주한 애들 보다 개같잖은 공무집행에 더 열이 받습디다.
애들 있는 곳을 말해 줄 수 없고 무조건 신고취소 해달라고 했더니 지랄 한술 더떠서 지랄입니다.
바로 교통조사계 넘겨서 지들 업무대로 처리하겠다네요.
언제부터 경찰들이 일을 그렇게 신속하게 처리를 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땡볕에서 기다린지 한참 만에 애들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절뚝 절쭉 허리도 못쓰고 다리도 못 쓰고 도주를 왜 했냐는 문책보다 앞서 어디 아픈데는 없는지 문진을 해보니
허리아프고 다리아프고 손가락이 안움직이고 난리 난리 났습니다.
일단 바로 병원부터 가자고 해 놓고 부모님께 연락해서 바로 병원으로 오시라고 했더니
운전했던 녀석은 다행 엄마와 연락이 되어 온다고 하고 나머지 두 녀석은 엄마에게 연락이 안된다고 하길레
야 자슥아 엄마가 연락 안되면 아빠라도 불러야지 했더니
아빠는 무서워서 연락 못한댑니다. 그럴만도 하지 우리집도 그 모냥이니 두말해 뭣하나요
애들아 부모가 너희를 미워 하는것은 미워서 나무라는 것이 아니라 너희를 위해서 그런거다며
아이들이 마음이 안정이 되고 부모에게 스스로 연락 할때까지 기다려 주었습니다.
차야 고쳐도 그만 안고쳐도 그만이지만 애들은 반드시 고치고 치료를 해야 하니 부모가 와야 하는 일
일단 운전했던 녀석의 엄마가 헬간 얼굴을 하고 병원에 도착했더라구요
일단은 우리차가 움직이고 있던 상황이라면 약자보호법의 의하여 우리가 일단은 아이들 치료를 모두 해 주어야 하지만
우리차가 정차해 있었으므로 백프로 아이들 과실에다가 물피뺑소니에 사고대처를 하지 않은죄 에다가
번호판 없는 무면허 무등록 오토바이에다가 아이들이 책임져야 할 벌칙이 엄청나게 증가하는 상황에
나도 아들 둘을 사건사고 바람 잘 날 없이 키워봐서 지금 그 어머님의 심정이 어떨지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가고
아들에 대한 배신감 경찰에 대한 두려움 나머지 뒤에 태운 아이들의 건강과 부모의 반응 별의 별 고민거리를
한꺼번에 안은 그 작은 어머니의 심정을 백번 천번 헤아리며
교통사고로 접수를 하면 가해 어머님의 책임이 너무 커지므로 일단 교통사고 접수를 하지 말고
운동하다 다친 일반상해로 접수를 하라고 일러주었습니다. 그러면 최소한 보험실비라도 받을 수 있으므로 그나마의
병원비 걱정은 더는 샘이니까요.
아이들 병원에 접수해두고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발빠른 경찰 교통조사계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어디시냐고 애들 잡았다면서요 지금 계시는 곳으로 가겠습니다 라고
어찌나 부아가 치밀어 오르던지
여보세요 경찰나리 정말 우리나라 경찰 일 하나는 기똥차게 잘 하시는군요. 그만큼 범인들이 근처에 있을것 같다고
순찰 한 번 돌아 달라고 할때는 조서 꾸미고 증거 불충하여 잡을 수 없다고 안나오더니
잡았다고 신고취소 해달랬더니 그새 교통조사계 넘겨서 담당 형사가 현장 나오시겠다구요
정말 우리나라 경찰 짱이십니다. 어딘지 못 가르쳐 주겠으니 당신들이 범인 찾아 검거하세요 라고 전화를 끊을 래다가
서방을 바꿔 주었더니 친절한 람보씨 가해 부모님께 경찰이 온다고 양해를 구한뒤에
오시라며 친히 어머님께 이만저만 요만 조만 해서 경찰이 옵니다 라고 설명하고 위치를 가르쳐 주었더니
참 말로 경찰 답게 날라 왔습니다.
행여 경찰이 왓다 갔다 하는것을 병원 관계자고 보면 그나마 상해접수도 물거품 될까 싶어 경찰과 아이들을
데리고 뒷 주차장에 가서 애기를 하자고 데리고 나왔습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 우린 너무 착한 부부 입니다)
크는 아이들 이제 고2 밖에 안된 아이들 신상에 붉은 줄 넣을 수 없다는 피해자의 간곡한 부탁에도
아이들의 죄목은 물피뺑소니 조치불이행 도로교통법미준수 머 이런것들이 나열이되네요
이제 서방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야 움푹 들어가고 칠 벗겨진 차 견적서 들고 경찰서 찾아가서
절대적으로다 아이들 선처를 부탁한다는 말 뿐입니다.
오늘 그 어머님으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가 늦어서 죄송하다네요
자신도 너무나 놀라고 하늘이 무너진 일이라 토요일 부터 병원다녔답니다
십분 이해가 됩니다
아들이 엄마 모르게 번호판도 없는 오토바이를 55만원이나 주고 구입하고 한달이나 넘게 타고 다니다
친구를 둘이나 태우고 멀쩡한 소렌토를 들이 박아 차는 차대로 친구는 친구대로 부숴놨으니
그 엄마의 하늘은 지금 샛노랗다 못해 칠흑같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문자가 왔습니다.
따뜻한 마음에 한번더 감사 드리고 잘 해결되기를 빕니다 수고하세요
첫댓글 ㅜㅇ리동네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노릇을 정말 성의 있고 충실히 하는데 그쪽동네 경철 참 안됐네요..
산우님 내외분의 너내없는 부모마음에 측은지심이 참 존경스럽네요..
장편의 글을 보니, 역시 힘이 좋으시군요.
잘 읽었습니다~~
오토바이 타는 아이들 정말 조심해야하는데~~~
착한 사람 만나는 복도 큰 복이지요~~~